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3/28 04:35:35
Name Port
Subject [연재]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 12회]
  - '# 11회' 의 고마운 분들께 -   

  아케미 님 - 헉... 해쳐리가 아니라 크립콜로니인데... ;; 성큰이였다면 희생이 따랐을듯..^_^..
    
  eternity.. 님 - 제 글을 보고 오리지널 테란 미션을 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다니. 더할나위 없는 칭찬인듯..^^;;; 감사합니다~

  머슴물량몽상가전략 님 - 닉네임 바꾸셨군요..^^ 그런데 굿은 Good인가요? 아니면 무당의 굿인가요? (농담^^;)

  이상 세 분은 좋은하루 되시고.. 모든 PGR분들도 좋은하루 되세요..~ ^^


-------------------------------------------------------------------------------------------------------------------------------------------------------------------------------------------------


  - 서부 아이어(West Aiur) 지도 -

   (확대해서 보세요~)






  - 블랙 워터 스테이션(Black Water Station) 지역의 지도 -

   (((이 지도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듯 합니다.

    이번 지도는, 짐 레이너(Jim Raynor)와 럭키아이 강(Lucky-Eye Kang)이 처음으로 싸우는 전장, Black Water Station 지역입니다...

    맵을 보시면, 오리지널 미션을 깨보신 분이라면 아하! 하실지도.. -
    네.. 이 맵은 그 테란 오리지널 두번째 미션의 맵을 표절(!!)하였습니다.. ..-_-;

    하지만, 스타 미션 들어가서, "프린트 스크린 시스템 RQ"버튼을 눌러 스샷만 찍어놓고, 그 스샷의 미니맵을 보며, 대충대충의 지형만 표절하였을 뿐, 나머진 그 기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재창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역시, 이 맵의 수정엔 비타넷의 맵토크 필진이신 돌토스님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11회-12회의 블랙 워터 스테이션 지역의 테란vs저그 최초의 전투와 관련된 지도)


  




  - 10회까지의 줄거리 -

    모든 상황이 종료된 시점. 프로토스는 더이상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암울한 현실속에서 분통을 터트리던 폴트. 짐 레이너의 이런저런 조언과 여러가지 생각 끝에 "프로토스의 역사서"를 서술하기로 마음먹는다.


   평화롭기만 하던 서부 아이어 리치마을. 어린 질럿 폴트는 다른 예비전사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로토스라면 거의 꾸지 않는다는 "꿈"을 꾸게 되었고, 그 꿈때문에 이런저런 심란한 일들을 한꺼번에 겪는다.


   한편, 의회엔 "미지의 생명체"가 프로토스가 관할하는 외곽지역 코프룰루섹터에 나타났다는 정보가 입수되고, 이에 따라 테사다는 코프룰루섹터로 원정을 떠나게 된다.
  테사다는 금지된 다크템플러와의 몰래 연락을 시도하며 테란이라 불리는 종족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한편, 테란은 뜻밖의 비보와 놀라운 소식으로 코프룰루섹터 전역이 충격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짐 레이너는 황무지로 이동하라는 의심스러운 명령을 받고 블랙 워터 스테이션 남쪽의 황무지 지역으로 이동. 거기서 럭키아이와 재회한다.

   그리고 짐 레이너는 블랙 워터 스테이션을 공격하고 있는 괴물들은 연합군이 알아서 처리하겠으니 가만히 잠자코 있으라는 명령에 화를내며 그 지역을 공격하고 있는 괴 생명체를 공격할 준비를 하는데...




  - 이번회의 간략한 인물소개 -


  ** 프로토스

   - 이번회에 등장하지 않음. -


  ** 저그

   - 아직 알려진 바 없음 -


   ** 테란

  짐 레이너(Jim Raynor) - 마 사라의 보안관중 하나. 자신이 빌려준 드랍쉽이 파괴되어 나르치 일족이 참변을 입은 것에 많이 괴로워한다. 그리고,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을 죽게하지 않는다고 마음먹으며, 블랙 워터 스테이션 지역의 구원을 나서게 된다.

  나르치 일족(Nal_ch 一族) -  마 사라의 나르-첼리오(Nar_Chellio) 시(市)에서 알아주는 명문가문. 이번 크리스마스때 일족 전원이 타르소니스로 여행을 간다. 도중에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에게 기습을 받아 일가 전체가 참변을 당한다.
      
  리치아(Richia) - 나르치일족의 유일한 생존자. 어린 여자아이.

  럭키아이 강(Lucky-Eye Kang) - 짐 레이너의 죽마고우. 곤경에 빠진 레이너를 도와주며 이런저런 정보를 제공해준다. 레이너와 함께 블랙 워터 스테이션지역에 지원을 가게 된다.

  에드문드 듀크(Edmund Duke) - 테란 연합의 알파 전대의 제독. 어처구니 없는 명령을 계속 내린다.

  맥(Mac) - 짐 레이너 기지의 드랍쉽 "호프(Hope)"호 파일럿.











   12회 - 멩스크(Mengsk)의 야망(野望)  (1)




    0. 음모


   「짐 레이너의 일기(Jim Raynor's Memory) 6th - 이상한 커맨드센터」 - 짐 레이너(Jim Raynor) 著

  
   저 멀리 벙커와 커맨드센터, 아카데미(Academy)와 서플라이 디폿(Supply Depot)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있다. 우리는 그 곳으로 천천히 조심스럽게 진군하였다. 언제 어디서 적들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벙커가 바로 눈앞에 보이고, 커맨드센터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곳은 블랙 워터 스테이션(Black Water Station)지역의 두 곳의 군 기지중 하나로 추정되었다. 그 기지에 들어서서 경계태세를 갖추어 자세히 살펴보았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적의 매복 때문이었다.

   “아무도 없습니까?”

   적의 모습은커녕 아무런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는 것을 확인한 나는 조심스럽게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 기지는 공격받은 흔적이 전혀 없었기에 혹시나 생존자들이 어딘가 숨어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목소리만 광활한 대지 위에 은은히 퍼지고 있을 뿐, 아무런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한 번 더 외쳐보고 싶었으나, 행여 다른 곳의 적들이 눈치를 챌 까봐 저어되어 커다란 목소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그저 마린들에게 경계태세를 엄중히 갖추게 한 뒤 수색만 열심히 하였다.

   커맨드센터에 들어가서 이곳저곳을 뒤져보아도 적막한 고요감만 팽배했다. 서플라이 디폿을 살펴보아도 아무런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기지의 입구 쪽에 들어왔을 때 벙커가 하나 있었다. 그 벙커는 수색을 미처 하지 못했었다. 엄청난 적들의 공습에 이 기지의 병사들은 벙커 속으로 대피했으리라 생각이 되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이 기지를 수색하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나는 곧바로 그 벙커로 달려갔다. 그리고 벙커를 향해 조그맣게 외쳤다.

   “안에 누구 있나요?”

   하지만 벙커 안에선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혹시 그들이 우리들을 의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연거푸 외쳐봤지만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결국 허탈한 듯이 뒤돌아서서 커맨드센터 방향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럭키아이(Lucky-Eye)가 내게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오오, 레이너, 저길 보게나. SCV들이야!”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SCV 4기가 벙커 안에서 나오고 있었다. 멀쩡한 기지에 적은커녕 아군도 없기에 당혹감과 의혹, 허탈감이 복합 작용하여 머릿속이 어수선하였으나, 갑자기 등장한 그들로 인해서 우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SCV들은 주위를 조심스럽게 살피더니 역시 행동도 조심스럽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러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우와, 살았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들의 첫 마디는 살아 있다는 감격과,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하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연거푸 감사의 말을 한 뒤, 표정이 변하면서 다른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수상한 생명체가 갑자기 우리를 향해 공격하였기에, 벙커에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며칠간 아무런 구원이 없기에 절망에 빠져 있었는데, 이렇게 도와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나와 럭키아이는 비로소 그들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그 정체불명의 생명체들이 공격해온 게 며칠이나 됐는가?”

    “며칠 동안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었는가?”

    “그래, 다른 생존자는?”

    “다른 곳은 어찌 됐는가?”


   한 SCV가 우리의 복합적인 질문에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답변을 하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물어보시면 제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우선 첫 번째 질문부터 답변하겠습니다.”
  
   SCV는 연달아 캐묻는 우리를 꼬집기라도 하듯 말을 돌린 다음에, 숨을 한번 마시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 SCV의 말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자면,

   [ 한 6일 전쯤인가, 그들이 갑자기 북쪽에서 내려왔다. 북쪽에서 내려온 그들은 재빨리 이 지역의 두 기지를 향해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우리는 타르소니스 본부로 직접 구원메시지를 보낸 후, 최선을 다해 싸웠으나, 그들의 숫자가 무척 많았기에 대다수가 전멸하였다. 하지만 그 괴물들의 숫자를 상당수 줄여놓았기에, 그들은 이 기지에서 약간 후퇴하여 싸움을 걸어오지 않았다. 살아있는 SCV들은 남쪽 벙커에, 파이어뱃들은 기지 동쪽의 벙커에 재빨리 몸을 숨기며 구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
    
   생존자는 SCV와 파이어뱃 몇 명이며, 북동쪽 본기지의 상황은 전혀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SCV는 우리에게 저들을 무찔러달라는 부탁과 함께 북쪽의 본기지를 구원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 SCV는 내가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있게끔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해주었다. 우리는 그 SCV들을 뒤로한 채 그들이 말해준 동쪽 방향으로 가보니, 과연 그 곳에 벙커가 두 개있었다. 우리가 벙커에 접근하자 바로 그 안에 있던 병력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불, 필요하냐?”

   벙커에서 나온 병사하나가 건방진 말투로 불이 필요하냐고 물어보았다. 역시 파이어뱃······.

   그들은 그 강렬한 한마디를 남기고는 더 말할게 없는 듯, 곧바로 우리 대열에 합류하였다. 우리가 도와주러 왔고 저들을 무찔러야 한다는 현 상황을 대충 다 알고 있는 듯 했다.

   나도 그들에게 구구절절 설명해주지 않고 곧바로 진격하였다. SCV의 말로는 본기지의 상황이 어떤지 모른다고 했다. 제발 전부가 무사히 살아있기를 빌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들을 구하기 위하여, 그리고 괴상한 생명들을 이 블랙 워터지역에서 쫓아내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파이어뱃들이 있던 벙커 두개의 남쪽으로 넓은 구릉지가 펼쳐있었다. 능선을 타고 진군을 조금 하니, 아까 보았던 것과 똑같은 물체 하나가 보랏빛 진흙을 넓게 퍼트리고 있었다. 또 아까같이 그 주위엔 내 마인과 총류탄 몇 방에 쓰러져나간 별 볼일 없는 소형괴물 예닐곱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내가 공격하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럭키아이가 선수 쳤다.

   “공격!”

   이제 마린들에게서 겁은 없어졌다. 그들은 곧바로 망설임 없이 달려가 총을 난사하였고, 파이어뱃도 뒤질세라 앞장서서 엄청난 화염을 내뿜었다. 소형 괴물들은 파이어뱃에게 달려들었다가 뜨거운 불에 전부 녹아버렸고, 그 괴 생명체들이 흔적도 없이 죽는 것을 확인한 마린들은 그 진흙을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미세한 움직임이 느껴지는 그 물체에 또 한 번 난사를 가하기 시작하였다.

   그 물체가 사라지고 진흙이 사라지는 것을 또다시 확인한 우리부대는 계속 진군하였다. 남쪽으로 계속 돌격하니 완만한 내리막길이 좁게 자리 잡고 있었고, 그 내리막길의 주변으로는 상당한 경사의 절벽이 형성되어 있었다.

   내리막길은 좁은 길이었다. 그 좁은 길을 내려가다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적들에게 공격을 당할 수도 있었다. 따라서 우리는 무척 신중하게 진군을 시작하였다.
   벌쳐를 운전하고 있는 내가 앞장섰다. 나의 벌쳐는 내구력이 높아서 웬만한 공격에 버틸 수 있었다. 혹시 데미지를 입는다면, 수리해서 다시 새것처럼 사용할 수 있었기에, 부하들을 보호하기 위해 내가 앞장섰다.
   내 뒤로는 파이어뱃들이 줄줄이 내려오고, 그 뒤로 마린들이 따랐다. 맨 뒤에선 럭키아이가 뒤를 살펴보며 후위를 맡아주었다.

   언덕을 내려오니 저지대가 상당히 펼쳐져 있었다. 다 내려오는 것을 확인한 후 곧바로 대형을 갖추었다. 대형을 다 갖추니 그제야 멀찌감치 괴물들이 달려왔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까와 같은 소형괴물이었다. 숫자가 제법 많았다. 이런 적들이라면 수천마리가 와도 상대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는데, 그 뒤로 마린의 키의 두 배가 넘는 흉측한 생물체 세 마리 정도가 오고 있었다. 어떤 생물체이며 어떤 공격을 할 지 몰라 약간 당황했으나 이번에도 럭키아이는 주저 없이 “공격”을 외치고, 마린, 파이어뱃들은 자기보다 키가 훨씬 큰 그 생물체를 향해 돌격하였다.

   가까이서 보니 그 생명체는 발이 하나인 듯 했다. 발 하나로 꿈틀꿈틀 대며 기어왔다. 그리고 머리는 무식하게 컸다.

   우선 파이어뱃이 돌격하였다. 파이어뱃은 강렬한 화염을 내뿜으며 그 소형괴물들을 오는 족족 죽여 버렸다. 하지만 그 커다랗고 머리 큰 생명체는 소형 괴물들이 죽어 가는데도 돌격해오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입을 열더니, 무언가 분사하기 시작했다.

   “이런! 저 녀석은 원거리 공격을 하는 녀석이다! 마린들은 빨리 파이어뱃을 원호하라!”

   저들의 공격 형태를 바로 파악한 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마린들을 재촉하였다. 마린들은 재빠르게 장전하며 그 괴물들을 향해 연사하였고, 그 생물체들은 그 공격을 그대로 맞으면서 파이어뱃에게만 공격을 퍼붓더니, 어이없게 죽어버렸다.
  
   적들을 모두 퇴치하고 주위를 살펴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주변을 확인한 연휴에 공격당하던 파이어뱃들을 살펴보았다. 모든 파이어뱃이 경미한 상처는 입었으나, 진군엔 별 탈은 없어보였다. 우선 아무도 죽지 않은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 키 큰 괴물의 등장으로 앞으로 어떤 무식하고 힘이 센 놈들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게 되었다. 나는 그 두려움을 애써 감추고 계속 진군을 명하였다.

   내리막길에서 남쪽으로 계속 저지대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내 느낌으로는 북동쪽에 적이 있을 것 같았다. 혹시나 하여 아까 우리가 지나쳐온 기지를 지키던 파이어뱃에게 물어보니 북동쪽에 본기지가 있다고 했다. 곧바로 동쪽으로 향했다.

   동쪽으로 조금 가다보니 약간 가파른 절벽이 나오고, 그 절벽 도중 도중에 경사가 그나마 완만한 길이 나왔다. 아까 내려왔을 때와는 달랐다. 이번엔 우리가 올라가는 형국인지라 안 보이는 언덕 위에 어떤 괴물이 몇이나 있을지 모른다. 게다가 길도 좁다. 그래서 이번에도 내가 앞장을 서고, 그 뒤로 파이어뱃, 마린, 맨 후위에 럭키아이가 뒤따르는 모양으로 진군을 시작했다.

   내가 가장먼저 절벽위에 올라가니, 경악스러웠다. 진흙을 퍼트리는 물체가 무려 4개나 되는데다가, 소형 괴물과 키 큰 생물체가 아까 상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숫자가 꽤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시간도 주지 않았다. 내가 올라오는 즉시 반응을 하면서 달려오기 시작했다.

   함부로 마인을 매설할 수 없는 노릇이다. 자칫하다 마린들이 죽을 수가 있다. 그래서 나는 빠른 벌쳐의 기동성을 이용하여 총류탄을 갈기며, 저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 시간동안 럭키아이와 병력들이 싸울 태세를 갖출 수 있게 시간을 벌었다.

   다행히 저 생명체들은 단순 무식했는지 내 작전에 어김없이 말려들었고, 그 시간동안 진형을 갖춘 럭키아이와 병사들은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파이어뱃이 앞장서서 소형괴물들과 싸우고, 마린이 뒤에서 키 큰 괴물을 일점사하는 식으로 싸움을 이끌었더니 전투가 예상외로 싱겁게 금방 끝나버렸다. 그 여세를 몰아 진흙을 퍼트리고 있는 물체에 공격을 퍼부었고, 역시 아까처럼, 그 4개 물체의 몸뚱이가 터지면서 진흙이 말끔하게 사라졌다. 그 진흙이 말끔하게 사라지면서 저 멀리 커맨드센터로 추정되는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블랙 워터 스테이션의 본기지에 위치한 커맨드일거라는 생각과 함께, 이 지역의 구조가 완료된 것이 너무 기뻤다. 연합군의 말만 듣고 가만히 있었다면, 별것도 아닌 족속들에게 두려움에 질려 무참히 각개격파 당했으리라.

   조금씩, 조금씩 센터로 걸어가니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다. 커맨드센터 겉모습에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무언가 꿈틀꿈틀 거리는 것이 잔뜩 달라붙어있었다. 더욱더 센터로 가까워질수록 그 꿈틀꿈틀 거리는 것이 선명해지고, 더욱 더 느낌이 안 좋아졌다. 그 커맨드센터가 마린들의 시야에 보이기 시작했을 때였다.

   “도대체 커맨드센터에 무슨 짓을 한 거야!?”

   한 마린이 크게 외쳤다. 하늘높이 울려 퍼지는 그 마린의 목소리와 함께 마린들의 눈은 전투후의 피로감에서 의아함으로 바뀌고, 의아함에서 경악으로 바뀌고, 경악에서 두려움으로 차츰차츰 바뀌어갔다. 럭키아이는 곧바로 공격명령을 내리고, 나도 아무생각 없이 그 커맨드센터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테란의 커맨드센터를 테란이 부시고 있으니 뭔가 느낌이 이상했지만, 그 꿈틀꿈틀 거리는 것을 보면 그대로 파괴해버리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솟아올랐다. 헌데 공격할수록 이상했다. 커맨드센터는 3분의 2가 파괴되면, 공격하지 않아도 스스로 균열이 생긴다. 수리해주지 않을 경우 대게 폭발로 이어지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하지만 이 커맨드센터는 상당수 파괴됐음에도 스스로 폭발할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살아있는 생물체가 상처를 받으면 오랜 시간이 흘러 자연히 치유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끈적끈적 꿈틀꿈틀 대는 그 이상한 것 때문에 드는 괜한 느낌뿐일까?

   아무튼 계속 공격을 하여 커맨드센터가 부셔졌다. 오늘 본 것 중에서 가장 기분이 나쁘고 속이 메슥거리던 장면이었다. 결국 블랙 워터 스테이션의 본기지는 전멸당한 듯 했다. 저 이상한 커맨드 이외에 아무것도 없었으니 말이다. 한 파이어뱃이 센터가 부셔진 후 망연자실하게 빈 벌판을 쓸쓸히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이 전멸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 지역의 전투는 모두 끝났다. 몰론 이 지역의 적들을 전멸시킨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블랙워터 지역에 있는 두 개의 기지에 모든 볼일을 보았으니 우선 할 일은 다한 샘이다. 약간 피곤함을 느꼈다. 5일간의 강행군의 피로가 나에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블랙워터 스테이션 남쪽에 구축한 임시기지에 돌아가 쉬고 싶은 심정으로 회군을 하려는 찰나에 내 벌쳐의 컴퓨터에 메시지가 수신되었다.


   [짐 레이너와 럭키아이 강. 너희들은 극히 중대한 연합군의 건설물을 파괴시켰으므로 너희와 너희들의 병사들은 식민지법을 위반했다. 지금부터 너희들 모두 체포될 것이다. 얌전히 무기를 내려놓아라.  - 듀크(Duke) - ]


   이런, 연합군이 밥을 잘못 먹었나? 이런 헛소리나 지껄이다니. 도대체 누가 누구를 체포한다는 것인가?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곧바로 답신을 보냈다.


   [정신 나갔나? 그 빌어먹을 것들을 파괴하지 않았다면 이 행성 전체에 그 괴물들이 퍼져 나갔을 거라고!]

  
   어처구니가 없는 연합군의 메시지에 황당해 하고 있는 동안에 또 다른 메시지가 수신되었다.

  
   [정중히 요청한다, 제군. 나는 너희들의 말을 들으러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니다. 무기를 내려놓고 연합군의 말대로 행동하라!  - 듀크(Duke) - ]


   웃기시네. 나는 내 행동에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어처구니없는 연합군의 명령을 거부한 것일 뿐. 분명 연합군은 블랙 워터 스테이션지역을 구원한다고 했다. 그 구원을 내가 대신한 것뿐이다. 근데 내게 무슨 죄가 있는가?

   우선 기지로 황급히 돌아가 어처구니가 없는 현 상황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기로 작정했다. 기지로 돌아오니 정체불명의 수신자가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하십니까. 럭키아이님. 저는 짐 레이너님의 부하, 나르치(Nal_ch)일족이 타르소니스로의 여정을 담당했던 드랍쉽(Dropship) 호프(Hope)호의 파일럿 맥(Mac)입니다. 생존자는 저와 나르치일족의 리치아(Richia)라는 여자아이 하나뿐입니다.

    며칠 전부터 레이너님께 메시지를 보냈는데, 응답이 없기에, 럭키아이님께로 보냅니다. 혹시 그와 연락이 되신다면 제 대신 말씀을 전해주십시오. 그리고 이 메시지 주소로 답장을 해달라는 부탁도 같이 전해주십시오. 그리고 우리 드랍쉽을 공격했던 괴 생명체의 정체는 저그(Zerg)라고 합니다. 경황이 없어 논리 있게 보고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OmantiC
05/03/28 05:32
수정 아이콘
젤 먼저 다 읽은건가.. 그냥 어떤건지 봤는데 재미 있네요.. 처음부터 한번 봐야겠군요^^
아케미
05/03/28 07:49
수정 아이콘
크립 콜로니였군요;; 그나저나 사령부에서 저렇게 헛소리를 하다니 무슨 음모가 있긴 있군요. 설마 인페스티드 커맨드센터의 존재를 모르는 건가…-_-; 이번 화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벨리어스
05/03/28 20:59
수정 아이콘
듀크....
05/03/28 21:07
수정 아이콘
쿨럭-_-;; 사실 무당 굿이었습니다...-_-;;
eternity..
05/03/28 21:57
수정 아이콘
친절하게 맵 사진까지 첨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닛 대사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다시한번 테란미션 도전해봐야겠군요..^^;; 후에 저그 미션 및 프로토스 미션도 쓰실 계획이 있나요??
컨트롤황제
05/03/28 22:53
수정 아이콘
잘 읽고 있어요~ 하루 빨리 아포칼립스의 등장을..OTL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986 언제나 원인은 자기에게 있습니다. [4] ^그대만을^3273 05/03/29 3273 0
11985 사람의 성격에 관해.. [13] 디노센트3372 05/03/29 3372 0
11983 프로게이머 관련 사건들 <1> 1~50 수정본 [17] SEIJI8480 05/03/29 8480 0
11982 [축구]우즈벡에게 지면, 월드컵좌절???? [24] 라구요4567 05/03/28 4567 0
11981 [03.29 01:10 수정]2005 e-Sports 대회 명칭 등의 주요 변동 사항 [25] Crazy Viper4957 05/03/28 4957 0
11980 전 고등학교급식실에 일하는 사람입니다 [45] 최연성같은플4579 05/03/28 4579 0
11979 위닝 좋아하세요? [22] 겁쟁이테란3559 05/03/28 3559 0
11978 [퍼온 글] 자살 권하는 사회 [8] 다미아니3153 05/03/28 3153 0
11975 영화 - 밀리언달러베이비 [20] 게으른 저글링3358 05/03/28 3358 0
11974 잊혀진 영웅들에 관한 소고 2 [10] happyend3644 05/03/28 3644 0
11973 전 T1 의 팬입니다. 하지만... [9] 게으른 저글링5358 05/03/28 5358 0
11971 잊혀진 나의 영웅들에 관한 소고 [5] happyend3900 05/03/28 3900 0
11970 임요환, 동양, 4U...... 그리고 SKT1 [20] Nerion9186 05/03/28 9186 0
11968 [연재]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 12회] [6] Port4222 05/03/28 4222 0
11966 저그주식회사2 <달려라! 박태민!!!>편 [13] 그양반이야기4444 05/03/28 4444 0
11965 99%의 노력의 길,1%의 운의 길. [26] legend3533 05/03/27 3533 0
11964 옷깃 스치다.. [15] 블루 위시3962 05/03/27 3962 0
11963 밑에 두발 자유화에 대한 글이 사라졌네요. [107] swflying3418 05/03/27 3418 0
11962 호모이미지쿠스 [9] Dostoevskii4088 05/03/27 4088 0
11960 밸런스 이런식의 패치는 어떨까요? [43] 이규수3686 05/03/27 3686 0
11959 저도 저의 만화 Best 10 [27] 서지훈만세4307 05/03/27 4307 0
11958 잘 알려지지않은 추천만화 [53] 리바휘바8215 05/03/27 8215 0
11957 내가 재미있게 본 만화책들.. [23] 승리의기쁨이4234 05/03/27 423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