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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3/28 22:04:09
Name 다미아니
Subject [퍼온 글] 자살 권하는 사회
한국 기독교 루터회에서 발행하는 '우리 루터란'이란 작은 계간지 책자에서 본 글인데,
(이번 봄호) 자살에 관련해 봤던 어떤 글보다 공감가는 내용이 많아서 한번 올려 봅니다.

저도 예전에 너무 힘들어서 자살하려고 했다가, 특정약을 먹으면 죽는다고 하는 걸 우연히 듣긴 들었는데, 다른 약으로 잘못 듣고 먹었다가 위장만 버린 기억이 나네요. -_-;;;

아래부터가 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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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길거리를 지나가다 심심해지면 자동차 번호판을 기웃거린다.
3자나 7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놈의 4자만 보면 죽은 쥐라도 본 듯 고개를 돌려버린다.
4, 죽음.
피할 수만 있다면 조금이라도 외면하고 싶은 그 그림자. 그러고 보니 이제 4월이다.
잔인하게 아름다운 봄 내음 속에서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내 발로 어두운 그림자를 찾아 헤매고, 급기야는 그 속으로 몸과 마음을 통째로 집어던지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자살. 무슨 이유에서든 더 이상 삶의 희망을 잃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
몇 주 전에도 한 꽃다운 생명이 안타까이 스러져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한편 아직도 인터넷이라는 매개체 속에서는 ‘자살’이라는 것이 모종의 신드롬처럼 퍼져 나가고, 급기야 사회는 그 사람들을 범법자 취급하기에 이르렀다.
할 일도 무지하게 많을텐데, 바쁘신 공권력까지 투입되어 자살할 사람들, 예비 범죄자들 색출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단다.
어떤 사람들은 소위 ‘공공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이유, 또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분명한 범죄임을 주장한다.
그런데 자살자가 많아진다고 해서 도대체 무슨 공공의 안녕 질서가 저해되는지도 모르겠거니와, 설령 그런게 있다손 쳐도 한 개인이 그야말로 ‘죽을 결심을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사회의 안녕’까지 고려해야 한단 말인가.
속된 말로, 먹고 살 게 없어서 죽겠다는 사람이 은행 금고를 털겠다고 작심을 하는 것보다, 실연의 충격으로 죽겠다는 사람이 상대방 집에 불지른다고 엄포하는 것보다,
세상을 비관한 사람이 지하철에 폭탄 테러를 가하겠다고 덤비는 것보다,
그저 나 하나 조용히 사라져 주겠다는 ‘자살’이 훨씬 더 ‘사회의 안녕’에 도움이 된다.
‘죽을 각오로 살면 못 할 게 뭐 있냐’고?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게 ‘자살’이 범법이어야 할 이유는 못 된다.
‘죽을 각오로 악착같이 살겠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구든 피해를 보는 것이 없지 않은가.
그런데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나는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믿는다.
사람은 누구나 살고 싶어한다. 그리고 더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
만일 누군가가 죽을 작정을 했다면, 그것은 그에게 삶의 욕망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삶의 욕망을 죽음의 의지가 압도한 결과다.
그리고 그 뒤에는 반드시 그로 하여금 더 이상 삶의 욕망을 지탱하지 못하도록 몰아간 누군가가 있다.
정 ‘자살’이 못마땅하다면 그들을 ‘자살’로 몰아가는 그 누군가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우선될 일이지, 그건 나 몰라라 하면서, 끝내 ‘자살’을 선택한 사람들만을 매도하는 것은 결코 온당하지 않다.
자살하는 사람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들을 비난할 이유도 찾지 못하겠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살아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좀 더 살 만한 세상을 만드는 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는 그들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혹시라도 내 가족만 살기 위해 누군가를 더욱 극심한 절망으로 몰아간 적은 정말 없는가. 당신에게 누군가의 ‘자살’을 비난할, 혹은 그것을(당신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권력’의 힘까지 빌어 단죄할 자격이 과연 있는가.
장가 못 간다고 농약을 마시는 농촌 총각이 그까짓 색시 하나 없다고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파트 옥상에서 나풀나풀 떨어져 내리는 파릇한 중․고등학생들이 단지 공부하기 싫어서 죽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충동적이든 계획적이든 그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무슨 짓을 한다 해도 그 고통이 손톱만큼도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절망’이다.
‘자살 권하는 사회’는 내버려둔 채, ‘자살하는 사람’들만 나무라는 그 오만함. 그 비겁한 오만함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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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욱최고V
05/03/28 22:13
수정 아이콘
저도그렇네요....^^;;; 몇달전에도 제 친구들 자살한다고 난리였었어요.
그 날 밤에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서 죽을꺼라고. 애들 놀라서 말리고 장난아니었는데;
막상 올라가보니 죽을 각오가 안나서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여기고 돌아왔답니다.
저희는 안심이었지만, 그 친구가 자살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학교에서 주는 압박감과 차별, 그리고 집에 가도 부모님의 공부만하라는 말등이
자기한테 너무 상처가 되서 다가왔다고 그러더라고요...
전 자살을 하면 안된다고 여기는 입장입니다만, 그 기분을 충분히 이해하기때문에
다른 말도 못하고 단지 하지말라고 말리는 말밖에 하지 못했던게;;;
............휴... 자살로 몰고 있는 사회.... 저도 무섭네요.....
사그마이스터
05/03/28 22:16
수정 아이콘
까르르르르르
05/03/28 22:43
수정 아이콘
윗 글 중에 말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반드시 그로 하여금 더 이상 삶의 욕망을 지탱하지 못하도록 몰아간 누군가가 있다." 이 부분은 쉽사리 단정할 수 없는 부분이죠. 저 말을 자신있게 할수 있는 난... OTL
05/03/29 00:13
수정 아이콘
결국에 자살하는사람들은 자기가 불행하다고 생각해서 하는것이죠.
사회가 그렇게 만든다?전 동의할수가없네요.
몸 불편하신분들 열심히 사는거 한번이라도 보고 그런소리하는지 모르겠네요.
fastball
05/03/29 00:23
수정 아이콘
자살은 어찌보면 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병든 사람을 욕하면 안되고 치료법을 찾아야겠죠..
자살의 문제는 한번 저지르면 끝이니..예방이 가장 중요하겠죠..
타의든 자의든 자살을 다막는다는것은 불가능하듯이..
주위에서 조금만 신경쓰신다면 막을수 있는부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저의 사랑하는 사람을 자살로 보냈고..왜 그때 그 사람이 주는
신호를 몰랐을까..돌이켜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사람은 많은 신호를 보냈는데요...
흔히 자살할 용기로 열심히 살아라..하시는데..
그건 정말 너무나 모르는 생각이십니다..너무나 논리적이고
비현실적인 사고라 밖에는 보이지 않네요.
자살하는 사람은 일종의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입니다..
보통사람보다 판단력이 떨어져있고..신경적으로 많이 쇠약해 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단순히 열심히 살아..라는 말은 어떤 병에 대해
전혀 엉뚱한 약을 처방하는 돌팔이의사 같은 경우라 봅니다...
^그대만을^
05/03/29 01:28
수정 아이콘
자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죠
05/03/29 03:38
수정 아이콘
동물들도 자살 한다고 하네요.
05/03/29 07:35
수정 아이콘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박사가 말하기를.. 자살이란게 현대에 들어와 갑자기 늘은게 결코 아니다라고 하더군요.
옛날에도.. 조선시대에도 고려시대에도 자살하는 사람은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단지 지금은 미디어가 발달되어 누군가 자살하면 그것을 바로 알수 있을 뿐더러,
사회과학의 발달로 그 구체적인 수치까지 통계화가 가능하기때문에 많은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하더군요.
오히려 미디어가 자살생각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부추기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하더군요.
옛날에는 그나마 그런일 있으면 서로 쉬쉬하고 그랬지만 말이죠.
자살하려는 사람들에 심리가 그렇답니다. 누군가 자살을 하면 위안을 받는데요. 나만 못나서 자살하는게 아니구나하고..
위엣분 말씀데로 자살은 일종의 병입니다. 모든 병의 마지막이 죽음이듯.
우울증의 말로는 자살이죠. 이거 치료하면 낫는 병입니다.
그런데 주위의 관심없이는 또 결코 발견할수 없는 병이기에 이게 또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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