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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14 17:53:22
Name lovehis
Subject 춤추고 싶은 날 - 그 어릿광대를 위하여
그냥 소설 입니다. 아무 편견 없이 봐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링크 하였습니다. 볼륨을 작게 하셨다면 잠시 올려주시면 조금더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 것 입니다.

BGM list:
1. 패닉 - 어릿광대
2. 패닉 -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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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추고 싶은 날
                                                                          - 그 어릿광대를 위하여

                           

                                    거꾸로 매달린 광대가 춤을 춘다.
                                     광대의 이마엔 표적이 그려있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비둘기 한 마리가
                              뫼비우스의 곡선을 그의 머리 위에 수놓고
                      반쯤 미친 그들이 돌을 들고 광대의 이마를 조준한다.
                  거꾸로 매달린 광대는 더욱 급한 춤사위로 목숨을 구걸하고
                            격렬한 움직임에 그를 지탱하던 허약한 끈은
                              마침내 경쾌한 소리를 내며 끊어지고 만다.

                                                                             - 패닉, 어릿광대
                                                   
                                                    
  "Nuclear Launch Detected..."
  "Nuclear Launch Detected..."
  "Nuclear Launch Detected..."
  "Nuclear Launch Detected..."
                     .
                     .
                     .
  "Nuclear Launch Detected..."

        
  화면 가득히 나타난 수 많은 붉은 점들과 날카로운 기계음성을 들으며 광대는
마침내 쓰러지고 말았다. 1년 전 저그로는 최초로 OnKorean.net 에서 우승을
달성한 광대였지만, 그런 승리자의 모습은 이제 광대에게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처참히 무너져 있었고, 광대는 단지 초점 없는 눈으로 화면을 바라 볼 뿐이었다.
수 많은 전투를 치르고, 수 많은 승리를 해온 그였지만 이번 에는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압도적인 물량으로 쉼 없이 몰아치던  상대의 병력은 어떻게 막
았지만, 이제 화면 곳곳에 붉은 반점과 함께 엄습해 오는 핵 미사일의 공포에 숨을
죽일 수 밖에는 없었고, 절망에 가까운 패배감에 두 눈가가 뜨거워 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광대는 쓰러져갔다.

  어쩌면 OnKorean.net 배 스타리그 결승전 맵이 나왔을 때부터 이미 승부는 결정
된 것이었는지 모른다. 1경기 ragnarok, 2경기 Paradoxxx 1, 3경기 Another Day,
4경기 Hall Of Valhalla, 그리고 5경기에는 관습처럼  ragnarok.... 모두 저그에
게는 죽음을 강요하는 맵이었다. 하지만, 그는 기적과도 같이 3, 4경기를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5경기... ragnarok... 이미 승부는 기울어졌다.
그리고 이젠 더 이상 희망은 없을 정도로 광대는 처참히 망가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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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릿광대의 첫 번째 아들 이야기

   - 광대의 아들들은 광대가 쓰러지던 날 함께 모여 밤을 새워 웃어대었다 한다.
  
  33일 후에 있을 OnKorean.net배 예선에 광대의 첫 번째 아들은 웃으며 나타나야
한다. 그는 살기가 도는 웃음을 웃으며, 아무도 생각 못한 기발한 전략과 전술로 모든
상대를 격파해 나가야 한다. 온라인 예선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상대는 맵핵, 미네랄
핵 등과 같은 온갖 편법을 사용 하겠지만, 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웃으며
예선을 통과할 것이다.

  그 어릿광대의 두 번째 아들 이야기
  
  - 광대의 아들들은 광대가 쓰러지던 날 함께 모여 밤을 새워 춤을 추었다 한다.
  
  33일 후에 있을 OnKorean.net배 예선에 광대의 두 번째 아들은 춤을 추며 돌아와야
한다. 무표정한 모습으로 춤을 추는 기이한 모습을 하고, 신들린 듯한 컨트롤로 모든
상대를 격파해 나가야 한다. 온라인 예선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상대는 네트워크 과부하
를 발생시켜 그의 컨트롤을 저지 할 것이지만, 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춤추는
듯한 컨트롤로 예선을 통과 할 것이다.
  
  그 어릿광대의 세 번째 아들 이야기
  
  - 광대의 아들들은 광대가 쓰러지던 날 함께 모여 밤을 새워 눈물을 흘렸다 한다.
  
  33일 후에 있을 OnKorean.net배 예선에 광대의 세 번째 아들은 울면서 나타나야
한다. 그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의 처절한 경기를 펼칠 것이며, 상대편과 항상
엘리전까지 가는 혼전 끝에 상대를 격파해 나가야 한다. 온라인 예선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상대는 교묘한 곳에 미리 건물을 지어 엘리전에 대비 하겠지만, 그는 그
이상의 건물을 남기며 예선을 통과 할 것이다.


  그 어릿광대를 위하여?
  
  33일 후에 있을 OnKorean.net배 예선에 광대의 세 아들들은 모두 통과 할 것이다.
광대에 대한 맹목적인 복수가 아닌 스타를 사랑하는 스타를 위한 사람들의
OnKorean.net이 되기 위하여 그들은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처절하게
쓰러져야 했던 어릿광대를 노래 할 것이다. 그 어릿광대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를 위하
여... 이제 당신들은 당신들이 무너트린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을 두려워해야 한다.

  난 미친 듯이 웃을 것이다, 그  날을 생각하며...
  난 덩실 덩실 춤을 출 것이다, 그 날을 기다리며...
  난 한없이 눈물을 흘릴 것이다, 그 날을 기억하며...
  
  OnKorean.net배 예선을 기다리며... 그 어릿광대를 기억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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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가 된다면 삭제해 주시기를 바람니다. 댓글에 직접적으로 정치에 관한 글을 쓰실
생각 이라면 전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직접적인 내용이 아닌 은근한 풍자가 PGR에는
어울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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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stalgia
04/03/14 18:05
수정 아이콘
광대 이야기에 무슨 정치 댓글이 달리겠습니까? 걱정 하지 마시길..
안전제일
04/03/14 18:07
수정 아이콘
패닉에 열광하지않을수 없게했던 음반입니다.
저와 전혀 다른 취향을 가진 그녀와 거의 유일하게 공감했던 음반이기도 하고..
이 음반때문에 그들의 공연도 갔었고..특정 노래의 가사를 자신의 공연장에서도 부르지 못하는 모습도 목격했었지요...
요즈음...참...알고있던 것들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ChRh열혈팬
04/03/14 19:08
수정 아이콘
저 타로가 hanged man(맞나요?)인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Lone Man? 뭐죠?ㅇㅇ 궁금;;
테리아
04/03/14 20:34
수정 아이콘
앗 lovehis 님 글이닷... 잘 읽고 갑니다. lovehis 님 역시 ^^ 저에게는 아직 어렵게 생각되네요 . 하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중... 패닉 의 춤추고 싶은날 무언가가 담겨있는 심오한...
ChRh열혈팬
04/03/14 21:04
수정 아이콘
헉.. 똑같은거였군요...ㅡ_ㅡ;; 감사합니다^^;;
04/03/14 22:16
수정 아이콘
이젠 lovehis 님의 글에는 무조건 클릭하게 되는군요. ^^
다만 아쉬운게 패닉의 원 노래를 못 들어봐서 그런지... 뭔가 심오한 뜻이 있는 모양인데 잘 이해가 안 되네요. (역시 난 60점이야! 척 보면 알아야 하는데... ㅠㅠ;;;)
그래도 어쨋든 대충 이해는 됩니다. 그리고 음율의 느낌도 좋구요. ^^
04/03/14 22:22
수정 아이콘
p.p// 음악을도 링크 했는데.. 볼륨을 작게 해두셨거나 스피커를 꺼두신듯 하네요... 한번 들어보세요...
04/03/14 22:25
수정 아이콘
이 댓글은 음악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패닉 2집. 한국 가요사에 길이 남아야 할 명반입니다.
사전심의 제도가 폐지되고 곧 나온 자축의 축포였지만 '벌레'와 '마마'의 가사들은 어떤 이들을 너무 많이 자극했습니다.(혹은 너무 많이 자극했다고 사람들이 이야기했습니다.) 삽시간에 이들은 패륜아 비슷한 오명까지 쓰게되었고 목소리를 낮추어 '가사는 중요한게 아니다'라는 (아마도 마음에는 없었을) 일종의 자기변명을 계속 되뇌어야 했습니다. 사전심의를 폐지해야 된다고 하던, 94년쯤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가사분석을 위주로 하며 저항정신을 부르짖던 평론가 양반들은 작당이라도 한 듯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사전심의 폐지이후 곧바로 이런 노래가 나오는건 보수층을 자극할 우려가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는 알 수 없는 말만 간간히 튀어나왔을뿐. 평론가 양반들, 당신들은 그때 너무도 비겁했습니다. 음악이 당신들의 취향에 맞지 않았는지 어쨌는지는 알수 없지만 최소한 가사로만 놓고 보자면 당신들이 주장하던 바에서 몇걸음 더 앞질러버린, 김진표의 직설과 이적의 모호해 보일수도 있는 상징과 은유가 멋지게 어우러진 이들의 '가사'는 당신들이 지지했어야 했습니다. 이 알수없는 침묵의 카르텔 이후, 저는 평론가 양반들 당신들을 도저히 신뢰할 수 없었습니다. 이적과 김진표의 이후 작품들이 지리멸렬하다고 욕을 먹었고, 먹고 있을지언정 이때의 그들은 이때의 당신들보다는 훨씬 더 앞서나가 있었습니다.

' 살찐 돼지들과 거짓 놀음밑에 단지 무릎 꿇어야 했던
피흘리며 떠난 잊혀져간 그들 다시 돌아와 이제 이 하늘을 가르리.
(짓밟고 서 있던 그들 거꾸러 뜨리고 처음으로 겁에질린 눈물흘리게 하고
취한 두눈으로 서로서로의 목에 끝도 없는 밧줄을 엮게 만들었지.)
자, 일어나. 마지막 달빛으로 뛰어가봐.
(모두가 반길수는 없겠지만, 그 자신이 그 이유를 제일 잘알겠지만.)' - 패닉 2집 [밑] 2번트랙 'UFO' 중에서 -

ps : lovehis님, '... 세 아들들에 대하여'도 링크 부탁해도 될런지...^^
04/03/14 23:03
수정 아이콘
manic// 저 역시 패닉2집을 명반 중에 명반이라고 생각 합니다. 태입을 사서 늘어질 정도(사실은 안 늘어짐) 까지 듣고... CD도 사고...

정말 버릴 노래가 하나도 없는 엘범이였죠...
Bullet Mark
04/03/14 23:06
수정 아이콘
좋은 글에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
근데 두번째 아들은 쌍둥이군요!! 세번째 아들 이야기에도 두번째 아들로 되어있네요.
세째 아들이 어디갔나 찾고 있었습니다^^;
Marine의 아들
04/03/15 06:20
수정 아이콘
은근한 풍자라는 거, 아무나 하는게 아니죠^^
그런 의미에서 lovehis님께 경의를.(_ _)
달라몬드
04/03/15 08:57
수정 아이콘
열심히 앵콜 박수를 치고 있으면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 무대에 나와서 인사를 하겠지요
04/03/16 14:51
수정 아이콘
이 노래.. 처음 라디오에서 개그맨박준형씨가 소개를 하며 틀어주었을때 막연히 무섭다고 느꼈었는데.. 지금도 들으니 왠지 소름끼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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