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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2/23 10:07:26 |
Name |
막군 |
Subject |
[픽션]기욤, 다시 한번 날아라! |
#1
푸른눈의 전사.
사람들은 날 그렇게 불렀다.
#2
"자자,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
복잡한 시장 한 가운데, 흔히들 말하는 약장수의 고물차가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남녀노소 할것 없이 모두 그것을 보기위해 모였다.
약장수가 고물차에서 내린다.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흠흠, 어느정도 모였군."
잠시 목을 가다듬더니, 메가폰을 쥐어잡는다. 그러고는 큰 소리로 외친다.
"신사 숙녀 여러분, 잘 오셨습니다! 저희 회사 AMD약품에서는, 이번에 상처를 빨리 낳기 위한 명약을 준비했습니다~! 총 3종세트로 까졌을때는 빨간병의 약을 발라~ 상처가 덧나기 시작하면 노란병의 약을 발라~! 그리고, 낫기 시작할때는 이 파란병의 약을 바르면~ 그야 말로 허준 선생이 부활한것만 같은 효과를 나타나게 해줄것이외다~! 우리 회사 AMD의 약자가 뭐여? 아물다잖아 아물다(A Mool Da)! 이 아물다표 약은 후불제 까지 실시한다고!! 지금 바로 주문하면 특별한 가격 398원에 판매하니까 빨랑빨랑 구입하쇼~~~"
"마마, 닥치고 차력이나 보여주쇼!"
"맞다! 차력 보여줘 차력!"
"차력! 차력! 차력!"
가만히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 한명 한명씩 차력을 외치기 시작한다. 당황하던 약장수는 '100개 한정수량 다 팔면 보여주겠소~!' 라고 한다. 결국 차력을 보기 위한 사람들이 하나 하나씩 사기 시작했다. 마침내 약이 다 팔리자, 그제서야 다시 한번 메가폰을 쥔다.
"자자, 성원들 고맙소이다! 이제, 당신들이 그렇게 기대하던 차력쑈를 보여주겠쇼~!"
왁자지껄 하던 시장이 조용해진다. 그저 다음에 나올 약장수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소개하겠습니다~ 외국에서 특별히 섭외해온 차력사, 퍼런눈과 선글라스!"
사람들은 박수와 함께 그 두사람을 기다린다. 그 둘은 고물차 안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한 사람은 아주 잘 생긴 푸른눈의 사나이, 나머지 한 사람은 선글라스를 낀 파마머리의 사나이였다.
"오늘 소개 해 드릴 이 둘의 차력은... 바로 그 유명한 고무줄 팅구기입니다! 자자... 시작해."
뜨랑은 주머니에서 고무줄을 꺼낸다. 그 고무줄을 기욤의 몸에 한번 조준하더니, 길~게 잡아당긴다. 기욤은 이를 악 물고 있다.
"잠깐... 너희들, 기욤과 베르뜨랑 아냐!"
관객들 중 한 명이 그들을 보며 외친다. 순간, 그 둘은 하고 있던 차력을 멈춘다. 그리고는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관장님."
#3
"커피 세 잔, 나왔습니다."
"어떻게 지냈어? 너희들이 갑자기 도장을 나갈땐 깜짝 놀랬다."
"그게... 우리 약장수 사장님이 안나오면 쉐키쉐키하며 패버린다라고 했어요... 약장수 사장님 나바요."
그 셋은 인근의 다방으로 장소를 옮겼다. 지금 기욤, 뜨랑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 사람은 이 대니얼. 그 둘과는 굉장한 친분이 있다.
"... 지금이라도 돌아와라. 너희들정도의 센스라면, 분명 다시 재기할 수 있을꺼야! 뜨랑아, 너는 이미 예선전 참가도 확정됐잖아!"
"父母Nim 韓테 Song金 日야 ㉻=데 도니 업서효 ㅠ_ㅠ money 生己面 犬速 Hal께효 ^-^"
뜨랑이 뭐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데니얼 관장은 뜨랑의 말을 알아듣질 못한다.
"...뭐라는 거야."
"...부모님한테 돈을 송금해야하는데 돈이 없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하네요. 돈 생기면 계속 할꺼라네요." 기욤이 친절하게도 번역해준다.
"음... 그래, 알았다. 기욤, 너는?"
"..." 기욤은 입을 꽉 깨문다. 무언가 말하고 싶어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
"기욤아, 대답해!"
"저, 이제 태권도 하기 싫어요... 처음에는 잘 나갔는데... 너무 잘하는 사람이 많고... 못 할것 같아요."
기욤의 서툰 한국어로 나온 어려운 대답이다. 대니얼 관장은 머리를 감싼다.
기욤과 베르뜨랑은 캐나다와 프랑스에서 온 이름있는 무술가다. 단순히 '태권도가 좋다' 라는 이유로 한국으로 와서, 초창기에는 수많은 상을 휩쓸었으나 요즘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정말로 안할꺼냐...?"
머리를 감싸고만 있던 관장의 대답이다. 이 관장은 그렇게 포기하려는 기욤이 너무나 안타까워 보였던 것이다.
"..."
기욤은 쉽사리 대답하지 못한다. 4년간의 태권도장 생활이 힘들었지만 재미난 추억도 많았다. 그것들을 정리하기엔 그렇고, 그렇다고 계속한다고 해도 재기를 보장받긴 힘들었다.
"일단, 우리 도장부터 가자. 진남-진수 형제가 환영해줄꺼야."
대니얼 관장이 먼저 그에게 제안한다. 기욤은 그것 까진 거절할수 없는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도장으로 한걸음씩 걸어간다.
#4
"기욤! 이야!!!!! 기욤이 맞구나!!!"
꿈의 도장에 들어가자 마자 반겨주는건 진수다. 기욤을 보자마자 대뜸 그에게 달려간다.
꿈의 도장은 요즘 사정이 좋지 않다. 내로라 하는 거물급의 신인들이 다 다른 도장으로 밀려가기 때문이다. 도장의 태권도 선수는 총 5명. 거기에 기욤과 뜨랑의 가출로 3명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그들의 복귀가 진수는 반갑기만 했다.
"진남하고 정현은?"
"... 진남형은 얼마전에 또 당했어."
"임요환한테...?"
"응, 그 녀석에게 또다시 케이오 당했어..."
"그렇군, 정현은?"
"얼마전 목욕탕에서 손을 다쳤어. 곧 나을꺼래."
"..."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고, 그야 말로 꿈의 도장의 앞날은 캄캄했다.
이런식으로 가다보면, 월세의 압박에 도장을 내줘야 할 지도 모른다.
기욤은 그런 도장을 보며 다시 한번 고민한다.
"관장님, 일단... 오랜만에 왔으니까, 도장 좀 둘러 볼께요."
"그래라, 니 도복은 저쪽에 있다."
기욤은 천천히 걸음을 걷기 시작한다. 벽에는 액자가 걸려 있다. 그쪽으로 가보기로 한다.
[하나로배 태권도 최강자전 우승 기욤]
4년전, 그의 영광스러운 우승 모습이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그의 모습... 그때를 회상하며 잠시 웃음 짓는다.
그 옆에도 무슨 액자가 걸려 있다. 다시 한번 그쪽으로 가본다.
[제 1회 태권도 왕중왕전 우승 기욤]
원년 왕중왕전 우승자 기욤. 당시 '살아있는 발'로 유명한 국기봉을 상대로 2회전까지 4:0 으로 뒤지다가 5:4로 역전한 유례없는 명승부는 지금도 전설로 남아 있다.
기욤은 사진속의 그의 모습을 자세히 본다.
얼굴은 꽤나 맞은 상태, 다리도 꽤나 다친것 같다. 분명 신체적으로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그는 웃고 있었다. 우승에 기뻐하며,
그는 웃고 있다.
옆으로 조금 더 가본다.
그런 노력으로 달성한 영광의 트로피가 놓여져 있다.
상금따위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즐긴다' 라는 신념 하나로, 경기 하나하나를 즐기면서 거둔 승리이기에,
그는 더욱 더 기뻤다.
#5
푸른눈의 전사는 아직 죽지 않았다.
아니, 이제부터 전사의 전설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6
"관장님, 저 어때요?"
기욤이 도복을 입고 다시 도장으로 나온다. 멋진 도복, 검은띠에 새겨진 그 두글자, 기욤.
그것이 그를 더욱 더 아름답게 해준다.
"음, 최고다."
대니얼 관장은 웃음 짓는다. 진수-뜨랑도 그의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한다.
기욤, 그가 다시 한번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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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년 기욤팬으로 한번써봤습니다.
기욤선수, 그때의 그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세요.
챌린지에서 다시 날아오를 기욤을 기대하며...
p.s 중간에 나오는 뜨랑의 외계어는... 뜨랑의 불어를 차마 적지 못해서 적은 겁니다. 이해해주세요 ^^;
p.s 2 깜빡 잊을뻔 했군요. '기욤이 차력사? 도대체 뭘 보고 그러는 겁니까?' 라고 하실까봐 미리 적습니다. AMD 홈쇼핑 광고에 AMD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걸 패러디 한거기 때문에, 앙심 없이 봐주시면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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