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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9/16 22:17:06
Name 퉤퉤우엑우엑
Subject 스타 하는 동안 꼭 해봐야 할 49가지-5
5.프로게이머의 팬이 되어 보기

언제인지 이제는 가물가물한 때부터 지금까지, 강민선수의 팬인 윤회. 윤회는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아마 콧물사건 때부터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겉으로 말한다. 하지만 그가 강민선수의 팬이 된 계기, 지금까지도 팬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계기는 다른 곳에 있다.

윤회가 스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는 게임방송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변의 친구들처럼(어떻게보면 열등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어떤 프로게이머의 팬이 '되어보기로' 했다. 그 때 등장한 것이 바로 강민선수 였고, 공교롭게도 그 때 콧물사건을 목격했던 것이다. 친구들에겐 반농담삼아 '그것 때문에 팬이다' 라고 아직까지도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는 것이다.

그가 강민선수의 팬이 되어보고, 또 경기가 있는 날이면 그리 강하게는 아니더라도 응원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지상정, 당시 날아다니던 이윤열선수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를 물으면 강민선수라기 보다는 이윤열선수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했다. 그렇게 그는 자발적으로 이윤열선수의 팬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좋은 성적을 거둘때마다 그는 기뻤다. 그렇게 시간은 또다시 흘러갔다.

그는 이윤열선수가 또다시 MSL결승전에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많이 보았던 결승전이지만 그는 여전히 응원을 한다. 비록 직접 가서 보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우승을 할거라고 직감했다. 게다가 상대는 이윤열선수가 잘잡는(물론 취약종족이 있는건 아니지만) 프로토스였다. 이윤열이 프로토스를 상대로 진적이 몇번이나 있는가, 라고 생각하며 소파에 앉아 경기에 집중했다.  그렇게 광고와 해설진들의 말이 끝나고 2경기가 시작했다. 당연히 이길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패했다. 윤회는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주 큰 불안감은 아니더라도 부정할 수 없는 불안감이 약간 생겼다. 하지만 이길거라고 생각했다. 3:2로 역전한 것이 한두번인가? 라는 자신을 위로하는 말로써 다독였다. 그리고 3경기. 그는 3경기는 반드시 이길거라고, 이겨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보았다. 짐 레이너스 메모리...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매우 일반적인 양상이었다. 하지만...이윤열선수는 졌다. 프로토스의 노동드랍, 그리고 드라군과 리버. 그걸로 끝이었다. 3:0. 3:0으로 이윤열선수는 결승전에서 패했다. 윤회는 가만히 승자와 준우승자가 나와서 인터뷰 하는것까지 멍하니 보았다. 그리고 윤회는 엄청나게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윤열선수가 준우승을 해서가 아니다. 이윤열선수가 뭔가 다른 행동을 해서가 아니다.

상대는 강민선수였다. 잠시 팬이 되었다가 그만둔 강민. 이윤열선수보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 못하는 것 같다는 이유로 멀리한 강민선수가 이윤열선수를 꺾고 우승을 했다. 하지만 윤회는 강민선수가 다시 좋아지지는 않았다. 여지껏 이윤열선수를 보며 깊이 팬이 되어있었고 자신만의 자존심이라는 것 때문에 강민선수가 우승한 것이 영 달갑지 않았다. 그리고 어쩌다 한번 우승한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자신에 대한 위로 밖에 되지 않을 뿐이었다.

또 시간이 흘렀다. 여지껏 이윤열선수의 팬인 윤회. 그는 강민선수가 꽤나 좋은성적을 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윤열선수가 더 잘한다고 굳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또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두번의 준우승과 두번의 우승. 그리고 이벤트리그 이긴 하지만 이윤열선수와의 결승전에서 다시 우승. 그는 거기서 뭔가 다른 것을 보았다. 정석과 비정석의 비율이 타 선수들보다 비슷한, 그런 선수라는 것을 알았다. 그의 플레이는 뭔가 남달랐다. 예전부터 알고있던 것이긴 했지만 이제서야 마음속으로 그것을 시인한다. 하지만 아직은, 아직은 이윤열이다. 여지껏 한번의 슬럼프도 없이 잘해온 선수가 누구 있는가? 라고 자신에게 되새겼다.

그런 그에게 마지막이다시피한 하나의 경기가 보여진다. 할루시네이션 아비터. 그날 그저 재미삼아, 다른 입장에서가 아닌 그저 하나의 경기로서, 스타 유저로서 경기를 보았다. 강민vs이병민. 그는 이번만큼은 아무런 편견없이 보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던 것이, 강민선수의 플레이. 아비터가 걸렸음에도 구석에 숨겨 놓은채 질럿을 모으고 타 스타팅포인트에 멀티도 하지 않는다. 저건 누가 보더라도 실수로 보였다. 계산착오로 보였다. 그리고 윤회는 뭔가 이상한 느낌의 우월감을 느꼈다. 마음편하게 경기를 보았다. 하지만 거기서 사건이 터졌다. 할루시네이션. 할루시네이션이 뜨자마자 그 곳은 작은, 하지만 크게 들리는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해설진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관중들의 '와와' 하는 함성소리도 커져간다. 그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 절정에 다다랐을 때, 윤회는 말할 수 없는, 야릇한 기분에 휩싸였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자신이 성적이 좋지 않다며 멀리했던 그 사람이 저런 플레이를 하고 있다. 그 모습에 아무런 말 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그리고 그는 그 때 다시 한번 자신의 위치를 바꾸었다.

윤회는 그 후로 강민선수의 경기를 눈여겨 본다. 에이스 결정전의 6연승도, 대 저그전의 수비형 프로토스의 모습도, 그가 패하는 모습도, 그리고 드디어 MSL에 진출하는 모습도...








-어떤 프로게이머의 팬이 되어 계십니까? 그렇다면 가능한한 바꾸지 마세요.
그 프로게이머가 언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팬이 되는 것은 그 프로게이머의 좋은 성적만이 기준이 되는건 아닙니다.
언제나 당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프로게이머. 그것이 팬이 되는 기준입니다.











p.s아아....6번째가 구상이 안되는군요...'할 일'은 구상이 되었건만, 예화가 떠오르질 않습니다...

p.s2 위의 예화는 절대 이윤열선수에 대한 반감이나 강민선수에 대한 호감이 들어가서 적은 것이 아닙니다. 물론, 약간은 '할 일' 에 부적절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윤열선수에 대한 반감이 들어간건 절대 아닙니다. 이윤열선수 팬 분들이 기분 상하시다면 사과드리고, 앞으로는 실화를 적는것에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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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05/09/16 22:19
수정 아이콘
박정석의 팬이 되고..
한빛의 팬이되고..
KTF로 이적한 이후 KTF의 팬이되고..
홍진호의 팬이되고
더욱더 KTF의 팬이되고
저그유저가 되었습니다.
05/09/16 22:19
수정 아이콘
전 골수 강민 팬입니다 ^^;; 누가 뭐래도 저에게 최고는 강민 선수!
닥터페퍼
05/09/16 22:19
수정 아이콘
스타우트 결승은 2경기만 열렸던거 아닌지.;;
솔로처
05/09/16 22:32
수정 아이콘
스타우트 결승은 승자조를 통해 올라온 선수에게 특혜를 주기위해 1승을 거저 주고 시작했죠.
루로우니
05/09/16 22:36
수정 아이콘
할루시네이션은 완전 -.-
소름끼치는 경기..아직도 생생.
05/09/16 22:48
수정 아이콘
2가지씩 쓰시다가 벌써 아이디어 고갈되셧군요..
그냥 해봐야할일이라고 지으시지 괜히 구상도 안해보시고 49쓰셧다가...
뻑난 CD
05/09/16 23:04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 정말 사랑합니다 완전 사랑합니다
아케미
05/09/16 23:06
수정 아이콘
완전소중강민…인 것이죠. ^^
청수선생
05/09/16 23:10
수정 아이콘
홍진호의 팬이되고
저그의 팬이되고
KTF의 팬이 되고
그 이후 KTF 감독님 선수들 모두의 팬이 되었습니다.

아..
05/09/16 23:11
수정 아이콘
나에겐 언제나 퍼펙트 테란
05/09/16 23:30
수정 아이콘
스타우트배....강민선수가 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대회였죠...조정현선수의 끝발도 있었고,앞마당 먹은 이윤열선수의 괴력도 대회내내 계속됐고요..특히 전태규선수 상대로 2:0에서 3:2로 뒤집을때, 혼자 입벌리고 으허허허하고 웃었었는데...결승이 아쉬운 대회였죠,승자조 어드밴티지로 강민선수가 거저 1승도 가져갔고,윤열선수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아서 경기도 맥없이끝났었죠....정말 기대하고,또 기대하고 기다렸는데 2경기만에 끝났었던...강민선수가 우승후 인터뷰에서도 오히려 이윤열선수를 걱정해주더군요...힘들었을거라면서...
저는 01스카이때부터 정석선수팬이었는데,강민선수! 특히 KTF에서 둘이 한팀이 되면서 강민선수도 정말 좋아하게 됐습니다.
이번 MSL을 계기로 다시금 몽상가의 본위력을 보여주시길! 정석선수는 이번 OSL우승하자고요^^
05/09/17 00:51
수정 아이콘
저는 벌써 4년째 임요환 선수 팬이군요... 그덕분에 모든 T1 선수들의 팬이 되었기도 하구요...(2001년 코크배부터 좋아했으니 4년 맞죠??^^;;)
퉤퉤우엑우엑
05/09/17 08:48
수정 아이콘
otk//구상도 해보지 않은채 49가지라고 적은 것이 아니고, 아이디어 고갈은 더더욱 아닙니다.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분명 다 정해 놓았었습니다. 6번째 예화까지 정리 했었을 때, 이 글을 쓸 때 무슨일이 있었는지 아시나요? 1시간 동안 쓰기로 예정했던, 그리고 그 시간을 넘기면 안되는 상황에서 강민선수의 스타우트배 결승전 인터뷰를 찾으려고 30분을 낭비했습니다. 그런데 결국엔 찾지 못하고 시간이 촉박했기에 하나만 쓴 것입니다.
너무 부정적으로 바라보진 마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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