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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3/12/18 10:06:14 |
Name |
정현준 |
Subject |
삶과 죽음 |
제목이 거창하네요. 다들 즐거운 연말이실 텐데, 전 좀 우울하네요. 2003년이 참 제겐 정말 힘든 해로 기억될 거 같습니다.
1.
얼마 전 한 초등학교 교사가 아파트에서 어린이들이 장난으로 던진 돌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제 친구 형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알았던. 한동안 TV나 신문에 자주 오르내렸죠.
2.
지난주 회사 동료 중 한 명이 입원했습니다. 신부전증으로 이식을 받아 신장이 3개인 친구인데, 수치가 안 좋아졌답니다.
현재로선 언제 퇴원할지 모르겠다네요.
3.
오늘, 제 회사 후배(제 부사수입니다. 저희 회사는 신입 사원이 들어오면 사수-부사수 관계가 있어 전담으로 가르치는 제도가 있거든요)가 언니가 뇌출혈이라는 소식을 듣고 방금 병원으로 갔습니다.
뇌출혈로 쓰러진 후 10년이 넘게 식물인간 상태로 계시다가 가신 외할아버지가 떠오르네요. 그나마 제 외할아버지는 웬만큼 사시다가 가셨죠. 제 회사후배의 언니는 저보다 한 살 어립니다. 78년생입니다
제 후배의 언니한테 의사가 그랬다는군요. 가망이 없다고.
저도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재수할 때 약 5개월 정도 입원한 일이 있었습니다. 의사가 그랬죠. 가망이 없다고. 학계에서도 보고된 적이 없는 희귀한 병이었고, 지금은 제 몸에서 떼어낸 표본은 서울대 의과대의 어딘가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답니다.
제 후배에게도 말해주고 싶습니다. 희망을 잃지 말라고. 그러나 너무 힘들어보이는군요. 뭐라고 말을 못하겠습니다. 사무실을 나갈 때까지 잠깐 바래다주었지만, 그 시간이 정말 몇 시간처럼 길게 느껴졌습니다.
삶과 죽음이 뭘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어렸을 땐 즐겁게 사는 게 뭐가 힘들까 궁금했는데, 조금 나이가 들었음에도, 즐겁게 사는 게 왜 이리 힘들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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