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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5/04 21:39:38
Name 백야
Subject 그 분이 누구신진 몰라도...(스포)
개인적으론 정상급 테란, 프로토스의 팬이라 PgR21에 경기 리뷰를 처음 남길 땐

분명 프로토스(송병구 선수가 우승하면 한번 길게 리뷰를 쓰리라 생각했죠.ㅡㅡ)

아니면 테란 선수의 승리 때 리뷰를 쓸거라 생각했었는데.......

참 지금 쓰는 중이지만 놀랍게도 이 리뷰는 오늘 승리한 저그에 대한 리뷰입니다.

뭐 이쯤 되면 아시겠죠. 마재윤 VS 박정석 선수 경기의 리뷰입니다.

경기 전반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에서도 다들 원채 잘 말씀해주셔서 저는 제가 이번

마재윤 선수의 경기에서 받았던 느낌에 대해서만 쓰겠습니다.

제가 처음 저그의 운영을 경기에서 피부로 느낀건  2005년도 초 박태민 선수의

운신모드 시절이었죠. 박태민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특히 아이옵스 3,4위전)

저는 그 운영에 대해 마음 속으로 '숨이 막힐 듯한 운영'이라 명명한 적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눈에 띄진 않지만 매 순간 최선의 선택으로 상대의 목을 서서히 조이는,

말하자면 상대를 '질식사'시키는 운영이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근데 마재윤 선수의 운영을 보고 있으면 그런 '압박적인' 느낌은 잘 들지 않습니다.

이 선수가 이기는 경기를 보면 경기의 흐름 자체는 굉장히 스무스해 보입니다.

근데 어느 샌가 상대는 미로를 헤매듯이 갈팡질팡하다가 픽~ 쓰러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싸이언 MSL 패자조 결승 3경기에서 그런 느낌을 가장 많이 받았더랬습니다.)

오늘 경기를 보니 제가 왜 마재윤 선수의 경기에서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어렴풋이는 알 것같습니다. 프로토스의 힘이 밀집되기전에 절묘히 파고드는 뮤탈리스크,

어느 샌가 완료된(풀업, 혹은 풀업에 가까운 업그레이드) 지상군,공중군 업그레이드,

상대의 체제를 알고나서 그 체제를  무난히 '해체'시킬 수 있는 수를 미리 준비하고
(맵 곳곳에 뿌려둔 퀸으로는 인스네어를, 디파일러로는 플레이그를 디바우러로는 애시드 스포어를 적절한 시기에 뿌려대며 커세어 리버 체제의 힘을 절반으로 끌어내릴 땐 정말..)

상대가 체제전환을 고려할 때 쯤 체제전환 타이밍에 맞춰 적절히 준비한 럴커와 울트라 등등...

훌륭한 선수는 매순간에 100%의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고 하죠. 평소에 70%의 힘을

발휘하면서 30%의 힘을 저축해둔다고 합니다.
(이 구절에서 윤대협을 떠올리는 분도 계시겠군요.)

경기의 초반엔 '나쁘지 않은 상황' 정도만 만들 정도의 힘을 쓰고 아껴놓은 나머지 힘으로는

대신 하나 둘씩 '앞으로 내가 유리해질 수 있는' 요소를 하나 둘씩 만들어가는 힘이랄까?
(버로우 개발에서 그런걸 가장 크게 느낍니다.)

그런게 조금씩 쌓이고 쌓여서 후반에 접어 들었을 땐 그 힘이 급격하게 커져서

매순간 100%를 발휘한 상대는 결국 지쳐 쓰러지고 경기는 마재윤 WIN.

언젠가 농담처럼 '타종족 상대할 때의 이 선수에겐 직사의 마안이라도 발동하는게 아닌가.'라는

댓글을 어느 분 글에 단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저의 그 농담이 제법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처음 그 호칭을 생각해내신 분이 누구신진 몰라도 '마에스트로'라는 별명,

정말 잘 지으셨습니다.ㅡㅡ)/


p.s: 그러니까 차기 스타리그엔 좀 올라옵시다.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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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스_스터너
06/05/04 21:41
수정 아이콘
박태민의 진화형 마재윤...
네버마인
06/05/04 21:47
수정 아이콘
그런데 왜 이런 선수가 온겜에 못 올라오는걸까....라는 모든 스타팬들의 버릇같은 말이
마재윤 선수에겐 또다른 압박감으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리그 예선 현장에 가면 자꾸만 또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럼 안되는데...라는 강박관념이
게임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결국은 그것이 패배로 이어지는 단초가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어요.
결국 해결의 열쇠는 본인이 쥐고 있겠지만 우선은 마음을 좀 편하게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조바심 내지 마요. 하나 하나씩 밟고 올라가면 언젠간 정상에 서 있을테니까요.
헤르세
06/05/04 21:49
수정 아이콘
p.s 적극동감 ㅠ_ㅠ 마재윤 선수 정말 놀랍습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인 느낌은 아직 마재윤 선수의 성장은 끝나지 않은 것 같아서.. 더 무섭고 더 기대됩니다. ^^
어딘데
06/05/04 21:50
수정 아이콘
댓글 다실때 좀 생각하고 다셨으면 좋겠습니다 ㅡ.ㅡ
박태민 선수가 은퇴선수도 아니고 현역 선수인데
박태민의 진화형 마재윤 이라뇨 ㅡ.ㅡ
피플스_스터너
06/05/04 21:54
수정 아이콘
어딘데 님// 뭐가요? 무슨 말쓴이신지??? '선수' 자 안붙였다고 그러시나요? 아니면 진화형이란 표현이 잘못 되었나요? 뭔 소린지... ㅡㅡ;;
헤르세
06/05/04 21:59
수정 아이콘
확실히 마재윤 선수에게 온겜무대가, 혹은 마재윤 선수의 온겜무대를 기대하는 팬들의 시선이 부담인 것 같긴 합니다. 몇 수만에 챌린지를 뚫고 첫 온겜 개인전을 치를 때의 마재윤 선수의 모습은 정말 제가 봤던 마재윤 선수 중에 가장 긴장하고;;; 가장 실력발휘를 못 한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기대가 부담스럽긴 하겠지만.. 어쩔 수 없으니 마음 담대히 먹고, 편하게 먹고 경기하세요. .......기대할게요;;;;
은경이에게
06/05/04 22:00
수정 아이콘
어딘데님이 좀 과민반응이신거 같은데요^^:
06/05/04 22:02
수정 아이콘
해체라는 단어를 보니, 생선의 뼈와 살을 분리해서 먹을때 쓰는 표현인,
'발라먹다'라는 표현이 떠오르네요.
06/05/04 22:03
수정 아이콘
어딘데님이 심하게 과민반응하셨죠 -_-;;
밀가리
06/05/04 22:21
수정 아이콘
저렇게도 해석이 가능하군요-_-

그나저나 이런선수가 OSL에 왜 진출을 못하는 겁니까...==;
하야로비
06/05/04 22:23
수정 아이콘
피플스 님의 댓글이 뭐가 문제죠;;;;
그녀지킴이
06/05/04 22:25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의 경기 풀어나가는 걸 보면 문뜩 겁납니다... 나중에 사회생활할때 저런 타입의 경쟁자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_-;;
어딘데
06/05/04 22:32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가 잘하는건 알겠는데 그냥 잘한다고 하면 안 되나요?
꼭 다른 선수를 비교해서 잘한다고 해야 되나요?
거기다 진화형이란 표현은 비교대상보다 낫다는 의미를 내포한거 아닌가요?
예전에 서지훈 선수를 김정민의 업그레이드판이란 수사를 붙이는 사람도 봤습니다
그럼 김정민 선수는 뭐가 되나요?
서지훈 선수의 다운그레이드판이 되는거 아닙니까?
박태민의 진화형 마재윤과 김정민의 업그레이드판하고 뭐가 다른가요?
06/05/04 22:44
수정 아이콘
그녀지킴이님, gg치면 됩니다.
타인의 글에 기분이 상했다고 원인제공자에게 그대로 돌려주는 건 성숙한 태도로 보이지 않습니다. 피플스 스터너님 입장에서는 그 정도는 박태민 선수 팬들에게 문제되지 않는 수준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바라면서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비판은 자기모순입니다.
홍승식
06/05/04 22:49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가 처음 나왔을 때도 업그레이드 홍진호였습니다.
지금에야 제2의 홍진호가 아닌 제1의 박성준이 되었지만, 언제나 신예는 선배의 후광을 등에 업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서지훈 선수도 지금은 아무도 업그레이드 김정민이라고 하지 않죠.
한동욱 선수가 아직도 포스트 임요환이라고 불리는 것에 비하면 말입니다.
물론 지금의 마재윤 선수가 박태민 선수의 이름을 뒤에 업고 나올 정도의 신예는 아니지만 기분 나쁜 표현은 아닙니다.
이렇게 이름이 불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거죠.
06/05/04 23:03
수정 아이콘
지금 추세로는 마재윤 선수가 박태민 선수보다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고 박태민의 전유물이었던 운영저그의 묘를 가장 잘 소화해 내고 있기 때문이죠. 솔직히 요즘 추세는 마재윤 선수가 좋지 않습니까? 이러다가 박태민 선수가 날르면 역시 박태민 운영의 대가죠~ 이런말 나옵니다.
마그너스
06/05/04 23:04
수정 아이콘
진화형이라고 해서 꼭 더 강한건 아니죠..허허허
나르크
06/05/04 23:10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의 강점은 예전에 박성준선수도 그러했지만 정말 저글링을 요소요서에 뿌려둡니다.
이동경로나 멀티체크를위한것이기도 하지만 이런 저글링 정찰의 활용을 정말 끊임없이 하고 상대가 이런 정찰용 저글링을 죽여서 시야를 없애놓으면 또보내서 끊임없이 시야를 확보합니다.(중반이후 해처리와 멀티가 많아지면 신경못쓸것 같은 이런 정찰을 경기가 끝나갈때까지 세심하게 하는것을 보면 정말 상대입장에서 답답할거 같습니다.)
이런 시야확보와 감각이 합쳐지면 상대에 빌드나 체제에 대해 어느정도 확신과 함께 조합을 갖추고 싸울진영을 순식간에 파악해서 전투를 합니다. (전투시 조합=컨트롤=진형 이3박자를 정말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많이 유리하다고 해도 마지막까지 방심은 잘하지 않는것이 더욱더 무섭게 느껴지는거 같습니다.

가끔 플토전에서는 후반 많은 자원을 확보하면 방심이라고 해야할지는 애매하나 무모하게 꼴아박는것면도 있습니다.(진형활용보단 수로 덤벼드는 방식)

제 생각엔 마재윤을 꺽기 위해선 상식밖이라 표현해도 될만한 컨트롤로 초중반의 한타싸움방식의 속전속결로 끝내는 방식이나 마찬가지로 상식을 벗어난 타이밍으로 승부를 노리는게 괜찮을듯 합니다.
이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선수가 최근의 기세를 봤을때 임요환선수가 적격이기에 이둘간의 경기가 기다려집니다. ^^ (여기서 말한 상식을 벗어난이란 표현과 상식밖이란 표현은 말그대로 마재윤선수의 상식에서 란 말입니다.)
상어이빨(GO매
06/05/04 23:35
수정 아이콘
정말 부드럽게~~ 이깁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마재윤 아자!!
06/05/05 02:00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는.. 누구의 진화형이 아니라 말그대로 저그의 최종진화형,
완성형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박태민선수의 진화형이란 말을 붙일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뭐 별 상관은 없지만 저도 한때 소위 박태민선수
빠였는데 --;; 지금의 마재윤선수는..... 말안해도 아시겠죠?
그녀지킴이
06/05/05 02:03
수정 아이콘
L.Bloom님// gg치는 것은 알겠는데 그다음줄 문장은 저한테 말하신거 아니죠?
아스피린 소년
06/05/05 04:08
수정 아이콘
솔직히 누구의 진화형이라고 하면 그 누구보다 더 낫다고 보는게 일반적인거죠. 표현이 잘못된건 맞는게 아닌가 싶은데요. 박태민의 진화형 마재윤 이러면 마재윤이 박태민보다 낫다고 얘기 하는거 아닌가요?
06/05/05 04:38
수정 아이콘
'박태민선수의 진화형이 마재윤이다'라는 말이 옳다고 다는 댓글은 아닙니다만 저 얘기는 예전부터 많이 봐왔습니다.
잘못된 표현인가 아닌가는 새로운 글로 이야기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
모또모또
06/05/05 09:08
수정 아이콘
조만간에 마재윤을 못 이겨서 플토나 테란으로 못하겠다 저그로 전향하겠다 라고 할 선수가 나올수도 있겠네요
모또모또
06/05/05 09:09
수정 아이콘
유력한 후보로 최연성선수, 박정석선수;;
06/05/05 09:33
수정 아이콘
임선수나 염보성 선수랑 붙여보면 재밌겠군요.
You.Sin.Young.
06/05/05 16:01
수정 아이콘
어딘데 님//
논조에는 제가 큰 관심이 없고.. 하나 보이는 것은, 업그레이드의 반대말은 디그레이드입니다.
06/05/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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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유신영님의 습관적인 오타나 맞춤법 지적 ^^;;
그나저나 백야님께서 글 멋지게 잘 쓰셨는데 ~ 너무 엉뚱한 방향으로 댓글들이 ㅎ
한영민
06/05/06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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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Sin.Young. // upgrade의 반대말은 downgrade가 맞습니다.
유신영님께서 말씀하신 degrade도 사용되지만 upgrade의 반대말로 쓰이지 않고 사무적인 상황에서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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