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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08 17:14:12
Name honeyspirit
Subject <첫글입니다> '실미도 vs 태극기' 난 이렇게 봤다
write버튼 기다리기가 이렇게 힘든 건지 몰랐습니다.
2개월이란 기간이 체감시간으로는 거의 반년은 된 것 같더군요.
'도대체 write버튼이란 게 있기는 한거야? 어떻게 생긴 거야?' 이런 의문 속에 힘들게 버텨온 시간들이었죠.
이 곳은 확실히 사람을 중독시키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write버튼의 무게를 새삼 일깨워주는 싸이트는 적어도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선 이 곳 뿐입니다.
그리고 나이 서른에 강민, 임요환에 열광해도 눈치 주지 않는 곳도 여기 뿐입니다. 푸핫~
고작 스타크래프트 가지고 이렇게까지 오바할 필요 있냐고 비웃는 사람들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우리 나라에도 이런 사이트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범국가적 자부심 마저 느끼는걸요!
2개월 동안 피지알에 대해 느낀 바는 참 많았지만 그건 좀 더 익숙해지면서 차츰차츰 적어볼까 합니다.

첫 글입니다.
모두들 이쁘게 봐주시길^^*













최근 국민적 관심사가 된 두 편의 한국 대작 영화를 나란히 보았다. 1000만 관객 동원의 신화가 아직도 진행형인 ‘실미도’와, 최단기 500만 관객 기록을 수립하고 여전히 쾌속 진군 중인 ‘태극기 휘날리며’(이하 ‘태극기’)

수많은 호평과, 약간의 악평이 공존하는 두 영화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나 영상미학적 접근엔 관심이 없다. 내겐 영화 평론가 정도의 역량도 없고, 타인의 예술창작품을 평가하고 점수 매기는 것이 온당한지에 대한 의문 마저 있다. 다만 이 두 영화가 공유하고 있는 화두가 적지 않은데,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 각자가 어떤 길을 택했는지, 그리고 그것은 효과적인 방법이었는지, 혹여 아쉬움은 없었는지를 되짚어 보고 싶었다.

1. 뒤틀린 역사, 그 아픔을 관통한다

두 영화의 가장 큰 공통점은 한국사의 어두운 단면을 과감히 영화화했다는 것이다.
실미도의 경우 아직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북파특수부대의 이야기로서, 이런 영화가 기획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사회가 이 영화 속 시대상과 비교할 때, 얼마나 민주화되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우리 모두가 어릴 적부터 남한은 평화를 사랑하는 착한 나라, 북한은 무장공비나 간첩을 침투시키고, 전쟁 준비만 하는 나쁜 나라라고 배워오지 않았던가!

태극기는 군사독재 시절 반공영화 속 단골 소재로나 등장하다가, 이후 한번도 재조명 된 적 없는 6.25 전쟁을 소재로 했다. 한국전쟁이란 것이 그 시대적 배경이 워낙 미묘하고, 오늘날까지 남북 대치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우리 민족에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비극이기에, 단순히 전쟁영화는 제작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가 아니더라도 누구 하나 섣불리 뛰어들지 못했던 것이리라.


2. 상업영화로 살아남는 법! 이념의 시대를 관조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6.25를 한 마디로 규정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 세계 열강들에 의한 국제 질서 재편의 후폭풍으로 벌어진 비극이라 함이 타당하다 보여지지만, 전쟁의 당사자인 우리 민족이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게 한 원동력은 바로 실체도 없는 ‘이념’이란 괴물이었다.

부모형제보다, 때로는 자신의 목숨보다 이념이 우선시 되었던 그 시절은 의외로 그리 오래 된 과거가 아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좌, 우익의 대립과 갈등이 첨예한 상태다. 특히 전쟁 체험 세대들과 신세대 사이의 가치관의 괴리는 그 깊이조차 짐작키 힘든 거대한 골 그 자체다.

휴전선이 그어지고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70년대에 반공은 곧 국시였다. 박정희 군사정권이 처음 들어설 수 있었던 결정적 명분도 ‘국론 분열로 백척간두에 처한 조국을 북한 공산주의자들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였다. 경제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고속 성장을 했지만, 인권과 자유가 철저히 억압되었던 그 시절이 과연 북한 없이도 가능했을까? 실미도의 684 부대 같은 걸 만들어낼 수 있는 나라, 그게 용도폐기되면 싸그리 제거할 수 있는 야만과 광기의 나라, 그게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두 영화의 줄타기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제작비를 100억 이상 들인 상업영화로서 국가권력을 고발하고, 이념 논쟁에 불을 당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강우석, 강제규 같은 프로페셔널들이 모를 리 없었다. 684 부대나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가 이런 장애물들을 우회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떻게 그럴 듯 하게 포장하여 자신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고, 그러면서도 사회적인 갈등이나 비난의 불씨를 덮을 것인가!

이 어려운 숙제를 두 감독은 영화 속에서 너무나도 능수능란하게 해결해 보였다. 그러나 방법은 다소 달랐다. 아니, 완전히 달랐다.


3. 이진석과 강인찬, 나는 설경구 대신 원빈을 택하련다!

두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원빈’이 있고 없고다!

뜬금없이 들릴 지도 모르지만, 난 두 영화의 차이점을 원빈에서 찾는다. 원빈의 연기가 어설펐다고 평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론 나름대로 열연했다고 본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원빈이란 연기자 원빈이 아니라 영화 속 원빈의 캐릭터, 즉 이진석이다.

태극기에서 진석의 위치는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고, 관객으로 하여금 감정이입이 가장 자연스럽게 이뤄지게끔 하는 캐릭터이다. 영화 속 모든 인물들이 이유도 동기도 불분명한 전쟁에 휩쓸리고, 그 생사의 갈림길을 헤쳐가며 적에 대한 무조건적인 분노만이 쌓여 가고, 결국 전쟁 미치광이가 되어 가는 와중에, 진석은 그 분노의 대상인 빨갱이가 고작 15살의 강제 징병돼 나온 소년일 수도 있음을 목도한다. 전란의 한가운데 살면서도 전쟁이 끝나갈 때까지 눈 앞의 적을 사살하는 것에 계속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점이 어쩌면 비현실적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진석이 있기에 6.25에는 애초 정의도 불의도 없었음을, 한 민족이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적으로 돌아설 수는 없음을 상기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실미도에서 이야기를 끌어가고 관객의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캐릭터는 설경구가 연기한 강인찬이다. 부친의 월북과 이로 인한 연좌제로 인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뒷골목을 전전하다 살인미수로 사형을 언도받은 인물, 자신과 가족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분노는 늘 상존하나 변변한 교육을 받지도 못했기에 연좌제를 자행하는 국가권력의 불의함에 눈 돌릴 정도의 지적 능력은 없는 캐릭터이다. 그의 아버지에 대한 분노, 빨갱이에 대한 분노, 김일성 목을 따겠다는 의지는 그대로 관객들에게 오버랩 된다. 이 영화의 위험성은 바로 거기에 있다.

실미도는 애초 불의한 시대를 고발하고, 북한과 다름 없는 전쟁놀이에 미친 군사정권을 비판할 마음이 없었던 듯이 보인다. 안성기도 멋지고, 허준호도 멋지고, 31명 대원들도 멋지다. 684 부대의 비인간성을 고발할 것처럼 보여졌던 영화는 가면 갈수록 그들의 끈끈한 전우애를 그린 휴먼 드라마로 변질된다. 그렇게 우리 현대사의 어둡고 부끄러운 한 페이지는 오히려 낭만적이기까지 한 왜곡된 감동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누가 실미도의 참극을 불렀는가? 다시 말해 누가 나쁜 놈인가? 김일성인가? 아니면 남북화해 무드인가? 나이 어린 관객들에게 영화 감상 소감을 묻자 “김일성 목을 따러 가는 게 좌절돼서 안타까웠다” 는 응답이 많았다고 한다. 태극기의 진석같이 중심을 잡아주는 화자가 없기에, 기껏해야 사유의 한계가 명료한 인찬이라는 캐릭터가 그 역할을 했기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무에게도 책잡히지 않기 위해 고발극이 아닌 드라마를 택한 강우석 감독은 본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주 나쁜 영화를 만들고 말았다. (그게 감독의 본심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주석궁에 태극기를 꽂고 싶어하는 냉전주의자라면 애당초 이런 소재를 영화화 할 리가 없으니…..)

물론 관객이 계몽의 대상은 아니다. 열 사람이 보고 열 사람이 느끼는 바가 다 다를 수도 있는 것이고, 그 옳고 그름은 함부로 가릴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다루기로 했다면 그에 대한 최소한의 작가의 입장은 밝혀두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실미도는 트레인스포팅이나 펄프픽션과는 그 소재의 무게감 자체가 다른 영화니까 말이다.


4. 태극기, 뺨 맞지 않고 하고픈 말 다 하기

태극기는 어쩌면 실미도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었다. 전쟁체험세대부터 요즘 젊은이들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돼야 한다는 건 손익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했다. 600만 이상의 관객이 동원되어야 본전을 뽑을 수 있는 영화라면 특정 계층만 즐겨서는 곤란하니까. 그래서 택한 방법이 전쟁의 배경이나 이념적인 부분을 최대한 흐려버리는 것이었다.
사고조차 멈춰버리는 전투와 전투의 연속, 그 속에서 피어나는 형제애가 이 영화의 핵심이었고 결코 더 깊이 들어가진 않았다. 다만 전쟁이 얼마나 인간을 황폐하게 만드는지를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하여 표현해 냈다. 제목처럼 태극기 휘날리는 내셔널리즘은 이 영화에 없다.

그렇다고 태극기가 6.25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해놓고 고작 화려한 영상과 형제애에 의한 감동을 주는 게 다는 아니다. 감독이 하고픈 말들이 교묘하게 영화 속에 거의 다 숨어 있다고 보는 편이 옳다. “일제시대처럼 나라 지키겠다는 것도 아니고, 이런 싸움 하다가 죽을 바에야 배부르게 먹고 죽는 게 낫겠다”는 공형진의 대사라던가, 보도연맹에 배급 쌀 타먹은 죄로 공산주의, 자본주의가 뭔지도 모른 채 죽어가야 했던 이은주의 존재가 어쩌면 이 영화의 문제의식과 가장 가까이 닿아 있다. 실미도의 684 부대원들이 기간병들을 쏴 죽이는 것과, 진태가 이끄는 국군이 구두 닦이 동료였던 인민군 포로 용석이를 죽이는 것은 그 아픔의 강도가 다르다. 사람 목숨에 경중이 있다는 게 아니라, 실미도의 학살극이 단순히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면, 용석이는 이념이 뭔지도 모른 채 어느 한 편에 붙을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우리 민족의 아픔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태극기는 적어도 실미도처럼 ‘나쁜 영화’가 될 위험은 잘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실미도와 마찬가지로 좌, 우파 구분 없이 어느 누구도 영화 보고 화나지 않을 수 있는 안전한 영화를 만드는 데에도 성공했다.







격렬한 찬반양론이 오갈 각오로 용감하게 만든 블록버스터 영화도 하나쯤 나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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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08 17:22
수정 아이콘
음 좋은 영화라구 강추들 하더군요.
집사람은 두영화를 다 봤습니다.
전 영화대신 두애들( 아들,딸)을 봤습니다.
그래서 어떤게 더 멋있는지는 모릅니다. ^^ ( 제가 본 아들,딸은 다 멋있습니다. )
04/03/08 17:32
수정 아이콘
호미님 너무 웃겼습니다....푸하하하하하
honeyspirit
04/03/08 17:35
수정 아이콘
호미님, 반갑습니다^^ 저도 장가 가서 애라도 있으면 휴일엔 영화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마누라랑 새ㄲㅣ들만 온종일 감상할 것 같아요!!
59분59초
04/03/08 18:29
수정 아이콘
<실미도>는 아직도 못봤고(이럴수가 영화광 맞아?) <태극기휘날리며>는 봤는데요.
영화 보는 내내 지루하진 않았지만 영화를 보고 뭔가를 건졌다든가 가슴에 남는다든가 하는...그런건 없더군요.
honeyspirit님 말씀데로 안전지향적인 영화이기도 하고 또 저는 이렇게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헐리우드 스타일에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매우 영악하게 잘 만든 상업영화정도로 보고 뭔가의 의미를 찾기는 조금 무리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개인적 생각일 뿐이니까 영화보고 감동받으신 분들 흥분하지 마세용^^).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한반도의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가 어떠한 문제의식을 던져주기 보다는 상업적 성공에 축배를 들고 있다는 것...
영화팬으로선 박수 칠 일이지만 해당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는 그저 웃으며 바라볼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요.
저도 보다 "용감한 영화"를 만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용기있게 무언가를 호소하는 그런 영화에 대한 갈증이 심한가 봅니다.
수시아
04/03/08 18:38
수정 아이콘
영화 쪼개보기, 옥의 티 찾기 말고 감독 의도에 따른 감정곡선 타기를 해봄직한.
i_random
04/03/08 19:07
수정 아이콘
이런 글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honeyspirit님 대단하십니다. 원츄!!
04/03/08 21:55
수정 아이콘
솔직히 지극히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태극기가 실미도보다 훨씬 못하다는 생각밖에 들지않네요...초반의 전투신들은 정말 현실성 너무 떨어지는 장면들이었고요...장동건씨의 연기는 좋았지만 다른 분들의 연기는 전혀 좋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네요...뭐 제 친구들도 대략 의견이 비슷한듯... 결정적으로 스토리가 정말 엉망이었죠...도대체 말도안되는 계속된 사건의 진행... 하나하나 너무 말도 안되고 억지 눈물을 만들어 내려는 시도또한 짜증날 정도 였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태극기에서 최고로 치는 것은 중반이후부터의 전투신입니다. 특히 마지막 전투신은...CAS(closed air suport)에 포병지원사격, 공준사,공파사... 백병전의 사실감까지... 한국뿐아니라 역대 영화중에서 전쟁을 가장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장 현실성있는...그 수많은 견인105mm포들..^^ 그렇지만 솔직히 그거 뿐이라고 생각하네요... 너무 기대를 한것인지는 몰라도 솔직히 말로 할수 없을 만큼의 실망이었습니다... 물론 그저그런 영화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잘만든 영화입니다. 그렇지만 실미도와 비교될 정도의 영화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엄청난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흡입률 100%에 가까웠었던 실미도는 최우선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경악할 정도 였구요 스토리라인 자체가 워낙에 탄탄했다고 생각합니다. 태극기의 전쟁신만큼의 웅장함은 아니지만 충분히 시각적으로 멋진 장면들을 연출했고 많은 대사와 긴시간을 들여서 만드는 억지 눈물이 아닌 한순간의 짧은 컷을 이용하여(ex.사탕봉지...) 눈시울을 붉게 하는 감정컨트롤의 극상의 수준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정말 흠잡을 틈이 없는 영화였다고 생각하고 반지의 제왕이 밀린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태극기는 전쟁신만큼은 정말 세계 최고급이라 단연 이야기 할 수 있을만큼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뿐 다른 거의 모든 것들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그에반해 실미도는 그런식으로 어떤 면에서 세계최고급이니 이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모든면에서 흠잡을것이 없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화제였던 올드보이보다는 두작품모두 비교할 수 없을만큼의 명작이라 생각합니다.(시사회평중 누군가가 올드보이를 유주얼서스펙트와 비교한글을 봤습니다...이시대 최고의 반전물...그덕에 엄청난 기대를 품고 갔다가 영화의 2/3만 지나면 누구나 알수 있는 뻔한 결말에 그 실망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었지요... 참으로 독특한 시나리오였고 최민식씨의 연기는 정말 말그대로 최고 였지만 이역시 정말 그뿐이었던 영화 같네요...반전물이라 말하기도 좀 그런...)
04/03/08 22:24
수정 아이콘
솔직히,,말해서;; 태극기 별로더군요, 차라리 살인의 추억이 훨씬 볼만하던데,,; 개개인의 차이겠지만요 ^^ 실미도는 인정했구요 ^^
아무튼,,태극기는 좀..;; 성룡이 보고 울었다는둥,,언론의 압박과
순전히 배우빨 같더군요 -_-;
信主NISSI
04/03/08 22:52
수정 아이콘
둘다 본 결과, 각각의 장단점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소재를 선택했기에 차이가 나온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쟁영화를 굉장히 싫어하는 전(블랙호크다운...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었죠...) 영화한편이 차지하는 시간중에서 전투장면으로 소요된 만큼 스토리부분은 엉성해 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까지 엉성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최소한 전쟁영화를 극도로 싫어하는 제가 '지루하다'란 느낌을 받은 것은 딱 1번뿐이었으니까요.

태극기란 영화를 보고 느낀 코드는 '형제애'였습니다. 작게는 진석과 진태의 형제, 크게는 남북한의 형제라는 거죠. 오버일지도 모르지만, 마지막 진석과 진태가 싸우다가 결국 끝까지 회유하는 진석의 모습에 진태가 제 정신을 차리고 진석을 보호하지요... 햇볕정책? ^^;;

실미도는 각각의 행복이 중요하다... 정도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남북한 화해무드는 분명 많은 이들에게 행복이지만, 영화상에선 악재로서 등장합니다. 다수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 라는 민주주의적 발상에서 소수의 행복역시 중요하다라는 것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최소한 우리는 실미도부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필요없어진 그들에게 약속된 무언가를 줄 수 있는 정도의 여유조차 없었으니까요.
Ace of Base
04/03/08 22:59
수정 아이콘
1000만관객 시대 공헌도.

관객들의 영화사랑 > 한국 영화 작품성
FoolAround
04/03/08 23:01
수정 아이콘
실미도야 말로 1000만이 든게 의아한 영화였습니다. 배우가 아까울정도의 연출력을 보여주신 강우석감독에게 감탄을... 태극기는 그나마 볼거리라도 많았죠 ....... 결론 -> 올드보이가 짱 ㅠ_ㅠ
WizardMo
04/03/08 23:49
수정 아이콘
저도 객관적으로 살추,올드>>>태극기,반지>>실미도 라고 평합니다.
실미도는 영화자체가 맥이 탁 풀려버리더군요... 무슨 공포의 외인구단도 아니고... 훈련이나 특수효과 둘다 너무 어설펐습니다. 특히 훈련받는건 특전사도 저거보단 빡세게 받겠다라는 생각이들더군요(인두제외) 계속 긴박감이 올라가다가도 다찌마와리 연기하셨던분이 어설픈 코미디 영화와의 조화를 박살내지를 않나-_-a 설경구씨의 연기가 매치가 안되는 영화는 처음이였습니다... 특히 대사나 극본,씬등... 이거 시나리오 작가나 연출자가 상받으면 말그래도 돈빨이라고 생각할정도니까요. 태극기가 엄청난 영화라는 생각은 안들었지만 실미도보단 좀더 짜임새가 있다구할까요... 굳이 비교하자면 음.... 음... 음... 베컴과 지단의 차이정도?
저그의모든것
04/03/08 23:54
수정 아이콘
honeyspirit님의 글 잘 보고 갑니다^^
임선수
04/03/09 00:14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
태극기 참 좋았습니다. 비쥬얼이 뛰어난건 다들 인정하시는것 같고, 뭐랄까.. 헐리우드식 영화를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잘 다듬은 멋진 조각이라고 할까..? 더 높이 평가하고 싶은점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일상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장동건과 원빈의 연기는 영화의 누가 될 정도로 따라주지 못한것같지는 않습니다.. 전 좋게 보였구요, (영화가 좋게 보이면 그 영화에 관한 모든게 좋아보입니다 전.. ^^) 공형진, 최민식등 사이 사이에 끼어있는 케릭터들의 좋은 연기가 영화의 전체적인 그림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던것 같네요..

이에 반해 실미도는 안성기와 설경구의 빛바랜 연기가 아쉬웠다. 이쯤이 적당하겠네요.. (솔직히 설경구의 연기는 항상 똑같은 곳을 지향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강우석이 만든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와 지향하는 바가 제 정서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진지한 영화의 흐름을 깨버린 90년대 투캅스에서 봤던 강우석식 유머들.. 그리고 실미도에서 훈련을 하면서 겪는 등장인물 끼리의 언바란스한 갈등을 보면서 감독의 의도를 도무지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윗분이 말씀하신 올드보이가 이 두영화 보다는 좋게 보이네요.. 그리고 살인의 추억도 굉장이 재미있게 봤지만 곳곳에 오류가 있다고들..;;
정현준
04/03/09 01:08
수정 아이콘
오늘, 아니 어제 저녁에 태극기 휘날리며를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미도보다는 훨씬 좋았는데, 앞에서는 실미도가 훨씬 좋았다는 댓글을 보니 역시 개인차라는 건 무시 못할 요소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내용이나 구성등이 다 마음에 들었고, 전쟁씬과 장동건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장동건의 연기. 정말 진정한 배우가 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제가 태극기 휘날리며에 최고점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보는 내내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자꾸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여러 가지 요소들 때문입니다.
가장 큰 것들만 얘기하면, 우선 할아버지의 회상으로 시작해 영화의 본 내용을 이야기 하고 다시 현재의 할아버지로 돌아와 마무리하는 전체적인 형태. 그 다음은 전투에서의 장면인데 진태가 건물 옥상에서 공격하는 인민군들을 제거하고 자신이 인민군을 공격하는 장면등이 있고, 그 밖에 약간 사소한 씬들중에서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그대로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점들만 아니라면 개인적으로는 정말 최고점을 주고 싶은 영화였네요.
아무튼 제개는 실미도보다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훨씬 좋았습니다.
04/03/09 01:32
수정 아이콘
캬~ 이런글 때문에 피쥐알 오는 재미가 너무 쏠쏠합니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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