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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1/29 01:22:33
Name 낭만다크
Subject 전용준 캐스터의 팬카페를 운영하면서...
제가 전용준 캐스터의 팬카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건 작년 7월말 이었습니다.
당시 함온스, 강민동 그리고 엄아모에서 가입해서 재미있게 보내고 있었는데
문득 김도형 위원과 전용준 캐스터의 팬카페가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검색을 해서 도형님과 용준님 각각의 팬카페를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엄아모와 도형동은 식구분들이 참 알콩달콩 재미있게 지내시던데
아쉽게도 전용준 캐스터의 팬카페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프리챌에 기반을 둔 '오바나라'라는 정말 따뜻하고 좋은 커뮤니티가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다음에 있던 팬카페는 솔직히 말해 실망스럽더군요.
운영자분이 잠적을 하셨는지 온갖 광고들로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도저히 '팬카페'로서의 모습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전용준 캐스터의 팬으로서 차마 팬카페의 방치를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잠적하신 운영자분께 문의도 하고 까페 내에서 나름대로 노력도 했고
다음카페 관리자에게 이러이러하니 카페의 폐쇄와 제재에 관련된 문의도 해봤으나
로그인이 확인되는 운영자가 존재하는 이상, 제재는 가할 수 없다라고 답변이 왔습니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차리리 새로운 팬카페를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가 컴맹은 아니라서 기초적인 태그나 포토샵은 조금은 다룰 수 있었기 때문에
어렵사리 하루를 꼬박 밤을 새워서 까페를 다듬고 대문을 붙이고 이러저러 작업을 했습니다.

막상, 순간의 열정으로 카페를 만들고 나니 더럭 겁이나는게 카페 회원수 였습니다.
아직 회원수1 게시판 2개의 초라한 '다음 용준동'이었지만 그래도 이를 꽉물고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홍보하며 온갖 노력이란 노력은 다 해보았죠.
배틀넷 채널을 돌아다니며 카페 소개도 해보고, 온게임넷 게시판에도 소개를 하고,
제가 가입했던 프로게이머 팬카페에도 소개를 했고 버디버디에서도 발버둥 쳐봤습니다.
전에 있던 용준님의 카페에서도 어떻게 아셨는지 몇몇 식구분들이 와서 반가워 해주셔서 큰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하얗게 날이 지새고 눈이 빨갛게 되어 하루가 지난 용준동의 회원수는 약 20명 정도였습니다.
아직 외소했지만 그래도 하나 둘씩 올라오는 글들에 전 행복했습니다.
차츰 용준동이 게시판을 늘려가고 공지도 하나둘씩 쌓이며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는데
그러면서 용준동이 알려지기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KTF EVER컵 온게임넷 프로리그 결승전 연기사건' 이었습니다.
(그날 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에버컵 결승전이 있기로 한 날의 올림픽 공원을..)

계속되는 폭우로 급기야 결승전이 다음주로 연기되는 소동아닌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저 멀리 제주도에서 올라온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눈물을 흘리는 아이,
잔뜩 찌뿌린 하늘 만큼이나 찌뿌린 마음을 감추지 못하시고 불만을 토로하시는 학생들,
결국, 이런 원망의 눈초리는 온게임넷 프로리그 중계진에게 까지 뻗어갔습니다.

결승전 진행을 장담하신다는 발언을 하셨던 전용준 캐스터에게 비난의 화살이 꽂혔고
급기야 전용준 캐스터는 우산도 갖추지 않은채 뛰어나가 우는 어린 아이들을 달래고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며 고개숙여 올림픽 공원을 찾아주신 팬분들께 사과를 하셨습니다.
황망한 와중에도 사인을 청하는 분들에게는 모두 직접 사인을 해드리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셨습니다.

이튿날 전용준 캐스터의 사과문이 올라왔습니다.
사과문은 많은 스타크래프트 관련 사이트, 각종 팬카페에 알려지게 되었고
전용준 캐스터가 보여주신 아름다운 행동이 더불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비난의 화살은 따스한 관심으로 바뀌었고 전용준 캐스터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하신
일부(?) 요환동 식구분들이 앞을 다투어 다음 용준동을 찾아 주셨습니다.

에버컵 프로리그 결승 연기 사건과 비난 때문에 의기소침해져 있었던 저는
늦은 오후에 용준동에 접속해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50여명에 불과했던 까페 회원수가 순식간에 배이상으로 들어난 것이었습니다.
자초지종을 알게된 저는 요환동에 방문을 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용준동내에서도 요환동에서 오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요환동 여러분들 참 대단하더군요. 따뜻한 전용준님 마음을 좀 더 전하고 싶으셨는지
자청해서 이곳저곳에 글을 올리시면서 용준동에 대한 좋은 말과 함께 소개를 해주셨어요..
그날 밤 요환동, 지노동, 동수동, 정석동, 윤열동, 저니동, 도현동, 엄아모, 도경동, 강민동,
재훈동, 연성동, 태민동, 태규동 등 정말 많은 곳에서 오신 분들로 까페는 웅성거렸고..
결국 용준동의 회원수는 하루사이에 50명에서 70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난 뒤에 문득 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될사람(전용준 캐스터)은 어떻게든지 이런 복을 받는 구나..'
그날, 프로이길 원하는 JUNPRO, 전용준님은 진정한 프로이며 남자였습니다.

.. 그 난리 후 수 개월이 흐르면서 전 참 행복했습니다.
다음 용준동이 좋은 일, 안좋은 일 등 이런 저런 별의 별 일을 다 겪으며
다음을 대표하는 '전용준 캐스터의 팬카페' 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되어서 말입니다.

지금 용준동은 회원수 1000명을 갓 넘겨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답니다.
비록 다른 팬카페에 비해 그 규모와 활동은 작지만, 그만큼 아담하고 소박한 용준동..
전, 제가 운영자라는 걸 벗어나 너무나도 정이 가는 곳 인것 같습니다.
(올해 8월 달에 군입대가 결정된 후 가장 걱정된 것이 용준동이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애착이 가기에.. 뭐 다른 좋은 분들이 이끌어 주시겠지요
지금의 저의 소원은 다른 프로게이머분들이 메가웹스테이션에서 응원을 받듯이
용준님도 그런 응원을 받게 해드리는 것.. 제가 지방에 살아서 참 힘들더군요;
이 소원.. 꼭 이루어 졌으면 합니다..)

오늘도 소박한 용준동은 출석부에 불을 밝히며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뱀다리)용준동을 배용준 관련 카페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우리 용준님을 두~번~ 죽이는 거에요.. =_=..

뱀다리2)끝으로 우리 용준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뱀다리3)진짜 마지막! 이번 부산 투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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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teful Days~
04/01/29 01:24
수정 아이콘
용준동에 가입하러~ 갑니다아~ ^^
리드비나
04/01/29 01:38
수정 아이콘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하는 사람은 용준 ← 은 하나밖에 없죠
저두 가입해야겠네요 알콩달콩의 재미를 함 느껴보기 위해서라도
Vegemil-180ml
04/01/29 01:45
수정 아이콘
그리고 프로게이머들은 전용준 캐스터를 위해

가급적 대규모 전투를 피해주심이..- _-;
지바고
04/01/29 01:48
수정 아이콘
전용준 캐스터의 쉰목소리가 있기에 스타리그 결승 5차전이 더 재미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04/01/29 02:30
수정 아이콘
아..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며 읽은 글이었습니다. 낭만다크님 감사합니다.
저는 특정인물 없이 모든 프로게이머, 또 게임관련분들의 팬임에도 불구하고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팬카페를 거의 가입하지 않았는데..
이 글을 읽으니 숨도 쉬지말고 (김동수해설의..^^;) 용준동으로 달려가야겠다는 의지가 생깁니다! ^^

그나저나.. 읽으면서 '용준동'하니까 배용준이 생각나는군..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족에 떡하니 지적을 해주시네요.. 하하하 어쨌든 마음따뜻한 글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가입하러~~
레디온
04/01/29 02:42
수정 아이콘
전용준 캐스터님의 놀라운 말솜씨에 감탄하면서
또 한편으론 참 섬세하고 자상한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용준동 운영자분도 왠지 분위기가 닮으신 것 같군요.^^
따뜻한 글이네요..
Forever윤희
04/01/29 03:27
수정 아이콘
좋은글 ^^ 저도 갑 하러
04/01/29 05:20
수정 아이콘
아.. 정말 따뜻한 글인거 같네요 ^^ 처음 제가 전용준 캐스터를 봤을땐

"뭐야 엄정김 트리오가 아니네 머야 저사람. -- 어색하잔아. 갑자기 왠 오바야 --"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정일훈 캐스터와 비교했던걸로 생각되는데요 지금 느끼는건 전용준 캐스터 많의 스타일이 지금의 온게임넷 스타리그에 빠지면 왠지 안될듯한 그런 존재가 되버리신거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중계 해주시길 ^^
(전용준님 께서 킬수 몇 하실때마다 저도 막 흥분되요. -,.-;)
난폭토끼
04/01/29 07:10
수정 아이콘
'하나 둘 세엣!'

'꽃미남 엄재경 화이팅~!'

'불꽃남자 전용준 화이팅~!'

'썰렁유머 김도형 화이팅~!'

'엄재경! 전용중! 김도형 화이티이이이이이이이잉~!'

이 소리가 아셈을 내리꽂는 날이 오길 바라는 사람이 저 뿐인줄 알았는데-_-;;

용준님 좋죠, 일훈님은 믿음직한 큰 형님 같은 분이시라면 용준님은 마음열 수 있는 막내형 같은 그런 이미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난폭토끼
04/01/29 07:10
수정 아이콘
전용중---->전용준-_-;;
04/01/29 08:43
수정 아이콘
그러지 말고 프리첼의 오바나라로 오시면 안될까요? ^^
스위스
04/01/29 08:50
수정 아이콘
애정이 듬뿍 담긴 따뜻한 글.......잘 읽었습니다. 낭만다크님의 마음이 느껴지는군요. ^^
저그우승!!
04/01/29 09:19
수정 아이콘
정말 낭만다크님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정말 전용준 캐스터님께서도 이 글을 보신다면, 낭만다크님께 백반 한끼 사드려야 겠어요 ^^
리차드VS살라딘
04/01/29 09:37
수정 아이콘
전용준 캐스터의 오바의 백미는...............스타리그 결승 5차전의 승패를 결정할 중요한 교전에서의 그것이 아닙니다...............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한때 전캐스터께서 진행하셨던 온게임넷 킹오파 대회(리그?)...........전 대전 게임 전혀 못하지만 전용준 캐스터 때문에 꼬박꼬박 찾아봤죠 ^^;;; 전 캐스터 ; 20.21.22.23,24히트~~~~!!!!!!! 상대편 선수나$%$@$#$#^&#!~~~~~~~!!!!! ^^;; 해설 하시는 분이랑 동시에 흥분하시면 머라 하시는지 잘 들리지도 않고 전 죽어라고 웃어댔죠. 전캐스터 목관리 잘 하시고 힘내시길~~
키 드레이번
04/01/29 10:1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이런 열혈팬^^;;분들 덕분에 용준님은 참 행복하실 것 같아요^^ 앞으로도 용준동의 무한한 번영과 발전을 기대합니다~^^
박지완
04/01/29 10:31
수정 아이콘
전용준 캐스터님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더불어 용준동도~~ 그럼 전 이만..(용준동 가입하러~~~-_-)
Maphacker
04/01/29 10:51
수정 아이콘
리차드vs살라딘/ 저도 20.21.22.23히트소리에 안하던 킹오파까지 다시 시작했다는.....;
04/01/29 13:30
수정 아이콘
엄,전,김 트리오 화이팅
화창한날씨
04/01/29 13:43
수정 아이콘
낭만다크님 로그인을 하게 만드시는 군요.
정말 따뜻하고 좋은 글인 것 같습니다^^
저도 용준동 가입하러 갑니다^^
04/01/29 17:40
수정 아이콘
무언가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글이군요. 저는 스타리그 진행하기전에 피파진행할때, 멀리서 소리만 들었는데 정말로 축구중계 하는지 알았다죠..^^;;
그양반이야기
04/01/29 23:23
수정 아이콘
가슴이 참 따듯해지는 글이네요 저도 전용준님 팬이에요~ 파이팅~
혀기좋아
04/01/30 13:51
수정 아이콘
가입하고 나서 처음 다는 코멘트인 것 같아요. 읽으면서 눈물도 찔끔 흘리고, 용준님의 자상함에 웃음도 짓고 그랬습니다. 저도 용준동 가입하러 가야 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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