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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2/28 17:42:14
Name Artemis
Subject [잡담] 그때 그 시절의 스타 관련 방송.
언제였을까요?
스타에 발을 처음 들여 놓고, 스타리그를 즐겨 보기 시작한 때가...
몇 년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막상 기억을 떠올리려면 가물가물해지네요.^^;;

대학 휴학하고 있었을 때...
그러니 99년도였나 봅니다.
남동생이 iTV로 <열전 게임챔프>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었더랬죠.
(그때의 진행자는 정일훈 캐스터 님과 최은지 님이였습니다.)
첨엔 저게 뭔데 보냐고 구박을 하곤 했었죠.
그러던 어느 날, 그 시간대에 정말 볼 방송이 없었던 저는 결국 남동생과 함께 <열전 게임챔프>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저의 스타인생(?)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거의 두 달간을 밤을 새워 가며, 남동생에게 구박받아가며, 아빠한테 잔소리 들어가며, 여동생들에게 항의를 받으며 스타를 배웠습니다.
물론, 스승은 저의 남동생이죠.^^
그리고 그 초보 당시 저에게 도움을 많이 준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바로 <게임 클리닉>과 <엄재경의 스타이야기>였습니다.


스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온게임넷도 접하게 되었죠.
물론, 그때 당시에는 게임방송이라고는 온게임넷 하나밖에 없었고요.
거의 쉬는 날이면 내내 온게임넷만 고정시켜 놓고 봤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덕분에 저녁 8시만 되면 채널권을 가지고 싸우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죠.
그때 8시 정도면 아빠와 여동생들이 퇴근 시간이었고, 엄마는 드라마를 볼 시간이었고...
결국 남동생과 저는 GG 치고 2 대 2 팀플하러 겜방으로 가는 일상이었습니다.^^;;

그렇게 온게임넷과 하루하루를 보낼 무렵, <게임 클리닉>이란 방송을 우연히도, 그것도 1회로 보게 되었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때의 진행자는 김창선 해설위원 님과 박서인 님이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김창선 님은 제가 잘 모를 때였고, 박서인 님은 몇몇 CF에서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신기해하던 기억이 있네요.
김창선 님은 지금보다 훨씬 마르신 체격을 가지셨던 걸로 기억하고, 첫 방이라서 그런지 매우 떨고 계시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박서인 님은 첫 방송부터 조근조근한 말솜씨로 차분한 방송을 보여줬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후 두 분의 스타일이 잘 어우려져 매우 편안한 분위기의 프로그램이 되었었죠.^^
(지금의 김창선 님의 해설과 말솜씨는 두말할 나위가 없죠. 박서인 님도 계속 몇 CF에서 볼 수 있고요.^^)

<초보탈출>이란 코너가 젤 첫 순서였던 것 같은데...
말 그대로 스타 초보인 사람들이 나와 게이머들에게 1주일간 게임을 배우고, 방송에서 그 실력을 점검해 보는 포맷으로 진행되었죠.
두 사람이 각각 선택한(?) 게이머들과 일주일간 게임을 배우고 방송에서 1 대 1 대전을 펼쳤었는데, 작전타임이 있었던 게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상대방이 유리하다고 생각되면, 각 개인에게 게임을 가르쳐 준 게이머들이 작전타임을 부르고 작전지시를 해 주었었거든요.^^
무엇보다 그때 당시 유명한 CF 감독님과 영화 감독님도 이 코너에 나와서 게임 배우고 대전을 펼치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레나의 유닛을 알자>란 코너는 정말 초보인 저에게 너무 유용한 프로그램이었죠.
어떤 테크를 타면 어떤 유닛이 나오는지, 그 유닛은 타 종족의 어느 유닛에게 강한지, 업그레이드를 하면 공격력과 방어력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려주었거든요.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후 이 코너는 <아오조라 솔루션>으로 바뀌었는데요, 다양한 전략들을 베넷에서 실전으로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었죠.
이거 보고 나서 남동생이랑 같이 게임방 가서 실험(?)해 보고 그랬던 기억도 있군요.^^
당시 온게임넷 게시판 가면 <아오조라 솔루션>에 올리는 문의의 글과 김대기 선수의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죠.
더군다나 <아오조라 솔루션>에 쏟는 김대기 선수의 애정과 노력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서 김대기 선수에 대한 호감도가 쑥쑥 올라가던 기억이 있네요.
(엽기대전을 했을 경우, 당연 김대기 선수가 우승하실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던 기억도 나네요.^^;;)

이현주 선수가(지금은 캐스터시죠) 맡았던 <스타 데이트>는 제가 단연 좋아하는 코너였습니다.
지금 MBCgame에서 하는 Who are you 포맷에 인터뷰를 이끌어 가는 진행자가 있다고 생각하면 간단히 설명되겠네요.
이현주 선수가 인터뷰를 진행했었고, 당시 유명한 게이머들을 이 <스타 데이트>를 통해서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죠.
박승인 선수가 백댄서 출신이라는 것도 이 코너 때문에 알게 된 사실이죠.^^
마지막 방송은 최은지 님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포맷도 포맷이지만 전 <스타 데이트>에 나왔던 맛깔스런 언어(?)들을 잊지 못합니다.
산뜻하고 깊이 있는 문학적 표현들이 한층 더 분위기를 높여주었었거든요.
여타의 인터뷰 프로그램과 다르다는 느낌을 팍팍 받았고, 그 때문에 온게임넷 게시판에 글도 남겼었는데...
<스타 데이트>의 하 작가님의 답메일을 보내 주셔서 매우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온게임넷의 PD로 계신다고 모 캐스터 분한테 듣고, 그분 홈피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윤세인 선수가 맡으셨던 코너도 괜찮았는데...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가물가물하네요.
(역시 나이를 먹으니 기억력이...ㅜ.ㅜ)
조금은 불우한 환경을 지니고 있는 아이들에게 게임을 가르쳐 주고 함께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윤세인 선수의 세심하면서도 소탈한 모습이 참으로 예뻐보였습니다.
가끔 속상할 때나 감동받았을 때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마지막 방송 때도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던 기억도 나네요.
지금 생각해 보니 윤세인 선수 탤런트 송혜교랑 많이 닮았었군요.^^
(더불어 후에 모 리그에서 김창선 님과 함께 해설을 하시던 것도 생각이 나네요...^^)

<엄재경의 스타 이야기>는...
아직도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시겠죠.
맛깔스런 말솜씨로 스타 강의를 듣는 느낌을 안겨 주셨는데...
방송 보고 온게임넷 게시판에 글 남겼다가 엄재경 님의 답글을 받고 남동생에게 보여주며 자랑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엄재경 님에게는 좀 특별한 느낌을 가지고 있답니다.^^


이때로부터 4-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모자란 게 많은 듯싶네요.
실력도 여전히 하수에서 못 벗어나고 있고, 간혹 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도 있고, 경기 보면서 좀 어려운 듯한(?) 이야기는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래도 전 즐겁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겜 즐기는 순간도 즐겁고(물론, 가끔 연패할 때는 화도 나고 짜증도 나지요...^^;;),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하는 모습도 좋고, 좋아하는 캐스터와 해설자의 중계를 듣는 재미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프로그램들 온게임넷에서 VOD로 볼 수 없는 거죠?
언젠가 한 번 생각나서 들어가 봤는데 찾을 수가 없더군요.
제가 못 찾은 건지, 너무 오래된 프로그램이라 사라진 건지 잘 모르겠네요.
지금이야 패치가 많이 된 상태라 조금 어긋나는 부분이 많겠지만, 그래도 선수들의 예전 모습이나 그때 그 시절의 선수들을 보고 싶은 때가 있거든요.^^

-Artemis


p.s.
1. 사실... 개인적으로는 김창선 님과 얽힌 비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김창선 님 이야기하면서 문득 그때의 일도 기억이 났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 이야기를...^^;;;

2. 지금 팀리그 결승전, 초반부터 진짜 명승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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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28 17:46
수정 아이콘
저보다 빨리 접하셨네요^^ 저는 2000년 2월 iTV에서 게임스페셜을 보면서 스타인생을 시작했는데..... 그 때가 그립습니다 ㅠ.ㅠ
엔 타로 아둔
04/02/28 18:15
수정 아이콘
열전 게임챔프 참 재밌게 봤었죠..
나야돌돌이
04/02/28 18:18
수정 아이콘
지금은 초반이라고 부르기가 대략 난감한 분위기...
04/02/28 20:12
수정 아이콘
저의 첫 방송경기 관전은 11시이후의 투니버스 시리즈였죠.. 왜 만화를 안하고 저런 노래방같은 곳에서 하는 게임이나 보여주는거야.. 라며 즐겁게 보았죠... 그 이후.. 아이티비로 세력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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