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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30 05:34:11
Name stwon
Subject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너에게.
#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은 제가 저에게 내지르는 글입니다. 자기 반성 글이지요.
잠을 자기 전 갑자기 "내가 왜 이러고 사는 거지?"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해서,
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잠을 설치게 만들더군요.
이 생각들을 그냥 생각으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글로 남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개인 블로그에 써야 할 성격의 글일 수도 있지만,
pgr의 여러분들도 공감하실 것 같아 여기에 주저리주저리 쓰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공대 대학원생입니다.

# 너 학부 때 스타에 깊숙이 빠졌었지?
그때 분명히 알았을 거야.
이런 식의 중독은 네 인생을 망쳐버릴 수 있다고.
그래도 그때 얻었던 교훈은
한번쯤 사랑이든, 게임이든, 도박이든, 뭔가에 중독되어 봐야 그 중독의 무서움을 알 수 있다는 것.
무엇이든 다시는 그렇게 헤어나지 못할 정도로 깊이 빠지지는 않으면서 즐길 수 있게 된 것. 이 정도인가.
이제는 스타가 즐기며 할 수 있는 취미가 된 건 행복한 일이지.

# 하지만 그 때 잃어 버린 건,
학점, 보다 폭넓게 사귈 수 있었던 인간관계,
그리고 네 인생의 여러 가지 꿈 중에서 몇 가지를 접어야 했지.
아니, 그 꿈들은 아직 유효하지만 어려운 길로 돌아가고 있다고 해야겠군.

# 그런데 지금의 문제는 뭐니?
너는 지금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의 평온한 삶에 중독되어 버렸다.
프로젝트니, 제안서니, 후배들 가르치는 일등 당장 급한 일들은 시간을 다투며 처리하면서도,
정작 너에게 중요한 일들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지.
습관처럼 인터넷 게시판 두리번거리면서,
영화, 드라마, 쇼프로, 스타 그런 재미있는 것들이나 찾아보고.
지금 만들어 놓는 실적들, 영어 실력, 이런 것들이 네 인생에 계속 따라다니는 꼬리표고 사회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잘 알고 있으면서 왜 그러는 거야, 대체.
이런 식으로 살면 미래에 얼마나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 도태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머리 빠지게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야 하는지 잘 알고 있잖아.

# 단지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만 하는 게 행복한 거니?
스타, 스포츠, 소설, 음악, 최신 뉴스, 연예인, 이성 친구 등 이런 것들에만 관심 쏟으며 살면 행복할까?
그건 아니잖아. 아니 그런 식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얼마 없잖아.
네 일은 확실하게 처리하고 그 나머지를 즐겁게 보내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잖아.

# 네가 좋아하는 프로게이머의 플레이에 환호하고 일희일비 할 수 있지.
요즘 한화가 잘 나가서 기분 좋고, 얼마 안 남은 월드컵이 정말 기대되지.
근데 그런 거에는 귀를 쫑긋하고 눈을 반짝이며 찾아 다니면서,
왜 진정 너에게 중요한 것들에 쏟는 열정은 이 정도인 거니.

# 너 여자 친구가 없어서 외로움을 느끼는 거 잘 알고 있어.
그럼 여자 친구를 만들려는 노력을 하던가.
왜 그러지를 못하고 소설책이나 읽고 드라마를 보면서 감정을 낭비하고 있니?
왜 이런 감정과잉 상태를 지속하는 거야.
외로움은 정공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구.

#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거.
이런 모든 나태하고 적극적이지도, 열정적이지도 못한 생활 태도의 원인은
미래의 비전을 확실하게 그리고 있지 못하다는 거야.
왜 영어 회화공부가 필요하고, 논문은 더 써야 하는지.
"계획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이 가슴 속에 절대로 지워지지 않게 각인된 그런 꿈과 비전을 새기는 거다."
그래야 죽을 힘을 다해 앞으로 나아갈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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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30 05:36
수정 아이콘
# 너 학부 때 스타에 깊숙이 빠졌었지? <---이부분 너무 와닿네요.. 제가 지금 그런듯해요...휘휴.... 자기 자신에게 채찍질 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포기하지않는다는 생각을 끝까지 갖고 나아가신다면 분명 길이 보일겁니다 힘내세요!!
김진혁
06/04/30 05:37
수정 아이콘
저와 비슷하시군요...
06/04/30 05:42
수정 아이콘
>습관처럼 인터넷 게시판 두리번거리면서,
>영화, 드라마, 쇼프로, 스타 그런 재미있는 것들이나 찾아보고
요부분을 보니 저랑 비슷하시네요.. 전 가끔 진짜 문제의 근원은 저런것들이 아니라 컴퓨터 자체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 모든것을 다 컴터로 하고 있거든요. -_-;
뭐.. 다 자기 하기 나름이고 자기관리는 의지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 의지가 약하다기 보다 컴터의 유혹이 그보다 더 강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건 그렇고 주말이라 그런지 단상의 글들이 제법 올라오네요.
ミルク
06/04/30 11:38
수정 아이콘
공감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네요.
I have returned
06/04/30 12:44
수정 아이콘
음.. 공대 학부생입니다만 저는 스포츠, 연예인, 소설, 드라마 이런 것들이 사실 한창 미래를 준비해야할 젊은 나이에는 시간낭비라 생각합니다
군대있을때야 맨날 드라마니 쇼프로니 스포츠니 다 보고 소설도 읽고 그랬지만 전역하고 나서는 국대경기 정도 아니면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저는 그래도 목표를 확실히 잡았더니 대체로 시간낭비는 잘 안하게 되더라구요 영어공부같은것도 평소에 틈틈이 하고 있고..
저도 여자친구가 없는데요.. 정공법을 써서 맘에 드는 여자있으면 대쉬하고 그랬지만 잘 안되더군요;; 외모가 문제인지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저도 뭐라할 처지는 못되지만 글쓴님도 타성에 젖은 생활습관을 버리고 발전적이고 건설적인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래토닝
06/04/30 13:23
수정 아이콘
공감입니다..ㅠㅠ 학점대신 올라가는 것은 스타실력과 축구매니아가 되는것...
Den_Zang
06/04/30 13:40
수정 아이콘
아 가슴이 따끔 하다 못해 저려옵니다 ㅡ_ㅡ;; 아 ;; 난감하네효~
06/04/30 14:33
수정 아이콘
전부공감 ㅜ.ㅜ
MonoSaint
06/04/30 14:45
수정 아이콘
글을 조금 더 다듬는다면 추게로 가는 것도 좋을거 같아요~
06/04/30 16:52
수정 아이콘
전공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저는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거의 모든 작업들은 컴퓨터로 이루어지고,
운동을 제외하고는 모든 놀꺼리들이 컴퓨터 속에 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타성에 젖은 생활 습관이 생긴거 같네요.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려면,
하루의 할일을 꼭 계획하는 습관을 들이고
인터넷 사용을 억지로라도 제약하는 노력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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