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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2/05 00:18:55
Name MaxUnit
Subject 학교 學校 School 선생님 先生 Teacher
배운다는것. 익힌다는것.

정말 톡 까놓고 얘기해 봅시다. 정말로 싫습니까?

...

어렸을 적, 누구던지 부모님, 혹은 친구, 혹은 연장자에게

"저건 왜 저런거야??"

라고 물어보신적 다들 있으실 겁니다.

배움, 익힘. 이건 하나의 유희입니다. 즐거움 입니다.

"배우고 익히니 어찌 아니 즐거우랴!"

사람이라면, 배우고 익히는게 즐겁지 않을리 없습니다. 인간은 호기심이 강한 동물이니

까요.

'배움이 즐거운 거라고? 웃기지 마라!'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한 말씀 드려볼까요?

혹시 서양에서 배운다는 건, 어떤거였는지 아셨나요?

배움, 익힘은 귀족들만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유희이자 즐거움이었지요.

카페에 모여서 귀족들은 토론하고 익히며, 그들은 즐거워했습니다. 귀족으로서의 잡무에

시달리다가 지칠때면, 카페에 와서 많은사람들과 토론하고 배우며 지친 심신을 달랬죠.
(정말 기본적인거야 가정교사들을 통해 배웠죠)

그렇게 배운다는것은 즐겁고 기쁜 일이었답니다.

그런데 지금의 학교, 여러분이 생각했을 때 과연 예전의 귀족이 모이던 카페와 같은것

이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안드실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학교는 중세식 귀족 교육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럼 무슨 교육이냐?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식 교육입니다.

세계대전당시, 독일은 우수한 인력이 부족했습니다. 영국, 프랑스등과 상대하려면 뛰어난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세계대전 이전에만 해도 인구가 영국, 프랑스 각각보다 적었던

독일에는 그런 우수한 인력이 부족했죠. 그래서 만든게 지금의 학교와 같은 시설입니다.

수십명씩 한 방에 집어넣고, 외우게 시켰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수한, 아니 머리에 든게

많은 인력을 '양산'해냈고, 그 방식에 감동받은(...) 영국과 프랑스가 모방하면서 지금의

학교 교육이 생기기 시작한거죠.

탄생 배경이 쑤셔넣기, 우겨넣기이니 공부가 재미있게 느껴질 리가 없습니다. 솔직히 세

계대전 당시 독일인들이야 안하면 죽는다는 절박감이라도 있었지만, 그런 동기부여가

지금 우리에게 되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공부가 될 리가 없지요. 더군다나 우리나

라는 일제의 식민지배를 받으면서 주입식, 암기식 교육의 성격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일본은 개화기 시절에 국민성이 가장 비슷한 독일의 영향을 받아서 독일식의 주입식, 암
  기식 교육이 강하게 받아 들여졌고, 오히려 독일은 옆나라 영국,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서 좀 더 편한 분위기로 학습 분위기가 바뀌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기관은 이런 식의 암기식 교육이랑 상충되는 요구조건이 하나

있죠. 인성교육.

서양 학교에서 시키는 사회화와 인성교육은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사회화는 사회의 틀에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됩니다.

인성교육은 ... 선생님이 한명의 조각가가 되어, 학생들을 다듬고 깎아 나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식 학교의 주입식, 암기식 교육을 시키려면, 교사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

다. 정확한 분량, 정확한 진도를 맞춰 나가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이 원하는, 한국 사회가 원하는 선생님이 되려면,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학생이 존경하고, 학생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시작이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한국이 바라는 걸 이루려면, 학교보

다는 서당이 나았을 겁니다.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진도를 나가야 하는 학교보다는, 성적

을 내야하는 학교보다는, 때리고 어루만져줄 수 있는 서당이 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계가 원하는 실적, 업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학교가 꼭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학교가.



학교에서 서당으로 돌아가긴 너무 늦었습니다.

결국 기계도 되고 사람도 될 수 있는 선생님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선생님이 과연 있을까요...

그런 선생님, 만나보고 싶습니다.



덧 ) 그냥... 공부하다가 뭔가 뒤죽박죽이 되기도 하고 하도 힘들기도 하고
       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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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다크
04/02/05 00:29
수정 아이콘
200%동감입니다..
초중고 12년 동안 소학(小學) 하나만 제대로 가르쳤어될 착한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걸 집어넣고 있고.. 너무 안 좋은 걸 보여주고 있으며.. 희망없는 미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부디 다음 세대들은 이런 고통을 겪지 않게 되길.. :)
낭만다크
04/02/05 00:31
수정 아이콘
하지만.. 어차피 우리들은 이런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니..
주어진 조건 속에서 나름대로의 최선의 길을 찾아갈 수 밖에.. ^-^a
비류연
04/02/05 00:35
수정 아이콘
전 300% 동감입니다. 선생님들도 힘들다는 것 아시지만 정말 아쉽긴 하더군요. 주입식 교육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 사회적 문제까지도 학생에게 주입시키려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아.. 얘기가 빗나갔군요-_-;)
낭만다크
04/02/05 00:43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소학 정말 강추입니다.. 고리타분한 옛 서적인 줄만 알았는데..
중학교 때 한문학원 다녔을 때에 있던 소학책을 다시 꺼내서 봤습니다만..
정말 좋더군요..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 갖추어야할 기본사항은 변함이 없는듯.. ^-^;
아이노드
04/02/05 01:26
수정 아이콘
전 초중고등교육 정말 잘 배웠다고 생각하는데요.. -_-;;
i_beleve
04/02/05 01:44
수정 아이콘
나이먹어 보면 알게 됩니다..-_-;; 왜 그렇게 머리에 억지로 주입시켜 주는지....-_-;;;
04/02/05 02:15
수정 아이콘
저도 어설프게 주장하는 인성교육은 반대입니다...특히 수행평가가 제일-_-; 전 아슬아슬하게 수행평가가 없는 학년이었죠. 제 밑의 학년부터 수행평가가...
노말 시티
04/02/05 02:25
수정 아이콘
음... 수학, 과학, 국어 등등의 여러 과목을, 즉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느냐가 문제라고 보는데요. 아, 그리고 학생들의 인성교육까지 교사에게 떠맡기는 건 좀.... 그건 가정의 몫이 아닌지... ....
왈칵왈칵박카
04/02/05 02:26
수정 아이콘
혹시 글쓰신 분 조승연님의 <공부 기술> 혹은 <생각 기술> 아니면 교육학 책등을 보고 글을 쓰신거 맞죠~? 저도 그 책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주입식 교육'이 왜 지금까지 계속 되는지는 생각 안해보셨나요? 주입식 교육이 오랫동안 교육 현장에서 사용된 이유는 다른 어떠한 교수 방법보다도 단 시간내에 학습자의 학업적 능력을 끌어오릴 수 있는데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입식 교육이 정말 제대로 교수자의 탁월한 능력에 의해서 학생에게 전달된다면 많은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학생에게 짐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재미없게', '따분하게' 여겨지
는 원인이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초, 중, 고에서 이렇게 쓸데없는 과목을 많이 배우나 하는 의문도 저도 느꼈고 다른 학창시절을 겪은 분들도 느꼈을 겁니다. 그런데 위에 글 쓰신 분들 말대로 내가 가는 길에 전혀 필요없을 것처럼 생각되던 것들이 중요한 상황에 긴요하게 필요할 때가 생깁니다. MaxUnit님이 나중에 결혼하셔서 자녀를 둔다고 할 때 자녀가 "아빠 수학 이것 좀 가르쳐줘요~?" 라고 물었을 때 "아~ 이건 말이지~ 이렇게 슥슥슥 푸는거란다" 라고 말해주면 얼마나 멋진 아버지가 되겠습니까^^초, 중,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게 그렇게 쓸데없지 않습니다. 혹시 대학교 가셔서 교육에 관심을 조금 가진다면 교과과정이 결코 아무런 생각없이만들어지는게 아니란 걸 아실거구요. MaxUnit님이 느끼고 계신 "왜 배울까?" 라는 의문은 결코 필요없는 게 아니고 항상 필요한 겁니다. 항상 그런 의문을 마음속에 간직하시고 공부한다면 더욱 더 공부에 좋은 자극제가 될것 같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세요^^
Connection Out
04/02/05 02:48
수정 아이콘
동서고금을 통틀어서 인성 교육을 시스템으로 갖추어서 성공한 사례가 있나요? 인성 교육은 사회 전체의 몫이지 학교나 더더군다나 선생님의 몫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좋은 스승을 만나고자 하는 것은 모든 학생의 열망이기도 합니다만 좋은 스승밑에서 좋은 제자만 나오는게 아니라 좋은 제자 때문에 좋은 스승이 나오기도 합니다.
Return Of The N.ex.T
04/02/05 02:59
수정 아이콘
전 수행평가 원년세대인데.. 정말 귀찮았다는..-_-;;
선생님들도 귀찮아서 시험시간에 함께 풀게 하거나 했습니다.
뭐뭐 나올지 몇문제 가르쳐 주고요..-_-;;
마술사
04/02/05 07:55
수정 아이콘
초중고등학교때 배우는 것들이..절대로 쓸데없는 것이 아닙니다.....
언젠간 다 써먹게 되는 것들입니다.
"그런것 학창시절에 열심히 배워봐야 쓸데도 없다" 이런말 하는 사람들 은 열심히 안배운 사람들입니다..-_-;; 진짜로 열심히 배우고 익힌 사람들은 나중에 다 써먹게 됩니다;;
춤추는꿀벌
04/02/05 11:08
수정 아이콘
인성교육이 참으로 중요하지요. 근데 Connection Out님의 말씀대로 동서고금의 대단한 철학자들이 이런저런 주장을 했지만 어떻게 해야 인성이 완성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거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소수엘리트의) 인성완성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유교를 근간으로 하여 교육시스템을 구성했습니다. 조선 중기에 이황선생 등등 세계적으로도 대한한 성리학자들 많이 나왔었지요. 그런데 지금보다 그때가 객관적으로 행복한 시대였을까하는 질문엔 저는 회의적입니다. 절대로 유학을 폄하하려는건 아닙니다만 당시 학문이 궁극에 달한 분들이 당쟁에 앞장섰고, 별로 정치의 품질도 높지 않았다고 봅니다.

특히 엘리트 교육에서 소외된 일반 민중들의 삶의 질은 형편이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박제가 선생이 "왜 울 나라는 지난 100년간 큰 전쟁도 없이 평안했었는데, 생산력이나 인구는 그대로이고 백성들은 헐벗고 굶주리는가?"라고 개탄을 했겠습니까.

주입식 교육이 아주 문제가 많은점은 확실하고, 저도 지금의 주입식 교육은 어떤식으로든 수정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주입식 교육도 장점은 있습니다. 창조적인 사람을 만들어 내는데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하지만, 적어도 정보를 골고루 모든 국민에게 배포하지 않습니까.

국민이 아는게 많아야 위정자들이 멋대로 못하는 법입니다. 지금도 서당에서 글을 배우고 있었으면 우리나라가 민주주의나 자본주의 사회가 지금정도로 성숙하지는 못했을거라고 봅니다.

p.s. 지금의 시스템에서 선생님께 (특히 대학교수들께) "스승"의 역할을 기대하는건 무리가 아닐까요? 시스템은 서양걸 채택해놓고 동양적 가치관까지 책임을 지라는건 마치 민주주의 시대에 사군이충을 실행하라는 식의 시대착오라고 생각합니다만 ....
Classical
04/02/05 11:17
수정 아이콘
선생님들을 존경하는 자세부터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과보호하는 자세를 버려야하고...
툭 까놓고, 전 배우는거,익히는거 좋아합니다.
아직 즐길 단계는 No-_- (이유:수학, 그런데 이과선택한 나는?? 컥)
춤추는꿀벌님 말씀처럼 주입식 교육에도 장점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서당에게 장점도 있으나, 단점도 물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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