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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1/14 16:38:04
Name 강량
Subject 할머님이 많이 편찮으시다네요...
여러저러 소식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갑자기 이런 생뚱맞은 일기 같은 글을 쓰다니...
먼저 죄송스런 마음이 드네요.

최근 추석에 뵙을 때만 해도 식사를 조금 못하셨을 뿐 정정하셨는데, 갑자기 위암에 걸리셨다고 하니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막막합니다.
당신은 위암초기라고 알고 계신데, 사실은 초기도 아니고 수술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워낙에 연세가 많으셔서요.

할머님 연세가 올해로 85세 되십니다. 사실 장수하셨지만 그간 건강한 모습만 봐서 아흔까지는 무리없이 사시겠구나 했는데 위암이라니 당황스럽네요.

사람이 살고 싶은만큼 살 수는 없겠지만 갑작스런 마음의 준비를 하려니 가슴도 아프고, 이제 고생도 끝나시고 진작에 여유있게 당신의 삶을 살 수 있었는데 자식걱정, 손자걱정에 노심초사하셨던 걸 생각하니 왜 진작에 저희들 걱정은 하지 마시고 재미있는 일 찾아서 하시고, 맛있는 거만 골라서 드시라고 말씀을 못 드렸는 지 후회가 됩니다.

이 땅에 살아가시는 모든 부모님들이 그러하시겠지만, 때마다 고기에 과일에 싸들고 찾아가도 뭔 이런 걸 다 사가지고 오냐며 고기를 드셔도 근처 경동시장에서 한 근에 1,000원 하는 고기만 사서 드시던 분이시기에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네의 부모님들은 자식 잘 되게 하기 위해 당신의 삶을 바치시는 것 같아서 어머님에게도 나 신경쓰지 말고 지금까지 벌어놓은 돈 나 줄 생각하지 말라고... 그걸로 좋은 곳에 여행다니시고 맛있는 거 사드시라고 종종 말씀드리지만 자식을 둔 부모님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에휴...

이따가 저녁에 부모님과 함께 찾아 뵐려고 하는데 모쪼록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기원해봅니다.

ps) 예전에 박노자교수가 인터뷰에서 자신은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타인이라고 본다며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자식의 길은 자식 스스로 독립해서 나아가는 거라며 간섭을 하지 않을거라고 말한 부분이 인상적이어서 나 자신도 그렇게 살아야지 마음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특히 그간 한국사회에서 어머니의 삶이란 게 자기 자신의 삶이라기보다는 누구댁~, 누구엄마~ 라는 이름에 갇혀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남편에게, 자식에게 모든 걸 기대고 사는 모습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제 어머님만큼은 아버지눈치, 자식눈치 보지 말고 하시고 싶은 일 마음껏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결론도 이상한 뜬금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2) 글 쓰는 도중에 로그인이 풀렸군요. 혹시나 하고 저장을 해둔게 적절했네요... 그래서 일필휘지로 글 잘 쓰시는 분이 정말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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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즐이
06/11/14 16:39
수정 아이콘
부디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찾아뵙고 웃게 해 드릴 수 있기를.
막강테란☆
06/11/14 16:40
수정 아이콘
마음씨가 좋은 분이네요. 요즈음 제가 할머니 걱정하시는 분을 잘 못봐서 그런지.. 저도 가끔씩 늙으신 할머니를 생각하고 꼭 찾아뵈야겠다고 생각합니다만 잘 안되네요. 그 나이에 위암이라니.. 견디기 힘드시겠지만 힘내시라고 전해드리세요
Velikii_Van
06/11/14 16:41
수정 아이콘
할머님 쾌유를 빕니다. 강량님이 가셔서 기운나게 해 드려야죠.
estrolls
06/11/14 16:42
수정 아이콘
이궁...힘내세요..
06/11/14 16:43
수정 아이콘
너무 냉정한 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시는 길에 편안히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위암 말기면 많이 고통스러우실텐데, 천수를 다 하신 분이 가시는건 하늘의 섭리이지만 그 길이 편안하셨으면 좋겠네요.
狂的 Rach 사랑
06/11/14 16:45
수정 아이콘
저희 할아버지께서도 암말기라서... 지금 ㅠㅠ 남일같지가 않네요.
힘내세요. 강량님도 할머님도.
네버마인
06/11/14 16:45
수정 아이콘
많이 아프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힘 내십시오....
솔로처
06/11/14 16:46
수정 아이콘
며칠 전에 어릴때 절 키워주신 왕할머니(증조할머니가 아직 살아 계셨습니다)가 돌아가셔서 며칠 부산에 내려갔다 온 길이었습니다.
남 일 같지 않네요. 쾌유를 빕니다.
Coolsoto
06/11/14 16:48
수정 아이콘
저도 할머님이 올해로 84세십니다..
나름대로 정정하시다고 생각했지만 요샌 하루가 불안하답니다.
효도해야지해야지 하면서...이거 정말 큰죄를 짓고 있네요
강량님의 할머님께서도 빨리 쾌차하시고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시기바랍니다.
CJ-처음이란
06/11/14 16:53
수정 아이콘
제 부모님이 아프시다보니... 누가 아프다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저리네요.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랍니다.
여자예비역
06/11/14 16:54
수정 아이콘
쾌차하시길 바래요.. 제 친구 할머님께서도 80세에 폐암판정 받으시고 3개월 산다 그랬는데.. 시골로 다시 오셔서 치료 받고 3년이다 더 사셨어요..
부들부들
06/11/14 16:58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잡상인
06/11/14 17:00
수정 아이콘
할머님 연세에 위암 걸리셨다면 아주 오래전부터 암을 안고 사셨을것 같습니다. 나이드신분의 위암은 딱히 치료 방법이 없을뿐더러 식사를 제대로 하시지 못하기 때문에 간병 하시는 분들이 여러모로 가슴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제 할머니도 2년전 동 병명으로 돌아가셨구요. 매일 매일 효도하면서 가시는 그날까지 정성을 다하시길.... 나이 드신분은 암 세포도 잘 자라지 않으니 작은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구요. 힘내세요.
구경플토
06/11/14 17:01
수정 아이콘
휴...힘내시라는 말씀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조폭블루
06/11/14 17:06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설탕가루인형
06/11/14 17:46
수정 아이콘
나중에 잘해드린 기억이 별로 남아있지 않으면 많이 슬픕니다.....
지금부터라도 더욱더 잘해드리셔서 후회없으셨음 합니다.
할머님의 건강을 바랄게요.
팬이야
06/11/14 17:48
수정 아이콘
힘 내십시오..
Lavender
06/11/14 18:06
수정 아이콘
아..힘내세요.
지수냥~♬
06/11/14 18:16
수정 아이콘
화이팅!!
드록신
06/11/14 18:19
수정 아이콘
화이팅!
06/11/14 18:26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할머님도 그렇지만 가족분들이 힘을 더 내셔야 합니다.
쾌차하시길 바래요. 힘내세요
남자의로망은
06/11/14 18:28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저도 강량님// 처럼 지금보다 더 좋은 손자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네요 ^^
햇빛이좋아
06/11/14 18:49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06/11/14 19:20
수정 아이콘
저도 올5월에 친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좀더 많이 얘기하지 못하고 잘해 드리지 못한 것이 마음 아프더군요..
남은 시간 동안 즐거운기억 많이 갖고 가시게 잘 해드리시구요..
힘내세요~!
06/11/14 22:47
수정 아이콘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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