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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2/13 21:41:09
Name 세상 끝까지
Subject 다시 돌아올 그날까지. 나의 영웅... 나의 리치여...(스포일러 과다.)
... 벌써 2년 전 인가요?
'그'가, '리치'가 프로토스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획득한지..
월드컵의 진한 감동으로 가슴에 뻥.. 하고 뚫려버린 저에게..찾아온.. 가을 그리고, 2002sky..
그 때, 그 곳에서 리치는 황제를 꺽으면서 그렇게.. 그렇게 영웅으로 등극했습니다.
천지를 진동하는 스톰과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질럿, 드라군..
그 이 후로 저는 리치의, 영웅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처음으로 펜카페라는 곳도 가입했을.. 겁니다. 그가 나오는 게임체널은 꼬박 꼬박 다 챙겨 보았으며, 그에게 더욱더 가까이 다가기 위해서, 아니 다가가고 싶어서 저는 할 수 있는건 다했습니다. 여름방학때는 그에게 찾아가 인사하고, 사인도 받고 싶었지만, 여건상.. 그렇게 까지는 할 수 없었습니다.
..후회스럽군요.
한동안 그의 슬럼프가 지속 될 때도 그에 대한 저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황제에게, 나다에게, 폭풍에게, 그렇게 수많은 이들에게 gg를 선언 할때도.. 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제 마음속에는 지난 sky2002의 감동이.. 진하게.. 깊숙히.. 변함없이...
그리고 다시 찾아온 가을.
듀얼토너먼트에서 멋지게 승리하면서, 영웅의 부활을. 제기를 알리는 듯 싶었습니다.
16강 8강 4강 까지.. 거칠것 없어 보였습니다. 다시 한 번 저에게, 아니 리치를 응원하는 수 많은 팬들에게, 아니 리치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그는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4강까지 올라 갔었습니다.
4강.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문 턱. 날라와의 피할수 없는 전투.
... 그리고 패배.(이 때부터 강민선수가 조금씩 밉게 보였던..)
만약, 1.5차전에서 쓰이는 맵이 신개마고원이나, 노스텔지어, 아니 기요틴만 아니였다면. 리치가 이겼을지도 몰라. 아니 이길꺼야. 하면서 그의 패배를 위로 했습니다.
가끔 리치의 성적이 어떻니, 부진하다느니,  대 저그전의 모습의 강력함이 없다니.
그를 펌허 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반드시 언제가는...
그렇게 그에게, 저에게 2번째 가을은 지났갔습니다.
이제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 뿐이다. 4강이면 잘한 거야. 다음에는 반드시 다음에는 꼭.
타임머신에서, 손을 치켜드는 그를 볼 수 있을꺼야. 결승전 무대에서 인터뷰를 하는 그를 꼭 볼수 있을꺼야...
.. 듀얼 이라는 잔인한 관문이 지나가고, 그는 다시 16명의 전사들과 함께, 다시 출발점에 섰습니다.
16강 조평성도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조용호 선수가 마음에 걸렸지만,
전장은 패러독스2. 박정석선수의 홈그라운드나 다름 없지요.
그렇게 무난히 16가을 통과하며, 8강에 안착.
부산에서 이윤열 선수를 맞으면서, 그의 시작은 정말 정말. 좋았습니다.
마치 하늘이 그에게 길을 열어 준것처럼 느껴졌습니다.  
8강 첫 경기에서, 이윤열 선수를 비교적 쉽게 잡으면서, 주먹을 쥐어 보이는 그를 보면서....
한게임을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저에겐 .. 정말 즐거운 나날이였습니다.
다음 상대는 제우스, 전태규 선수.
.. 그리고 예상 밖의 패배. 당연히 이길줄 알았던 경기에서, 그는 그렇게 무릎을 꿓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때문에,..
그리고 오늘.. 다시 만난, 날라와 리치.
겉으로는 박정석 선수의 승리가 당연 하다듯이 애기 했지만,
마은 한구석으로는.. 마음 한구석으로는...
리치가, 그가 질 꺼 같아.. 날라는 너무 위험해.
그리고 하필 맵도 기요틴. 너무 위험해...
하면서 생각 했습니다.
.. pgr21이 강민 선수의 승리 쪽으로 조심스럽게 무게 치우치는 분위기가..
너무나 싫었습니다. 현존 하는 최강 토스는 강민 이다. 라는 말을 볼때마다,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목요일의 대 역전극도, 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김현진 선수가 제 실력을 발휘 하지 않아서 그럴꺼야. 날라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
하면서, 제 자신을 안심 시켰습니다.
...

그리고 시작된 경기, 마음 졸이며,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최단 거리. 가까운 거리. 예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멀티 타이밍이 차이가 나면서, 박정석 선수가 리버를 준비하면서...
이건 아니야. 이건 아니라구..
하면서 수없이 되새겼습니다. 질꺼 같다. 라는 말이 수없이 되뇌었습니다.
.. 박정석 선수의 반격. 준비한 리버 2기로 무서운 기세로 강민선수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그 때도 이길수 있을 꺼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리버 컨트롤도 정말 환상이였고, 싸움도 그렇게 잘했지만..
강민 선수의 본진에는 이미 템플러가 나올수 있는 상황 이였지요.
해설진들은, 하이템플러가 왜 이렇게 늦냐면서, 말했지만.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다크를 쓸 줄...
시간을 최대한 끌면서, 다크 드랍을 쓸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박정석 선수가 치고 올라갈 때, 다크 대비해!
하고 소리를 질렀답니다.
하지만, 초반 빌드에서 박정석 선수는 벌써 진 것으로 생각 되더군요.
물량 최적화를 지향하는 박정석 선수가, 멀티 쪽에 캐논을 심을 거라고는 생각이 전혀 안들 더군요.
그리고 어설프게 캐논 2기 정도 지었다해도, 뚫렸을 테니까요. 물론 박정석 선수는 예상을 전혀 못한듯 보였습니다만...
그렇게. 앞마당 넥서스가 파괴되고, 나와있던 병력도 모두 잡히고, 다크는 로보틱스 때리고, 마이큐브의 악몽은 그렇게 되살아 났습니다.
한동안, 한동안 승패가 이미 결정났음에도 불구하고, gg를 선언 하지 않던 리치...
너무 속상했습니다.
왜 강민 이였나, 왜 기요틴인가. 왜 왜....
그렇게 리치의 한게임은 막을 내렸습니다.
씁슬한 결과와 함께 말이죠...

저에게 있어 리치는.. 딱 잘라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로인해 스타의 진정한 묘미 프로토스의 진정한 매력을 맛 볼수 있었으며, 그로인해 하루하루가 즐겨 웠습니다. 그가 승리한 날 에는 더욱이...  그로 인해서 말이죠...


저에게 있어서 길다면 길었던.. 리치와 저와 인연을 (물론 저에게만 해당되는 말이죠^^;;)
인연의 끊을... 잠시 끊으려 합니다.
더불어 그를 알게 해준 온게임넷, 그리고 pgr21과도...
앞만 보듯 달려가는 질럿처럼, 리치도, 수많은 고난을 이겨내고.. 그렇게 그렇게.. 계속 달려나 겠죠.
그리고 저도 이제 달리려 합니다. 그와 함께 말이죠. 가는 길은 다르지만, 결과는 같을 꺼라는 확신을 가지고, 달려나갈겁니다. 뒤는 돌아보지 않은 채 말이죠. 앞만.. 앞만 보면서..
만약 리치가 오늘 승리 했다면... 그랬다면.. 조금더 연장 되었을 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아쉽네요^^

안녕이라는 말은 하지 않을래요. 다시 돌아 올거니까요. 11월 17일 지나면 말이죠.^^
그리고 다시 리치의 멋진 팬이 되어서 돌아 올겁니다. 그리고 지금 보다 훨씬 큰 응원을
해드릴겁니다.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리치 화이팅입니다!


                                               -2월 13일 '리치'의 광팬 세상 끝까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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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잡아먹었어
04/02/13 21:46
수정 아이콘
수능잘치세요..
04/02/13 21:56
수정 아이콘
팬의 마음이란게 다 비슷한 걸까요?
저도 제가 응원하는 선수가 질때면 이런 생각을 하거든요..^^
세상끝까지님의 마음이 듬뿍 담겨진 글이라 참 좋네요.
비록 4강진출에 실패하셨지만 박정석선수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세상끝까지님 ^^ 끝까지 믿고 기다리시면
멋진 영웅이 돌아올겁니다~ ^^ 그때까지 화이팅!!
진짜 엑스터시
04/02/13 22:02
수정 아이콘
아직멀었지만..
수능 대박나세여 ^^;;
과자공장사장님, 1줄의 압박이네요..
04/02/13 22:04
수정 아이콘
저는 엎어져서 울어버렸지만 ...... ; (추했답니다-_-;)실제로 리치의 마음은 더욱 찢어졌을겁니다. 그의 올해 목표가 빗나갔으니까요 .. 하지만 리치 .. 당신에겐 기회란 무궁무진합니다^^ 마음이 여리시니 축져지실까 걱정됩니다. 리치 ! 당신은 훌륭합니다 ! 앞으로도요 ^^
모모시로 타케
04/02/13 22:13
수정 아이콘
저랑 정말 똑같은 맘이십니다..저도 님이랑 똑같습니다..
RaiNwith
04/02/13 22:17
수정 아이콘
저도 눈물이 찔끔. 정말 하늘이 원망스러웠다고 할까요?
세상끝까지님... 수능잘 준비하세요...^^ 그리고 리치는 썪어도 리치!
(썪어도 준치!의 패러디-_-;) 라고 잘하고 있을겁니다.
다시한번 리치 화이팅입니다!
Kim_toss
04/02/13 22:32
수정 아이콘
리치의 경기를 보며..리치답지 않은 모습에 화가 난 건 왜일까요..
왜 리치는 날라의 페이스에 휘둘리는 건지..특유의 물량 위주로 진행하지 않는건지 알 수 없습니다..ㅠ.ㅠ
김성제 선수의 리버는 드라군 수로 제압했으면서..왜 날라에게도 물량위주로 진행하지 않는지..
왜 항상 날라의 다음 수를 걱정하며 결국 물량에서마저 밀려버리는지..
박정석 선수가 까페에 글을 올리신 것 처럼 항상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다음 스타리그는 꼭 우승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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