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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2/12 04:35:03 |
Name |
Bar Sur |
Subject |
[건의] 벨런스를 논함에 있어서 우리의 자세. |
이 자리를 빌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아주 간단한 겁니다. "합리적인 이해, 어디까지나 냉정한 이성 아래에 이루어진 검증, 그리고 차분한 언어를 통한 제안, 자신의 주장의 사각死角을 인정할 줄 아는 자세 속에서의 타인과의 피드백" 말로는 꽤 길게 늘어지고 부분적으로 어렵게 들리지만ㅡ, 이것은 절대적으로 나뉘어져서 생각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것을 뭉뚱그려 하나의 포괄적인 의미로 나타내자면 <무게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라는 겁니다. 앞에서와 같이 포인트를 잡는 건 여러가지로 나눠질 수 있겠지만 그렇게 갈래갈래로 주제의식을 나누고 차근차근 짚어나가면서 심도있게 파고 들어갈 정도로 우리의 인식이 얕거나 아집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을테니까 말입니다.
나의 의식과 나의 언어는 <나>라고 하는 주체와 필수불가결하게 결부될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나의 의식을 나의 언어를 통해 타인 앞에서 당당하게 주장하려면, 우리는 최초에 있어서 <나> 자신의 위치를 설정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때, 우리는 어디까지나 자기자신의 위치를 타인이 보기에 주체적이며 강건하면서도 변동에 무감각하지 않도록 설정해야합니다. 그것은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거나, 감정적이거나, 뿌리가 허약하거나, 방약무인해서는 안됩니다. 먼저 이것이 가능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예상하지 못한 누군가의 반발이 일어났을 때 미리 자신이 정해놓은 위치에서 한 발 물러나 주변을 살펴볼 줄 아는 관용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위치가 반석위에 있다고 자신해서도 안되며, 자신의 위치가 진흙탕 위라며 위를 향해 표독하게 내뱉듯이 언어를 다루어서도 안됩니다. 위치설정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우리는 자기 권리에서 쉽게 도피하거나 타인이 무심코 던진 공에 깊은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자신이 입은 상처를 통해 남을 원망해서는 안됩니다. 상처를 입었다는 건, 자기 자신이 미리 차가운 이성으로 무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공을 던진 누군가를 원망하기 이전에 누구나가 공놀이를 하듯 공을 던졌기 때문이죠. "왜 공을 던지느냐?"는 질문은 최초의 자기 이해가 부족하다는 반증입니다.
문제의 인식 문제로 들어가서, 우리는 최초에 합리적으로 사물을 이해해야합니다. 나의 의식 안에서 사물을 주시하는 눈. 이 눈을 통해 우리가 우리 외부의 사물의 관찰하는 건 당연히 사전에 요구되는 행동입니다. 사물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의식의 눈은 우리가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하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에도 적응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필수적으로 경험과 노력이 수반됩니다. 우리가 집착하게 되는 게임 내의 벨런싱을 살피는 것도 이것과 마찬가지 코드의 행동입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스타는 3종족, 워3는 4가지 종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더 말할 것도 없지만, 각 종족에는 각각의 스펙이 체계적으로 할당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에 있어서 우리는 한가지 중대한 포인트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게임에 있어서 모든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스토리 구조상의 설정, 그리고 결코 훼손할 수 없는 절대적인 기본 원칙의 최종적인 조화가 퍼즐이나 프라모델처럼 하나의 규격 속에서 단 하나의 돌출점도 드러내지 않고 완결, 종결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크리에이터는 신이면서도 결코 신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 자체가 아무리 완벽성을 기해도 헛점은 피할 수 없다는 진리에 관련된 것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돌출된 부분, <도깨비 뿔>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 자신이 게임에 매료될 중대한 이유 하나가 사라져 버릴테니까 말입니다. 애초의 설정, 그리고 거기에 순간적으로 접착된 아이디어, 거기에서 파생되는 생각지 못한 의외성. 우리는 게임의 벨런싱에 대한 수많은 문제제기의 필요성을 가슴에 떠안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 강력한 권리 동기가 앞에서 언급한 의외성까지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이지, 창조된 게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프로그래머는 아니기 때문이죠.
우리의 이해는 눈에 보이는 방송경기, 직접적인 체험, 그리고 타인의 체계적인 의견을 집중적으로 받아들여 형성됩니다. 위치를 설정하고 어디까지나 냉정한 이성을 통한 이해가 힘들다면, 조금 게임으로부터 멀어져서 집착이 아닌 원론적인 즐거움을 다시금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충고를 하고 싶군요. 우리가 집착을 시작했다면, 이 경우 우리가 집착하는 대상은 정의가 아닙니다. 대부분이 이 부분을 착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게임에 있어서 정의란 먼저 사회적이거나 인간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부분적인 차용일 뿐,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맵핵유저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란 경우에 따라 있을지도 모르지만, 테란 유저나 언데드 유저의 비겁함이란 그것이 실재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이미 우리가 게임을 시작하는 순간 용납하고 있었을 책임의 일종입니다. 그런 것들이 아니라 우리가 진정으로 집착하고 있는 건, 결국에 파워 게임이나 자기 만족입니다. 이것 자체가 게임의 원초적인 목적이라는 점에서는 반론할 수 없지만 우리는 굳이 여기까지 도달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길 줄 아는 자제력을 가지고 있었을 터입니다.
우리는 결코 <정의>를 위해 벨런스 논쟁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머리를 냉정히 식히십시오. 당신의 승리에 정의실현이 서는 게 아닙니다. 당신이 만약 만족감에 도취해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타인의 패배위에 있는 것이라면 당신의 정의는 싸구려와 다름없습니다.
자, 머리를 다 식혔습니까?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자기 의견을 정리하고 발안하는데 있어서는 다시 한 번 의식을 냉정히 식혀야합니다. 쉽사리 눈에 보이는 타인의 의견, 혹은 당신이 플레이하는 게임에서의 패배로 인한 순간적인 격렬한 감정을 진실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합니다. "믿을만한 의견과 감정" 다음에는 "더 믿을만한 의견과 감정"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의식이 죽었거나 피드백을 수행함에 있어서 초라한 의지를 지닌 대중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어서도 안됩니다. 우리는 TV가 바보상자인지에 대해서 철저히 경계해야하며 신문이나 인터넷의 반향에 대해 자기 의지없이 휩쓸리지 않을 정도의 <무게중심>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 합니다. 첫 문제제기는 언제나 소중합니다. 게이머가 게이머로서의 개인의 권리에 눈을 떴다는 것, 그것을 직접적으로 이용한 게임 벨런스에 대한 문제제기. 하지만 그 문제제기 자체가 개인의 냉정한 눈과 객관적인 이성에서 이루어진 것인지는 수많은 <개인>에 의해 다시금 확실하게 검증해 보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모든 냉정하고 공정한 의견의 교환 뒤에는 필연적으로 피드백이 뒤따라야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의견을 말한 것만으로 모든 권리를 발휘했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당신이 정의의 수호자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했다면, 우리에게는 분명한 타협점이라는 것이 존재할 것입니다. 애초부터 그것을 간과하고 있었다면 당신은 그저 싸움닭이었을 뿐입니다. 그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차가운 반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당신의 피드백은 당신이 자각하고 있지 않더라고 할지라도 이미 긴 시간 활발히 활동해 왔으며 앞으로도 긴시간 이어져 나갈 겁니다. 문제는 그 피드백을 자각함과 동시에 언제나 자기자신에게는 준엄하고, 그리고 타인에게는 조금 더 웃으며 여지를 남겨둘 것 입니다. 당장의 피드백이 당신의 새로운 정의를 창출해내는 건 아닙니다.
스타가 나온 건 벌써 "옛날"이라 불릴 과거가 되어버렸고, 워3가 나온지도 벌써 2년 가까이 되어갑니다. 모두의 주목을 받으면서 진행되고 있는 방송상의 리그는 이제 E-스포츠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에 결부된 돈의 흐름, 공급의 입장에 있는 선수, 그리고 수요와 함께 커져만가는 팬들. 이건 모두 현실입니다. 거품과 그 안의 어둠은 앞으로도 충분히 논의의 기회가 있고, 또 그래야만 하겠죠. 여기에서 만족해버리고 이 시장이 앞으로 쇠락해가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벨런스 논쟁이란 이 현실에 서비스팩이랄까, 부속품처럼 따라오는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이것은 현실임과 동시에 마음만 먹으면 아무 것도 남기지 않는 허상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좀 더 좋은 부속물을 창출해낼 자격과 능력이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고 해도 자신의 이해와 언어와 노력이 허깨비로 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의 가치를 이 안에서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당신 자신에게 달려있는 문제입니다.
잊지 맙시다.
벨런스 논쟁에 임하는 당신 자신의 무게중심, 또 하나의 벨런스를 맞추는 일을.
ps. 새벽 늦게 끄적인 글입니다. 제 글은 마치 훈계조를 취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공허한 울림이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것으로 인한 거부감을 주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글이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제 진심이 닿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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