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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6/06 22:43:12
Name 강량
Subject 오늘은 현충일입니다.
어느덧 5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현충일입니다.

오늘과 같은 뜻깊은 날을 맞이해서 비록 글실력은 없지만 그래도 회원님들과 현충일에 대한 의미를 조금이나마 생각해보고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겪으면서 느꼈던 에피소드 중심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일기형식이라 자게와는 조금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많이 부끄럽기도 하네요.


오늘 2번째로 차를 몰고 나오면서 운좋게 정말 너무나도 운좋게 이수교차로 부근 횡단보도에서 빈 주차공간을 발견하고 거기다 차를 쑤셔 넣었습니다. 횡단보도에 반정도 차가 겹쳐지긴 했지만 오늘만큼은 경찰관분도 이해해주시라 믿고 그냥 주차시키고 나왔죠. 작년에는 주차공간을 찾지 못해 30여분간 빙빙돌고, 흑석동 골목길을 올라갔다 내려가는 고생을 한거에 비해서는 올해는 정말 운좋게 주차공간을 확보한 셈이죠. 근처의 아파트단지에서는 이미 현충원과 관련된 주차는 엄금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어 쓴웃음을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건 사실 그분들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쉽긴 하더군요.

그러면서 부모님들과 준비해온 먹거리와 음료수를 들고 땀 흘리며 제 작은 조부님이 묻혀 계신 묘역에 가고 있는데 차 한대가 - 일반 주차판을 단 - 그 묘역근처에 딱~ 서더니 사람들이 내리더군요.
속으로 "ㅅㅂ 저 사람들은 무슨 back이 있기에 출입통제가 되어 있는 정문을 무사통과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전 그러니까 15년전 정도만 하더라도 현충일날 현충원 부근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흑석동에서 차가 사람들로 인해 더이상 못가고 회차하고 저희들은 거기서부터 걸어 올라가야만 할 정도였으니까요.
제 조부님이 묻혀 계신 묘역은 6.25당시에 돌아가신 분들의 묘역이라 좀 덜하지만 옆 묘역은 당시 갓 묻히신 분들이 계셔서 근처에 가면 소복을 입고 통곡을 하시던 아주머님들을 많이 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현충원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그당시의 그 묘역의 분들도 이제는 소복이 아닌 평상복을 입으시고 어린 아이들과 함께 계시는 모습을 보니 세월이 어느새 흘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오마이뉴스를 보니 대전 국립현충원에 있는 "김창룡"의 묘역을 이장해야 한다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김창룡 --
김창룡 전 특무부대장은 함경남도 영흥 태생으로, 일제시대 관동군 헌병대 정보원, 한국전쟁 당시 육군본부 정보원, 군검경합동수사본부장, 육군특무부대장 등을 지냈다. 지난 1992년에는 안두희에 의해 김구 선생 암살 당시 '실질적 지령'을 내린 인물 --
예전 어렸을 때 어른 분들과 현충원내에 있는 박정희묘역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고모부님의 "명당자리구만~~" 이라는 말씀을 듣고 어린 마음에 나도 박정희 같은 위인이 되어야지 라는 마음을 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 죄송합니다. 어렸을 적의 역사를 몰랐던 때의 아이의 생각이지만 정말 부끄럽고 죄송스럽습니다.

제 증조부님이 계십니다. 대한제국 육군 부의를 지내셨으나 군대가 해산되면서 다가올 미래를 예견하시고, 간도지역으로 가셔서 신흥무관학교의 훈련교감이 되시고, 훗날 청산리전투와 봉오동 전투에도 참가하셨습니다.

그러다 일제 관동군의 사주를 받은 만주마적떼에 의해 암살당하셨는데 이 당시 해외에서 독립운동 하셨던 분들이 해외에서 돌아가시게 되면 "조국을 해방시키지 못하고 먼저 죽는데 무슨 낯으로 조국에 묻힐 수 있냐 중국땅에 그냥 묻어달라 그리고 해방이 되면 그때서야 나를 옮겨달라"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 살던 마을근처에 가묘로 무덤을 만드셨는데, 이후 중국은 내전에 휩싸이고 해방후에는 냉전으로 인해 중국과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제 증조부님의 무덤도 결국은 못찾고 말았습니다.

92년 해빙분위기에 맞추어 제 할아버님과 몇몇 친척 어른분들이 몇 번 중국을 방문하셔서 제 증조부님의 무덤을 찾아보았지만 이미 세월이 몇 십년이 지나 산천도 바뀌어 있고 동네분들도 안 계시는 판국에 사실 찾는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 되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당시의 마을로 추정되는 곳의 흙을 몇 줌 쥐어와서 선산에 모셔놓고 제사를 지내는 판국입니다.

저희 집안 어른분들이 몇 번이나 독립운동관련 근거를 가지고 보훈처에 가셔서 증조부님을 현충원에 안장시켜 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하셨지만 유골이 없는 관계로 현충원안장은 불가라는 통보만 계속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런 김창룡같은 해외독립지사분들을 잡아다니던 관동군 헌병대 출신이.. 백범 김구선생의 실질적인 암살지령자라는 저 놈이 현충원에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후..


거친 글, 부끄러운 글을 보여드리게 되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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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SOO수
05/06/06 22:45
수정 아이콘
아까전에 클릭 했는데 글이 사라져서 깜짝 놀랬답니다. 음,,다시 한 번
오늘의 의미를 새길만한 글 같아요.
굼뜨는 나
05/06/06 23:21
수정 아이콘
독립유공자와 6.25때 우리나라를 지켜주신 분의 손자이시군요 오늘 호국영령들이 명복을 빌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05/06/06 23:26
수정 아이콘
제 글은 왜 삭제 됐죠? -0-;;
letter_Couple™
05/06/06 23:44
수정 아이콘
아차 태극기...
05/06/07 00:20
수정 아이콘
흠 그랬군요.
김창룡씨 이야기는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건데..

그나저나 아침에 공부하러 나가면서 그런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초중고생들은 현충일이 뭔날인지 알까?'

어른들도 그저 현충일을 연휴의 하루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나이를 별로 먹지 않은 저도 어릴때 현충일 같은 국경일은 꽤나 중요시 여겨지고, 참배가는 행렬이 끊이지 않았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말입니다.

점점 기억해야 할 것은 잊혀져가고 있는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낭만토스
05/06/07 00:57
수정 아이콘
현충일인데 집앞이나 거리에 태극기를 거의 못봤네요. 현충일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새겨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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