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9/09 20:59:50
Name 종합백과
Subject 벌거벗은 황제, 세상을 향해 크게 웃다.


    사람들은 말했다.    그는 바보라고.    변치 않는 고집과 떨어지는 성적.    

   세상이 변해도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하는 그를 걱정하더니, 시간이 흐르자 세상은 그를 조소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성에 갇혀 살아가는 불쌍한 황제라고.


    그가 이룩해온 것들 만으로도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었겠지만, 그는 그럴때마다 허허로이 웃었다.   지고도 분하지 않은 듯, 세상의 웃음이
    기분 나쁘지 않은 양...




    그러나...




     황제는 노력했다.    자신의 스타일을 극대화 시켜 최고가 되고자 하는 선수들 틈 사이에서, 벌써 몇년째 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긴 시간동안
    당대의 최고들과 경쟁해 오면서도, 그는 무던히도 노력했다.

  
    스타일을 바꿔 보았다.    초반이 강하고 후반이 부실한 선수, 컨트롤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과잉 집중하는 저축테란이라는 비난을 딛고,
    가끔 약점이라고 지적되던 대규모 물량전에서 승리해 나갔으나, 스타일을 버렸다는 비난과 어쩔 수 없을 만큼의 강적들에게라도 지게
    되는 순간

     "그는 안됀다!"

    는 확신에 찬 조소들에도 그는 꿋꿋이 노력했다.


    혼을 다한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는...     진정으로 변했다.



       그동안의 끊임없는 물음표를 뒤로 하고, 이제 나는 그를 인정하기로 했다.  

      그의 집중력, 그의 컨트롤, 그의 신경전, 그의 카리스마, 그의 이기고자 하는 열의에 덧붙여서 이제는,  그를 물량전도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인정하기로 했다.


     사실, 그의 환골탈태는 예견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가 현란한 클릭의 기쁨을 주는 마구 ( 마이크로소프트 구형 마우스 ) 를 버리고 광마우스들을 집어들 때에, 방향키로 대표되는
     잡컨트롤 들에서 오른손과 왼손이 조화된 진정한 고수로서의 변신을 기대했다.

     마구는 마약과도 같다.   최고의 슬라이딩감과 버튼감을 가졌으면서도, 역설적이게도 좋은 슬라이딩감으로 인해 제동이 어렵게 만드는 밑봉과
   마우스의 무게, 그리고 마력과도 같이 계속 클릭해 주기를 강요하는 듯한 버튼 때문에 완성형 선수들은 마구를 꺼린다.


     선수들 간의 실력의 차이가 명확했던 시절에는, 임요환과 김정민은 마구를 버릴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마력의 무기를 바탕으로 승리해
   나갔고, 자신들의 특기를 갈고 닦아 같은 무기로 서로 다른 영역에서 아성을 구축했다.

   마구는 슬라이딩의 제동에 문제가 있다.   무겁고 클릭감이 좋기 때문에 자연스레 선수는 오른손에 집착하게 된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김정민 선수와 같이, 생산이 후 오히려 교전상황에서 눈을 때는 스타일은 플토전에 강하고,  임요환 선수처럼 교전 상황에 집중하는 타입은
   저그전에 강하다.

   같은 무기를 사용함에도, 대비되는 강점을 지녔던 두 선수의 차이점은, 결국 플토의 강자들과 연습해 온 김정민과, 저그의 강자들 속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둘의 서로 다른 시대상황에 맞추어 확립되어 갔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임요환은 인정하기 싫었던, 가장 버리기 어려웠던 것을 버렸다.

   황제의 시대를 열었던 영광의 무기는 그렇게 그의 손에서 멀어졌다.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건너, 그는 마구와 비슷한 클릭감에 ( 같은 일본의 옴론 버튼을 사용했습니다. ) 정확한 제동력을 갖춘 새로운
    무기를 얻었다.

    마구가 한방향의 강자로서 키워주는 도 라고 한다면,   지금 그가 손에 넣은 300 은 평범해 보이나 겸양을 갖춘 검이다.

    도는 경지에 이르기 쉬우나 절정에 이르기 어렵고, 검은 장점이 적어보이나 만병의 제왕으로 불린다.

    종족과 재능, 취향에 따라 무기는 달라질 것이나, 임요환은 시대가 원하는 그를 위한 맞춤 무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세상이 비웃을 때 묵묵히 자신을 키워갔던 그는, 무기를 바꾸는 대수술을 거친 이후에 드디어 웃었다.    이번에는 감히, 그의 미래에 밝은
  웃음이 가득하리라 예상해 본다.






    ps.  감동을 살려보고자 급하게 쓰다 보니 타인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글이 되었습니다.   반말체는 급하게 쓰고자 한 면이 있으나
    처음의 느낌을 간직하고자 고치지 않고 올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고양이
05/09/09 21:03
수정 아이콘
저도 그가 mx300으로 바꿨을때 좋아라했죠 관리하기힘든

볼마우스를 버리고.. 게다가 방향키사용도안하는걸보고;;
말코비치
05/09/09 21:03
수정 아이콘
반말체가 뭐 나쁜가요. 내용만 좋으면 되는 겁니다. 저도 오늘경기 당연히 패배를 예상했는데 참 드랍쉽 오랜만에 봅니다^^..
메딕아빠
05/09/09 21:03
수정 아이콘
그를 위한 맞춤 무기 ...
절대무기를 얻었으니 ...
이제 다시 한 번 천하를 호령하는 건가요 ...?^^

박서 ... 그의 끊임없는 발전을 기원합니다 ...!!
05/09/09 21:05
수정 아이콘
멋있네요. 이렇게 오랫동안 1류급 스타 플레이어인 것도
끊임없는 자기계발이나 자기관리등의 노력으로 이뤄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성적 거둬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고양이
05/09/09 21:06
수정 아이콘
저도 각종마우스가 다있어서 느낌을 알거든요
05/09/09 21:07
수정 아이콘
그는 어쩌면 자신만의 성에 갖힌 황제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뭐 어때요. 그 성이 무너지지 않게 견고하게 쌓아가면서, 더 아름답고 멋지게 치장해가는 걸요. 임요환선수, 사랑합니다!>_<
청수선생
05/09/09 21:08
수정 아이콘
허-_-; 끝나자 마자 올라오는 글 3개.. 덜덜덜
에화즈
05/09/09 21:16
수정 아이콘
전 종합백과님께서 쓰신 글도 맘에 와닿지만 특히 제목이 너무 좋네요...
'벌거벗은 황제, 세상을 향해 크게 웃다'라는 이 말처럼 이제 우리 앞에 요환선수는 더 이상 벗어버릴께 없는 황제가 되었기에 박서의 플레이로 하나씩 하나씩 새로운 옷을 입으시길 바랍니다...
05/09/09 21:24
수정 아이콘
물량 = ? (x)
물량 = ! (o)
탱크물량 아주 지대더군요....
제리드
05/09/09 22:21
수정 아이콘
오늘 티원 팀 선수들 탱크 물량...아주 제대로네요, 뭐 최연성 선수야 원래 그랬고...임요환 선수도.
어딘데
05/09/09 22:23
수정 아이콘
최연성 선수 앞마당 먹고 탱크 5부대 이상 뽑네요 진짜 덜덜덜입니다
(6시 반 멀티는 얼마 돌려보지도 못하고 파괴 돼서 가스 1000도 못 먹었을겁니다)
저그전 2팩도 아닌 3팩이라니 진짜 말이 안나오네요
스필버거
05/09/09 22:23
수정 아이콘
이기석 때문에 스타를 알게 되었고 친구 때문에 스타를 하게 되었고
임요환 때문에 스타를 즐길줄 알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3살이나 어리지만
제가 그의 팬이라는게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경기 보지 못 했지만 실시간
으로 봐야겠습니다. 500 지불하고요 ^^
Love♥Toss
05/09/09 22:25
수정 아이콘
음,, 최연성선수 막판에 탱크 2부대 정말 멋졌습니다
요환선수도 전성기때 드랍쉽 정말 멋졌어요 ㅠ 테란한시 화이팅!
My name is J
05/09/09 23:03
수정 아이콘
생뚱맞은 이야기를 하자면....

임요환선수의 누드집이라....으하하하-(달린다0-)
천재를넘어
05/09/10 00:04
수정 아이콘
정말 박서.. 오늘은 '임요환의 드랍쉽!!' 가 몇번이 나왔던지.. 현존 최강 테란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드랍쉽 최강은 아직까지도 임요환선수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6404 저의 자의식 부족...... [8] 유수e4837 05/09/10 4837 0
16403 SO 1 스타리그 5주차 관전 후기 [21] 시퐁5635 05/09/10 5635 0
16401 주간 PGR 리뷰 - 2005/09/03 ~ 2005/09/09 [7] 아케미5385 05/09/10 5385 0
16400 조정현 선수가 군입대를 했군요. [39] Lugaid Vandroiy6425 05/09/10 6425 0
16399 임요환 홍진호 최연성 박성준(최고와 최강의 사나이들) [20] swflying6225 05/09/10 6225 0
16397 오늘 온게임넷 해설과 옵져버 굿이었습니다. [90] 맞고치는아콘7906 05/09/09 7906 0
16396 더 괴롭혀야 했어요. [30] jinojino5929 05/09/09 5929 0
16395 @@ 기왕에 이길거면 최연성처럼 이겨라 (두번째) ...! [33] 메딕아빠5742 05/09/09 5742 0
16394 저그전 투팩 vs 투스타와 요새 스타리그에 대하여... [8] 윈디어4502 05/09/09 4502 0
16392 저그 압사... [33] 마리아5916 05/09/09 5916 0
16391 박정석vs송병구...송병구 선수 토토전 잘하네요. [13] jyl9kr5085 05/09/09 5085 0
16390 송병구선수 수고하셨습니다. [6] Golbaeng-E4668 05/09/09 4668 0
16389 성남, 분당에 사시는 야구팬 여러분 기뻐하십시요!! [18] 정지연4011 05/09/09 4011 0
16388 벌거벗은 황제, 세상을 향해 크게 웃다. [15] 종합백과5319 05/09/09 5319 0
16387 쏘원 스타리그, (최대한) 실시간 중계 [12] 소년4609 05/09/09 4609 0
16386 테란의 황제, 임요환의 저그전 : 대 박성준 [74] Bless7139 05/09/09 7139 0
16385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5] 길쭉길쭉연성3853 05/09/09 3853 0
16384 여러분들에게 스타크래프트란 어떤 존재입니까? [33] may0544359 05/09/09 4359 0
16383 보험회사도 먹고살려고 하는거겠지만.... [11] 후안무치4434 05/09/09 4434 0
16382 [잡담]신용카드를 만들었습니다. [14] [必 勝]무한초4509 05/09/09 4509 0
16381 당신도 고러쉬에게 빠졌는가?(지극히 혼자만의 잡담) [20] 狂的 Rach 사랑4127 05/09/09 4127 0
16380 리플레이의 소유권 [14] moonland5298 05/09/09 5298 0
16379 [잡담]새로운 시리즈에 대한 예고 [5] estrolls4544 05/09/09 454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