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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2/01 01:43:07 |
Name |
Marionette |
Subject |
전 한신타이거즈 감독 호시노 센이치의 야구철학.. |
1. 주의사항!
- 이 글을 읽는 도중 속칭 왜색(?)이 종종 나타날 수 있으니, 일본에 대해 심하게 거부감이 있는 분은 가능하다면 Backspace 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모 선수처럼 '난 야구가 정말싫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 역시 이 글을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위의 경고를 무시하고 이 글을 읽으신 후 나타나는 일체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저는 아무런 책임이 없음을 미리 밝혀드립니다.
2. 알고 읽으면 좋은 사전정보
(잘 아시는 분들은 Pass해도 됩니다. 어디까지나 기초적인 설명입니다.)
- SMAPXSMAP : 일본 FUJI TV에서 수년간 인기리에 방여중인 버라이어티쇼. 일본 내 인기가수인 SMAP 멤버가 전부 출연하는 유일한 프로로서(SMAP 멤버가 출연하는 방송은 정말 많지만, 멤버전부가 출연하는 것은 SMAPXSMAP가 유일합니다.) 여기서는 지난해 말 SMAPXSMAP 중의 한코너인 BISTRO SMAP (간단히 말해서 초청된 게스트가 주문한 요리를 SMAP멤버들이 만들고 이에 대한 평가 및 토크가 주 인 코너)에 출연한 전 한신타이거즈 감독인 호시노 센이치편을 보고 그 내용 및 느낀바에 대해서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 호시노 센이치 : 69~82년 주니치드래곤즈에서 선수로 활약. 87~91, 96~01년 주니치 드래곤즈감독. 02~03년 한신 타이거즈감독. 지난해 한신 타이거즈를 리그우승으로 이끌었으며 (한신의 리그 우승은 18년만) 현재는 건강의 악화로 감독직에서 물러나, 일종의 상담역(고문)의 자리에 앉아있음. 성격이 상당히 열혈적인 것으로도 유명하며, 대표적인 반 자이언츠파로 알려져있음.
- 일본야구의 팬 : 일본내 야구팬의 약 60%이상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팬입니다. 요미우리의 전 경기 (정규시즌외에 시범경기까지)를 방송하는 채널이 있을 정도로 요미우리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인기뿐 아니라 그 성적또한 대단한데, 일본시리즈를 9연패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있는 등 일본 내 최고의 인기구단입니다. 나머지 약 40%에 해당하는 야구팬들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말그대로 순수한 의미의 타 구단을 응원하는 팬이고, 다른 하나는 반 자이언츠로서 특정팀을 응원하지는 않지만 자이언츠가 지는것만을 바라는 팬층입니다.
- 나카이 마사히로 : SMAP의 리더. 본업이 가수임에도 가창실력에 대해서는.. (할말없음..) 주요 인기 프로그램에 MC를 맡고 있음. 야구를 상당히 좋아하며, 좋아하는 팀은 요미우리.
3. 호시노, 그의 야구철학
- 이제서야 본문입니다. 쓸데없이 서론만 엄청나게 길어졌군요.
- 본문은 지난해 12월29일에 방영된 SMAPXSMAP를 보고 그 내용을 대화식으로 정리한것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알려드릴점은 제가 일본어에 능숙하지 않아 본 프로그램을 원어로 들은것이 아니라 다른 어떤 분께서 만들어주신 자막을 이용해서 정리한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 내용과 다소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앞으로는 N : 나카이, H : 호시노 로 칭하겠습니다.
- 그리고 본문에 종종 등장하게 되는 어록이란 호시노씨께서 저술한 '리더론(책 제목이 정확할련지는 알 수 없음..)' 에 나온 구절 중 방송에 소개된 것을 따로 정리한것입니다.
(1) 열혈남아 호시노
N : 왜 항상 화를 내는가??
H : 스스로를 분발시키기 위해서죠.. 자신을 몰아붙이고 부담을 주면, 그것을 떨어뜨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하게 됩니다.. 또한 선수들이 그걸보고 '감독님 화났으니 더 잘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죠.
지난해 자신을 그렇게까지 몰아붙여서 인지 건강약화로 올해는 현장에서 물러나게 되었죠.
어록 1. 유니폼을 입는 동안에는 엄해서 미움받더라도 사적으로는 존경받는 사람이 되자.
어록 2. 플레이 볼 이후에는 다른 사람이 되자.
(2) 뭐 쓸만한 것이 있어야 말이지
N : TV는 자주보는가??
H : 자주보는 편이지만 야구는 보지 않습니다.. 팀이 이기던 지던 가능하면 안보고 살고 싶죠.
N : 해설자의 의견같은것은??
H : 뭐 쓸만한 의견이 있어야 말이지 (^^)
(3) 결과는 중요하다, 그러나..
N : (한신) 팬들의 열기 정말 대단하던데요??
H : 그곳에서는 야구가 생활의 일부분이거든요. 인사로 '어제 잘 하던데.' 하면 다 통하더군요. 그러니 경기에 지는 것도 물론 안되지만, 특히 내용이 안 좋으면 내내 영향을 미치거든요.즉, 결과만 좋으면 넘어가는것 당장은 괜찮지만 오래가질 않거든요. 하지만 과정을 꾸준히 밟아가면 그 시점에서는 결과가 나쁘더라도 계속되는 과정속에 더 큰 결과가 반드시 온더군요.
N : 결과로만 쌓아진 탑은 금방 허물어진다. 이말씀이군요.
어록 3. 스포츠니깐 결과가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과정이다.
어록 4. '경기'에서는 지더라도 '야구'에서는 지지마라.
(4) 반 자이언츠에 대해서..
N : 반 자이언츠에 대한 감정은 입단 초기부터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계기는??
H : 입단 당시 드래프트에서 자이언츠측이 '타부치' 선수를 다른팀에 빼앗긴다면 다음 1순위는 자신을 뽑기로 일종의 뒷거래가 있었는데, 실제로는 자이언츠에서 '시마노' 선수를 지명했고, 다행히도 주니치에서 저를 지명했죠.
'이게 뭐야! 나를 속였군.'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반 자이언츠가 되었죠.
하지만 지금은 자이언츠를 싫어하지는 않죠. 하지만 하는 짓은 싫어요. 예를 들어 하라감독(03년까지 요미우리감독, 전에 리그우승도 차지했었다.)을 해임시킨 것 같은 경우에는.. 그런 젊은 인재를 그런식으로 대우하면 안돼죠. 요즘의 구단주들은 감독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잘 모르고 그냥 가볍게 생각하곤 하죠. 그러면 안되는데..
(5) 드림팀은 사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N : 다음 시즌 센트럴리그에 대한 전망을 해 주신다면??
H : 아무렴 어떻습니까? 끝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방송당시 12월말이었으니 실제 녹화는 그 이전에 했겠죠?) 벌써부터 그런 소리를..
N : 자이언츠가 FA로 많은 선수를 보강하지 않았습니까?
H : 내가 지금부터 하는 말은 자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고쿠보가 다이에에서 왔지, 기요하라가 세이브에서 왔고, 페타지니 (전 야쿠르트소속으로 추정. 이번시즌 FA는 아니고 전에 요미우리로 이적. 원래 1루수지만 기요하라와 포지션이 겹쳐 외야를 맡음. 호시노씨가 이에대해 1루타가 될것이 2루타가, 2루타가 될것이 3루타가, 3루타가 될것이 런닝홈런이 되는 식이지라고 하는 것을 봐서 03년에 수비에 있어서 다소 문제가 있었는 듯..) 가 우익수보고, 로즈(역시나 요미우리로 이적한 외야수)도 왔고.. 그래도 요미우리를 응원할건가?? 난 그 마음이 이해가 안돼.
한 두명이라면 이해하겠어 FA니깐.. 그런데 몇십억씩 들여서 데려와서는.. 그런데도 응원할거야?? 자네같이 이렇게 야구를 좋아하고 TV에 자주나오는 사람이 나와서 '이건 아니다.' 라고 말을 해야 한다고. 니혼TV (자이언츠팀 계열사)에 나와서 '이겼다. 이겼다.' 라고 말해서만은 안되는거야.
이때, 옆에서 갑자기 끼어든 기무라
K : 나카이 너 지금 혼나고 있는 거야. 알어??
N : (상당히 당황한 가운데..) 네, 근데요, 저는 자이언츠는 역시 드림팀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H : 그러니깐 '드림팀은 사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야 한다.' 이거야. 지금 여기서도 열심히 요리하지 않았냐고? 이렇게 만들어서 손님한테 내놓는 것이지, 모두 다 비싼데서 만들어진 것을 사오는 것이 아니라. 안 그래?? 이렇게나 차이가 나는데, 그걸로 만족하나 자이언츠팬??
N : 그것 뿐 아니라, 야구계전체를 봐주셨으면 하는데요..
H : 저도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만, 저는 TV에 자주 나오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그쪽은 자주 나오니깐, 그 방송국(니혼TV)에서 팍팍 이야기해줘야 한다는 말이야.
자네는 "야구를 좋아하는 겁니까? 자이언츠를 좋아하는 겁니까?"
N : 저는 야구를 좋아합니다.
H : 그렇다면 방송국에서 이렇게 이야기 해야하는 거야. '이런 자이언츠는 보고 싶지 않다.'고..그런식으로 자꾸자꾸 이야기 하란 말이지. 그러다가 뭔가 부족해지면 나를 찾아오라고. 내가 많이 가르쳐 줄테니깐..
어록 5. 드림팀은 사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6) 140 vs 7
N : 일본시리즈에서 초반에 2연패를 했었는데.. (03년 일본시리즈에서 다이에가 홈에서 2연승, 한신이 홈에서 3연승, 다시 다이에가 홈에서 2연승을 하면서 다이에가 일본시리즈를 차지했음)
H : 내가 져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140게임을 하는 페넌트레이스가 더 큰 것이야. 아무리 1년간의 총결산이라 해도 겨우 7경기를 가지고 선수들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선수들한테 말했지 "당당하게 간사이로 돌아가자!!" 라고..
(7) 사과를 던진 호시노..
N : 리그 우승이 확정된 후 선수들의 플레이가 느슨해지고, 연패도 했었죠. 그때 호시노상께서 사과를 던지셨다고 하던데??
H : 네, 그랬었죠. 그때는 정말 화나더군요. 도대체가 언제까지 우승에 젖혀있을거냐 하고 생각이 들더군요. (한신은 9월 15일 리그 우승 확정이후 4연패함) 그래도 3연패까지는 봐줄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18년만에 우승이니깐. 그런데 또 졌단 말이지.
그래서 선수들을 모아 놓고 있는데, 한쪽에 '우승'이라고 새겨진 사과(아마도 기념품인듯 합니다.)가 보이더군. 어찌나 화가 나던지 벽에다가 확 던져버렸지. 어차피 사과는 위험하지도 않으니깐(-,-;;) 그리고는 아무말 없이 방으로 돌아왔지. 그랬더니 다음날부터 연승이더군. 헤드코치를 비롯해서 코치들이 다들 한 마디씩 한 모양이었지만, 그때 기합을 넣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야. 아마 일본시리즈에서도 좋은 경기 하지 못했을 거야.
4. 마치면서..
- 원래 SMAPXSMAP 는 더 이어집니다만, 호시노씨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정도입니다. 지금 저 위의 경고(?)에도 굴하지 않고,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어찌보면 아주 당연한 이야기인데, 괜히 뭔가 있는 것처럼 쓴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보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감명깊게도 봤기에 이렇게 글로 옮기는 것입니다. 호시노씨를 무슨 영웅시해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이 저마다 가치관이 다르기에 모든 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알아주시면 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드림팀은 사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날 스포츠에 있어서 자본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가 되어야 하는 것은 스포츠지, 자본이 우선되어야 하지는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걸을 막을 수 있는 것 또한 팬이겠죠.
-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저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아래에 뎃글로 남겨주시거나 쪽지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p.s.1 2004년도 벌써 2월입니다. 연초에 계획하신 일들 잘 되어가시는지.. 저같은 경우는 완전히 망해가고 있습니다만, 다른 분들은 하시는 일마다 잘 풀리셨으면 합니다.
p.s.2 방송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피디박스에 접속하셔서 검색창에 SMAP 라고 입력하신 후 SMAPXSMAP 중 031229편 '상' 편을 다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자막도 같이 올려져 있을 겁니다. 참고로.. 제가 업로드한 파일은 아닙니다.
p.s.3 어이없겠도 이글은 초판이 아니라 재판입니다. 여기까지 잘 써놓고 마지막 오타 수정하다가 아직도 규명되지 않은 이유로 글이 전부 날라가 버린 가슴아픈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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