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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3/07 22:29:14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대학을 졸업하는 이들에게...
이번 달 리더스다이제스트에 실린 글을 읽고 나름대로 편집과 인용을 통해 제 마음대로 써

보겠습니다.

"세상은 수많은 기회가 널린 곳이고 당신은 그동안 준비해온 당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

할 기회를 잡아 원하는 꿈과 진리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진짜 하품도 안나오는 허튼 소리입니다.

대학 졸업식은 물론이고 각급 학교들의 입학과 졸업식에서도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합니

다. 하지만 우리는 닥쳐올 이유있는 두려움과 미래의 무게감에 벌써부터 쳐지는 어깨를 펴

기에도 힘겨운 모습이지 않은가요?

그냥 현실적인 이야기로 미래에 대해 최소한 솔직해지는 태도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현실적으로 축사를 해보죠.


아! 미리 말해두지만 난 평범한 성적으로 지방대를 나와서 이것저것 찝쩍거리다 약간의 성

공과 커다란 실패를 맛보고 이제는 그럭저럭 한사람 몫을 하며 사는 평범한 월급쟁이입니

다. 그러므로 나는 잘난 사람이 되진 못합니다. 그리고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는 상상만 가능한 사람입니다. 때문에 자신이 충분히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의 글에 무한한 반감과 가소로움이 느껴질 테니 더 이상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알아서 하시길...



"대학 졸업생 여러분 일단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은 이제 이 따스한 캠퍼스를 벗어

나 진짜 세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학자금 대출을 받은 이들은 그 액수의 부담감

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장학생이었거나 집안의 여유가 있던 이들도 더 이상 용돈 따위는

없으니 손 벌리는 일이 얼마나 자존심을 건드리는 민감한 일인지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밝은 면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살아있는 교육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 살아있

는 교육을 받게 될 때 느끼는 혼란을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몇가지 조언을 할까합니다.

일단 독서를 재미있게 하십시오. 허구헌 날 책을 벗삼아 살아온 여러분께 이런 충고는 이

상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지식을 얻기 위해 해온 여러분들의 독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일년에 출간되는 책들은 2만권이 넘습니다.

그 중에 괜찮은 책들이 5%정도라고 해도 1,000권이나 됩니다. 새로운 지식은 넘쳐나고 자

신이 배울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 시절의 학구열로 공부하려는 마

음으로는 언제나 부족함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것을 포

기한다면 졸업 때나 취직 시에 얻었던 기분 좋은 흥분 따위는 물거품처럼 느껴질 것입니

다. 하지만 오로지 재미를 위해서 독서를 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꾸준히 할 수 있다면 지도

자와 추종자들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겁니다.



프랑스의 속담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실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단지 문제는 그것이 이론적으로 성립하느

냐 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이론의 세계에서 살아왔습니다. 진짜 거친 현실에서 여러분을 지켜주던 거품속

에서 살아온 것입니다. 대학의 교수님들은 거품을 풍성하게 하며 살아왔고 실용성을 걱정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 세상에 어느 곳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마르크스가 살아있는 이유

는 이것입니다. 그러나 더 이상 거품 따위는 없습니다. 이제는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합니

다. 문제는 무엇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것이냐 하는 겁니다. 수많은 벤처 기업과 닷컴기

업들이 실패한 이유는 바로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기 떄문입니다. 물론 전통적인 기업들

도 마찬가지지만 말입니다. 좋은 이론이 현실의 벽에 무너지는 것에 가슴 아파하지 마십시

오. 그런 실패가 난무하고 소수만이 살아남는 것 그것이 현실입니다.



유감스러운 것은 대다수의 여러분들은 여러분이 원하는 혹은 되고 싶은 것이 될 수 없습니

다. 대학교에서는 4년 내내 자존심을 키워주지만 실제로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사회생활을 한참을 해도 힘든 일일수도 있습니다.

일단 자신의 재능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십시오. 그리고 재능이 없다면 자신이 원하는 일이

라도 일단은 고이 접어두고 눈앞의 현실에만 매진하십시오. 현실에 매진하다 보면 운이 닿

아 자신의 재능을 펼칠 기회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해

도 살만한 것이 세상입니다.




마지막은 역시나 돈 이야기입니다. 돈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도 힘이 들고 제대로 안 순간

인생은 절반이 지나가 버릴지도 모릅니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입

니다. 돈을 미워해서는 돈이 가까이 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돈을 너무 가까이 하지는 마

십시오. 돈은 불같은 것입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때 당신에게 따뜻함과 안락함을 줄

것입니다.



어쨌든 좋은 일들이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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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05/03/07 22:54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
ShadowChaser
05/03/07 23:1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05/03/07 23:24
수정 아이콘
좋군요 >.< 현실은 무섭다죠~
책은 너무 읽으면 책 바보가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적당히 필요한것만 읽으시기 바랍니다.
활자중독은 몸에 안좋습니다.......
셋쇼마루사마
05/03/07 23:31
수정 아이콘
뭔가 느껴지는 글이군요....
과연 세상은 선택받은 자들의 공연장인걸까요?
현실 정말 매섭습니다. 하지만, 좋은 날도 분명 옵니다.
인간지사 새옹지마입니다. 노력하세요.
보상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보상의 "없음"은 없습니다.
카이레스
05/03/07 23:36
수정 아이콘
돈은 불 같은 것....적당한 거리라....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총알이 모자라님의 글은 항상 무언가 느끼게 하는군요. 감사합니다.
hyun5280
05/03/07 23:45
수정 아이콘
총알이 모자라 님 글 두번째로 읽는데 정말 저에게 도움되는 말씀을
많이 해 주시네요. 또 공감도 많이 가고요.
앞으로 이런 글 지속적으로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5/03/08 00:03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05/03/08 00:05
수정 아이콘
재능이란 것...글쎄요
글쓴이의 말씀대로 재능을 파악하는 과정은 고단할 듯합니다.
하지만 재능이란 발견된다기 보다는 목표를 지향하여 노력하는 과정에서 더더욱 발전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더디더라도 지속적인 관심만 유지된다면 목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맞을 겁니다...다만 그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여건'이 안 갖추어지면 목표를 수정하는 경우도 생기겠지요.(예를 들어 경제적인 문제도 그렇구요..또는 결혼도 젊은 남자의 목표를 수정하게 만들곤 하지요.)

골프를 예로 들자면...
180 야드 정도 거리에 홀이 있습니다. 5번 아이언 빼들고 목표를 뚫어지게 바라봅니다. '좋았어...바로 온그린이다..' 하지만 목표만을 응시하고 욕심부리고 스윙하게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결국 뒤땅이나 슬라이스가 나버리죠...그러나 목표를 바라본 후 목표를 지향하는 가상의 선을 그리고 나서, 본인이 서 있는 위치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곳을 향하여 힘을 뺀 후 스윙을 하면 의외로 목표에 가까워집니다. 방향성이 더 좋단 말이죠...(글을 쓰다보니 이게 적절한 표현인지 걱정은 되지만 - -;;...)

암튼 저의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현실에 매진하면서 기회를 기다리는 자세보단 현실에 매진하되 목표를 향한 방향성만 잃지 않으면 언젠간 다가온다...라고 말씀해 주시는 게 더 희망적일 것 같습니다...
다중이예요
05/03/08 00:44
수정 아이콘
어느부분 동감합니다
교수님들은 항상 아름다운 꿈만 키워주십니다
고등학교선생님들과는 다르죠
가끔은 저도 전쟁터같은 사회에 나갈 생각을 하면 두렵기도합니다.
MetalTossNagun
05/03/08 09:04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05/03/08 09:28
수정 아이콘
다이제스트를 즐겨보시나 봅니다... ^^
검은콩우유
05/03/08 15:52
수정 아이콘
현실적인것두 좋지만 너무 비관적으로만 말하신건 아닌지 ..
와룡선생
05/03/08 17:04
수정 아이콘
hyun5280님// 총알님으로 검색하셔서 총알님 글을 한번 쭈욱 읽어보시면 정말 많은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예전에는 필명이 총알이 모자라 죽겟네 였던가...ㅡㅡ?
정말 개인적으로 한번 만나보고 싶은분이죠.
나름대로 pgr과 비x넷에서는 인기인..^^

그나저나 나도 빨리 졸업해야하는데..
안전제일
05/03/08 17:35
수정 아이콘
에,,,음.,,,
입학횟수와 졸업횟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졸업을 몇번 더해야 합니다.
까마득하죠.--;;;으하하하
그러니까 그저 돈이 문제죠.^^
여자예비역
05/03/09 13:57
수정 아이콘
다중이예요님// 그 교수님 대책 없으시네요..^-^;
저는 대학때 교수님들께서 어찌나 험한-_-;말씀만 해대셨는지.. 기겁하고 공부했습니다만..결과는 지금 이모습이네요..ㅡ_ㅡ;;
저는 한다고 했는데, 사회에 나와보니.. 그건 정말 새발의 피였구나.. 교수님들이 왜 그렇게 험하게 말씀하셨는지 이제야 알겠더군요..
지금에야 이게 진짜 공부구나 라는 생각으로 또 공부합니다.. 직장생활과 병행하다보니 더 의지가 불타올라서..^-^;
좋은 글을 보니 더욱더 불타오르는 군요..
05/03/09 20:33
수정 아이콘
그렇죠, 듣기에만 좋은 그런 멘트용 축사는 이제 접을때가 되었죠.
순수한 것이 젊은 사람들의 최대장점이라곤 하지만,
현실감각이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제는어리광부릴수없구나, 이것만 제대로 깨달아도 충분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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