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4/12 23:33:53
Name 유르유르
Subject [사커라인펌]히딩크 감독이 K리그에 고하는글...
2002/8/29(목) 10:19

K-리그 선수들에게 묻고싶다..

축구에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승리? 돈? 국가대표 유니폼? 혹은 좋은팀?

이 네가지 중에 하나라도 해당되는 선수가 있다면

그건 축구를 이용해 돈벌이에 급급하는 장사치일 뿐이다..

적어도 내게있어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처럼

그라운드를 찾아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웃고 우는

팬들이다..


축구에 있어 그 무엇도 팬위에 군림할수 없다

최근들어 K-리그에 불미스런 사건이 많이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 참으로 유감이다

팬들을 내몰면서까지 얻어내려고 하는 승리는 아주 추잡한

것이며 그건 승리가 아니라 탐욕이다


난 내가 직접 지휘한 수많은 경기에서 심판의 오심이나

편파판정으로 질때도 있고 이길때도 있었지만

그런 점들에 대해 제소를 하거나 지나친 항의를 한적이 없다

단지 그런일이 일어난 후에는 내가 무얼 잘못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반성하고 계획했다

심판때문에 졌다고 말하는것은 어린학생들이나 하는 아주

철없고 유치한 짓이다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욕을해대는게 승부에 대한 열망

때문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자기가 가진것을

잃지않기 위한 집착일 뿐이다...

선수나 감독은 단지 경기에 몰입하고 집중해야지 승부에 집착해

서는 안된다.


한때 나는 한국팀을 맡으면서 거친항의로 퇴장당한적이 있다.

그때는 화가나서 그런게 아니라 너무 얌전히 플레이하는

선수들에게 경기적인 자극을 주기 위한것이 였다

경기에 집중하면 승리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다.

설령 그것이 패배일지라도 팬들이 격려해주고 기회를 준다면

전혀 문제될것이 없다


언젠가 황선홍 선수가 나에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는걸 알고있다.."

나는 그러면서도 월드컵에 왜그렇게 나가고 싶어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황은 "적어도 나를 응원하는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진않다.."

이처럼 팬들의 성원은 선수들에게 큰힘을 주고 동기유발을 한다


내가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이탈리아전을 치를당시 후반 말미에

여기서 끝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게 사실이었다.

이탈리아 선수들도,감독도,국민들도,전세계가 이탈리아의 승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장을 가득메운 팬들은 그 사람들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설이 동점골을 터뜨리고 난뒤 관중석에서 울면서 대한민국을

외치던 한 소녀의 모습은 나에게 말할수 없는 힘과 감동을 주었다


그떄 이탈리아를 상대로 공격수를 총투입했던 배짱도

한국팬들의 응원덕이였다고 아직도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이런 열성적인 팬들앞에서 축구를 하는 한국선수들이

부럽기 조차했다. 그런데 정작 자국리그에서는 팬들이 별로 없었던

것은 나로서는 납득이 잘 가지 않았다

팬들은 왜 축구장에 오지않는가? ...

그건 전적으로 선수들의 몫이다

선수들 스스로가 프로의식과 동업의식을 가지고 플레이

해야하며 감독들은 철저히 이들을 이끄는 조연이 되어야 한다

수많은 관중들을 기만하는 행위는 있을수없다.


난 수중전이 열리는 날이면 경기내내 비를맞고 선수들에게

지시한다. 팬들은 자기돈 내고 비를맞으며 선수들을 격려하는데

감독이 느긋하게 앉아서 비를 피할수는 없다

나는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한다..


한 관계자로 부터 최근 K-리그에서는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는 의미에서 선수들을 락커룸으로 불러와 경기를

지연시키기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럼 그경기를 관람하러 온 팬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 감독들은 좀더 프로의식을 가져야하며

정신적으로 성숙해져야 한다..


네델란드 없는 월드컵은 얼마든지 있을수 있지만..

팬없는 월드컵은 절대로 있을수 없다는걸..

팬들위에 그 어떤논리도 군림할수 없다는걸 명심하길 바란다..


-히딩크





처음 히딩크 감독님이.. 돈문제로 온다 만다라는 소리들이 들릴때는 참 돈에 미친인간인가보다..라는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긴하지만.. 그만큼 성공을 해버리고나니..진짜프로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사람이었던것 같네요..

리옹 잡고 4강 갑시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미스서
05/04/12 23:40
수정 아이콘
이야 /// 굿! 히딩크감독님이 다시 그리워지는군요 -_ㅠ
05/04/12 23:45
수정 아이콘
진짜 히딩크 감독이 쓴 글인가요? 히딩크 감독, 진짜 명장이죠.
16강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버버거리던 한국을 단숨에 4강으로, 방송에서 그렇게 흔들어대도 절대 꿈쩍하지 않고,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엄청난 의지. 팬들에 대한 예의와 쇼맨십.

그런 게 한국 4강의 신화, PSV 거의 다 키운 선수들로 챔피언스 리그의 상위권..
Slayers jotang
05/04/12 23:46
수정 아이콘
딩크형님..보고싶군요..
내일 새벽 꼭 리옹잡고 4강갑시다....

그리고 황새의 저 말..
'적어도 나를 응원하는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진않다.."
10년동안...맨날 똥볼찬다고 남들이 욕해도 전 항상 황선홍선수를 믿고 응원했는데...절 한번도 실망시킨적은 없습니다..
황선홍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다시 보고싶군요..ㅡㅜ
.
05/04/12 23:49
수정 아이콘
ㅠ.ㅜ 감동입니다 으흑
FreeWay_Style
05/04/12 23:55
수정 아이콘
선홍선수가 말한 글에서 전율이 쫘악..
'적어도 나를 응원하는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진않다..' 역시 당신은 우리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국가대표입니다.
boooooxer
05/04/13 00:04
수정 아이콘
전율....ㅜ.ㅜ
Monolith
05/04/13 00:09
수정 아이콘
16강에 올라가는건 둘째치고 1승이라도 하고싶은 한국을 4강까지 올린
히딩크감독....정말 존경스럽고 대단하고 최곱니다...
불굴의토스
05/04/13 00:17
수정 아이콘
무링요 감독이 괜히 담합설 제기한게 생각나네요.
핸드레이크
05/04/13 00:18
수정 아이콘
여담이지만 시디피코리아란 곳에서 딩크라고 하면 아주 찌질이
한놈이 떠 오르죠 ㅋ
낭만고양이a
05/04/13 00:18
수정 아이콘
온국민에게 사랑을 받았던 감독은 전세계에서도 상당히 드믄경우죠. 맨체스터의 퍼거슨경 정도? 아무튼..히딩크감독..너무좋다는;;;
05/04/13 04:06
수정 아이콘
커헉... 진정한 프로는 승부에 집착하기 보다는 팬들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 감동입니다.
05/04/13 06:32
수정 아이콘
리옹을 잡아도~ 다음상대가 ac밀란이라는~ 에헤라디야~ 이겨줘 psv.
DuomoFirenze
05/04/13 08:39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입니다.. 에헤라디야~~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2301 '미소천사' 연재를 잠정 중단 하며...(독자분들만 봐주세요) [9] Timeless4204 05/04/13 4204 0
12299 [사커라인펌]히딩크 감독이 K리그에 고하는글... [13] 유르유르4700 05/04/12 4700 0
12297 좋은 기사를 읽고... [한일 문제] [20] 호야v4347 05/04/12 4347 0
12296 1991년 3월 26일을 기억하십니까.??? [35] hyun52806888 05/04/12 6888 0
12295 반대 편에 앉아 있던 이상형을 기억하며... [15] Lunatic Love4776 05/04/12 4776 0
12294 카투사, 누구도 후회한적 없는 군생활. [43] 하수태란16611 05/04/12 16611 0
12292 비오는날의 하루 [4] 치토스3046 05/04/12 3046 0
12290 어차피 군대가는거 이왕이면 의경쪽도 고려해 보세요.. [44] 네오크로우5459 05/04/12 5459 0
12289 각 구단별 리그 출전현황 [19] Velikii_Van6674 05/04/11 6674 0
12288 [KBL] 내일 정말 기대되네요 3:1이냐 2:2냐 [24] 초보랜덤4726 05/04/11 4726 0
12286 혹시나 군대 [8] 터치터치4325 05/04/11 4325 0
12285 아우..영장 날라왔습니다..ㅠㅠ [44] BoXeR..oov..T14954 05/04/11 4954 0
12284 기욤패트리를 보았습니다... [26] boooooxer13642 05/04/11 13642 0
12283 [달콤한 인생]그것은...(안보신분들 과감 패스) [9] 청명3385 05/04/11 3385 0
12282 그들도우리와 같다./ [9] 이승재3361 05/04/11 3361 0
12281 담배... 그 이름도 찬란한 마약... 난 니가 싫어~!!! [42] 피플스_스터너5321 05/04/11 5321 0
12280 김준영선수와 박용욱선수와의 스타리그경기 [12] 마술사4725 05/04/11 4725 0
12279 이게...사랑인가요... [23] 잊을수있다면3679 05/04/11 3679 0
12278 스물다섯살의 엔터테인먼트 Top 10 ^^ [17] 쿠야미3678 05/04/11 3678 0
12276 은근한 불쾌감-내면에 감춰진 위선 [17] 락교 좋아!3587 05/04/11 3587 0
12275 친구끼리의 돈거래... [38] 수면부족5107 05/04/11 5107 0
12274 요새 나의 엔터테인먼트. BEST 10 [21] 말다했죠~4401 05/04/11 4401 0
12273 게임플레이의 마인드를 가져라 [8] legend3608 05/04/11 360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