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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2/05 13:24:10
Name 義劍無敗=GunDam
Subject 기억의 압박.
  저는 기억력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좋습니다.
  (이것이 자랑이 아님을 잠시 후면 아시게 됩니다.)
  제가 생각해도 깜짝 놀랄 정도로 좋아서
  지금 25살인데 5살 이후의 중요한 기억은 모두 어제 일 처럼 머리 속에서
  생생하게 기억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억력이 물론 도움이 될 때도 가끔 있습니다.
  친구들과 이야기 할 때 그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흘리듯이 이야기 하면
  저는 그러한 것들을 모두다 기억할 수 있고
  그래서 다음 번에 그들을 놀라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가끔은 그들도 기억 못하는 것을 저 혼자 기억하기도 합니다 -_-;;

  하지만 이러한 기억력은 공부에는 별로 도움이 안됩니다.
  책의 내용은 잘 기억 하지 못하는 편이라 (이해력은 좋은 편이나 기억력은 형편 없죠)
  여러 권의 노트에 책의 핵심을 계속해서 요약해야 하니까요.

  이러한 놀라울 정도의 기억력은 다른 부분에서 저를 압박합니다.
  우선 저는 남이 저에게 한 잘못과 제가 남에게 저지른 거의 대부분의 잘못들을
  기억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모조리 기억해 냅니다. (모조리는 약간 오버네요...)
  그래서 이러한 기억력은 제가 어떤 사람을 끊임없이 싫어하게 만들거나
  혹은
  어떤 사람에게 끊임없이 미안해 해야 하는 결과를 유발 시킵니다.
  그 사람이 이미 개과천선(?) 하여 예전의 그가 아닌 새로운 사람으로
  저에게 다가와도 저는 그의 과거를 낱낱이 기억하고 있어서
  힘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죠.

  그리고 제가 이미 사과한 일에 관해서도 끊임없이 그 사람의 얼굴만을 보면
  계속해서 리플레이 되기 때문에 곤란한 경우도 많죠.

  가끔은 잊어버렸다고 생각되었던 아픈 기억이 생각하지도 못한 때에
  가슴을 팍팍 찌르기도 합니다 -_-;;

  이놈의 기억력은 정말 도움이 안됩니다.
  필요한 구석에서는 도움을 안주고
  쓸데없이 저의 가슴 만을 아프게 하네요.

  그래도 도움이 된다면
  제가 잘못을 저지르면 그 잘못이 아마도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생각날 것이
  뻔하기에
  이제 나이를 좀 먹고 나니 어떠한 행동을 하기전에 최대한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추진력은 좀 없기도 하지만 말이죠..)

  메멘토 같은 찰라의 기억력은 아니라도
  남이 나에게 상처준 기억 만은 빨리 잊어 버렸으면 하는 바람을
  오늘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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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우승!!
04/02/05 13:26
수정 아이콘
괴..굉장하시네요 -_-;; 5살 때의 기억이 생생이라..
낭만다크
04/02/05 13:27
수정 아이콘
저도 살면서 주욱~ 느끼는 건데..
좋았던 기억은 쉽게 사라져서.. 어느 순간 아.. 그런 기억도 있었구나..
라며 미소를 짓게 하는 기억 혹은 추억일 테지만..
안 좋았던 기억은 정말 오랫동안 머리 속에 남아서 나 자신을 괴롭히더군요..
그러는 의미에서 노브레인 정준하씨는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삶을 살고 있다에 한표!!
햇님이
04/02/05 13:46
수정 아이콘
저와 가장 절칠한 친구 하나도 그런 고통?을 안고 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어릴때 듣고 잊었어야 할 일들을 아직도 기억해서 부모님께 정이 없죠.. 기억력 덕분에 괴로워하는걸 많이 봐서 언제나 제가 신경쓰지마!라고 말해주지만 별로 도움이 안되는가봐요-_-;;
04/02/05 13:55
수정 아이콘
기억력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아픈 기억은 잘 잊혀지지 않고 맘속에 갖고 있습니다. 갖고 있으려고 해서 기억하는 게 아니라 잊혀지지 않는 거죠.. 이런 저를 항상 '이런 속좁은 놈 같으니라구!'라고 자책도 하고 잊어보려 애를 써도 그와 유사한 상황이나 뭔가 섭섭한 일이 생길 경우 맘속에 갖고 있던 모든 아픈 기억들이 갑자기 살아나서 엄청난 증오로 바뀌게 되죠..-_-;; 한마디로 감정이 폭발하게 됩니다. 문제는 제가 제 감정을 조절을 잘 못하기 때문에 이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어 절 괴롭힌 다는 겁니다. 홧병으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힘들어요.. 님의 심정 십분 이해합니다.
프토 of 낭만
04/02/05 14:21
수정 아이콘
저만 그런줄 알았는데... 저하고 똑같으십니다.. (책 내용이 암기가 안되는것도 -_-)
정말 그 사람 얼굴만, 아니 생각만 해도 싫었던 기억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조리(이것도 오바) 생각난다는 -_-;;
엄청 괴롭죠.. 시도때도 없이 생각이 나서 괴롭히니까요... 살아오면서 나쁜짓을 많이했나봅니다.. ㅠ.ㅠ
04/02/05 14:38
수정 아이콘
참공감이 갑니다. 義劍無敗=GunDam부활!님처럼 어렸을때 일까지 다 기억할 정도는 아니지마, 저도 친구들이 한말이나, 했었던일 같은것은 무척이나 잘기억하는데... 정작 공부에서 외우는것은 잘 안되거든요-_-;
그래서 다들 쓸데없는 것민 기억하는 인간이라고 놀리곤 한답니다;ㅁ;
베르커드
04/02/05 14:59
수정 아이콘
로그인하게 만드시네요 ;ㅁ; 어쩜 저와 그리 똑같으신지
박경구
04/02/05 15:03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편입니다. 공부에 아무 도움도 안되더군요-_-;;
낭만다크
04/02/05 15:09
수정 아이콘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초천재(?)가 아닌 이상..
공부는 노력이오-_-!! (노력합시다ㅠ)
04/02/05 16:07
수정 아이콘
메멘토란 영화, 참 특이한 영화지요. 보고 난 후 주인공에게 향해지던 씁쓸한 기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주인공 레너드처럼 10분밖에 기억 못하는 삶을 맛보느니, 기억의 압박이 더 행복으로 느껴질 듯 싶습니다.
기억력이 지나치게 좋아서 힘든 점도 많겠지만, 그에 따라 좋은 점도 있겠지요. 사람은 조금씩은 단순기억손실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의 차이일 따름이겠고 그에 따른 압박감도 제각각이겠지만, 그래도 레너드보다는 행복하지 않습니까. 압박감을 이겨내시기를!!
마린걸
04/02/05 16:53
수정 아이콘
다른 건 몰라도 돈 빌려준 거랑 빌려쓴 거는
돈 거래가 있던 그 날부터 끝나는 그날까지 정말 한시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
아케미
04/02/05 17:11
수정 아이콘
저랑 똑같으시네요-_-;; 유치원 때 무슨 일로 벌을 받았는지, 초등학교 1학년 때 짝에게서 무슨 욕을 들었는지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문제는 이런 자질구레한 건 너무 잘 기억하면서도, 암기과목 시험을 준비할 때는 배운 게 기억이 안 나 애먹는다는 거지요-_-;;
뭐,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지만 추억의 동물이기도 하니까요^^ 마음아팠던 일도 나중에 떠올려 보면 피식 웃음나오는 일들이 많더군요.
아방가르드
04/02/05 17:32
수정 아이콘
어째 하루만 지나면 잊어버리는 저에게는 다소 부럽기도 하군요. 기억력이 좋은 분들은 꼼꼼하고 주의력이 높아 사회생활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좋은점도 많죠^^ 20대 초반인 전 가장 오래된 기억이 초등학교 5학년때 해수욕장에서 놀던 기억뿐입니다. 그것도 가물가물..-_-..
PianoFortE
04/02/05 17:50
수정 아이콘
저와도 비슷하시네요 -_-; 저도 유치원 때부터의 안좋은 추억-_-;들이 무진장 기억에 남아있죠. 다만 전 동시에 건망증이 엄청나게 심해서-_-;; 낭패를 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죠. 어디 놀러가면 사나흘에 한번씩은 가방을 식당(...혹은 술집?-_-)에 두고 와서 허겁지겁 찾으러 달려가곤 한다는...;
04/02/05 18:25
수정 아이콘
기억력....
고등학교 졸업한 지 4년인데, 3학년 때 같은 반 애들 중 기억나는 얼굴이 열 명도 안 됩니다. 제 머리는 선천적으로 휘발성이지요.
i_beleve
04/02/05 18:50
수정 아이콘
그런거 심각하게 생각할꺼 없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하신듯... 나중엔
다 추억이 되니깐요
04/02/06 00:07
수정 아이콘
남에게 상처받은 기억은 결코 '추억'이 될 수 없어요..
04/02/06 01:33
수정 아이콘
음...제가 가진 최초의 기억은 4살때인데요. 그거 꽤 괴롭죠.
흡연 및 음주가무를 추천합니다. 기억력 나빠지는 데에는 아주 그만이지요. (거짓말입니다.)
강은희
04/02/06 02:47
수정 아이콘
저는 5살때 꾼 꿈이 아직도 기억이;ㅁ; 제가 무슨 큰 성에 있는데 창문 밖으로 내려다보니 마을 사람들이 앞에 몰려와서 " 이 마녀야 물러나라-"
하고 소리지르는데 정말 무서웠어요 어린 마음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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