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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2/14 15:52:51
Name Calvin
Subject 스타크래프트의 "이만기", 임요환 그 이후는?
스타크래프트의 "이만기", 임요환 그 이후는?
민속씨름의 역사를 참고하여....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끈지도 이제 거의 6년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많은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들이 스타크래프트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쉽지않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민속씨름과 한번 대비시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지금의 스타크래프트는 민속씨름의 흥망과 매우 닮아있다고 생각되기때문입니다.
둘 사이에는 "물론" 다른 점도 있겠지만..유사한 부분을 중심으로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먼저 민속씨름.

초기 민속씨름계에서는
몸무게를 바탕으로 한 덩치있는 사람이 유리한 형국이라,
승부의 예측도 너무나 간단했던 것이죠.
그냥 딱 봤을 때에 덩치 더 크고 몸무게 더 나가는 사람이 이기는 겁니다.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도 비교적 단순했고요.

그러다가 갑자기 민속씨름의 인기는 치솟았습니다.
바로 전설의 그 이름, 이만기 선수때문이지요.

잠시 이만기 선수의 기록을 보면
천하장사는 총 10회, 백두장사 총 18회로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만기 선수는 83년부터 89년까지 16회의 천하장사 대회중 10회를 우승했으며
85년부터 90년까지의 백두장사 대회중 18회 우승을 했습니다.

이만기는 키도 작았고, 몸무게도 기존 선수에 비해 덜 나갔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이른바 "기술씨름"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덩치 큰 상대를 만나도 기죽지않고 그만이 가진 유연한 허리와 빠른 반응속도를 바탕으로
상대로 하여금, 자기 힘에 자기가 넘어지도록 유도하는 씨름을 선보여서
당시 씨름팬을 경악시켰지요.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 나온 셈입니다.
이만기와 이봉걸의 명경기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봉걸은 기술씨름이 아니라 단순한 기술 한두개 및 큰 키를 이용한 씨름을 했죠)

그렇게 이만기 선수는 최고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만기씨가 은퇴하고
다시 민속씨름계는 침체의 국면에 접어듭니다.
앞서와 같은 이유로...

그러나 민속씨름이 다시한번 중흥의 기회를 만나는데,
93년에 나타난
바로 소년장사 "백승일"때문입니다.
백승일은 기존 장사처럼 큰 키도 아니고 몸도 작았지만,
이만기를 연상케하는 기술로 다시금 상대를 압도하고
천하장사에 올랐으며
씨름의 인기가 다시 올랐던 계기가 됩니다.
백승일이 간 후, 다시 민속씨름은 침체기이죠.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거냐.

과거 민속씨름의 예를 스타에 적용해보고 싶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기본적으로 전략 시뮬레이션이기때문에,
상당수의 게임은 전략의 우위로 승패가 이미 반정도는 결정난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반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전술이라고 보는데,
크게 두가지로 나누면. "컨트롤"과 "유닛 생산"
씨름으로 치면 "기술"과 "덩치/힘" 정도가 되겠군요.

과거 스타의 인기가 폭증하던 시기는
기욤 패트리와 임요환의 등장이었습니다.

기욤 패트리는 기존의 한국 게이머 사이에서 인정받던 "게임의 룰"을
깨고 새로운 게임의 룰을 들고 나와 스타를 석권했고요.
이후 임요환 선수의 등장이 사실 고만고만한 스타의 인기를 다시 끌어올린 것이라 보아도 무방하다고 봅니다.(스타의 자리를를 탐내는 몇몇 게임이 있었지요. 워크래프트 3, C&C, 커프 등등)

임요환 선수의 화려한 컨트롤과 독창적인 전략이 스타의 인기를 살린 겁니다.
사실 임요환 선수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스타의 인기를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더 나아가 임요환 선수는 CATV는 물론, 공중파 TV와 영화, 게임과 상관없는 내용의 광고CF에 까지 등장하고 있는 유일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물론 임요환 스타일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마치 민속씨름처럼요.
이만기나 백승일도 장점만 있던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요즘 들어서
다시 물량의 시대가 득세한 것 같습니다.
많은 신예 선수들이 물량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일부는 전략으로도 이름이 높긴 하죠)

물량의 시대가 득세하는 그 순간은 신선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랬듯
물량위주 유저가 자꾸 득세하게되면 스타의 인기는 분명히 떨어집니다.
스타는 기본적으로 "전략"시뮬레이션이기 때문입니다.
전략은 계속 개발되어야하고, 정체되는 그 순간 몰락한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모든 경기에 물량위주 플레이어들끼리 나와
세밀한 컨트롤과 신선한 전략의 부재속에
모두가 똑같이
가스 멀티 하나 먹고 유닛만 쭉쭉 뽑아내서 중후반에 어택땅 하는 장면만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처음에야 지금처럼 탄성이 나오죠.
나중에도 그럴까요? 안봐도 뻔한 비디오가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다시 새로운 게임의 룰을 만들겠죠
임요환 선수든, 혹은 임요환 선수를 연상케하는 그 누구든.
물론 컨트롤 뿐만 아니라 전략에 있어서도 우위가 있어야합니다.

단순히 새로운 전략과 컨트롤, 물량을 갖춘 것이 아니라
온게임넷 연간 VOD top 100에서 상위권에 다수 랭크되면서
지금 임요환 선수가 가지고 있는
게임 내 외부에서의 관심...활동까지 물려받는...그런 선수
단순히 "게임을 잘한다", "여러차례 우승을 했다"를 넘어서 "게임 밖의 영역에서 스타크래프트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

민속씨름계의 "이만기"가 있었다면
스타에는 "임요환"이 있습니다.
이만기에 이어 "백승일"이 있었지요.
임요환 선수를 이어 스타의 "백승일"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런 선수를 기다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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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루스
04/02/14 16:00
수정 아이콘
우... 임요환선수에 대한 글이 나올때마다..(윗글처럼) 저는 홍진호선수가 생각납니다... 우우~!
This-Plus
04/02/14 16:06
수정 아이콘
이건 다른 이야기지만 지금 프로리그 이윤열 선수가 좀 작정을 한 것 같은데...-_- 저러면 어떻게 뚫을 수 있을까요?;;
나야돌돌이
04/02/14 16:08
수정 아이콘
인기면에서는 정말 임요환 선수가 단연인 것 같습니다(임요환 다음은 홍진호 선수인 것 같고요), 성적이 예전만 못하지만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는 것 같아요, 프로게이머로써 인기가 많다는 것은 축복이지요

개인적인 생각인데 아무리 봐도 숙명의 라이벌은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인듯...임진록이란 말이 너무 어울린다는

성적면에서는 이미 이윤열 선수가 포스트박서의 자리에 올라섰는데 과연 성적과 인기, 이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선수가 누가 될지...

이윤열 선수가 될 수도 있고 최연성 선수가 될 수도 있고 강민 선수도 노려볼만 하기는 한데 임요환 선수의 인기를 뛰어넘는 것은 임요환 선수의 업적과 성적을 뛰어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 보이기도 하고요
노란잠수함
04/02/14 16:24
수정 아이콘
씨름역사에서 강호동 선수가 빠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상 최강이라고 볼 수 있는 선수죠... 비록 활동을 짧았지만 90%에 육박하는 경이적인 승률은 앞으로도 나타나기 힘들거 같네요...
elusivedream
04/02/14 16:25
수정 아이콘
글쎄요..요새 잘 나가는 선수들도 이른바 화려한 컨트롤과 독창적인 전략은 충분히 지니고 있는 거 같습니다. 임요환선수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못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임요환선수는 시기를 잘 타고 났다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겠네요. 포스트 임요환....? 그게 누가 될지는 어서 임요환 선수가 은퇴(잠정적이든 아니든 말이죠.)를 해야 알 거 같네요.
04/02/14 16:32
수정 아이콘
지금있는 거품이 빠지면 타격이 있긴 있겠군요...
04/02/14 17:19
수정 아이콘
현재로선 강민선수가 가장유력해 보이네요.. 아무래도 저그나 프로토스 진영에서 나와야할듯한데...

개인적으론 변은종선수에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04/02/14 18:49
수정 아이콘
스타크레프트의 '이만기' 라고 하셔서 유명한 언어영역 강사인 이만기 선생이 순간 스쳐갔다는.. (-_- 쿨럭..
제3의타이밍
04/02/14 18:54
수정 아이콘
강호동 선수(-_-)는 마치 최연성 선수를 연상케하는 대략 난감한 승률..
꺄악^-^
04/02/14 18:54
수정 아이콘
yalzam// 핫..그 분 이름이 반갑네요..
저희 과 선배님이시거든요..
신입생시절-_- 동문체육대회 뒤풀이때 노래하시는 그분을 뵙고
저도 모르게 "오빠!오빠!"를 외쳤다죠 켁 ㅡㅡ
상관없는 얘기었지만요^-^

그리구 저그에서도 막강한 선수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iOi
04/02/14 19:28
수정 아이콘
이만기 선수는 전략적이고 유연함이 일품이었죠.. 기술씨름의 최고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는 임요환선수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강호동 선수는 힘과 기술, 젊은 패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만기 선수보다는 화려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정말 강력함을 가지고 있던 선수였죠. 그런면에서 이윤열선수와 견줄 수 있겠네요.
그 이후 씨름계를 최근 주름잡고 있는 이태현, 김영현, 최홍만 선수 등, 그들은 주로 기술보다 힘이 우선시 되고 있죠. 그런면에서 요즘 신예테란 최연성 선수, 전상욱선수, 유인봉 선수등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극히 주관적인 저의 생각입니다.
씨름과 스타크 모두 참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기자기하고 화려했던, 그리고 다이나믹했던 예전의 낭만시대를 더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 복고풍이 다시 대유행한다는데, 간절히 낭만시대의 부흥을 바래봅니다.
04/02/15 04:19
수정 아이콘
헐.. 변은종 원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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