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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2/15 22:17:47
Name 막군
Subject [글적거림]롯데와 홍진호, 내 인생에 잊지 못할 그들이여...


프로야구를 처음 알게된건 95년도였습니다.

그저 치고 던지는 건 줄만 알았던 야구에,

낭만이라는 걸 가르쳐준 팀이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 부산의 롯데 자이언츠입니다.


처음에는 단지 부산에 산다는 이유로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롯데의 홈경기가 있는날에 찾아가,

배불뚝이 응원단장 아저씨의 응원과

술취해도 정겨워 보이는 어른들의 함성,

파울 볼이 날라오면 '아 주라' 라면서 외치던 소리가,



조금씩, 조금씩,

롯데라는 팀이 너무나도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롯데가 95년 한국시리즈에서 OB에게 패배를 거두었을때,


먹고있던 닭다리를 쥐며 얼마나 울었는지 기억이 납니다.


슬펐습니다. 그저 슬펐습니다.

좋아하는 팀이 그렇게 졌다는게 너무 슬펐습니다.





4년 뒤, 롯데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7경기,

그걸 보면서 다시 왜 롯데인가를 일깨워주었습니다.

호세의 홈런 후 퇴장, 바로 터진 마해영의 불끈쥔 주먹, 9회말, 너무나도 극적인 임수혁 선수의 스리런 홈런...

그 날 저희집은, 아니 우리 아파트는 환호성이 울려퍼졌습니다.


비록 4:1로 한국시리즈에서 패배했어도, 그들의 모습은 저에게 있어서 하나의 낭만이였습니다.
















............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알게된건 99년도였습니다.

그저 show me the money만 치고 게임만 했던 저에게,

낭만이란 걸 가르쳐준 게이머가 있습니다.


제 주종이 되어버린, 저그의 폭풍저그 홍진호 선수입니다.

처음에는 단지 임요환에게 대적할만한 유일한 저그라고 생각하며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코카콜라배때 보여준 그의 폭풍스러운 모습,

홀 오브 발할라에서 보여준 엄청난 명승부,

정글스토리에서 보여준 깜짝 가디언,

라그나로크에서 보여준 앞마당 성큰 러쉬 후 버로우 저글링이,


그의 팬이 되게끔 만들어 주었습니다.



결국 임요환 선수와의 경기에서 3:2로 패배했을때,

쥐고있던 펜을 떨어트리며 아쉬워 하던 기억이 납니다.

아쉬웠습니다. 그저 아쉬웠습니다.

임요환 선수를 물리치고 라이언 킹이 될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게 그저 아쉬웠습니다.


2년 뒤, 제로스와의 올림푸스 결승전.

그걸 보면서 왜 폭풍이 폭풍인가를 깨우쳐주게 했습니다.

노스텔지아에서의 저글링+디파일러 공격

기요틴에서의 믿을수 없는 저력으로 역전승,

신 개마고원에서의 퍼펙트한 스탑 럴커.



비록 3:2로 아쉽게 패배했어도, 그의 늠름한 모습은 이미 제 마음속의 영웅이 되어 있었습니다.














요즘 그 둘은 너무 힘듭니다.

저에게 낭만을 준 롯데 자이언츠,

저에게 저그를 준 홍진호...

그들이 패배하면 저도 슬퍼했고,

그들이 승리하면 저도 기뻐했습니다.


매일 지는 롯데의 경기를 앞으로 절대 보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어느새 제 라디오의 주파수는 99.9(PSB 부산 라디오 - 롯데의 전경기 중계)에 가있었습니다.


아쉽게 고배를 삼키는 폭풍을 더이상 좋아하지 않을거라고 해도,

다시한번 제 인터넷 익스플로어는 지노동에 가있었습니다.







싫어할 수 없는,

어느샌가 제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그 둘.

롯데 자이언츠와 홍진호,


이 자리를 빌어 나의 거인과 나의 영웅의 우승이 2004년 내에 꼭 이루어 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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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토스
04/02/15 22:28
수정 아이콘
저도 95년 한국시리즈때 준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ㅠㅠ 부산에서 했던 경기 2게임을 가서 봤는데 9회말 공필성선수가 동점 홈런을 친뒤 연장에서 정수근 선수에게 3루타맞고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ㅠㅠ 그래도 그 당시 롯데는 정말 관객이 즐거워하는 야구를 했기에 항상 그러려고 노력하기에 그들을 좋아한걸 한번도 후회해본적 없습니다. 비록 지금은 다른 민간인들에게 롯데라면 비웃음을 사기도 하고 무시까지 당하는 팀이지만 결코 그렇게 무너질것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거인은 다시 일어날것 입니다.
폭풍저그따라
04/02/15 22:43
수정 아이콘
홍선수.. 화이팅!!
RaiNwith
04/02/15 22:44
수정 아이콘
저도 95년도 즈음에 프로야구를 무척좋아했었어요.
롯데가 준우승한것도 기억에 남는데....
(플레이오프에서 아마도 롯데가 LG를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한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전 그 당시 우승팀인 두산(OB베어스)의 광팬이었죠^^;
그때는 정말 부산에서도 야구열기가 대단했던것 같습니다....
롯데의 팬은 아니지만 저도 홍진호선수의 팬인데...
2004년엔 그의 우승을 꼭 보고 싶네요.
우선 온게임넷 차기 챌린지에 진출했으면 좋겠구요..
온게임넷이 아니라도 MSL에서 그의 우승을 보고싶습니다!..
다반향초
04/02/15 22:53
수정 아이콘
저역시 롯데의 팬인지라 로그인을 하지않을수가 없네요^^..
"아 주라~!" 참..정겨운 말이죠^^ 저부분에서 저도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답니다.
이제 '아'가 아니기때문에 파울볼 가질수는 없겠지만..
여러 롯데팬들의 바램이 그러하듯이 다시..다시 꼭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럴거라고 믿어요^^..부산갈매기..다시 한국시리즈에서 부를날이 있겠죠.
사에바 료
04/02/15 22:55
수정 아이콘
윤학길 김민호 전준호 박정태 김응국 박동희 가있던90년 초반에 정말 좋아했죠. 요즘은 야구를 안봐서 롯데 라인업이 누군지 아예 모르지만요..
Ms.초밥왕
04/02/15 23:07
수정 아이콘
아하하하...저도 95년도 즈음에 한창 초등학생 티를 벗고 중학생이 되었을 즈음 야구에 한창 빠져있었죠,,,^^
집에 5분거리가 경기장이어서 돈있을땐 1회부터 보러가고, 돈없을땐 6회말 즈음 어슬렁어슬렁나가서 공짜로 보곤 했었죠...^^;;
광주에서 사는지라 그 당시 해태팬이었는데...정말 대단했었죠...그 때...^^; 정말 온 도시가 야구열기로 후끈 달아올랐었는데...
요새에는 조금 식은것 같아 안타깝죠.... 광주하면 정말 야구 도시였는데 지금의 기아는 찬밥신세이니......-_ㅠ;

홍진호선수..이번에 msl에서 꼭 우승했으면...하고 간절히 바랬는데 항상 뒤에 머무르기만 하네요....너무 안타까워요...ㅠ_ㅠ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아마 모든 스타팬들이 바라고 있는 일이겠지요...^^ 홍진호 선수가 이번에는...꼭 우승 했으면 한다는....것을 말이죠..^^
...옐로우,..화이팅!
그린피스
04/02/15 23:08
수정 아이콘
롯데를 향한 부산 연고팬들의 애정은 정말 지금도 엄청나요. (제 친구들중에 뜨거운 롯데팬이 있어서.) 롯데. 이번 시즌에는 정말로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저 역시 처음으로 승부욕이라는것을 가르쳐준 홍진호에게 꼭 우승이 돌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슬레이어즈박
04/02/15 23:12
수정 아이콘
라이터응원,신문지응원.... 기억이 남네요...요즘엔 야구를 별로 안좋아하지만 저도 예전엔 열혈 롯데 팬이였죠...날아라 부산갈매기~~
04/02/15 23:13
수정 아이콘
전경기 중계를 하는 방송국이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케타로
04/02/15 23:27
수정 아이콘
전 삼성인데...^^
이제 삼성도 우승했고 한도 풀었고 좀더 재미있는 야구판을 위해........
삼성이 투수강팀이 되었으면 합니다.. ㅡㅡ;;
타자들 다른팀에 나누어 주고요..ㅡㅡ;;
도경을그리며
04/02/15 23:27
수정 아이콘
99년 플레이 오프 절대 잊지 못하죠 전 삼성팬이라서 롯데만 생각하면 이가 갈릴정돕니다.ㅋㅋ그때 7차전 히어로 마해영선수가 삼성에 와서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을 칠줄은 절대로 상상 못했죠...이상목 정수근 등등 이번엔 돈 많이 투자했으니 좋은 성적 내겠죠 롯데의 활약여부는 우리나라 프로야구 흥행이 걸린 문제입니다.
찬양자
04/02/15 23:38
수정 아이콘
전 서울출신인데도 저희 아버지께서 토종 부산출신이여서
게다가 스포층광이셔서..
저도 옆에서 아버지가 응원하는 롯데를 같이 응원하고 엔트리도 그 어린 초등학교 1~2학년때 모두 외울정도로 롯데를 사랑했지요..^^

이제는 아버지도 롯데에게 실망을 하셨지만..
가끔 아버지를 보면 역시 아직도 롯데를 잊지못하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가 참 많아요.
거인이 다시한번 일어서줘서 아버지에게 웃음을 주셨으면 정말 좋겠어요..^^
Zihard_4Leaf
04/02/15 23:53
수정 아이콘
저도 죽 삼성을 응원해왔죠 . 그 해 그 해의 라인업을 항상 기억하구요 . 롯데는 조금은 자꾸 추락해가는것같아서 싫증나기도 했었죠 . 하지만 올해는 기대해볼만 할것 같더군요 ^^
04/02/16 00:02
수정 아이콘
저도 롯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짧은 코멘트 남기지 않을 수 없네요 ^^; 사실 요 근래에 롯데가 좀 부진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만, 그래도 한 번 홈 팀은 영원한 홈 팀입니다!!! ^^; 롯데라는 팀 속에 살아있는 그 낭만, 그리고 그 열정. 잊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임수혁선수를 좋아했었는데 많이 안타깝지만, 다시 한 번 롯데. 타올랐으면 좋겠네요. 사직구장에 또 한 번 기쁨의 부산갈매기가 울려퍼졌으면 좋겠습니다 ^^
토스리버
04/02/16 00:15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 정말 화이팅입니다.... 우승하기 전까진 아무데도 못보냅니다 그선수 -_-
04/02/16 00:28
수정 아이콘
홍롯대 파이팅!
기억의 습작...
04/02/16 00:31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그가 있기에 내가 있고..
그가 있기에 저그가 있으며, 그가 있기에...감동이 있죠...
용잡이
04/02/16 01:19
수정 아이콘
지금의 엘지 흠..예전의 청룡의 팬이었으나 그래도
홍진호선수 화이팅입니다^^
키라키라
04/02/16 01:37
수정 아이콘
2월이 절반이나 남았는데 29일 프로리그 결승전에서나 옐로우의 경기를 보겠네요. 개인전은 1월에 3경기, 2월에 한경기 출전...
다시 OSL에 MSL에 올라와주세요.
옐로우의 경기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홍진호 선수 화이팅!
04/02/16 02:59
수정 아이콘
참으로 감동적 입니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꾸벅~
cosmic dancer
04/02/16 06:14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감동을 느끼고 빠져들게 한 장본인 홍진호선수의 올림푸스 결승의 경기들은 저에게 있어서도ㅡ홍진호선수가 승리한 전장이름이기도 하지만ㅡ 노스탤지어...입니다. 요즘의 그의 부진은 언제나 팬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지만 믿음이 변하는것은 아닙니다. 그는 우리에게 여전히 감동의 폭풍저그 이니까요.
조은호야
04/02/17 14:46
수정 아이콘
삼성팬으로써 99년 삼성과 롯데의 플레이오프 7차전 경기장에서 보고 있었죠..9회말 역전 홈런이 까마득히 날아 가는것을 보며 정신을 놓쳐버렸다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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