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1/17 16:36:21
Name TheEnd
Subject [부탁] 자신의 선택 앞에 당당해지세요



나도현 선수에 대한 원글을 보았습니다.
그 이후에 나온 관련 글도 읽어 보았고,
특히 코우님이 쓰신 비판에 대한 글은 무척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 논쟁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다르고,
꼭 이번 사건을 보면서가 아니라,
비슷한 논쟁이 벌어지면 항상 느껴왔던 안타까운 마음 때문에 글을 씁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나도현 선수에 대한 논쟁이 비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벙커 러쉬도 분명히 전략이고,
이 전략을 나도현 선수가 치뤄온 수많은 경기 중에 2번 연속해서 썼다고 문제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삭제된 원글에서는 어휘 선택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코멘트를 달아주셨죠.
그 과정에서 원글을 쓰셨던 분도 실수라고 인정하셨습니다.

코멘트를 차근 차근 다 읽어보았습니다.
원글의 잘못을 지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셨고,
극단적으로 나도현 선수의 전략 선택이 잘못이다, 라고 판정내리시는 분은 없었습니다.
다만 아쉬움을 표현하시는 분들이 계셨을 뿐이셨죠.
코멘트의 갯수가 많아지면서 논쟁도 정리가 되어가는 분위기였구요.




일부 분들이 제기하셨던 아쉬움, 저도 거기에는 공감합니다.
나도현 선수가 비록 온게임넷 스타리그에는 처음으로 진출했지만,
그 외의 리그에서 많은 경기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굳이 벙커러쉬가 아니어도 OSL 본선 무대에서도 충분히 2승, 3승을 거둘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구요.

3번의 경기 중 2번이 같은 전략인 게 아쉬웠습니다.
나도현 선수가 가지고 있는 다른 장점을 보여줄 수도 있었는데 보지 못한 것이.
벙커 러쉬라는 전략의 특성상 경기가 초반에 결정되어 버리기에,
전반적인 게임 운영이나 물량, 다른 전략들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런 이야기,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gr에 선수, 감독분들 많이 오시는 거 압니다.
어쩌면 나도현 선수에게 들려 주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아쉬웠다, 그러니 다음에는 다른 모습도 보여달라.
아쉽다는 말의 뒤에 깔려 있는 감정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선수의 능력을 믿고, 기대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나도현 선수와 동갑입니다.
자신과 관련된 논쟁이 pgr이라는 유명한 곳에서 벌어진다는 거,
몇천명, 몇만명의 눈이 지켜본다는 거,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무척 힘든 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글에 달린 감독님의 코멘트를 보았습니다.
벙커 러쉬 전략을 준비하면서도, 혹시 관련된 논쟁이 벌어질까 걱정을 하셨다고 하셨죠.
사람들이 무조건적으로 딴지를 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바라본다고 가정하고 있지 않다면,
어느 정도 자신의 선택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나도현 선수는 벙커 러쉬를 선택했고, 이겼습니다.
그러면 된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자신의 선택 앞에서 좀 더 당당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pgr에 '나는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러이러한 이유로 벙커러쉬를 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이다'라고 글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이래야 한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굳이 사람들에게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표시하는 아쉬움, 그리고 거기에 섞여 있을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딴지,
그 앞에서 약해질 이유는 없습니다.
아쉬움에서는 애정만 받아들이시고, 딴지는 가볍게 무시해 버리세요.







프로게이머라는 특성상 인터넷과 가깝고,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라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를 가지고 있어서,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대해 민감하실 수 밖에 없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좀 더 당당하게 두 눈을 뜨고 자신에 대한 논쟁들을 지켜보시기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선수들께 부탁드립니다.

그 누구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위대하다고 불리는 성인들도 그렇게는 하지 못했습니다.

정당한 비판이라면 가슴이 아파도 받아들이시고,
안타까운 마음에 표시하는 아쉬움이라면 인정해주시고,
말도 안 되는 비판이라면 무시해 주세요.

그게 제가 많은 선수/감독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정석보다강한
04/01/17 16:44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04/01/17 16:46
수정 아이콘
백 프로 제 생각과 일치합니다-_-!!
메딕아빠
04/01/17 16:49
수정 아이콘
어느님의 코멘트가 생각나네요...
절대 나쁘게 생각지는 않는다...다만 아쉬울 뿐이다...
나도현 선수의 팬도...성학승 선수의 팬도 아닌 제 3자의 입장에서 볼 때...
나선수의 초반 벙커링에 대해 절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듀얼 때부터 너무 벙커링에만 의존하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죠...
게임에서의 전략은 선수 고유의 권한이니 그 것에 대한 비난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도현 선수...
다음 시합 때는 벙커링이 아니어도 이길 수 있다는 멋진 모습 보여주세요...~~
인어의별
04/01/17 16:56
수정 아이콘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나도현선수가 자신의 선택에 당당해지셨으면 좋겠어요.
원글을 읽으면서 '혹시라도 나도현선수가 이 글을 읽으면 상처를 입을수있겠다' 하는 약간은 기분이 상하는 어휘가 눈에 띄였구요
나도현선수가 팬카페 글을 보니 분명 신경을 많이 쓰는듯했구요 앞으로 경기 풀어나가는데 조금은 지장이 있을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당해지세요 나도현선수
세츠나
04/01/17 17:09
수정 아이콘
메딕아빠님/ 밑 글에도 코멘트를 썼지만, 저처럼 벙커러쉬가 '좋은 전략' 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임요환, 김현진, 박용욱 등 초반 전략으로 시청자들을 흥분시킨 많은 선수들이 있지 않습니까...^^
나도현 선수가 3경기 연속 극초반 전략을 썼다고 불만을 느끼는 분들은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3경기가 아니라 열 경기 계속해서 쓰더라도 이기면, 그 자체로 훌륭한 전략, 좋은 전략이 되는겁니다.
그리고 단기전과 초반 승부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서비스가 될 수도 있고, 오히려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나도현 선수의 선택이 옳았고 막지못한 상대의 실수라는게 더 부각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더 응원할 셈입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반응 때문에 나도현 선수가 더 이상 초반 전략을 쓰지 않는건 아닐까, 그 점이 더 걱정되는군요.
그것으로 강해질 수 있다면, 더 연구하고 더 다듬어서 계속해서 쓰라고 압박(?)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모든 맵에서 벙커링, 벙커링 격파의 격파, 벙커링 훼이크 등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들고나와주면 저는 더 환호할겁니다.
아방가르드
04/01/17 17:12
수정 아이콘
세츠나/ 저나 메딕아빠님 처럼 벙커러쉬로 이긴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닌 기호의 문제일 뿐인데 생각을 바꿔야 하다뇨..^^
카이사르
04/01/17 17:19
수정 아이콘
임요환은 자신을 위협하는 변방의 여러 호전적인 부족들을 제압하기 위해 이윤열이라는 조그만 호랑이를 키웠고..ㅡ.ㅡ 그 귀엽던 호랑이가 산처럼 거대해져 통제불능이 되어버려 목숨까지 위협받자.. 이번에는 호랑이를 제압하기 위해 용가리 최연성을 키우고 있습니다..ㅡ.ㅡ 그냥 일국의 왕으로 만족하고 살면 될 것을.. 끝까지 어리석은 짓으로.. 이제 용가리가 각성해서 황제의 통제를 벗어나면.. 어차피 황제가 군대에 가버리면 용가리가 각성을 하겠지만.. 음.. 아무리 봐도 임요환은 프로게이머보단 메니저나 감독쪽이 더 어울려 보이는군요. 한 시대에 두 명의 괴물을 키워냈으니..
Boxer&oovFAN
04/01/17 17:29
수정 아이콘
카이사르님의 코멘트는 상당히 위험해보이는데요 -
이것은 다른팬들에게 소수로는 ,, 한선수에 대한 비난으로 비칠수있을것같습니다 . 어휘선택이 별로군요 -_-

언제 임요환선수가 - 자신주변을 제압하려고 이윤열선수를 키웠고 ,, 다시 그 이윤열선수를 누르기 위해서 최연성선수를 길렀다고 했습니까?! -
이것은 임요환선수와 이윤열선수 그리고 최연성선수 셋다를 격하시키는 코멘트에 지나지않네요 -

그리고 지금 게시된 글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코멘트인것 같은데 - ,,
세츠나
04/01/17 17:33
수정 아이콘
아방가르드님/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보는 저 개인의 기호입니다. [?!] 농담이고요 ^^; 표현이 좀 오해가 생길만 하군요.
나도현 선수의 플레이에 불만을 가지지 말라 -> 이것은 제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죠. 이 부분은 개인의 기호이니까요.
그러나 그런 종류의 플레이는 문제가 있다, 잘못된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생각을 바꿔야 한다...이런 뜻으로 한 말입니다. ^^
극초반 전략 또한 연구할 가치가 있는 하나의 분야이며, 중장기전보다 단기전을 좋아하는 팬들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죠.
벙커러쉬로 이겼기 때문에 나도현 선수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했다거나 아쉽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는 잘잘못을 논할 수 없는 부분이겠죠 ^^
오히려 저는 그런 의견도 모두 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치열하게 호오가 엇갈리는 곳에서 주인공은 탄생하기 마련이니까요.
이윤열 선수에게는 환호가, 강민 선수에게는 비난(?)이 부족했기 때문에 아직 임요환의 아성을 넘지 못한게 아닐까요...~
나도현 선수는 이제부터입니다. 환영하는 사람이건 싫어하는 사람이건 상관없이, 이기는 플레이를 해야할 시점이죠.
벙커가 필요하면 벙커를, 팩토리가 필요하면 팩토리를 지으면 그만입니다. 그 모든 것을 포용해야겠죠. ^^
나도현 선수의 앞날에 축복을!
아방가르드
04/01/17 17:38
수정 아이콘
세츠나님/ 반복된 벙커링이 잘못이다. 고쳐야 한다! 이런식의 생각은 당연히 잘못됐겠죠. 축복을!
세상 끝까지
04/01/17 17:40
수정 아이콘
카이사르님 지금 동문서답 놀이를...?
그렇다면 나도..
이번 nhn 한게임배 스타리그 우승은 리치입니다.
This-Plus
04/01/17 21:32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저도...
,.
요즘도 리치가 있습니까? 마법사 들이란... :)
안전제일
04/01/17 22:07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베르트랑은 효자라니까요.
AMD화이팅!(응?)
04/01/17 22:43
수정 아이콘
그럼..!! 전 내일 애인이랑 영화 보러 갑니다. . . . -ㅅ-;; ;
Marine의 아들
04/01/17 22:44
수정 아이콘
쎈게임배 스타리그 김정민 선수가 접수합니다(- (- (-_-)- )- )
04/01/17 23:07
수정 아이콘
카이사르님부터 시작된 코멘트 놀이(?). 원글을 쓴 입장에서 기분이 좋지만은 않군요.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고 쓴 글입니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피지알에 글을 올린 이유는 제 생각을 다른 분들과 나누고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되도록 원글과 관련된 코멘트를 달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안전제일
04/01/17 23:12
수정 아이콘
많은 부분 동감합니다.(코멘트 놀이를 했다라는 죄책감 때문이 아니라..엉엉..)
경기안의 모든것은 선수의 것입니다. 그것에 관한 호불호를 넘는 시시비비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의견이든 그 건에 관해서 더이상 말을 보태는 것이 나도현 선수에게 과연 득이 될까라는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코멘트 놀이에 집중했다..라고 하면 변명일까요?^_^;)
04/01/17 23:19
수정 아이콘
안전제일님// 님의 말에 공감합니다. 아직까지도 논쟁은 계속되고 있는 것 같군요. 나도현 선수, 모두 이겨내시고 재경기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청년
04/01/17 23:24
수정 아이콘
음..저는 벙커링이 나쁘다고..비매너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마는..
나도현선수의 너무잦은 벙커링은 많이 아쉽네요..대저그전에선 하나의 전략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플토전에서까진..
이윤열 선수를 꺾었을때 처럼 멋진 모습 다시 보여주셨으면~!!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221 [잡담] 사랑한다 말하려 했다. [11] 삭제됨2757 04/01/18 2757 0
1220 [PvsT] 잊혀진전략 바카닉에 대해 알아보자(태클환영) [16] 박지민4855 04/01/18 4855 0
1219 프로리그 옵져버화면에 대하여.. [17] 정석보다강한3904 04/01/17 3904 0
1218 피망컵 프로리그 올스타전 [1] ik093446 04/01/17 3446 0
1217 [애송이]피망컵 온게임넷 프로리그 올스타전...3경기.(스포일러포함) [18] 애송이4749 04/01/17 4749 0
1216 [애송이]피망컵 온게임넷 프로리그 올스타전...2경기.(스포일러포함) [3] 애송이3234 04/01/17 3234 0
1215 [애송이]피망컵 온게임넷 프로리그 올스타전...1경기.(스포일러포함) [14] 애송이4312 04/01/17 4312 0
1214 [잡담] 내멋대로 올스타전... [9] fineday3253 04/01/17 3253 0
1213 홍진호의 플레이를 보면 눈물이 난다.(올스타전 결과 있음) [40] 기고만장특공7056 04/01/17 7056 0
1211 NHN 한게임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재경기및 4강까지의 예상(어제경기결과有) [18] F.L4093 04/01/17 4093 0
1210 온게임넷 A조 재경기.. [16] 꽃돌이3951 04/01/17 3951 0
1209 프로게이머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이 올바른 것일까요..?? [113] 백년째초보5706 04/01/17 5706 0
1208 줄세우기는 그만!! [13] ㅇㅇ/3061 04/01/17 3061 0
1206 온게임넷에서 방송중인 WWI 재밌네요 [15] FantasyMaster4216 04/01/17 4216 0
1205 [부탁] 자신의 선택 앞에 당당해지세요 [19] TheEnd2878 04/01/17 2878 0
1204 [펌]독도에 관한 오해들 [17] 난폭토끼3038 04/01/17 3038 0
1203 비판에 대해서 [18] 코우2738 04/01/17 2738 0
1202 블리자드사는 이제 패치권을 우리에게 줘야 하지 않을까요? [33] NOVASONIC4847 04/01/17 4847 0
1200 전 게임방송 보는게 취미입니다...... [41] SuoooO3552 04/01/17 3552 0
1199 프로게이머,그리고 시청자 [52] Shevchenko3682 04/01/17 3682 0
1197 어제의 스타리그에 관해서..(물론 결과 있슴다..) [27] jinojino3630 04/01/17 3630 0
1196 어제의 박장석 선수의 전략 [26] 리차드VS살라딘4212 04/01/17 4212 0
1194 이거 요즘 이윤열 선수의 취미인가요^^; [11] 풀업프로브@_@6564 04/01/17 656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