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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4/16 12:37:14
Name 마술사
Subject 어제의 스타리그 4경기, 그리고 반섬맵과 레퀴엠
어제 스타리그....
이번주부터 6시부터 시작했나요? 적응안되서 좀 당황했었죠.
덕분에 진호선수 경기를 놓칠뻔...-_-;;
세상에 7시반인데 벌써 4경기를 시작하다니....

각설하고,



어제 경기에 대해서 송병구선수의 발업유무라던가 3시멀티를 지키지 못한점,
앞마당의 포톤 부족 등등...패인을 분석하는글이 밑에 좀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발업안한건, 실수가 아니고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합니다만..
뭐 송병구선수에게 직접 듣지 않는 이상, 알수가 없죠;)

그런 세세한 사항 보다는 좀더 본질적인 면에서 송병구선수가 졌다고 봅니다.

그건 바로 맵에 대한 이해도 이죠..





초반에 홍진호선수 앞마당도 못먹은 상황에서 드론피해,
송병구선수 계속적으로 압박하면서 앞마당까지 피해없이 가져갈때까지만 해도 송병구선수 필승분위기였죠..

그 상황에서 게이트를 늘리고 지상병력 위주로 가는 선택이,
결과적으로 송병구선수의 패배를 불러왔던거 같습니다.

그동안 레퀴엠에서 수많은 프로토스들의 플레이는 대부분 지상병력 위주 선택이 아니었죠.
어찌저찌 앞마당을 먹고(하드코어로 치면서 앞마당을 먹든, 더블넥을 하든, 수단은 어떻든 간에..)
그 후엔 대부분 섬에서의 플레이와 같은 커세어+리버 위주의 운영을 했었죠.

어제 그 이유를 정확하게 보여준 한판이었던것 같은데요,





송병구선수, 저그에 비해 압도적인 병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저그의 무적방어라인인 성큰+러커+스포어 때문에
병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가 없었죠.
홍진호선수가 섬 부분에다가 멀티를 하자 압도적인 병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견제조차
할 수 없었고요.

그에비해 홍진호선수는, 병력은 많지 않았지만 기동력이 좋은 뮤탈과 저글링+러커 드랍을 통해
송병구선수의 기지 이곳저곳을 계속적으로 피해를 입혔죠.

기동력 면에서 프로토스의 지상병력에 비해 저그가 압도적이었고
3시멀티는, 게다가 프로토스 본진과 상당히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언젠가는 깨질 수 밖에 없는 멀티였고요,
(저그, 특히 폭풍저그가 그런 먹잇감을 놔둘 리가 없겠죠?)

그렇다고 송병구선수, 섬 부분에다 멀티를 하면, 저그의 드랍공격이 왔을때 주력병력이
도와주러 갈 수가 없으니, 더욱 안되죠.







기존에 있던 반섬맵(스노우바운드부터 해서 발할라 체러티 발해의꿈 등등)들은
초반에는 섬맵플레이를 하다가 중반 이후엔 지상군 위주로 가는 경기가 많았는데요,

그래서 초반에는 섬맵 특성상 특별한 교전 없이 지루하게 시간이 흘러가고...
후반엔 지상맵 특징이 발휘되서, 지상군들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고급유닛은 안나오는, 보는사람 입장에서는 좀 재미없는 경기가 좀 자주 나왔던 것 같은데요

레퀴엠 같은 경우는 오히려 그 반대의 양상이 되었다고 봅니다.


초반엔 굉장히 서로간의 입구도 가깝고 해서 지상군 싸움 위주로 경기가 진행이 되지만,
서로 앞마당 먹은 이후에는, 스타팅을 제외한 추가멀티들이 대부분 섬쪽에 있기 때문에
섬맵 스타일로 경기를 진행해야 유리하게 경기를 끌고갈 수 있게 되는거죠.

따라서 초반부터 박진감 넘치는 지상군 싸움을 보다가 승부를 내지 못하고 중반으로 넘어가게 되면,
이후엔 화려한 고급유닛과 셔틀-드랍쉽 플레이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온겜넷 맵이 별로다 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는데,
레퀴엠은 정말 오래 쓸수록 가능성이 발견되는, 명맵인 것 같네요^^






탁월한 맵 분석을 통해, 그 맵 특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서, 승리를 낚아챈 홍진호 선수가 물론 대단했습니다..
정말 쥐어짜내고 쥐어짜내서 나온 병력들의 운용....정말 입이 안다물어지더군요.
정말 '역시 폭풍저그구나' 라는 탄식이 나오게 만들었죠.
10단계 선배라는 말이 괜한게 아니었다는;;


송병구 선수도..
초반 저글링이 빈집 오는걸 뻔히 보면서도 질럿들이 뒤도 안돌아보고 내달리는 배짱,
빈집을 소수질럿과 프로브로 피해없이 막아내는 컨트롤,
대담하게 폭풍저그를 상대로 하드코어를 시도하는 자신감,
뛰어난 생산력과 컨트롤 등 모든 면에서 S급 프로토스급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맵에 대한 이해는 아직 홍진호선수보다 약간 처졌던 것 같고, 그것이 곧바로
패배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송병구 선수, 정말 기대가 됩니다.
과연 만만찮은(A조에 가리긴 했지만) 죽음의 조로 평가되는 D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written by 마술사(in http://cafe.daum.net/ghdwlsgh)





홍진호선수 3승으로 8강 진출해서 우승까지 내달리자고요!!!
폭풍저그, GoodLuck!!!
KTF_YelloW, Go to the F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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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16 12:44
수정 아이콘
레퀴엠의 컨셉은 역입니다. 입구 자체부터 역이지요...

리버스라고 해야되나요? 생뚱맞지만 카트라이더 패치가 등장하는 리버스트랙이 추가되었었는데 항상 반대로 가는게 되게 재밌더군요.
노맵핵노랜덤
05/04/16 12:54
수정 아이콘
저는 팬들이 프로게이머가 준비해온 전략 자체에 태클을 거는건 짧은 생각이라고 합니다.(경우에따라 다르지만..ex:센터게이트..) 프로게이머는 그 맵에서 자기가 할수있는 최고 최선의 빌드를 짜오겠죠. 송병구선수는 깜짝 3게이트- 질럿 사업드라군 - 앞마당멀티후 질템조합으로 멀티싸움. 이런 구도를 생각해왔습니다. 우리가 프로게이머의 아쉬운점을 말할 영역은 이런 구상을 현실로 시행하지 못하는 전술적인 측면이나 컨트롤 이런 부분을 건드려야지 게임하기 전에 구상해온 전체적인 전략 자체를 건드리는건 그 프로게이머를 무시하는거라거 생각됩니다. 우리도 생각하는걸 프로게이머가 놓쳤다는 뜻이 되지요..컨트롤이나 게임내적인 상황에서 순간 전술미스는 몰라도 게임하기전에 짜온 빌드자체를 나무라는건 프로게이머 역량 자체를 의심하는 행위입니다. (물론 때때로 이러이러한 빌드를 짜오다니 상대를 너무 의식한거 같아 아쉽다...이런표현은있을수 있겠지만) 본문에서처럼 질템조합을 하지말고 커세어 - 리버체제를 썼어야 했다. 이런건 말도 안된다고 봅니다.
BarcaDeco
05/04/16 12:59
수정 아이콘
송병구선수발업은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안했다가 나중에는 잠시 깜빡했다는 의도로 글을 써놓으셨던데;; 의도 + 실수가 겹쳐져서 발업이 상당히 늦게 된거같습니다
초록나무그늘
05/04/16 13:35
수정 아이콘
노맵핵노랜덤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그 선수는 분명히 이 글을 쓴 분보다 몇백게임을 더 했을겁니다.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을 짜왔을겁니다. 그 선수의 전략을 갖고 왈가왈부하면, 그 선수가 우리보다 못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몇게임해본 일반스타유저와 몇백 몇천게임을 해봤을 프로게이머는 맵에 대한 이해도에서부터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겠죠
똘레랑스
05/04/16 14:00
수정 아이콘
자기만의 해석을 할 수 있는 건, 커뮤니티의 장점이죠.
전략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는 건 바로 이 공간의 장점이구요.
전략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심지어 가정법을 쓰더라도), 우리는 침묵을 지켜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잊고 있었던 맵 컨셉에 대해 이해시켜준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말다했죠~
05/04/16 14:11
수정 아이콘
이렇게 저렇게 선수의 전략에 대해 토론하고 이럴때는 이렇게 하면 좋았겠다고 얘기하는것이 모가 잘못인지..선수를 다짜고짜 비난하는것도 아닌데요.
05/04/16 14:14
수정 아이콘
아쉬움에 의해서... 전략에 대한 그 선수가 이렇게 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식의 토의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한 선수의 팬으로써는, 한 종족의 유저로써는 자신과도 같은 종족이기에 그런 아쉬움에 한번쯤은 토의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물탄푹설
05/04/16 14:19
수정 아이콘
훈수를 하지말라는 말자체가 해서는 안될말일겁니다. 훈수는 누구나 할수 있는것입니다. 이창호, 이세돌 등등 바둑의 천재들도 대국에 한수의 패착으로 두고두고 화제를 낳고 세간의 논평과 훈수를 듣습니다. 훈수속에도 발전과 향상의 터가 있기 때문입니다. 비난이 아닐진데 하는게 잘못이고 짧은 생각이라니 진짜 짧은 생각이 무엇일까요?
한종훈
05/04/16 14:35
수정 아이콘
레퀴엠은 좋은맵 축에 들 수 있습니다만, 토스 대 저그전 밸런스가 무너졌으므로, 명맵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하죠. 그냥 제 생각이 이렇단 거고....
글 내용에서 하나 공감할 수 없는점은, 3시 멀티는 송병구 선수의 본진과 가까이 있었으며, 그 상황에서 토스가 캐논+하템 조합으로 마음먹고 방어라인 갖추면 저그는 못뚫습니다. 만약 뚫기 시도를 한다면 토스입장에선 고맙겠죠. 3시가 날아간 것 외에 또 큰 폐인은 앞마당 쪽 게릴라에 많이 휘둘린 것도 있죠.
노맵핵노랜덤
05/04/16 14:49
수정 아이콘
그러네요..다시 생각해보니 여러분 의견이 맞는거 같아요.^^
마술사
05/04/16 14:52
수정 아이콘
3시 멀티가 송병구 선수의 본진과 멀었다는 의미는, 로템류 맵에서의 삼룡이 멀티같은, 방어가 쉬운 곳이 아니었다는 뜻이였는데요^^; 로템류 맵에서도, 타스타팅에 멀티를 하는 것은, 유리한 상황에서 정말 방어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지 않는 이상, 잘 부숴지죠;;....

실제 경기에서도 3시에 캐논은 많았고요, 설사 하템까지 갖춰서 방어했다고 하더라도 일단 뮤탈이 하템일점사 하고 저글링+러커 드랍했으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마당쪽 게릴라에 많이 휘둘린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지상군위주의 편성을 해서..였다는 게 제 논지죠; 커세어를 모았다면 당연히 뮤탈견제는 받지도 않았을것이고...셔틀플레이를 펼쳤다면 게릴라는 당연히 안당하고, 오히려 게릴라를 하는 입장이 될 수도 있었겠죠(특히 홍진호선수의 섬멀티부분...)

그리고 전략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신다니,
제 생각이랑은 많이 다르시네요;
오히려 전 전술적인 부분에 대한 토의보다는 전략에 대한 토의가 더 생산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술적인 부분은, 게이머들이 수많은 게임을 하면서 판단력을 길러왔을 테고 그 순간적인 판단에 따라 행동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상대진영까지 훤히 보는 입장에서 '....했으면 이겼을텐데' 이런 말을 해봐야 선수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오히려 전략적인 부분의 토의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노맵핵노랜덤
05/04/16 14:53
수정 아이콘
그런데 제 말이 우리는 프로게이머보다 실력이 딸리니깐 프로게이머의 플레이에 대해 머라 할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이런뜻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미리 짜온 전략을 뭐라하는건 아니지 않느냐.(예를 들면 이 맵에선 더블커맨드가 좋은데 왜 투팩조이기를 하느냐...머 이런) 이런 의견이었는데 PGR21은 우리같은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라고 만들어진곳이네요.
05/04/16 15:00
수정 아이콘
노맵핵노랜덤님 멋찌시네요...상대방의 얘기를 인정해서 자신의 의견을 조정한다는건 당연한거긴 하지만 쉽지만은 안은건데...보기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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