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3/07 18:58:58
Name GGoMaTerran
Subject 스타크래프트의 반복과 일탈 ..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반복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많이 느끼면서 살아갑니다 .. 학생들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수업을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은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맡은 일을 하시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 이른바 자칭 폐인 생활을 즐기시는 분들도 매일 하루하루를 컴퓨터나 티비 앞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 이 글을 적는 저 역시도 지금은 휴학을 한 상태에서 매일 하루하루를 비슷한 패턴으로 보내고 있으니 , 잠을 자기 위해서 눈을 감았을 때 오늘 하루의 일과를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저절로 ' 내가 오늘 하루를 무엇을 하면서 보냈을까 '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이니 말입니다 .. 물론 , 반복이라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지만 일상의 무료함을 느끼면 한번쯤 꿈꾸어보는 일탈이라는 존재가 머리를 들고 일어서는 것을 요즘에는 저도 가끔씩 느끼고 있습니다 .. 괜히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도 싶고 , 여자친구랑 드라마에서 하는 것 처럼 예쁜 사랑도 해 보고 싶고 ( 중요한 건 여자친구가 없다는 그 한가지지만 .. ) , 노래방에 가서 혼자서 신나게 뛰어놀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기도 하고 ..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스타크래프트에도 반복과 일탈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저만의 생각이 말입니다 ..


요즘 들어 , 배틀넷 상에서 실제로 게임을 하는 것 보다는 리플레이를 보는 것을 더욱 즐기는 편입니다 .. 물론 , 배틀넷 상에서 그렇게 승률이 좋은 편도 아니라 이런 취미가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리플레이를 보면서 왠지 내가 해설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혼잣말로 ' 공격 안 들어가나 , 자리잡고 멀티 해야지 ' 이런 식으로 자체평론도 내리는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 그리고 리플레이를 많이 접하다 보니 , 수많은 리플레이 안에서도 반복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가장 대표적인 것이 테란과 저그전의 초반 앞마당 사수작전과 돌파작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거의 대부분 리플레이에서 초반 테란병력이 저그의 성큰밭을 뚫기 위해서 압박을 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우스울 지도 모르겠지만 반복적인 것에 익숙해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리고 이에 대한 저그의 대응이 뮤탈 쪽인지 아니면 럴커 쪽인지 이 상황에 접하게 되면 또 그 대응에 따라 반복적인 모습이 나옵니다 .. 뮤탈 쪽이라면 베슬을 많이 모으는 , 럴커 쪽이라면 탱크를 추가하는 이런 식으로 다시 경기패턴이 흘러가게 됩니다 .. 이와 마찬가지 패턴으로 반복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또 있다면 프로토스와 테란 전에서 초반 프로토스의 압박과 프로토스와 저그 전에서 프로토스의 입구에 있는 연탄 조이기를 풀어내느냐와 못 풀어내느냐의 모습 등이 있을 것입니다 .. 물론 , 이런 반복적인 패턴이 계속 나오는 이유가 그러한 반복이 승리에 다가서는 가장 가까운 모습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 테란의 입장에서 저그의 앞마당을 그냥 가져가게 만들어버린다면 후에 나올 물량을 막기 상당히 까다롭고 , 프로토스 역시 테란을 초반에 압박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오히려 쉽게 압박을 당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 하지만 요즘 들어서 이러한 반복적인 것에 약간 지루함을 느끼고 있을 때 저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 있다면 바로 ' 일탈 ' 을 꿈꾸는 모습이 있는 리플레이를 볼 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위의 예로 든 모습이 아닌 색다른 패턴으로 펼쳐지는 경기를 볼 때면 무엇인가 모르는 색다른 멋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 몰래건물이나 , 초반 캐논압박 , 이제는 많이 사용되지만 원마린 더블이나 , 선포지 더블넥 등은 그러한 ' 일탈 ' 이 시작된 직후부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 제대로 먹힌다면 훌륭했던 ' 일탈 ' 로 기억되겠지만 실패한다면 그야말로 꿈 속에서만 바라보는 ' 일탈 ' 로 머물 테니까 말입니다 .. 그래서 저는 리플레이를 볼 때 이러한 전략들을 사용하는 분을 응원하는 편입니다 .. ^^


요즘 방송경기들을 보면 말도 안되는 플레이들로 인해서 입을 쩍쩍 벌리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 분명히 상성관계로는 ' 대화가 안 되는 ' 병력임에도 불구하고 , 불가사의한 컨트롤의 힘과 믿기지 않는 물량으로 그것을 엎어버리는 선수들을 바라보면 과연 프로게이머다라는 말이 절로 입에 맴돌 때가 많으니까 말입니다 .. 어쩌면 프로게이머들에게는 반복이라는 단어가 게임 안에서 계속 머무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하루에도 몇시간씩 게임을 하고 그 안에서 생활을 하는 선수들에게 ' 반복 ' 이라는 것이 물들어버리면 상대방에게 쉽게 파악될 수도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 그래서 스타일리스트들의 부진이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 ( 불꽃 테란 , 대나무 조이기 , 삼만년 조이기 등등 ) 어쩌면 김정민 선수가 요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가 자신의 주된 스타일이였던 ' 느리면서 단단한 ' 을 버리면서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 이 말은 김동수 해설이 항상 말했던 부분이죠 .. 자신의 본래 스타일을 버리고 더욱 더 강한 선수로 돌아왔다고 말입니다 ..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된 지도 벌써 10 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이렇게 많은 인기와 관심을 받게 된 것 중의 이유를 저의 말도 안 되는 생각으로 붙여 놓는다면 ' 반복 ' 과 ' 일탈 ' 의 존재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 그리고 스타크래프트의 프로게이머들이 인기가 많고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 반복 ' 속에서 ' 일탈 ' 을 만들어내고 그 ' 일탈 ' 을 완벽하게 성공시켜내는 모습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 물론 , 그 한번의 일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땀 흘리면서 노력했던 일탈의 연습 역시 아름다운 반복의 한모습일 것입니다 .. ' 반복 ' 과 ' 일탈 ' 이 계속되는 스타크래프트의 세계 .. 오늘은 한번 배틀넷 상에서 ' 일탈 ' 의 흐름에 한번 몸을 맡겨보시지 않겠습니까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훈박사
05/03/07 19:14
수정 아이콘
헤헤. 확실히 요즘엔 그런 '일탈'의 경기들이 많이 줄어든 느낌입니다. 경기는 사라지고, '스타'만 남았다고 할까? 진짜 스타일리스트들이 많이 생겨나고 우승하는 그날을 기다려 보겠습니다.
라구요
05/03/07 19:17
수정 아이콘
스타일보다는 승패가 중요한 요즈음.. 초특급 물량 상대해낼려면, 꿈을 꾸기엔 너무 벅차죠... 선수들 모두 자기색깔만으론 성적도 안나오고.. 안스럽네요..
05/03/08 01:20
수정 아이콘
정말 진화하지 않으면 퇴보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 생각하다보면 무섭죠.
스타리그가 오래 지속될수록 "일탈"이라는 범주에 속하는 플레이는 점점 줄어들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농구나 축구같은 스포츠.. 일탈적(?)이라 좋아하는 건 아니죠.
그래도 여전히 우리가 새로움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는 걸 보면 스타리그는 아직 젊은 것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620 워3 맵조작에 대한 e-스포츠협회의 공식입장을 접하며 [46] 뉴폰6421 05/03/09 6421 0
11619 영원한 "레슬매니아" 이고 싶었던 그를 생각하며... [7] 저녁달빛4685 05/03/09 4685 0
11618 [후기] 4대천왕전 사진과 관람후기 입니다 [28] Eva0109816 05/03/09 9816 0
11617 뜻하지 않은곳에서 들린 반가운 이름..스타크래프트...2 [23] 비오는수요일6716 05/03/09 6716 0
11616 프로게이머 최고의 리더, 주장감은? [83] SEIJI11095 05/03/08 11095 0
11615 [잡담] 유쾌한 올스타전 [36] 안전제일8171 05/03/08 8171 0
11614 우울증이 오는것 같습니다 [28] 홀로그램5009 05/03/08 5009 0
11613 신정민 선수에 대하여 [9] 김준용4902 05/03/08 4902 0
11612 내 죄가 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13] 세상에서젤중4337 05/03/08 4337 0
11611 [추억의 PGR] [뉴스]프로게임리그 중단 위기- pgr21 [8] 총알이 모자라.6103 05/03/08 6103 0
11610 Figo & Nar_rA ...Fantasista. [26] 기억의습작...4701 05/03/08 4701 0
11608 김성제 선수를 주목합니다 [18] 제일앞선6280 05/03/08 6280 0
11605 발자국. [5] 뉴[SuhmT]3577 05/03/08 3577 0
11604 기대되는 차기 챌린지리그... [26] 세상에서젤중5213 05/03/08 5213 0
11603 6번째로 아마데우스를 보면서... [22] 정치학도3526 05/03/08 3526 0
11602 임동석, 온게임넷에 오다... [35] 자갈치7442 05/03/08 7442 0
11601 스타리그 주간 MVP (3월 첫째주) [62] ELMT-NTING3541 05/03/07 3541 0
11600 대학을 졸업하는 이들에게... [16] 총알이 모자라.3529 05/03/07 3529 0
11599 이재훈선수의 스타리그 도전기 [23] TheInferno [FAS]5586 05/03/07 5586 0
11598 올스타전을 기대하며 [28] 패스트드론5150 05/03/07 5150 0
11597 스타크래프트의 반복과 일탈 .. [3] GGoMaTerran3116 05/03/07 3116 0
11596 한빛스타즈, 그리고... [6] KooL3742 05/03/07 3742 0
11595 최수범 선수의 듀얼 도전기 [12] 김효경4028 05/03/07 402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