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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2/21 00:52:12 |
Name |
시퐁 |
Subject |
[가입인사+잡담]반갑습니다. |
항상 글만 읽고 가다가 드디어 저도 한소리 거들 수 있게 되었네요. 모두 반갑습니다.
저에겐 어느 곳이든 가입인사 할때 항상 인용하는 저의 글이 있습니다. '공감대'에 관한
조그마한 감상인데요. 이곳에서의 첫글 또한 그렇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란 책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사람이 무대 위에서 초를 켭니다. 초위에 손을 올려놓습니다. 손이 불꽃으로 가까워집니다.손바닥이 찌직거리면서 타들어갑니다.사람들은 그 소리에 자신이 그런 일을 당하듯얼굴을 찡그립니다.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때 무대위에 그 사람은 손을 재빨리 치웁니다.장내에 불이 켜지고 그 사람은 말합니다.
이것이 공감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 때 저는 방향이 없었습니다. 몇 년 동안 착실한 지도 하에 시를 써왔지만 결국은 보여주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 시 가르쳐 주던 선생님과 길이 달라지고 그 후엔 어떤 방향으로 써야 할지 알 수 없었어요 그런 공백기간이 계속되었고 결국 누구나 거쳐왔을 문학소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몇개의 상으로 훗날 과거를 곱씹어보는 그런 어느날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쓴 물처럼 목구멍을 타고 넘어왔습니다.공책에 여백만이 자꾸 자꾸 늘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여러가지 일이 생겼습니다. 원하는 대학교에 합격하고서도 가지 않았던 제가 선택한 영사원 일이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조그만 공간에서 자꾸 안으로 파고드는 저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그리고 어제를 닳아버린 지우개처럼 자꾸 잃어버렸습니다. i-tv에서 남상아라는 록커를 보았고 태엽감는 새를 읽었습니다.
허클베리핀이란 그룹이 나왔습니다. 몇개의 스피커가 존재하고 기타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그리고 남상아라는 보컬은 순식간에 저의 마음을 휘어잡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은 아니었지만,그 느낌은 마치 누군가에게 떠밀려 바다에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지만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든 것 같았고 tv속 사람들의 환성소리가 바로 옆에서 나는 것 같았습니다.
이것이 태엽감는 새에서 나온 공감대라는 것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로 공감대라는 단어는 제 인생 최대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제가 무엇을 쓰든..무엇을 읽고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영화를 보든..다른 사람의 감정속에 파고들어 함께 느낄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계기들이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그러한 계기들과 마주칠 때마다 하나씩 깨닫게 되고 기뻐합니다. 태엽감는 새를 읽은것 그리고 남상아님의 보컬과 공감한것..이것 또한 하나의 계기라 생각합니다."
23살때부터 마음에 드는 커뮤니티에선 항상 첫글로 이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저 또한 스타리그를 좋아하고 선수들의 숨겨지거나 혹은 드러난 열정들을 좋아하며 개인적으로 '가능성의 미학'이라고 혼자 부르며 즐거워합니다. 이러한 공감대를 여러분과 나누며 또한 함께 즐거워하길 원합니다..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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