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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5/03 06:20:49
Name DeaDBirD
Subject 해설끼리의 충돌.
제목에서 '해설'이라 한 것은 '해설자'의 줄임말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의 '해설'을 뜻합니다. 즉 '엄 해설(자)'와 '김 해설(자)'끼리의 충돌이라는 반말이 아니라, '엄 위원님의 해설'과 '김 위원님의 해설'끼리의 충돌이라는 표현입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우리 PgR21에서 자주 강조되어 온 맞춤법 지적 중에서, '다름'과 '틀림'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나는 옳고 당신은 틀림'만을 주장하는 사람의 아집을 비판해 왔습니다. 물론 그 차이가 삶과 죽음을 좌지우지할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면 아집일 지라도 끝까지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하겠지요. 그러나 "오늘 점심을 짜장면으로 먹을까, 김치볶음밥으로 먹을까"하는 것처럼 '대세에 지장 없는' 사소한 문제라면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어제 듀얼 승자전에서 엄 위원님과 김 위원님 사이에 '박서의 벙커'를 둘러 싸고 충돌이 있었습니다. 처음 두 분의 논쟁이 시작되었을 때, 예전처럼 이내 합의되겠지 했었는데, 의외로 반박과 반박을 거듭하면서 끝까지 충돌하시는 모습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그 장면을 보면서, 저는 기뻤습니다.

통합 리그가 합의된 이후, 오늘 저는 처음으로 김창선 해설위원님만이 아닌, 방송에 참여한 모든 온게임넷 캐스터님이나 해설위원님으로부터, "다른 방송사"가 아닌 "엠비씨게임"이라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물론 모든 스타 방송을 지켜보지는 못했던 제 게으름 탓일 수 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도, 역시 저는 기뻤습니다. 두 방송사가 '내가 살기 위해서는 당신을 죽여야 한다'라는 생각으로부터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당신이 살아야 한다'로 바뀌는, 즉 유게에 있었던 표현 대로 '동업자 정신'을 갖게 되었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이스포츠계는 아직 다른 스포츠계에 비해 불안합니다. 아무리 광안리 10만이 모였다 하더라도, 프로 배구계마저도 참여하는 가장 민감한 대기업체가 아직 긴가민가하면서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양보하여 통합리그를 일구어 낸 두 방송사의 자기 희생은 길이길이 인정 받아야 하겠지요.

두 해설위원님의 충돌이 잠시 광고 이후에 '적절하게' 수습된 모습을 보면서, 저는 한없이 기뻤습니다. 그 충돌이 첫 번째 더락과 박서간의 '대세'에 별 지장이 없었다는 합의가 기뻤고, 여러 커뮤니티간 논쟁 속으로 그 차이의 타당성을 넘겨 주는 여유도 기뻤습니다(감히 제 의견을 말하자면, 저는 그러한 상황을 만든 박서의 '의도적인' 늦은 정찰을 탓하겠습니다. 적어도 정석 대로 서플 만든 8SCV는 정찰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루나에서 토스가 뻔하지 않겠어라는 생각은 오늘 더락에 의해 틀렸다는 것이 증명되었으니까요. 따라서 그러한 상황까지 와서 벙커는 사소한 차이에 불과하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암튼, 어제 해설끼리의 충돌은 제게 반가운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리 방송이라는 공공 매체라 하더라도 반드시 서로간에 합의된 한 가지 의견만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수많은 토론 프로그램에서 각각의 이견을 제시하고, 판단을 시청자의 몫에 맞기 듯이, 이처럼 정리된 몇 가지의 이견들이 시청자들의 판단을 요구하는 것도 공적인 방송의 한 가지 기능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해설진으로 서로 상대하는 두 팀의 지지자가 나올 수 있겠지요. 한 명은 한 팀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해설하고, 또 다른 한 명은 상대 팀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해설한다고 했을 때.

판단은 결국 시청자의 몫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어제의 충돌을 보면서 너무 기뻐서, 또다시 주절거려 보았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이렇게 글을 맛깔스럽게 쓰지 못할까요. 제가 다시 읽어도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네요. 그저 통촉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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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03 06:35
수정 아이콘
해설자끼리의 의견 충돌은 오히려 재미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일부러 성향을 나누어서 해설을 하는 경우도 있구요.
물론 벙커링에 대한 입장차로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도 시청자들에가 나름대로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격정천
05/05/03 06:49
수정 아이콘
방송 끝나고, 소주한잔들 하시겠죠??--상상이 가는군요--
갑론을박처럼 어느하나의 전략,전술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내세우는 스타관련 프로그램 생기면 좋겠네요.
김효경
05/05/03 07:36
수정 아이콘
저도 그 부분에서 상당히 만족스럽더군요. 상황을 보는 눈은 다르게 마련이니까요. 선수들이 뭐 할지 도통 알 수가 없으니까요(특히 임요환 선수라면). 여러 가지 경우를 말해 주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소림 캐스터 말대로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고 직접 느껴보면 되잖습니까.
피레스지후니
05/05/03 07:56
수정 아이콘
그 상황이 지나간 후에도 서로의 의견이 맞네 틀리네 하며 티격태격하는건 저는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악플러X
05/05/03 08:31
수정 아이콘
해설자들의 충돌 은 여러 의견을 피력해서 그 상황에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죠. 프로들의 플레이를 따라하는 우리 같은 아마추어들은 대응책이나 주의점도 여러면에서 알기 쉽고요
권근모
05/05/03 08:33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일단 김창선 해설위원이 한발 물러섰죠. 예전부터 이런 마찰은 자주 있었지요? 주로 김도형 해설과 엄재경 해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지만 둘은 부딪히지 않고 주장만 잠시 주장할분 계속 이어가지 않지만 김창선 해설 과 엄재경 해설은 묘한 라이벌의식이 있는거 같아서, 뭔가 긴장감이 배가 되는 기쁨을 주는거 같습니다.
05/05/03 08:38
수정 아이콘
음..이런 해석을 할수도 있었군요. 저는 그 상황에 지나가고도 한참이나 그 문제로 티격태격하는건 해설흐름을 좀 깬다고 생각했는데요..
어제는 좀 과도하게 길어서..경기를 보는게 방해됐어요.
김도형해설과 엄재경해설님이 서로 티격태격하는 길이정도가 딱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노맵핵노랜덤
05/05/03 09:07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엄재경해설님이 자주 그런 상황에서 한발 물러서시던거 같던데...
05/05/03 10:14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엔 두분 다 맞는 답이었습니다. 제 말이 상당히 무성의하다고 느낄수도 있겠지요.

그 이유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엄재경 해설의 '벙커짓기'는 2게이트 질럿러쉬에 대한 안전한 방어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김창선 해설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프로(게다가 컨트롤의 극한인 임요환 선수)라면 위험하더라도 레인지 유닛으로 밀리(메이레이...) 유닛을 제압하는 것이 정석이라 생각했겠죠. 어차피 질럿은 5기를 초과하여 오지 않을테고, 벙커가 완료될 시점에는 드라군이 오기 때문에 벙커에 대한 투자는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고... 게다가 러쉬 갈 타이밍을 잃어버리게 되죠.

김창선 해설의 생각은 이기기 위한 전체적인 그림이었고, 엄재경 해설의 말씀은 위기관리를 말씀하신 것이었습니다.

결국 엄재경 해설말씀은 일단 막고 50:50(?)에서 다시 시작한다 정도의 개념이고 김창선 해설은 이것만 잘 막으면 6:4정도로 임요환 선수가 유리하다... 라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두분 말씀 다 옳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Morpheus
05/05/03 10:22
수정 아이콘
항상 같은 의견을 내는 것보단 그래도 다른 의견을 듣는 게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주고 더 재밌지 않나요? 해설자가 두명인데 맨날 같은 얘기 그 얘기가 그얘기인 것 같은 해설을 듣다보면 통 재미가 없어요. 그렇다고 둘이 다투거나 안 좋은 모습을 보이는 건 안 좋지만 그 정도의 상황도 아니었잖아요?
_ωφη_
05/05/03 11:05
수정 아이콘
보기에따라 다 틀린거같네요..^^
제가 보기엔 상당히 그거가지고 오래싸운다..라고 느꼈고..
좀 안좋아보인다고 느꼈었는데요..
카이레스
05/05/03 11:48
수정 아이콘
근데 엄해설님과 김창선 해설님은 해설에서 충돌이 잦은 것 같아요+_+ 대부분 재밌게 보는데 가끔은 불안하기도...;;
슈퍼테란
05/05/03 11:55
수정 아이콘
온겜을 실어하는건 아니지만 엠겜이 더 좋은 이유중에 하나가 중계진이 좋아서 입니다. 부담없이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걸 배우고... 어제 방송 보는데 제가 다 땀이 나더라구요. 얼마나 흥분하셨으면 상황 설명하는데 비속어까지...
플토맨
05/05/03 12:33
수정 아이콘
엄재경 해설위원님이 자존심 무지 쎄죠. 사소한거 실수를 지적 받아도, 에... 하면서 생각해보는척 하고 꼭 자기가 잘 못봤느니 끝까지 해명하더라구요
처제테란 이윤
05/05/03 13:0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1경기의 참재미는 바로 그 충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_-;;
05/05/03 13:28
수정 아이콘
혜성끼리의 충돌로 잘못 본 나 -_-
마술사
05/05/03 13:29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가 2게이트인거 알았을 시점에서는 이미 벙커를 짓기엔 늦었다고 생각합니다만;; 벙커를 지을꺼면 첫 질럿 난입했을 시점에 지었어야죠;

여러분은 그 상황 어떻게 보셨나요?
우우웅
05/05/03 14:00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에도 썩 좋아 보이는 광경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두분의 해설자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내 놓았다고 하더라도 공영방송에서 사사로이 보이는 자신들의 감정싸움을 해서는 안되었다고 봅니다. 설마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하더라도 서로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한다는 뜻으로 "아 그런면도 있었군요" 라며 부드럽게 넘어간후 방송이 끝난후 나누어도 될만한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두살 먹은 어린아이가 아닌이상 두분 해설자들이 보여 주었던 모습은 시청자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성숙한 토론의 모습이 아니였다고 생각합니다.
05/05/03 14:04
수정 아이콘
두 해설자분의 언쟁보다 저두 벙커를 지었어야 하느냐가 더 관심이 가는데요. 임 선수는 투 게이트인것을 너무 늦게 알았기 때문에 벙커를 짓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팩토리에서 벌쳐 바로 안 누르고 애드온 한 걸 보면 질럿 좀 보내다가 드래곤 오겠구나 하고 판단 미스 한거지요. 그래서 피해가 컸구요.

그런데, 해설자분들은 투게이트 질럿 러쉬라는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김창선 해설은 계속 벙커를 짓지 말았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입구를 막을 수 없는 맵에서 상대가 투게이트 질럿 러쉬(어제는 한 7-9기 정도 뽑은 듯)를 한다는 것을 알면서 1바락 1팩토리 만으로 별 피해없이 막을 수 있다라는 얘긴가요?
잔잔바라바라
05/05/03 15:53
수정 아이콘
근데 엄재경님껜 죄송하지만
제가볼땐 대부분 김창선님의 해설이 맞거든요..
엄재경님 현재스타실력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대충2년정도?전엔 방송에서경기보니 완전초보수준이셨는데..
해설듣다보면 상황을 직접 경험해보지못해서(고수와겜해보지못해서)
나오는 틀린 해설이 보이거든요...
김창선님해설은 역시 스타고수 였기때문에 다르다...라는 느낌이듭니다
저는 아무리 이론을 잘알더라도 어느정도 스타중수이상이 아닌다음에야
정확한 해설을 하기힘들지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야구해설은 야구잘해야되냐 라고하실수도있겠지만은..
어쨌든 엄재경님 해설듣다보면 '스타좀한다면저런말안하실텐데'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서요..엄재경님이 조금더 실제스타실력을 좀더 키우시는게 해설에 도움이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실력이 어느정도인지는 정확히모르지만..
눈시울
05/05/03 16:05
수정 아이콘
'야구해설은 야구잘해야되냐' 이게 최고의 답이라고 봅니다. 다른 말이 필요가 없죠.
카이레스
05/05/03 16:26
수정 아이콘
저는 어제 같은 경우는 엄재경 해설위원이 맞았던 것 같네요.
거짓말처럼..
05/05/03 17:26
수정 아이콘
다른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시군요 ^^ 좋게 생각하면 또 좋네요..전 늘 보면서 불안했습니다. 서로 너무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계신 듯 하여 싸우시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경기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어요 ..불안불안해서..
소수마영
05/05/03 17:33
수정 아이콘
서당께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고, 거기에 엄재경 님 같은 경우는
데이터 적인 연구를 상당히 많이 하신 분인데,,, 단지 그 실력이 고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해설이 부정확하다고 주장하시는 건 좀 그렇네요;;
(그리고 엄재경 님은 제가 듣기로 초보가 아니라 중수 이상 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음,, 그리고 제 생각은 한량 님 생각과 같네요.
질럿과뮤탈이
05/05/03 18:09
수정 아이콘
저도 한량님 생각에 동의합니다. 엄해설님 말씀을 무조건 틀렸다고 볼수가 없는게 벙커를 짓지 않아서 scv피해가 꽤 컸고 거기서부터 경기가 기울었죠. 그렇지만 김해설님 말씀대로 입구를 지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었고... 두분의 해설이 임선수가 겪어야했던 이중고를 한부분씩 말씀하신 거라고 보면 될듯 합니다.

그리고 위에 잔잔~님/ 야구의 하일성, 허구연 해설이 야구 좀 하진 않죠.
저는 개인적으로 어제 두분 해설 충돌도 재미있게봐서 괜찮습니다. 위에 어느 분 말씀대로 두사람이서 항상 똑같은 생각만 해도 좀 그렇죠. 얼마든지 있을수 있는 견해차이라고 보구요. 견해차로 인한 논쟁일뿐, 두분이 진짜 싸움을 하는 것도 아니고, 또 논쟁은 약간 격하게해야 보는 재미도 있고, 좋다고 봅니다.
Jeff_Hardy
05/05/03 18:57
수정 아이콘
한량님 말씀이 옳죠. 박서는 벙커를 짓지않은데다 팩토리에드온까지 해버렸습니다. 김창선해설말따라 벌쳐로 막았다면 박서가 충분히 유리해졌겠지만 애드온까지 해버린상태라면 벙커를 짓는게 옳았다고 봅니다. 물론 이건 플토가 2게이트란건 알아야 가능한거긴 했지만요. 벙커를 짓지 않은 덕분에 에씨비들이 한동안 질럿 쫓아다니느라 자원채취도 안됐구요. 더불어 안기효선수의 첫리버가 일꾼쪽에 떨어졌다면 경기 거기서 8대2 이상으로 기울어졌다고 봅니다.
저도 해설간의 충돌은 좋습니다. 간혹 '이건 이사람말이 확실히 맞는데 왜저러나' 라고 생각되는 토론도 하곤 하지만 어제같은 경우엔 진짜 둘중에 어느말이 맞을까 하고 궁금해지는 대담이었거든요~
그리고 예전엔 엄재경해설이 한동안 양보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젠 끝까지 가시더군요. 자기가 옳다고 생각되는건 흐지부지 마무리 하지말고 끝까지 가야죠..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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