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2/27 18:25:19
Name 떵배마왕
Subject 그랜드 파이널 다녀왔습니다!
벌써 꿈같은 날이 하루나 지나버렸네요.
더불어 저글도 뒷북글이 되어버리지 않았나 싶군요.

다른분들이 경기 이야기를 적어주시니 저는 경기장 분위기나
시청시에 볼수없었던 현장 이야기를 조금해볼까 합니다.

사실 아르바이트 때문에 이번 그랜드 파이널은 시청도 불가한 상태였지만
알바도 이번 달 까지인걸.  이라는 안일한 생각과 금전과 다른의미의 지름신이 내리셔서
덜컥 그랜드 파이널 전날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웃음)
갑자기 결정한 것이기에 당일날 아침 동생이 스타를 좋아해서 스타의 "스" 자만 살짝 아는
친구를 데리고 무작정 출발했습니다.
아.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친구 스타경기 보러가는 남자분들의 막막함과 불안감이
약간은 이해가 가더군요.
친구가 전날 음주를 했다기에 뼈다귀 해장국집에 들러 해장국을 한그릇을 대접하고 ( 주
인 아주머니께서 스무살짜리 여자 둘이 들어오는걸 보고 이상하게 보시더군요-_-;)(여기
에서 우거지좀 많이 주세요! 라고 말한 저는 참 민망했습니다)

종합운동장에 도착한 저희는(저는 잠실이라고 하기에 잠실역에서 내릴뻔했습니다. 친구
가 무척 비웃더군요.) 집에서 무척가깝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꽤 여유롭게 왔음에도 불구
하고 2시가 채 넘지 않은시간에 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역에서 바로 나오자 마자 친절하게도 화살표가 되었더라구요.
저희는 즐겁게 사람많이 없겠다. 너무 일찍왔나? 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코너를 돌자마
자 그것이 말도안되는 자만이었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팬분들끼리 모이는 건 입구 앞에
서인듯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더군요.
순간 입을 다물고 경기장 안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역시 일반석 분들도 많더군요.
저희는 맨끝에 어리신 분들 뒤에 서있었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오늘날씨 따뜻하네 라고
농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꾸준히 계속 오다가 3시가 넘어서면서 몰려오다시피 많이 왔습니다.-_-;
하지만 이때부터 무척 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줄서있는곳에 그늘이 지기 시작한것이지요.-_-;
3시반에 입장 시작이라고 해서 가까스로 기다리고 있는데 왠걸. 소식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와중에도 계속 몰려왔습니다. 할아버지와 함께온 어린 손자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군요.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롯모 월드의 바이킹 줄서는 것처럼 줄을섰던걸로 기억합니다.;
4시가 넘어가면서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저도 서서히 발끝에 감각이 없어지더군
요.
4시 반정도에는 와글와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스텝분이 지나가시자 다섯시 전에 들어갈수
있어요? 란 소리도 들립니다.
4시 40분이 좀 넘고 폭동 3분전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입구도 못찾아 횡설수설했는 데 자리는 의외로 좋은곳에 잡았습니다.
늘 일반석은 팬좌석 뒷쪽이라 불만이었는데 원형경기장인터라 각 팀좌석쪽 양사이드로 팬
들이 자리를 잡고 정면에 특별 지정석과 일반좌석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잽싸게 앞쪽으로 몸을 날려(...) 2층 특별지정석과 비슷한 (사실 바로 옆자리)에 자
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다지 한빛쪽에 앉을생각은 없었는데 앉고보니 한빛응원석이더군요.
근본은 못속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을 녹이기도 전 축하가수들의 공연이 끝나고 전용준씨가 무대로 올라와 시상식을 진행
하십니다. 옆에서 친구가 한마디합니다.

친구: 내동생 저사람 좋아해.
나: 아. 그래? 나도 그래.
친구: 뭐랄까. 내동생은 저사람 얼굴만 나와도 웃어.
        웃기데.
나:(대폭소)

그때 뒤에 남학생들

남학생: 저기 신문보는 사람누구냐? 얼굴궁금하다.( 스조쪽에서 좌석에 신문을 제공했죠)

1경기가 시작되고 경기 상황에 따라서 주위에서 반응이 즉각즉각옵니다.
오~ 나 와~ 나 악!!! 같은것 말이죠.(웃음) 저는 이것을 참 좋아합니다. 어제 4경기에서도
맵설명시 한빛 전적에 모두 같이 경악한다던가. 하는것 말이죠.
결과는 박대만 선수의 멋진 승리. 뒷좌석 남학생들은 광분합니다.
하지만 친구 반응은 그야말로 머엉입니다.

경기가 끝나고 중간시간에는 실제로는 어떤게 나왔는지 모르지만 스카이의 홍보영상과 친
구의 말을 따서 대학생게임 카트의 홍보영상이 무한 리플레이 되어나왔습니다.(..)
가만히 카트 홍보영상을 보던 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친구: 소리만 들으면 멋있다니까.
나: 그래? (..)
친구: 캐릭터도 멋있어. 저것봐 물풍선. 오~~
나:-_-;
친구: 저것봐. 간지 잘잘
나: 간지잘잘?;

2경기가 시작됩니다. 뒤에서 남학생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남학생: 난 도경이 형을 믿어
일행: (대폭소)

하지만 결과는 패배.
한빛쪽 좌석의 분위기는 차분하게 가라앉습니다.

3,4경기가 끝나자 친구는 지루해-모드입니다. 아. 조금 미안해지더라구요.
전 무척 재미있었는데 말이죠-_-; 생각해보니 저혼자 흥분하느라 친구에게 상황 설명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반면 한빛쪽 팬분들은 마구마구 불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5경기가 시작됩니다.

친구: 아. 저게 말로만 듣던 4드론?
나: 응. 저것만 막으면 대체적으로 이겨. 일났네.
친구: 아. 그렇구나.

어찌어찌 나도현 선수는 방어에 성공합니다.

친구: 이제 이기는거야?
나: 모르겠네. 그러겠지. 근데말야 여기서 한번 져주는 센스! 이런거 아냐?
친구: 그런가? 하긴 좀 일방적이긴 하다.
나:근데 우리 이거 경망스러운 대화라고.
친구: 그런거야?;

말이 씨가 됩니다. (울음)
나도현 선수의 패색이 짙어지자 뒤에 남학생들은 아우성입니다.
한빛쪽에서 띄운 커다란 풍선의 불빛이 갑자기 껌뻑거리기 시작합니다.

일동: 나도현 집에서 팡야만 한거 아냐??????

가슴이 미어집니다. 근데 무척 웃겨서 웃었습니다 ㅠ_ㅠ

나도현 선수는 gg를치고 내려와서 경기가 끝날때 까지 고개를 들지 못하고 계속 엎드려
있었습니다.
선수좌석이 팬들좌석과 바로 마주보는 좌석이었기에 그 심정도 조금은 이해
가 가고 저도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나도현 선수 옆에 앉은 박대만 선수도 무표정이었지만 마음속에서는 난감함에 땀을 주룩
주룩 흘렸을거라 생각합니다

껌뻑거리던 풍선은 이내 꺼져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그 밀고 당기는 상황에 친구도 5경기부터 재미있게 보았다고 하더군요.

6경기가 끝나고 주위는 그야말로 광분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1라운드때보다 한빛은 차분
한 분위기더군요. 저도 순간 한경기 더있나? 이런생각들었더라지요.

샴페인을 터트리고 강도경 선수의 익살스러운 몸짓에 모두 웃어버리고 맙니다.

팬들은 막무가내로 1층으로 가 무대앞으로 모여듭니다.
저희도 묻어갔습니다;  
스텝들 분께서 올라가라고 하셨지만 이미 올라가는 계단도 팬들이 점거해버려 스텝분들의 소리는 허무하게 흩어져 버리고 말았지요.

제앞에 초록색 잠바입은 분이 고개를 돌려 얼굴을 보니 차재욱 선수였습니다.
차재욱 선수도 시상식을 지켜보더군요.
kor의 차재욱선수든 그냥 차재욱 선수든 만가지 생각이 교차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더군요.

그리고 대망의 엔딩.
그랜드 파이널의 우승컵을 이재균감독이 높이 들어올리고 축포가 터집니다.
mvp는 박대만선수. 조형근 선수도 조금은 욕심이 났는데 말이죠.(웃음)
기자들이 무대로 올라가고 팬들이 일어나 나오기 시작해서 저희는 경기장의 나머지 아쉬
움을 놓아두고 자리를 나섰습니다.

아. 그리고 끝입니다.
스카이 프로리그는 끝입니다.
큐리어스.한빛. 그리고 그외에 모든 팀들.스텝분들. 수고하셨습니다.
밖에 높이 올려졌던 깃발도 내려가고 이제는 스카이 프로리그는 과거형입니다.

스크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봐주셨던 모든 pgr분께 감사드리며
또다른 현재형으로 시작되는 좋은 경기를 기대하며 저도 미숙한 글을 마칠까 합니다..
오타가 있더라도 어여쁜 마음으로 봐주세요^^;


친구: 잘됐네.
나:뭐가?
친구: 동생이 내가 보러간다니까 한빛지면 집에 들어오지 말래.(동생도 한빛팬인듯합니다)
나:-_-; 그래.잘됐다.


뱀다리. 하지만 경기끝나고 경기장 상태는 유치원 중퇴정도의 수준이더군요.
뱀다리2. 집쪽에 도착해 역에서 가까운 분식집에서 친구와 간단하게 먹는데 거기에 팀리
그 다녀오신분들 많더군요-_-;
뱀다리3. 오늘아침에 동생이 이것저것 물어보는중 이렇게 말하더군요.
             한빛은 팀은 센데 개인리그엔 왜그리 못나가?
             (좋은말로는 개인은 약한데 팀은 세다. 랄까요 ㅠㅠ)
             가슴이 또한번 찢어집니다. 한빛 선수분들 제동생 코좀 납작하게 눌러주십시오.
뱀다리4. 어디서 이야기 해야할지 몰라서 여기 추가합니다. 제옆에 여자분이 혼자 앉아계
            셨는데 혼자오신것같더라구요. 한경기 한경기 전전 긍긍하시며 진심으로 한빛을
            응원하시고 기도하시는 모습에 팬으로서의 저는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뱀다리5. 뱀다리 길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이거 다봐주신 분들 다 간지 잘잘 ㅠ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02/27 18:33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글을 깔끔하게 잘 쓰셔서 그다지 스크롤의 압박없이 주욱 내려오던 걸요.

스카이 프로리그 야외결승전만 하면 나오던 입장관련한 진행문제... 그나마 그랜드파이널답게 이번에는 깔끔하게 진행했나?싶었는데(관련 글이 안보여서 말이죠;)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네요 -ㅁ-;;
05/02/27 18:34
수정 아이콘
아;; 중요한걸 깜빡했네요. 스카이 프로리그 치르는 동안 수고하신 모든 선수들과 코칭 스탭들, 관계자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안전제일
05/02/27 18:36
수정 아이콘
생생한 후기 잘읽었습니다.
저는 다 잡은 약속이 그 전날 밤에 캔슬되는 바람에 못갔었는데..ㅠ.ㅠ(박성준선수가 괜히 미워요..ㅠ.ㅠ)
05/02/27 18:55
수정 아이콘
재밌으셨겠네요 ^^;
저는 정민동인지라..;; 세중을 갔어요.
근데 정민님 엔트리 없어서 OTL
05/02/27 18:59
수정 아이콘
저도 딱 한번 야외무대 가본적 있는데.. 또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네요..친구놈들은 밖에서 보는것보다 집에서 배깔고 보는걸 더 좋아하는 성격이라 -_- 팬까페에 묻어가기도 뻘쭘하고... 메가스튜디오는 자주찾는데 아 프로리그 할 때 야외 결승전 꼭 가보고 싶네요 ^^
05/02/27 19:29
수정 아이콘
잼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꼭 결승전 한번 가보고 싶네요.^^
_ωφη_
05/02/27 19:30
수정 아이콘
저는예전에 무역전시관에서 피망배 프로리그 올스타전할때랑 1차프리미어리그 대전에서인터리그 할때 가본기억이 나네요..
그인터리그 후 며칠후 홍진호선수대 최연성선수 결승이였는데..
대전에서 홍진호선수 인기 대단하더군요..갑자기 기억이 납니다..
솔로처
05/02/27 20:51
수정 아이콘
후기 잘봤습니다.^^
05/02/27 20:57
수정 아이콘
제가 간것같은 기분입니다 .. 잘읽었습니다 ..
범생토스
05/02/27 23:46
수정 아이콘
글 재밌다
sweethoney
05/02/28 00:27
수정 아이콘
현장에 갔던 사람들도 어느 위치에서, 어떤 관점으로 경기를 봤느냐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는게 후기라 재미있네요.
한빛이 우승해서 편한 마음으로 어제 후기를 읽을 수 있어 더 좋아요.^_^
DuomoFirenze
05/02/28 11:37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그ZerG
05/02/28 13:56
수정 아이콘
이번에는 대충 괜찮았던거 같은데...

그래도 또 진행미숙이... =_= ;;
3시 30분에 입장이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 타이밍 맞춰서 왔구만... 1시간 10분이나 늦게 입장이라니...

그래도 이번에는 꽤 괜찮았던거 같은데, 다음번은 기대해도 되겠죠? ^^
스위트콘
05/02/28 14:58
수정 아이콘
2시라니 일찍 가셨네요~ ^^ 저두 갔었는데;
전 4시 40분쯤 도착했었는데 당연히 다 입장해있는 줄 알았는데 아직도 줄서서 대기중인 거 보구 화들짝 놀랬었어요... 추운데 기다리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저도 한빛 응원하는지라 한빛이 우승해서 너무 좋았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391 휴가나와서 느끼는 스타리그 [15] 삼삼한Stay4721 05/03/01 4721 0
11390 무조건 변태가 좋은건 아닙니다. ( 저그의 업그레이드 ) [10] 패닉5073 05/02/28 5073 0
11389 세팅시간. 그리고 해결책. [9] Yang4021 05/02/28 4021 0
11388 그러니까 외모에 대한 예찬. [36] 베르커드4534 05/02/28 4534 0
11386 [연재]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부록 #A, 지도] [6] Port4101 05/02/28 4101 0
11385 KeSPA 공식랭킹 3월 나온거 같은데요;; [33] 공부완전정복!!4555 05/02/28 4555 0
11384 [가설]Sbs가 Kbl에서 전승우승할경우 ??? [42] 별모양 똥누기 3984 05/02/28 3984 0
11383 박성준선수 팬 입장에서 본 4강전 비하인드 스토리 [7] jjun013951 05/02/28 3951 0
11379 Let me FEEL MX300. Let me FEEL you [25] Lunatic Love4996 05/02/28 4996 0
11378 아이옵스 스타리그앨범 갖고싶지 않으신가요?^^ [18] 패닉3465 05/02/28 3465 0
11376 온게임넷 결승전! 박성준은 발해의 꿈에서 해법이 있는가? [31] jino^^4614 05/02/28 4614 0
11373 선수들에 셋팅시간에 관해서.... [62] RedStorm5338 05/02/28 5338 0
11372 ToT와 POS의 재경기 결과.. [25] Dizzy7371 05/02/28 7371 0
11371 (첫글)나에게있어서 스타크래프트.. [8] 도카코카!3070 05/02/28 3070 0
11369 스타리그 주간 MVP (2월 넷째주) [56] nting3476 05/02/28 3476 0
11367 [잡담]농구 좋아하세요 ? [25] Zard3811 05/02/27 3811 0
11366 이번 아이옵스결승전 정말 떨리네요. [48] 다친러커..4499 05/02/27 4499 0
11365 엠비씨게임 메인 중계진이 자주 쓰는 멘트들 [53] 공룡6831 05/02/27 6831 0
11364 전무후무(前無後無)할 전승 리그우승! [42] Kenzo6504 05/02/27 6504 0
11363 그랜드 파이널 다녀왔습니다! [14] 떵배마왕3571 05/02/27 3571 0
11362 이승원 김동준 그들은 MBC게임의 주춧돌.. [37] ggum3375128 05/02/27 5128 0
11360 난 정말 최연성 선수의 팬인가보다.. [21] T1팀화이팅~3868 05/02/27 3868 0
11359 KPGA 1-4차 리그 동영상에 대하여... [9] 이재석3045 05/02/27 304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