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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2/02 23:36:40
Name 레프
Subject 눈물...그리고 사람
여러분 모두 안녕하세요

요새 날씨가 매우 춥습니다.

살이 에이는 듯한 강추위, 남부지방에 내린 대설..

2월초인데 이런 난감한 소식들만 전해져 오는지 모르겠네요




올해들어 가장 추웠던 2월 1일. 어제

저희 외할머니께서 (원래부터 고혈압이 조금 있으셨습니다.) 병원을 가시는 길에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 쓰러지셨네요

발견도 늦고 이송도 늦어 모두들 힘들거라고 말합니다.

사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아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걸요...



저는 어려서 친가쪽에서 자랐고, 외갓집에는 1년에 두번정도밖에 가지 못했습니다.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외할머니에게 정말 애틋한 감정을 갖고 있지 못했던 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못난 놈이라고 욕하셔도 좋습니다.)



어제 그렇게 외할머니가 쓰러지시고, 잠깐의 패닉상태에 들어갔던 저는

오늘 아침에 일어나, 그 사실을 기억 한켠에 넘겨버린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무심하게 오후를 보내던 중에, 어머니의 전화소리가 들립니다.

아마 제 외숙모와 전화를 하시는 듯 합니다.

좀있으면 설날인데, 얼굴 보지도 못한채 이렇게 보내는게 너무 서럽고 슬프다며

전화기를 붙잡고 우십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제가 밉습니다.

감정이 메말라 어머니와 같이 울지 못하는 제가 원망스럽습니다.

전화소리를 들으며 방 안에서 숨죽여 가만히만 있는 제가 정말 싫습니다.




그래도 절 예뻐라 해주셨던 할머니가

다시 거짓말처럼 일어나서, 예전의 그 씩씩한 기운을 되찾으셨으면 합니다.

할머니 내일 아침에 뵈요. 꼭 일어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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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02 23:45
수정 아이콘
꼭 일어나셨으면 좋겠네요. 아니, 분명히 일어나실 겁니다.
아이엠포유
05/02/02 23:46
수정 아이콘
힘내시구요. 반드시 외할머니께서는 벌떡 일어나실 겁니다. 어머님 위로도 잘 해주시구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화이팅^^/
Timeless
05/02/02 23:53
수정 아이콘
레프님도, 어머니도, 외할머니도 다 힘내세요.
05/02/03 01:02
수정 아이콘
갑자기 할머니가 보고싶네요.
예전에 할머니가 노환으로 쓰러지셨을때 많이 신경못쓴게 죄송하네요.
레프님 할머님은 꼭 일어나실 겁니다.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아장파벳™
05/02/03 03:50
수정 아이콘
...전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때.. 울지도 않았습니다..
우는게 너무 가증스럽게 느껴져서요.. 할머니께서 임종을 들었을때.. 너무 무덤덤한 내가 시신에 염습을 하고 수의를 입힐때 솔직히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하지만 울지 않으려 했죠.무덤덤한 내가 이럴때만 운다는것이 그런다는것이 가증스러워서요. 옆사람들과 동조되어 운다는것이 마음속 깊은곳에서 울지 못한다는것이 너무 서러워서 울지 않았습니다.

//이런 못난사람도 있습니다.. 힘내세요. ^^
아케미
05/02/03 07:47
수정 아이콘
외할머님께서 꼭 일어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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