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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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1/19 17:03:30
Name pErsOnA
Subject 첫글.. 첫발자국.
11월 20일 가입신청 했으니까, 꼬박 2년을 기다린 셈이군요. ^^;

0. PGR을 향한 발걸음.

TV로 방송되는 스타중계방송을 보기 시작한 때는, 임요환 vs. 홍진호 in 코카콜라배였으니까.. 3년 좀 못되는군요. 뭐, 본격적으로 챙겨가면서 본 적은 온게임넷 올림푸스배, MBC 스타우트배때부터였습니다. 그때당시만 해도 TV로 보기만 했지, 인터넷 게시판에서 서식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온게임넷 게시판 기웃.. 강민동 게시판 기웃.. 하니까, PGR, 피좔, 피지알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대개 퍼온 글의 원래 서식처로서 말이지요. 정말 좋은 글들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양질의 사이트라고 생각하고 구미가 당겼습니다. 별 생각없이 http://www.pgr.com을 쳤습니다. 없더군요.

.com 대신 .net, .co.kr, .ne.kr, .or.kr 등등 모든 도메인을 주소를 갖다붙혀도 나타나지를 않는 겁니다. 오~ 그래? 이거 흥미진진한걸~ -_-; 사람이 오기란게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오기를 부릴데다가 부려야지요. 21을 빼먹었는데 어디 나타나겠습니까?

그러다 우연히, PGR21이 진정한 도메인네임이라는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https://pgr21.com을 주소창에 쳤지요. 안나타나더군요. 아마 그때가 트래픽 초과였었던가봅니다. 톨킨의 어법을 빌자면, PGR은 아직 저를 맞이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지요.

뭐, 세상사 절반은 우연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던가요? 처음으로 PGR에 들어오게 된 것이 저장된 사이트 목록을 잘못 클릭한 것이었으니까요. 아마 뽀르노 사이트였다지요. 하여튼..;; 가벼운 마음으로 회원등록하고 저 가입했어여~ ^0^ 이런 식으로 글을 쓰려고 했지요. 그런데, 글쓰기 버튼이 없네요. 머지? f5 연타, 재부팅, 쿠키 삭제, 옵션 설정 별별 짓을 해도 굳건히 입을 다물고 있는 게시판. 그에 비례하는 분노 게이지 상승.

화를 억누르고 차분한 마음으로 게시물을 하나둘씩 읽어보고 공지사항을 클릭하고서야, 가입신청후 2달 후에 글쓰기가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외에도 맞춤법, 정중한 매너, 통신체 금지 등등의 조항들을 보고, 양질의 게시물이 서식할수 있는 조건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별수 있습니까? 기다려야죠.
그 2달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11월 20일은 제가 쫓아다녔던 그녀가 일방적으로 연락 끊은지 2달 조금 넘는 때였고, 12월 1일은 다시 그녀가 연락했던 날이었고, 1월 14일은 완전히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했던 날이었습니다. PGR의 글쓰기 버튼을 기다리는 동안 부질없는 허깨비를 쫓아다녔던 것이지요.

글쓰기 버튼이 생기면 쓰고 싶었던 것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만, 막상 글쓰기 버튼이 주어지니 무얼 먼저 써야 할까 하는 막막함이 앞섭니다. 음.. 우선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부터 시작해볼까요?


1. 좋아하는 프로게이머
5년간 배틀넷 전적 120승 130패의 허접 프로토스, 그러나 APM만은 180~200을 기록하는 불가사의한 게이머. 친구들 사이에서는 손은 프로게이머 머리는 초허접 하수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제가(저나 제 친구들 연령대가 이제 30대 접어들어서 이렇습니다. 많은 이해를..-_-;)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는 강민입니다.

처음엔 그냥 엽기적이고 테크도 막무가내인것 같고 멀티에는 캐논 꽃밭 만드는 선수로만 생각했었지요. 그러다, 강민이란 선수를 기억하게 된 것은 스타우트배 MBC 스타리그에서 임요환 vs. 강민의 경기였습니다. 채러티에서의 40여분간의 공방전. 강민선수가 지기는 했지만, 정말 40여분동안 눈을 뗄수 없게 만들었던 팽팽한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대박경기는 동일리그 결승전 1차전 이윤열 vs. 강민 in 채러티였습니다. 강민이 1승 먹고 들어가서 너무 유리했다 어쩐다 말이 많았던 결승전이었지만, 이윤열 선수의 끝없는 드랍을 막고, 막고, 막고 또 막다가 마지막 한방에 역전.

이 경기를 보면서 아! 강민이란 선수가 엽기전략가가 절대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이밍 좋은 공격이라든가 재기 넘치는 드랍은 천재성이나 재능으로도 가능한 것이지만 수비는 기본기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절대 잘해낼수 없는 것이지요. 결국 너무나 싱겁게 3:0 으로 결승전에서 괴물, 짐승-_-;;, 이윤열 선수를 잡았습니다. 이 경기를 보고나서 전 강민선수의 팬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선수야말로 진정한 최강의 이름을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후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도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명경기를 양산했었습니다.
기억력이 나쁘지만, 생각나는대로 써볼께요.

하나, 프로토스 킬러 조용호 선수 상대로 기요틴에서 배짱 선포지더블넥 이후 발업질럿으로 히드라 쌈싸먹기.. 밀리 유닛이 레인지 유닛을 쌈싸먹는다는거.. 보통의 컨트롤로 되는게 아니죠?

둘, 박정석 vs. 강민의 그 경기. 많은 분들은 5경기의 체력 3남은 로보틱스를 말씀들 하시지만, 전 4경기 노스탤지아의 경기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리 앞까지 조여놓은 물량의 대가 박정석 선수의 질럿드래군을 순수한 질럿의 물량으로 파도가 쓸어버리듯 한번에 본진까지 러쉬하는 그 힘.. 정말 대단했습니다. 순수 물량이 아니고, 박정석 선수의 순간적인 방심을 파고든 것이지만, 어쨌든 강민 선수의 승부사적 기질에 놀랄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임요환 vs. 강민 in 네오 기요틴에서의 입구캐논 이후 다크 썰기..

강민, 그는 항상 사람들의 통념적인 생각을 깨는 전략을 수립합니다. 그래서 전략가적인 게이머로 분류되지만, 물량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상대가 물량이 쌓이기 전에 재기발랄한 전략들로 중앙 힘싸움 자체가 일어나지 않게 만들어버리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의 물량을 볼 기회가 흔하지 않은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봅니다만..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는지..

사견이지만, 강민 선수는 게이머들중에서 실력에 비해 저평가받는 선수중 첫손에 꼽히지 않을까 합니다. 전략과 물량, 모든 면에서 일가를 이루었고 냉정하기까지 한 게임내에서의 마인드 컨트롤, 상대 심리를 파고는 날카로움 등.. 프로게이머가 갖추어야 할 것은 거의 모두 갖추었고, 성적 또한 한 시즌에 MBC 스타리그 우승, 온게임넷 스타리그 준우승, 현 양대 스타리그에서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는데도 인기는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합니다. 강민 선수가 너무 강해서 사람들이 시기질투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외모가 딸리는 것일까요!

하핫.. 퇴근 시간의 압박으로 일단 여기까지 쓰렵니다. 나머지는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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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_Nalra
04/01/19 17:38
수정 아이콘
전 개인적으로 강민선수의 물량이 더 뛰어나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일꾼 생산 등 개인화면을 볼 때의 모습은 박정석 선수나 박지호 선수와는 많이 틀리더군요. 하지만 확실히 먹은 자원만큼의 물량은 뽑을 수 있는 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개는 강민선수는 뭔가 할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상대선수가 병력을 나눠놓는다거나 방어에 치중한다거나 할 경우 강민 선수가 물량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기에 관해서는;; 강민 선수가 2003년에 잘한 것은 맞지만 아직은 홍진호 이윤열 임요환 등보다는 확~ 뜨고 나서 지난 시간이 얼마 안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올해에도 꾸준한 성적을 내준다면.. 2년 정도만 좋은 성적을 유지해준다면 엄청난 인기를 얻을 수도 있겠죠.
Astral_LuciFer
04/01/19 17:43
수정 아이콘
저처럼 오늘 글을 쓸 수 있도록 되셨네요(축하~)근데 저는 1년도 채 되지 않은거 같은데 벌써 글을 쓸 수 있네요;;
잡담은 이제 그만하고;;
강민선수의 전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임요환선수도 전략가는 별명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강민선수가 더 전략가 같다는!
이번엔 강민선수 우승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노말 시티
04/01/19 17:59
수정 아이콘
이미 실력에 관해선 자신의 모습을 확실히 각인시켰다고 보는데요... 그리고 인기(人氣)의 비결이란 건 너무도 오묘한 세계이더군요......성적과 인기가 반드시 비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04/01/19 18:24
수정 아이콘
..그렇게 보면 저도 pgr이 거부한 예일듯..눈팅은 정말 오래했지만..조인버튼을 못찾아 헤매인걸 생각해보면..지금도 웃음이 나오네요.^-^

강민선수의 경기를 보고있으려면..심장이 너무 뛰어서 터질지경입니다..예전에 김동수선수의 경기를 볼때와 같은 기분과 느낌이 들더군요..그래서 김동수선수와 강민선수를 좋아하나 봅니다.. 그리고 노말 시티님의 꼬리처럼 강민선수 실력에 관해서는 강민의 모습을 확연히 시청자..그리고 스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고 생각합니다..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전 강민선수가 김동수선수의 전략과 박정석선수의 힘,물량을 겸비한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민선수가 어떤선수를 만나도 질것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인기에 대해서는 전 이렇게 생각해요. 무조건 성적이 좋은것보다 타인의 기억에 남고 정말 멋있다 라는 찬사가 나오는 경기를 많이 만들어준 선수가 인기가 많지 않나 싶어요 승리라는 요인이 합쳐지면 금상첨화겠죠..^^ 이것저것 붙이다 보니 말이 두서없고 헷갈리게 되었는데요..제가 생각할때는 강민선수..앞으로 더 커갈 선수입니다. 그리고 더 주목해야할 선수이구요. 또한 저에게 토스의미래를 보여줄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꿈꾸는리버
04/01/19 18:43
수정 아이콘
인기라면 모르겠지만 게이머로서 강민선수에 대한 평가는 오래전부터 상당히 높게 평가되어 왔습니다. 옛날 3차 챌린지였던가? 그 시절부터 강민선수는 상당한 수준의 프로토스로 분류되어 왔었죠. 저도 그시절 모 스타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강민과 같은 천재 프로토스가 아니면 할 수 없는.. " 과 같은 평가를 보고 강민이 어떤 선수지? 라며 여러가지 VOD나 리플레이들을 찾아보며 강민선수의 팬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시절에도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요.
요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게임 캐스터나 해설, 동료 프로게이머 사이에서 강민선수의 실력은 최고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박정석선수의 그늘에 가려 프로토스 2인자로 평가받고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만...
아, 그리고 강민선수의 물량에 관한 제 생각은... 스타일의 차이라고 봅니다. 강민선수는 물량을 통한 정면싸움을 하는 것 보다는 상위 테크 유닛을 이용해 테크니컬한 전투를 선호하시는 것 같더군요. 그로인해 캐리어나, 리버등을 이용해 전투를 펼치기때문에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어 보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례로 강민선수가 딴생각 안하고 물량에만 치중하면 오히려 박정석, 박용욱등의 물량으로 정평난 프로토스보다 앞설 수 있다는것을 말씀하신 마이큐브 준결승 4경기나 결승전 박용욱선수와의 1경기에서 보여주셨었죠.

쓸데없는 이야기만 주절거린 것 같습니다. ^^ 반갑습니다 pErsOnA님.
헌데 첫줄에 2년이라 하신것은 글쓰기 버튼이 생기기를 기다리는 2달이 2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라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신건지요, 단순한 오타인지요 -_-
04/01/19 19:17
수정 아이콘
예전에 어바웃스타크래프트에 임정호선수가 나왔을때 KOR프로토스 신인 게이머를 럴커조이기로 이길때 자기가 본선수중 럴커 조이기했을때 강민선수가 가장 물량 많이나온다고 말했었던 기억이 나네요.확실하진 않아요^-^
04/01/20 10:12
수정 아이콘
꿈꾸는 리버님 // 2003년 11월 20일 가입 신청, 2004년 1월 19일 글쓰기 버튼 생성. 2년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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