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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07 03:17
음, 많은 부분을 가볍게 파악하고 계신듯 해서 약간의 노파심에 말씀드리자면 이 만화 속에서 각각의 인물들은 단순히 "어떠어떠하다"라는 식의 고정태로 머물지 않죠. 제가 생각하기에 이 만화 속의 인물들은 그 자체로 작가의 의식이 하나하나 표현되는 제각각의 표현체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유비도 단순히 눈에 비치는 대로 바보로 표현되지는 않죠. 시시각각 변화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인물"이라기 보다도 "메타포임과 동시에 실물인 형상"에 가깝다는 생각을 많이 받게 됩니다. 제갈량 역시 그냥 "이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역사적 사건을 통해 자꾸만 변모하려하죠. 인물과 인물의 교차지점에서는 거대한 의식과 의식의 충돌이 일어나고 그것을 아주 다이나믹하고 강렬하게 묘사하고 표현해내는 것 또한 기존의 삼국지와는 크게 다른 점입니다.
그리고 어떤 삼국지도 마찬가지지만, 표현되는 사건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죠. ^^;; 나열된 것들은 모두 작가의 표현일 뿐이니까요. 물론 만화나 소설 안에서는 그 자체로 실존하는 것이지만 어떤 메타포적인 기점이나 작가 나름의 표현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창천항로"를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이 작품이 단순히 삼국지의 새로운 해석쯤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삼국지라고 하는 작품의 껍질을 벗고 "개벽할 정도의 도약"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정말 만족스럽기까지 하네요.
04/02/07 03:45
하하;; ㅠ_ㅜ 딴 소리지만 제 아이디는 영화 해피 투게더에 등장하는 탱고바의 이름입니다.
음, 그리고 제 글에서 약간 뜻이 잘못 전달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덧붙이자면, 國泰民安님처럼 어떤 의미로 약간 무방비하게(결코 나쁜 뜻이 아닙니다.) 작품에 다가서는 쪽이 좀 더 순수하게 작품을 즐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어떤 의미로 저는 매니악하다고 할까, 지나치게 집착하는 면이 있거든요.) 물론 어느 쪽이 더 낫다 못하다는 절대 가늠할만한 부분이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좀 더 작품을 자기 시각으로 음미하면서도 작가의 의식에 다가서려는 노력을 적당히 조율하며 살펴보는 것이 이 작품에서는 좀 더 작품 자체를 포용하는 데에 있어서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물의 개성이라는 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서 대부분 새롭게 태어나고 기존의 역사적 인물에 덧씌워지는 것이겠지만, 이 작품의 경우에는 좀 더 의식적으로 개입되는 작가 자신의 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작품 속 등장인물의 대사나 행동 자체의 강렬함에 문득 정신을 빼앗겨 그걸 잊어버릴 정도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하나의 테두리로 엮은 역사. 그 속의 인간"이라기보다도 먼저 "인간", 그리고 "인간의 의식으로 엮어지는 역사"라는 사고에 가깝게 파고드는 구조와 역사 의식의 발현이라고 할까.(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 저는 이미 우리가 삼국지를 읽고 새롭게 자신의 정체성을 다진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은 충격적인 자기개혁이나 "나를 살아있고 생동하게 하는 의지"를 일깨우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셔도 될 듯한 만화라고 생각되네요.
04/02/07 03:47
좋아하는 만화중의 하나이군요. 조조를 중심으로 본 삼국지라는 말에 흥미를 느껴 봤는데 임팩트가 큰 그림체와 살아 숨쉬는 캐릭터에 매료되었던 작품이죠. 작품은 계속 나올거라고 하더군요. 고 이학인씨가 맡았던 작업이 스토리의 전체적인 윤곽 정도였기 때문에 작품을 이어가는데는 무리가 없을거라고 합니다. 다만 연재속도는 암울해 질것 같더군요.
04/02/07 03:51
캐릭터든 역사속의 인물이든, 시대와 작가, 민중에 의해 확대되고 변화하기 마련이지요
보통 어떠한 이야기가 있고, 등장인물이 있으면 등장인물의 행동은 작가의 상상력을 벗어날 수 없지요. 종속되어 버리는 겁니다 창천항로라는 작품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인물 한명한명이 작가의 꼭두각시가 아니라는 느낌은 충분히 전달되더군요. 그런 점에서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원래 앞뒤안가리고 즐기는 스타일이라 이런 글은 쓰려니 영 어색하네요 ㅜ.ㅡ 수행이 부족합니다
04/02/07 04:00
저는 2X권까지 보다가 그만뒀습니다. 그림체가 갈수록 저하고는 맞지 않더군요. 개인적으로 그림체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수작이라 평가받는다 해도 보지 않습니다. 만화와 글과 다른점이 바로 그림이라는 점에서 저는 그림을 상당히 중요시 하는지라..
그림체만 제외한다면 창천항로는 상당히 볼 만하다고 생각됩니다만 유비진영 중심의 삼국지연의의 팬이시라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뭐 그래도 조운형님(?)은 여기서도 멋있게 나오긴 합니다만..(^^;)
04/02/07 04:04
Bar Sur 님의 말씀대로 이 작품은 고유하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가 작가의 손에 의해 창조되어, 정통 삼국지에서 느껴지는 역사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줍니다. 다만, 지나치게 특화된 캐릭과 비현실적인 극중 모습이 '현실적인 인간'의 역사인 삼국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부분은 좀 감안하시는게 좋으실 듯합니다. 어쨌든 신선하고 재밌는 작품이죠. 다만 아리따운 초선양을 다소 실망스럽게 그린점은 아쉽더군요.-_-
04/02/07 04:15
가후의 계략으로 전위를 죽인 에피소드 등 자잘한 사건들은 대부분 책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제갈량과 조조라는 인물에 대한 묘사는 충격적이더군요. 연의와 정사를 왠만큼은 비교할 수 있다고 평소 생각해왔는데, 그런 저로서도 상당히 거북하면서도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확실히 연의에 익숙해있던 틀을 깨뜨리고 삼국지에 대해 좀 더 알게해준 만화입니다. 아방가르드님의 말씀대로 연재속도가 암울하게 하지만....^^;
04/02/07 04:21
아, 하나만 덧붙입니다. 사견으로는 삼국지를 여러번 읽어보신 분이 아니라면 창천항로를 통해 삼국지를 처음 접하시는 것을 말리고 싶습니다. 연의가 정사는 아니고, 정사가 연의를 아주 대체할 수는 없죠. 어느 작가의 삼국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 중 하나정도로 보시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Bar Sur님의 글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04/02/07 04:34
저는 삼국지를 상당히 많이 읽은 편입니다.
연의 종류도 작가에 따라 관점이 많이 다른데 원본연의 외에 여러 작가들의 삼국지도 읽어보았고 정사 삼국지 (역사서) 번역본도 보았습니다. 그 외에 진순신과 같은 역사학자 겸 작가들이 쓴 조조 평전 제갈공명 평전 과 같이 따로 쓰여진 책들도 꽤 많이 봤죠. 그래서 대강 어느게 진실이고 어느건 픽션이다 라는 건 구분할 줄 압니다. 그렇게 보고 창천항로를 본 결과 삼국지연의는 왜 30%의 사실(史實)과 70%의 픽션이 섞여져서 만들어졌다고 하죠. 그런 삼국지연의와도 비교가 안되게 생구라 입니다 -_- 물론 창천항로를 볼 때 삼국지를 진지하게 읽는 것 처럼 봐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창천항로의 내용을 삼국지연의 혹은 정사삼국지와 혼동하시면 약간 난감합니다. 개인적으로 젤 맘에 안드는 건 삼국지에 나오는 사람들 중 미남으로 기록에 남아 있는 건 대강 주유와 여포 정도 인데.. 여포를 아예 괴물로 만들어 놨더군요. 맘이 매우 아팠습니다 -_-
04/02/07 05:25
그래도 용랑전보다는 좀 더 현실감 있더군요.
용랑전은 초능력에 분신술에다 쌩판 모르는 인물들까지... --; 용의 아이때문에 역사가 완전 바뀌어 간다는... -0-
04/02/07 05:35
일단 창천항로는 연의나 정사 어느 쪽으로부터도 제제를 받지 않는 작품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어디까지나 작가가 그 두 작품으로부터 물려 받은 것은 "강력한 동기" 그리고 "빈약한 조건", 그에 비해 "방대한 가정"이 아닐까 싶네요. 그에게는 애초에 연의의 상징적인 세례가 없었고 정사란 그저 그가 머리 속에서 재창조할 세계의 짤막한 단서에 불과한 것이었으니까요. 그의 세계는 그 단서로 부터 시작되었지만 거기에 종속되거나 귀결되지는 않는다고 보면 되겠네요.
그러므로 창천항로는 삼국지를 볼 때의 진지함이 아니라, 창천항로 그 자체를 볼 때의 진지함으로 보면 되겠죠. ^^ 저 역시 어려서부터 삼국지는 종류별로 많이 봤지만 특별히 창천항로를 거기에 결부시켜 읽지는 않았습니다. 특별히 삼국지와 비교할 필요는 없으며 그 자체로 의미를 두게 되더라구요. 그것이 작가의 원래 의식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는 방법일지도 모르구요. 음, 여포에 관해서라면 창천항로의 세계 속에서 그의 미추의 여부는 어떤 형식으로든지 간에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었던 게 아닐까요? 작가 자신이 여포의 미추에 어떤 감흥도 받지 못했을지 모르구요. 작가의 표현대로라면 여포는 용, 용의 숨결에 거하는 자, 극한의 무, 순수전사, 덧붙여지지 않는 전설(즉, 아무것도 낳을 수 없는 자.) 정도의 메타포로서만 그의 실존을 표현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이 되는군요.
04/02/07 10:47
창천항로도 very very good이지만.. 삼국지 만화의 최고봉은... 고우영선생님의 삼국지가 아닐까 하네요 +_+
귀찮은듯 대충대충 펜이 움직인듯 하지만 컷 하나 하나가 멋집니다. 그런데 창천항로의 작가분이 돌아가셨다니.. 충격이네요 ㅠ_ㅠ 다음편을 열씸히 기다리고 있는데... 아참.. 사다드 님의 말처럼.. 여러 만화작품으로 삼국지를 접하시기 전에... 글로된 삼국지를 제대로 읽어보신후에 접하시는게 훨씬 더 재미있을듯 합니다. 상상의 나래를 먼저 맘껏 펼친후~ 멋진 작가분들의 나래를 공유 하는 재미가 굳이죠~
04/02/07 12:42
항천항로 저도 보고 있는 정말 볼 만한 만화중 하나지만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건 아니죠-_-; 어떤 분 말대로 연의보다 더 허구면 허구지 사실적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어요-_-; 다만 그 연의에서의 답답한 작가의식(촉한정통론이라던가 조조를 악인으로 몰아버리는 등등)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전개한다는게 굉장히 좋죠..즉 역사로서 받아들이지 말고 소설로서 받아들여야죠;; Bar Sur님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네요;;;
04/02/07 13:32
창천항로 정말 재미있죠.
작가분이 20몇편인가 10몇편에서 돌아가셨다고 하던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재미있더군요. 케릭터 하나하나가 정말 멋지게 표현했더군요. 전 창천항로에서 곽가를 제일 좋더군요. 곽가가 죽기 직전에 조조와 얘기를 나누고 곽가가 죽은다음 그림이 정말 멋지더군요. 순수군사 곽가 봉효 최고입니다.
04/02/07 13:41
옛날에 만화삼국지 60권!!!을 아시나요??? 대현 출판사;;; 이만화가 저에겐 삼국지의 모든것입니다! 어린제맘에 유비가 임종할때는 눈물이 관우가 여몽에잡혀 죽는것을 보는 순간은 정말로 뒤를 읽기 싫을정도로.....
그뒤에 이문열씨의 삼국지도 봤지만 저에겐 만화 삼국지50권의 최고네요 후훗~ 마따 일기당천이라고도 있죠 최근에;;;;
04/02/07 16:20
지혀뉘~//님 그래서 보통 연의를 읽을 때 사람은 3번 운다고(혹은 세번 그만 둔다고) 하죠.
첫째가 관우가 죽을 때, 둘째가 유비가 죽을 때, 셋째가 제갈량 죽을 때.. 개인적으로는 울었다기 보다는 안타까움에 책을 집어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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