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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2/05 11:50:43
Name Timeless
Subject [소설]when a Man Loves a Woman #3: 사랑은 빈집이다
'Girl과 Lady'

20살 여자는 girl일까 lady일까? 아직은 girl이다. 무슨 소리 예전 같으면 벌써
아이도 났을 때이므로 lady이다. 이런 솔로들.. 난 baby라 부른다.

"벌떡"

이런.. 나의 고질병이 또 도졌다. 잠들기 전 상상의 나래를 조금 폈더니 꿈에서까지
이어졌다. 어제 그 녀석.. 아니 그 분.. 아니 그녀가 여자.. 어쨌든 여자라는 사실에
순간 두근두근 했던 것이 사실이다.

침대에서 일어나 나의 3단 콤보를 발휘했다. 실눈으로 컴퓨터 전원 발로 키고, 그대로
화장실 가서 칫솔 물고 소변 보기. 이제 실눈을 안떠도 될 만큼 익숙하다.

물 한 잔을 들이키며 스타를 켰다. 두둥~ 언제봐도 무서운 캐리건씨.. 부모님들은
얼핏 이장면만 보고 귀신 영화 본다고 하신다. 밤에 불도 다 끄고, 보면 사실 꽤나
무섭다.

op Timeless- (1)

오늘은 아직 안온 것인가.. 그 때 귓말이 날라온다. 갑자기 귓말은 정말 날라오는 걸까?
혹여 달려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기대했던 사람으로부터의 귓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럴때는 과감히 무시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가르치려면 테란 공부 좀 해야겠군. 일단 내가 플테전은 어느정도 하니까 토스전부터
가르쳐줘야겠다. 내가 테란으로 토스를 한 번 상대해봐야겠다 싶어서 방을 만들었다.

나는 테란, 상대는 토스.

Timeless[Cold]: hi~

상대는 대답이 없다.

Timeless[Cold]: go? gg

역시 상대는 대답이 없다.

Computer니까 당연한 것이군. SCV 뽑고, 8서플 10배럭으로 입구를 막아본다.
두번째 서플까지 지었는데 왠지 좀 허전하다. 음.. 이게 지금 막힌건가?
SCV 하나를 내보내봤더니 슝 나간다. 그래! 오늘은 이것이 숙제다!

'minusTongJang: hi~'

앗! 이것이 누구야. 나는 당장 뛰쳐나갔다.

op Timeless- (2)

나는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 아침 잡담을 조금 했다. 밥은 먹었냐는 둥,
몇시에 일어났냐는 둥, 기타 둥둥.. 아.. 등등이지.

오늘의 과제로 입구 막기를 완벽 연습해오라고 했다. 또한 입구를 막는데 상대
프로브가 SCV를 때릴 때의 대처도 알려줬다. 물론 그 컨트롤 나는 잘 못한다.
하지만 말은 잘 한다.

"건물 짓는 SCV에 esc를 눌러. 그럼 건물 짓던 것 내비두고 중지를 해. 이 기술로
미네랄로 막힌 곳 들어갈 수도 있지. 단 esc 누를 때 짓고 있던 건물이 선택된 상태라면
망하는 것이니까 주의해"

그리고 또 다시 잡담을 시작했다.

'난 너 뭐라고 부를까. 마통? 통장님?'

'혜인이에요'

'아하~ 근데 왜 아이디가 minusTongJang이야?'

'아.. 남자친구가 군대가면서 맡겼어요.'

'그렇구나. 하하하'

이 상황에서는 보통 이렇게 웃게되어있다. 내가 만약 '그렇구나...',
'남자친구 있었어?' 하는 반응을 보이면 딴 마음 품은 것이 보일 수 있다.

'군대 언제 갔는데?'

'3달 됐어요.'

'아하~ 곧 100일 휴가 나오겠네'

'네~ 다음 주에 나온 데요.'

'그렇구나...'

헉.. 나도 모르게 '그렇구나...'를 써버렸다. 하지만 이럴 때를 대비해
화제 전환 업그레이드를 완료한 나에게는 별 것 아니다.

'남자친구는 스타 잘해?'

'이 아이디 전적을 봐보세요'

/stats minusTongJang

4230-1530-39 가 떴다. 나보다 잘 할 것 같은데.. 나중에 남자친구 휴가 나왔을때
나랑 해보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꽤 하는데?'

'네.. 맨날 스타만 해서 저도 스타 알게 됐고, 지금은 이렇게 하고 있네요^^'

'앗! 오빠 저 밥먹으러 갈게요. 밥 먹고는 어디 나가봐야돼요'

'그래~ 숙제 해와~'

음.. 연습해야겠다. 남자친구한테 지면 안돼. 그나저나 싱숭생숭하다. 어젯밤 펼쳤던
상상의 나래와 꿈이 날아가는 듯 하다.

'세상의 모든 로맨티스트는 죽었다'

고 했다. 내 친구가 짝사랑했던 여자에게 자기 나름대로 로맨틱하게 고백해놓고,
차인 다음에 내뱉은 말이다. 친구야.. 모두 죽은 것은 아니야. 여기 하나 있거든.

저기 날아가는 상상의 나래를 다시 잡아둔다.

'그래! 사랑은 빈집이야! 가는거야!'

여기 로맨틱 질럿이 for adun이 아니라 for love를 외치며 당당히 빈집을 노린다.

어렴풋이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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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스
05/02/05 12:03
수정 아이콘
테이의 이번 노래와 제목이 약간은^^;;
애걸복걸TT
05/02/05 12:19
수정 아이콘
와우~~ 멋져요~!! 기대만땅 ㅋ
나도가끔은...
05/02/05 17:47
수정 아이콘
군에서 이별을 경험한 적이 있는 저로서는...
성공하길 바라고픈 마음이 안생겨욧!!!!OTL
05/02/05 17:51
수정 아이콘
와~ 너무 재밌어요. 얼른 다음 편 올려주세요 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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