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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21 23:41:42
Name 김치원
Subject 송병구 선수는 몇 안되는 전략가였습니다.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송병구' 선수의 믿지 못할 역전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송병구 선수는 진정한 몇 안되는 전략가 였습니다. 잠시 테이프를 돌려 봅시다. 시종 일관 송병구 선수는 박태민 선수와 땅따먹기 싸움을 했습니다.

꾸역꾸역 밀어내면서 멀티를 해내고, 자원을 놓치지는 않았죠. 하지만, 박태민 선수도 호락호락하지 않더군요. 자원을 효율적으로 써서 한꺼번에 다 떨어지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모습이 눈에 띄더군요.

중요한 것은 송병구 선수가 자원을 모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꾸준히 싸움을 했는데, 스타게이트도 더이상 돌지 않고 그저 소유하고 있는 병력만으로 상대와 유리한 싸움을 해갔습니다.

커세어수도 참 적당하게 잘 갖추고 있었죠. 커세어는 저그 플레이어에게 너무나 커다란 위협입니다. 스타 크래프트처럼 가위바위보 싸움에서도 커세어는 저그에게 만큼은 최소한 가위, 바위 동시에 내는 것과 진배없죠. 상대는 기껏해야 커세어와 비기는 싸움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각설하고, 오늘 송병구 선수가 막판에 보여준 전략은 참으로 눈부셨습니다. 송병구 선수가 우연히 다크 아칸을 쓴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마엘 스톰의 업그레이드 부터 미리미리 준비해 놓은 치밀함이 있었죠.

그리고 함정을 팠습니다. 박태민 선수에게 최고의 먹이감을 선사했는데, 바로 캐리어였죠. 캐리어를 압도할 수 있겠다고 방심한 박태민 선수는 결국 상대의 포토 캐논 위 까지 따라서 디바우어러를 올리는 '첫 번째 치명적'인 실수를 합니다. 사소한 실수는 그냥 넘어가자고요. ^^*

박태민 선수도 순간적으로 줄어든 디바우어러를 보고 아차 싶었겠죠. 보통 실수했다고 생각하면 사람은 심리적으로 방어적이 되며 무리를 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뮤탈을 갑자기 더 많이 생산하고 다시 디바우어러를 필요 이상으로 늘리죠.

당연히, 캐리어를 잡았으면 디바우어러 생산을 줄여야 긍정적 순환인데 반해, 박태민 선수는 오히려 디바우어러를 늘렸죠. 이게 '두번째 치명적 실수' 입니다.

그리고 송병구 선수는 지상군을 압도할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제가 역대 본 조합 중에서 저그 상대 가장 강력한 조합을 꾸몄습니다. 박태민 선수가 이를 알았다면 히드라, 저글링, 울트라를 모았어야 분명합니다. 그래도 이긴다는 보장은 못할 정도였죠. 정보의 부재가 '세번째 치명적 실수' 였습니다.

그리고 병력 낭비는 '네번째 치명적 실수였죠' 하긴, 이미 그때는 승부가 거의 결정되었던 때였죠.

송병구 선수는 적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서 승리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진정한 전략가의 모습을 보여주었죠. 박태민 선수가 실수를 했지만, 저그의 운영은 훌륭했습니다.

따라서 이 경기는 반드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보시기를 권유하는 바입니다. 양 선수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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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21 23:43
수정 아이콘
제가 조심스럽게 추측하는 것에서는 저그가 프로토스와 같은 궁극 체계를 놓고 싸우게 된다면 결코 이길수가 없다라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다 저그가 테크가 오르면 오를수록 프로토스보다 좀더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06/01/21 23:43
수정 아이콘
송병구선수..신3대플토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선수인데..프로리그에서의 모습을 스타리그에서도 보여줬으면..ㅠ_ㅠ..차기시즌 화이팅!
WizarD_SlyaeR
06/01/21 23:43
수정 아이콘
정말 제눈에는 포스 강민으로 느껴졌습니다. 준우승으로 그쳐 그 위엄이 사그라들어지만 팬들은 잊지 못할것같네요 레퀴엠에서의 vs마재윤, vs박태민 전을..
06/01/21 23:44
수정 아이콘
오늘경기 삼성이 이겼으면 무조건 MVP 송병구였을듯
06/01/21 23:44
수정 아이콘
병구 선수 오늘 정말 잘 했습니다. 저그킬러로 성장할 것 같다는 느낌이 오네요.^^
My name is J
06/01/21 23:46
수정 아이콘
쉽게 잊지못할 경기였죠..^_^
후반부에 약해졌던 저그전..확실히 해결책을 깨달은듯 합니다.
자랑스럽죠- 으하하하!
사신김치
06/01/21 23:46
수정 아이콘
오늘 삼성 이겼으면 정말 송병구 선수 MVP는 따놓은거였는데.
06/01/21 23:47
수정 아이콘
9시 앞마당 뒤쪽을 점령하고 싸우면서 캐리어를 잃지 않은것이 자원을 착실하게 쌓을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봅니다 오늘 1경기는 정말...
06/01/21 23:48
수정 아이콘
송병구 역시 신 삼대플토로 대단해요~ 그랜드파이널에서 다시 한번 티원이랑 만나요~
06/01/21 23:48
수정 아이콘
커세어+케리어+아칸형제+템플러 이 조합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나요? 전혀 감이 안잡히네요 오직 3/3풀업 히드라 뗴거지하고 디파일러 퀸 울트라 럴커 밖에 감이 안잡히네요.
Lady)Lucifer
06/01/21 23:54
수정 아이콘
재계님 -_-; 그조합나오면 답이없죠 멀티 3~4배 먹고 물량아니면 답이;;
버관위_스타워
06/01/22 00:02
수정 아이콘
커세어+케리어+아칸형제+템플러 가 나오기전에 끝내야죠.
올드카이노스
06/01/22 00:08
수정 아이콘
초반..아니 중반까지도 -_-;;다소 루즈했던 감은 있지만
9시에서의 그 끊임없는 공방전..그 부분부터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다음에 명경기..이런 걸로 재방송 할 때,그 부분부터 방영해줬으면 좋겠네요..흐흐
힙훕퍼
06/01/22 00:27
수정 아이콘
송병구 선수 놀랍습니다. 운영이라면 둘째가면 삐질(?) 마재윤,박태민 선수를 후반장기 운영으로 이기다니.. 제 속으로 송병구선수를 과소평가했던 제가 다 민망해지던 순간이더군요
StaR-SeeKeR
06/01/22 01:07
수정 아이콘
전략가라기보다는 성격의 승릴랄까 =_=;;
인내심이랄까 엄청...
박태민 선수 울트라 대신 차라리 디바워러 근성 히드라 저글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역시 커세어, 캐리어, 하템, 다크아칸 + 아비터, 아칸이 스타에서 거의 최고봉인 듯 ㅋ
06/01/22 09:20
수정 아이콘
플토하는 재미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죠.
DNA Killer
06/01/22 10:38
수정 아이콘
T1팬이지만 삼성의 우승을 기원했기에 송병구선수가 이기길 바랬지만 그래도 박태민선수가 진게 또한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캐리어를 잡은 시점에서 디바우어러가 너무 많은것이 독이었고
그렇다고 체재변환을 하기에 디바우어러를 없애는것도 힘든 판단이었죠.
송병구선수는 소수캐리어와 남아도는 가스를 이용해 아콘으로 전환한것이 정말 멋진 수였습니다.
박태민선수 기지를 두드리면 소모를 할때 디파일러를 사용하지 않은게 너무 아쉽습니다. 건물바리케이트에 너무 비효율적인 전투를 했죠. 약간이나마 승패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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