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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1/27 02:41:01
Name lapu2k
Subject 문화 컨텐츠
얼마전에 라스트 사무라이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또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를 보았습니다.

한쪽은 사무라이에 대한 뜬금없는 예찬을 빙자한, 결국은 미국인의 자화자찬이고
한쪽은 전쟁의 참혹함과 그 안에서 한없이 무력하지만 영혼만은 굴복하지 않는
피아니스트에 대한 감동적인 실화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저에게는" 양쪽 다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라스트 사무라이와 피아니스트 양쪽의 극단, 그것은 단지 오락영화와 예술영화의 차이로
생각되십니까?

라스트 사무라이라는 영화가 일본이 아닌 미국에서 그것도 사무라이정신에 대한 예찬을
담아서 만들어지게 된것은 일본의 문화, 그리고 그 문화의 가공품으로 만들어진 컨텐츠
즉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비롯한 많은 영화들, 지금도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일본의 망가와 애니메라는 문화입니다.

피아니스트라는 영화를 지탱하는 것은 서양 음악이라는 문화, 유럽의 문화입니다.

이런 문화들이 생명력을 잃지 않고 존재하며 계속적으로 컨텐츠를 생산하고 다시 그것이
문화가 되는 순환은 바로 그 추종자들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20세기는 경제전쟁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문화전쟁의 시대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그 추종자들이 늘어나는것은 물론 좋은
일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반면에 세계의 문화를 흡수해서 그것을 포용하는(설사
그것이 소위 하급문화일지라도) 과정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화를 그 자체로서 선입견이나 두려움 혹은 콤플렉스, 하찮게 보거나 경외함 없이
자신이 즐길 수 있는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찾아가는데 있어 우리나라는 아직은 힘든
사회인것 같습니다.

새로운것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두려움과 치우침이 없이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사회적으로 강한 문화경쟁력을 가지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컴퓨터 게임 또한 문화입니다. 적어도 앞으로 100년은 발전해가고 계속 재생산되고
많은 추종자들을 만들어낼 유력한 문화현상입니다.

스타크래프트 게임리그 또한 그 컴퓨터게임 이라는 문화에서 파생된 또다른 문화의
한가지일테지요. 그 추종자들의 모임이 바로 여기 pgr인 듯 합니다.

프로게임계에는 많은 난관이 놓여있습니다. 비록 사회적으로 주류에 가깝게 다가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 생산적이고 청소년에게 해를 입히는 악에 가까운 존재로 규정하는
눈초리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의 불안함과 리그존속의 불확실성, 내부의 단지
스타크래프트 추종자와 컴퓨터 게임에 대한 추종자들의 갈등...

언젠가 pgr의 여러분들이 중년이 되어서도 스타크래프트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즐겁게
바라보기를 바라면서 곧 몰려올 일본의 대중문화와 우리나라에서 싹틀 10대들의 문화
들이 비록 경박하고 말초적일지라도 세월에 지나면 결국 가치있는 것들이 남아서
그 꽃을 피우리라는 믿음을 가집니다.

비록 찰나에 피고 가장 화려할 때 져버리는 프로게이머의 생명일지라도 우리들 추종자
들이 있기에 후일 e-sports의 선구자로서 그들이 평가받기를 바랍니다. 또한 e-sports
라는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도 추종자들을 만들어내기를 바랍니다.

(얼마전에 부모님과의 갈등이 있다는 중학생분의 글이 생각나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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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커드
04/01/27 02:51
수정 아이콘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고선 살아남을 수 없는 언론의 제물이었지요
이제는 그럴일이 없길 바랄 뿐...

ps. 그런데 우리문화를 전세계에 알릴만한 미디어는 없을까요?
지금 상태에선 너무 암담하군요
낭만다크
04/01/27 02:58
수정 아이콘
정말 많은 분들이 노력해야 하실 듯 하네요..
작으나마 기회가 된다면 저도 일조를 하고 싶습니다.. ^^
(e-sports.. 꿈만이 아닐 겁니다..)
안전제일
04/01/27 12:08
수정 아이콘
뭐...전혀 관계없는 이야기일꺼라고 생각합니다만
얼마전 언니님께서 저에게 그러더군요. (매염방님의 부고가 나오고있었습니다.)
'과연 요새 애들은 뭘 추억할까? 귀여니? 인터넷 소설? 너무 불쌍하잖아...'
글쎄요..귀여니류로 대표되는 인터넷 소설이나 할리퀸으로 대표되는 로맨스 소설과 전혀 친하지 않은 저이기는 합니다만
분명 지금 많은 걱정을 듣고 있는 그러한 문화 코드들은 그 나름의 가치를 생산할꺼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렸을때(사실 지금도 어립니다만.) 홍콩느와르에 열광하고 무협 영화에 열광하고 b급 공포물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고 생각했을때 제 어머님께서 얼마나 걱정을 하셨는지요..
그런데 전 그때 그러한 작품들을 사랑하고 그것들에게서 많은것을 배웠다고 자부합니다.(아직도 그때 작품들이 제일 재미있고 종종 꺼내보고는 합니다.)
현재는 생소하고 유해(?)해 보일지라도 그것은 나름의 자양분이 된다라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기성세대(아아 이표현은 너무 싫습니다.)들이 조금은 열린마음으로 귀여니와 인터넷 그리고 게임을 바라봐 주었으면 합니다.
너무 이해만을 요구하는 걸까요? 글쎄요.
나이 많으신 분들이 젊은 이들을 이해하는게 젊은 이들이 포기하는 것보다는 빠르지 않겠습니까?

저도..그 꿈을 꾸고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모르는 많은 분들이 노력해주시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정일훈 님께서 준비하시는 세미나가 좋은 결과를 내기를 바라며 그런 행사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아직 시작하는 중 아닙니까.^_^
아케미
04/01/28 08:01
수정 아이콘
그 글은 제 글이었는데^^ 아무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지금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10년 후에도 '그때 그거 재밌었는데'가 아니라 '오늘 무슨 경기 있지?'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모두 노력과 응원을 해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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