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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12 00:24:09
Name 글설리
Subject 사랑하는 아들 글설리에게.
글설리아
너의 열여섯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엄마가 이렇게 글설리에게 글을 써 본것도 오렌만이구나.
요즘에, 글설리의 훌쩍 자란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뿌듯하고 대견스러운지 모른단다.
생각하기엔 엊그제 여름의 내리막이 되는 날, 글설리가 태어난 것 같은데 말이다.
낳아서 부터 우유를 먹지않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힘들지 않게 했던 착한 아이인 것 같다.
엄마가 너를 임신하고 부터 늘상 성경 욥기를 읽었고, 그 속에서 어렸을 때 마다 힘을 얻었고 그래서 이름도 의로운 사람이라하여 글설리(가명)라고 이름을 지었단다.
늘상 체구에 비해 다부지고 사교적인 네가 친구도 많고 많은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았단다.
이제는 어엿한 청소년이 되어버린 아들아.
때로는 엄마 아빠가 고지식하고 답답하다고 생각 될때도 있을지 모르겠구나.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아는지 모르겠구나.
네가 공부하는게 얼마나 힘들고 지겨운지 말하지 않아도 조금은 안단다.
이 힘든 터널같은 시기, 그러나 지나가지않으면 안되는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는게 인생의 중요한 변수라는 것도알게 될 것이다.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 나의 지식의 총고에 저축을 하는것이다. 내 평생 살아갈 재산이다, 모르면 무시당한다, 등을 마음에 암시해봐.엄마도 그렇게 했으니까 말이다.
네가 얼마나 컴퓨터를 갖고 싶어하는 것도 알고있다.그러나 그것이 너에게 얼마나 나쁜영향을 미치는 지는 너도 잘 알것이다.
그곳에 앉으면 몇시간은 뚝딱, 그리고 그것이 너를 먹어버리고 온통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라는 것을..
글설리아 조금만 참아. 글설리는 참는것도 잘하고 해서 안되는 것도 잘 구별하는 힘이 있다는 것도 알아.
지금하는 작은 것들을 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혼자 사회생활을 해야 할때 너무 힘이들어, 그리고 그대는 부모가 도와줄수 없어.
사랑하는 글설리아.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 많이 도와주렴.
그리고 너의 비밀도 이야기해 주라. 나도 비밀 지켜줄께. 그리고 엄마 비밀도 이야기 하고 싶어.
사랑하는 글설리아.
엄마가 요즘 상태가 좋지 않아. 전번에 형이 가출 했을때 이빨이 모두 솟아서 음식을 먹을수 없었는데, 지금껏 그래. 요즘은 일도 손에 걸리지 않고 마음이 말이 아니다.
애써서 태연 한 척,하지만 마음은 갈기갈기 찢겨지고 울고있단다.
식욕도 없고, 가족을 위해서 너를 위해, 그리고 돌아올 형을 위해, 애써 건강을 챙기려 하지만 힘들구나.글설리가 도와주렴.
아들아 이세상에서 귀하게 쓰임받을 하나님의 아들임을 잊지 말고 가장 소중한 너의 인생의 주인임을 잊지말자.
아들아 사랑해!
너의 곁에서 네가 힘들때 꼭 도와 줄께.
글설리를 사랑하는 엄마.
///////////////////////////////////////////////////////////////////////////////
5년이 지난후 비로서 이 편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책상서랍에 넣어두셨는데, 미처 발견하지 못했네요. 평소에 정리를 잘 안한탓도있지만, 편지가 그만 서랍 끄트머리에 밀려 구석으로 떨어졌던 이유때문도 있겠죠.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후 편지를 읽어보았더니 어머니의 사랑을 어떠한지 잘 알수 있었습니다.
더 읽찍 더 편지를 읽었더라면, 1년이라도 일찍 읽었었더라면 어떠했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렌만에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저것이 모든 어머니의 마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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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12 00:28
수정 아이콘
사랑하는 아들 글설리에게.
라길래..
글설리 님의 어머니가 피지알 오신줄 -_-;;
음 왠지 찡해지는 편지
StaR-SeeKeR
06/04/12 00:31
수정 아이콘
이것도 일종의 피슁...ㅜ.ㅜ
내용보다 시작이 강한 임펙트를 주는 바람에 -_-^
그나저나 진짜로 어머님이 이렇게 글 쓰시면 감동이 어떨까요???
WordLife
06/04/12 00:31
수정 아이콘
느낌이 이상해.. 전혀 설레이지가 않아..

감동적인 편지내용과 글쓴이의 닉네임이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는군요..
06/04/12 00:44
수정 아이콘
내심은 모두 같겠지만,

저희 어머니는.. 예를 들어서(가감없이)
'긍까 이자식아, 나도 그런 개똥철학 다 해봤는데 다 부질없어.'
'넌 마티스의 론도를 보고서도 감동이 안느껴지는 놈이야. 근데 니가 공학말고 뭘할래? 넌 희망이 없어. 일찌감치 접고 그냥 하던거 해'
'야 어떻게 넌 인간이 그렇게 길눈이 어둡냐..?? 넌 인류의 수치야'

라고 하십니다. -_-

뭐 그래도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어머니도 절 사랑하시구요.
막시민리프크
06/04/12 00:48
수정 아이콘
..전 아침에 일어날때 어머니가 하시는말..
"9시다!!"
...-.-;;
시계를 보면 6시...후우..어머니에게 속고사는 접니다
06/04/12 06:17
수정 아이콘
사랑하지만 존경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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