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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2/15 00:16:14 |
Name |
토스리버 |
Subject |
[막간단편] In Guillotine, 날라와 리치의 전투 그리고 그 마지막 |
치열하고도 기나긴 전투의 끝은 드러나는듯했다.
건조하고 미묘한 바람만이 날라의 땅, 기요틴을 가득 메웠다. 한치의 움직임도 없었다.
날라와 리치의 밀고 당기는 숨막히는 혈전으로 인해 폐허가 돼버린 기요틴, 그 정상 한 복판에서
그들은 마주 서 있다.
날라의 뒤에는 충성스런 그의 부하들, 다수의 질럿과 드라군들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전쟁의 승리와 쟁취를 만끽하고 있었고
전쟁중에 너무나도 많은 힘을 소모해 금방이라도 픽 쓰러질것만 같은 위태한 리치의 뒷편엔 푸른 연기와 액체가 돼어 사라지는 전우들과 목숨만 겨우 건진, 소량의 HP를 이어가고있는 질럿 두세기가 차가운 눈빛으로 날라를 노려보고있었다.
고요하다. 누구하나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날라의 뒤에 서있던 질럿 중 한기가 나와 날라의 앞에 모든 힘을 소모해버린, 위태하게 버티고 있는 리치의 왼쪽 무릎을 가격했다.
그리 강력한 공격도 아니었거니와 그런 공격 하나쯤으로 쓰러질만한 리치가 아니였지만 이미 모든 힘을 잃은
리치는 가격을 당하기가 무섭게 날라의 앞에 처참히 무릎을 꿇었다.
".....커헉..!"
"영웅..!!"
리치의 뒤에있던 질럿 몇기가 나와 쓰러지는 리치를 부축하려했으나 리치는 힘겹게 오른팔을 들어 그들을 가로막았다.
그의 뒷모습에는 무엇인지 모를 좌절감과 패기가 그를 감싸고있었다.
".....난...... 헉... 괜찮다...."
"...훗, 역시 영웅 리치라 불릴만 하군. 죽음 직전의 순간까지도 부하를 생각하는 마음이라니."
"...................."
리치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살기어린 눈빛으로 날라를 노려보았다.
이미 승기를 쥐고있는 날라, 그리고 패배자 리치의 눈빛이었지만 날라는 리치의 눈빛에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가. 내가 또 너를 이겼다. 그것도 이 기요틴, 나의 땅에서말이다."
"............................."
"이제 아이우를 내게 맡겨보는 것이 어떤가. 프로토스를 정상으로 이끈 너의 그 힘 마저 이제 부질없는것이 돼었다. 그리고 너는 지금 이렇게 나의 발 아래 무릎을 꿇고있지않은가."
"..........................."
"프로토스는 이제 나의 몽상 안에서 행복을 누릴것이다, 꿈을 가지고 살아갈것이다. 이 날라의 꿈속에서 말이다."
"............꿈은.... 허망, 즉 환상일 뿐이다.... 너는 이 암담하고 참울한 세계를 꿈이라는 대리만족 대상으로써 벗어나고싶어하는것일... 뿐이다...
너의 꿈 안에서...... 프로토스는.... 거짓 행복을 누리며, 거짓과도 같은 망상속에서 허우적댈... 것이다..... "
"......다, 닥쳐라! 나의 꿈속에서 나의 부하들과 나는 지금껏 행복ㅎ........"
"........... 나는..........."
"............................. "
"........... 나는......... 영웅이다... 설사 그곳이 너의 땅이라 할지라도..... 난.... 모든 영역을 다스리는 영웅... 이다..... "
"..... 훗, 그래서, 그런 니가 지금 무얼 할 수 있는거지? 결국 너는 이렇게 무릎을 꿇지않았는가?"
"............... 너는 ... 곧, 볼 수 있을것이다... 나의 날개.... 를... 그리고 나의 날개안에서... 부활하는.. 프로토스..... 를...!!"
리치의 고요하면서도 위압감으로 가득찬 목소리에 주위는 순식간에 얼어붙는 듯 했다.
날라의 뒤에 서있던 그의 부하들 또한 긴장을 한것인지 전투태세를 갖추었고, 날라 또한 그 긴장감이 가득한 순간에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좋다. 기대하마, 너의 날개를."
"..................."
"나의 꿈과 너의 힘, 아이우의 미래, 성지 그 모두....... 너와 내가 다음번에 다시 만났을때에 결판짓도록하자."
"...........후후.... 흐, 하하하하하!"
리치의 섬뜩하고 살기어린 웃음소리, 날라는 온몸이 얼어붙는 듯 했고, 곧 서쪽의 하늘에서 무언가 반짝이는가 싶더니 거대한 투구를 앞세워 날아온 아비터 한 기가 리치의 머리 위에 떠있었다.
리치의 뒤에있던 질럿 한기가 아비터 안으로 들어가 엔진을 작동시키기 시작했고 곧 "리콜"을 시전하고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영웅, 어서 타라."
곧 아비터에서는 아비터 안에 들어갔던 질럿의 음성이 들려왔다. 질럿 두세기가 무릎을 꿇은채 가쁜 숨을 몰아내쉬고 있는 리치를 일으켜 부축했고 곧 아비터 리콜의 레이저망 안에 들어갔다.
"............ 다음엔, 꼭..............."
리치가 섬광이 스치는듯한 살벌한 목소리로 날라를 향해 내뱉은 말이었고, 곧 그의 모습과 아비터는 눈 깜짝할 사이에 자취를 감추었다.
승리의 전장에 남은 날라와 그의 부하들은 아무말이 없었다.
"......기쁜 승리의 날이다. 모두 즐겨라."
날라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고, 그의 부하들 또한 영웅과의 싸움에서 지친 피로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날라의 머릿속에서는 아까 리치와의 대화들이 윙윙대며 울리고 있었다.
'나는 영웅이다.'
'너는 곧 보게 됄 것이다. 나의 날개를.'
"......후, 후후훗....역시......역시 영웅이군."
날라는 얕은 조소를 띄우며 패배란 이름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던 리치의 강렬한 인상을 회상하기시작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다시 만나게됄 그와의 전투가 벌써부터 흥분되었다.
"...다시만났을땐, 더욱 성장해있겠지... 리치."
말을 마친 날라는 피식 웃으며 눈을 감고 뒤를 돌아 천천히 걸어갔다.
.
.
.
폭풍전야.
폐허가 된 땅 기요틴에서의 승부는 그렇게 막을 지었고, 그들의 운명적인 만남을 배회라도 하는듯 건조한 바람은 쓰러진 기둥을 서서히 감쌀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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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그냥 우울한 이밤의 기분에 쏠려서 끄적여본다는게 이렇게 되버렸네요.
밤12시에 쓴 글이라 두서도 맞지 않고 어색한 문장도 끼어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왕 애써서 쓴글이니, 많은분들이 읽고 즐거워해주셨으면 합니다 ^^
좋은밤돼세요....~
ps.1 영웅의 팬으로써 매우 아쉽지만 그래도 인정할 것은 해야겠죠? ^^ 강민선수의 4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의 플레이,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ps.2 제가 좋아하는 영웅을 이기고 올라가셨으니, 그의 몫까지 꼭 우승해주시길 바랍니다.
ps.3 다음번에 만났을땐... 꼭 양보해주셔야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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