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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1/24 11:01:30
Name 나는저글링
Subject 스타를 지웠습니다.
첫글이라..실수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스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서..어떨지..

저는 대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그리고 여학생입니다.
스타는 별로 못하지만 보는 것은 무지 좋아하는 저그유저입니다.

저에게는 남자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4년간 스타를 해온, 베넷승률 75퍼센트의 명장이지요-_-
(사실 저같은 하수들을 키우면서 올린 승률이랍니다-ㅅ-;;)

사귄지 한달쯤 지난 어느날,
그는 제 손을 잡고 피시방을 가더니 스타를 갑자기 켜더군요.
그 당시 저는 프토만 할줄 알았고 그나마 팀플에서 질럿정도만 뽑는 수준이었습니다-_-;;
그런 저에게 그는 저그란 것을 가르쳤고
그 날 저녁 컴퓨터를 이겼다는 문자를 받고 어린애처럼 좋아했습니다.

그 뒤로 저희는 같이 방송도 보고 스타도 했습니다.
같이 스타를 할 때에 저는 저그를, 그는 자기가 가장 못한다는 테란을 잡았죠.
그러나 후반물량을 도모하지 못했던 저는
게임이 길어질수록 강하지는 테란의 한방을 항상 막지 못하고 지지를 쳤죠..
함께 방송을 볼 때는 둘다 주종이 같은지라
대부분 같은 선수를 응원하곤 했습니다.
단 한 경우인 박경락선수와 홍진호선수가 경기를 하는 경우만 제외하구요.
"야...저그저그전에서 홍진호선수를 상대로 앞마당을 먼저 먹다니..위험한데.."
"아냐아냐 저것만 성공하면 이긴다니깐..ㅋㅋㅋ"
홍진호선수의 초반공격이 실패하고 먼저 멀티를 먹은 박경락선수가 신승을 거둔 날
..........어찌나 원통하던지요-_-
남들은 가장 재미없다던 저그저그전도 그렇게 함께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가 사는 곳으로 놀러갔던 날,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다 말고 마중을 나와서
"러커저글링으로 잔뜩 앞마당 조여놨어..잠깐 손 놔도 이긴다니깐.."
(실제로..이겼습니다-_-;;;;)
이러면서 저를 데리러 나와준 날...
"지면 나땜에 졌다고 뭐라고 할거지??"이러면서도
기쁘고 고마워 어쩔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와는 2주일째 연락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연락이 뜸해지고
만나자고 말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같이 있을 때 말수가 차츰 줄더니
약속을 잊고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지 않고서
울며 말하는 제게 할말 없다고 딱 잘라 말하는 그에게
차라리 내가 귀찮다고 말하라고 말하고선 차갑게 전화를 끊은 지 2주일이 되었습니다.
어제 스타를 지우면서
하루에 한판씩 이기겠다고 약속하고서
하나하나 모은 리플레이들을 지우면서
다시는, 아마도, 너와 함께 스타를 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그리고 너가 아니라면 누구와도 함께 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하지만..
그가 다시 나에게 미안하다고
예전처럼 따뜻한 말투로 말하면서
"우리 다시 시작하자..이번엔 내가 토스로 할테니까...테란은 너한테 너무 어려웠어.."
라고 말해주길 바라는지
차마 씨디를 버리지는 못하겠더군요^^;;;;;;

.........그러나 그런 기대는 아마 부질없는 것이겠지요.

사랑해요.
다신 말하지 못하겠죠.
내가 없어서 더욱 행복하길 바래요.
지금도 많이 아프지만
영원히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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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24 11:07
수정 아이콘
무슨,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
그래도 ^^;;;;; -> 이 이모티콘은 보기 좋아 보여요...
괜찮으시죠??
Vocalist
04/01/24 11:08
수정 아이콘
아...뭐라 위로를 해드려야 할지...ㅠ_ㅠ
스타에 얽힌 사랑이야기라는게...한편으로는 슬프지만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군요...전 제가 좋아하는 스타를 여자친구(지금은...-_-)와 해본적이 전혀 없어서...가슴아프시겠지만 마음 추스리세요...그분께서도 나는저글링님께서 아파하는걸 바라지 않을테니까요..
황성호
04/01/24 11:10
수정 아이콘
pgr들어와서 첫 리플인데요-_-;
제 주위 게이머들 보면 남자는 초반러쉬를 여자분들은 후반을 도모하더라구요. 제가 보기엔 남자분이 초반러쉬성공이후 후반에는 거의 한량모드 배째라신거 같은데 이럴 경우 여자분은 그냥 gg치는게 나을거 같더라구요. 남자분이랑 특별하게 싸우신게 아니라면 여자가 생겼거나 아니면 이젠 더이상 미련이 없는거 같네요 '할말없다'라고 말할 정도라면 할말없는거죠. 무엇보다도 짜증나는건 gg를 치는 것도 아니고 연락도 없고 그냥 조용히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드롭하는 남자분들이 몇명있더군요-_-;
04/01/24 11:20
수정 아이콘
gg를 안치고 연락도 없이 드롭하는 유형, 굉장히 많습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이 유형은 나중에 피눈물 흘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관계이던간에 끝을 마무리 할 줄 모른다는 것.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 난처한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한 번 뒷걸음을 치는 법을 배운 사람은 계속 뒷걸음 치기 마련이지요....앞을 바라보고 달려가세요. 세상은 넓습니다. 뒷걸음 치지 않아도 펼쳐진 곳에서 얼마든지 재미있는 일을 많이 겪을 수 있습니다. 가슴 아픈 것은 잠간이고 인생은 무척 길답니다.
04/01/24 11:38
수정 아이콘
음..;
04/01/24 11:55
수정 아이콘
...
04/01/24 11:59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T-T(저 거짓말 안하고 정말로 눈물이 고였다가 흘러내리는군요...)
꿈은살아있다
04/01/24 12:0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누구나 사랑에 아픈 상처 하나씩은 가지고 있자나요,
그런데도 다들 열심히 살아가자나요!. 화이팅!
미소가득
04/01/24 12:1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웃으시니 마음이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 더 안스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 사람보다 스타도 훨씬 잘하고 비겁하게 도망치지도 않는 좋은 사람 많을 겁니다.
많이 밉고 그러면서도 많이 그립고 그러실 것 같은데요. 너무 많이 미워하지도 마시고(그래봤자 나는저글링님만 더 힘들기 때문에) 그렇다고 뒤돌아보지도 마세요.
진심으로 기운내시길 바랍니다.
전장의안개
04/01/24 12:37
수정 아이콘
뭐라고위로를 드려야할지...
음...추억까지는 지우지 마세요...인연이라면 다시 베넷에서나 피시방에서..만나실거구요...아님 님의 쌍둥이 저글링을 만나실거에요..힘내세요~
갈마동[오징어]
04/01/24 13:00
수정 아이콘
흠..제목을 보고..또 스타 떄문에 신세 타령하고 지운다는 내용이군..라며 부정적으로 생각 했는데..잘못된 생각 이었네요 ^^:: 그 분이 토스 한다고 연락 오길 바랄께요.
저그소녀
04/01/24 13:2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화이팅~ 마음은 전해지고 사랑은 이루어지니까요..
i_beleve
04/01/24 13:31
수정 아이콘
스타를 같이 즐기는 여자는 폐인의 로망...... ~_~ b
하와이강
04/01/24 13:37
수정 아이콘
왜 제가 부끄러울까요. 위에서 'GG'형의 사람이 아니라 '드랍'형의 사람을 질책하시는 댓글들을 보니.. 지난 기억에 제자신이 미치도록 밉고 또 괴롭습니다. '나는 저글링님'께서 힘들어하시는 글 한자 한자에 엉뚱하게도 제 마음이 아프고 우울합니다.... 아아... 오늘은 술이나 한 잔해야겠습니다. 술끊은지 5개월째인데요.. 참...
스타하까요?
04/01/24 14:21
수정 아이콘
함께 스타를 즐길 수 있는 여자친구를 사귀기가 얼마나 힘든일인데...
힘내세요 더 좋은사람& 고수 만날겁니다.^^;;
플토중심테란
04/01/24 16:32
수정 아이콘
아...힘내세요 라는 말뿐이 드릴 말이 없네요. 닉네임 나는저글링에서 왠지모를 슬픔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저도 함께 스타하고 즐길수있는 여자친구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Greatest One
04/01/24 17:40
수정 아이콘
스타를 같이 즐길 수 있는 여자친구... 부럽죠-_ㅠ
그냥 같이 있어줄만한 여자도 없습니다....
04/01/24 18:57
수정 아이콘
................ 좋은일만 있으시길~
04/01/24 19:06
수정 아이콘
혹여 군대라도 가시는건 아닌지... 하는 상상아닌 상상을 해봅니다. -__
04/01/25 14:05
수정 아이콘
....사랑은 원래 조금은 힘든거라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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