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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1/21 11:38:07
Name Milky_way[K]
Subject 별들의 전쟁 episode 0. ☆Ⅰ부 5 ~ 7장.
별들의 전쟁 ☆Ⅰ부 - ◎ 5. 나제(Na-Xe)전쟁 발발(勃發)



저녁때가 되어도 프렌장군으로 부터 소식이 없어 전전긍긍(戰戰兢兢)하고 있던 나다에게 전해진 소식은 청천벽력(靑天霹靂)과 같았다.

''나다 대장군님, 수소문해서 알아본 결과 저희와 박서군의 세력지역인 바람의 계곡(wind of valley)지역에서 드랍쉽의 파편들과 우리 군으로 보이는 마린병사들의 시체들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무래도 그들은 박서에게 가고 있던 프렌장군 휘하의 마린(marine)들인 것 같습니다..''

''뭐야!? 그렇다면 드랍쉽이 격추라도 당했단 말인가???''

나다는 지금 이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듯 반문했다.

''예. 아무리 살펴봐도 주변에 떨어져있는 파편 등으로 보아 공중분해(空中分解) 된 듯싶습니다. 그리고 시체들이 밖으로 떨어져 나가있는 것을 보아서 탈출을 위해 낙하 중이었다고 판명됩니다... 아직 정확한 폭발사유를 알기는 힘드나, 출발 전의 점검에서 기체는 멀쩡했기 때문에 기체의 문제로 보긴 어렵고, 기체 내에 폭탄이 있었던 경우가 아니라면 탈출의 흔적이 보인 것으로 미루어보아 외부의 공격으로 드랍쉽이 격추(擊墜)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 쪽이 가장 신빙성(信憑性)이 있다고 사료됩니다..''

보고를 받은 나다는 더욱 믿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드랍쉽에 폭약을 설치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았고 또 외부의 누군가가 자신의 지역까지 들어와 공격을 했다고도 보기 힘들었다.
그 드랍쉽의 목적상 한군데 의심이 가는 곳은 있었으나, 나다는 신중한 인물이었다. 억측은 하지 않고 사태를 더욱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 빠르게 진상 조사대를 그 곳에 파견했다.



하루가 지나고 나다는 다행히 프렌장군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중상을 입고 있었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프렌장군을 살릴 수 있었다. 그를 담당한 의사는 한 시간이라도 늦었으면 그를 소생(蘇生)시킬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다행스러워했다.

프렌장군이 의식을 차리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이틀 만에 의식을 차렸지만 나다에게 그 이틀은 이년과도 같은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그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나다는 한걸음에 그이 병실로 달려갔다.

''그래.. 몸은 좀 어떤가?''

나다는 정신을 차린 프렌장군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전 괜찮습니다. 저보다는.. 같이 갔던 병사들이 아무도 살아나지 못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슬픔에 젖은 말을 하는 프렌장군의 눈빛이 조금은 괴이한 빛을 뛰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다는 눈치 채지 못하고 죽은 병사들을 챙기는 그의 모습에 대견스러워하며 말했다.

''그래... 이미 고달병장 이하, 사고의 희생자들을 위한 성대한 장례식을 준비 중이네... 후우... 그나저나 대체 그 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가? .. 대체 누가 그대들이 탄 드랍쉽을 공격했단 말인가?..''

나다의 물음에 프렌장군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의 얼굴이 기억하기 싫은 일을 떠올리는 것처럼 잠시 찌푸려지더니 이내 평소의 얼굴로 돌아왔다.

''그것은... 우리를 공격한 적은 다름 아닌... 제로스 군의 레이스(wraith)였습니다!!''

프렌장군의 대답은 단 한마디였지만 너무나 충격적(衝擊的)이었다..



나다는 분노했다.

아니 진노(震怒)했다. 설마, 설마 했지만 사실이었다.

'제로스는 그 마을습격사건이 대륙전체로 퍼져나가는 것이 두려워해 증거를 말살하려고 했던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다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병실을 나온 그의 행동은 민첩했다. 그는 직접 이 모든 일련의 사실들을 제로스를 제외한 나머지 세력들에 직접 통신으로 전하고는 제로스의 서쪽세력에다가 전쟁을 선포(宣布)해버렸다.



박서와 씽크, 클라우드의 세력은 모든 정황을 알게 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서는 어떻게든 전쟁을 막아보려 했지만 그로서도 이미 너무나 화가 난 나다를 말릴 수가 없었고 모든 상황이 제로스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턱대고 그를 비호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하여 이번 대륙회의가 3세력 회담으로 열리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놀란 것은 당사자인 제로스가 놀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제로스 측은 이 상황이 너무나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마을 습격사건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드랍쉽 격추사건까지 우리들이 벌인 일로 만들어버리다니!’

프렌장군이 유일한 생존자이고 그때의 상황을 증명했다지만 도저히 믿어지질 않았다. 그리고 아무리 자신의 군을 살펴보아도 레이스는커녕 그 날 그 시각에 자리를 이탈해 있는 비행유닛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제로스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호소문을 대륙전체에 퍼트림과 동시에 나다의 선전포고(宣戰布告)를 받아들였다. 현명하고 냉철하기로 소문난 제로스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만약 전쟁을 회피한다면 대륙에서 겁쟁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할 것이고 전쟁을 피한다고 해서 그들의 결백이 증명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크윽.. 나다... 결국 이렇게 나오는 구나! 좋다! 일의 전모야 어찌되었건 간에... 나 제로스! 걸어오는 싸움은 결코 피하지 않는다!’

굳게 다짐하는 제로스의 가슴 한 가운데서 원인모를 불꽃이 조용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기나긴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나제(na-xe)전쟁 역시 시작되고 있었다....









별들의 전쟁 ☆Ⅰ부 - ◎ 6. 대륙회의(大陸會議)



박서(boxer) 일행은 다행히 시간 맞춰 회의장으로 갈 수 있었다.
그곳에는 이미 클라우드(cloud)와 씽크(sync)의 일행들이 도착해 있었다.
잠시 인사를 나눈 후, 박서는 대륙회의의 안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말이 대륙회의지만 현재 이곳, 평화의 전당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실제로 3세력의 대표들과 그 일행들뿐이었다. 왜냐하면 전쟁을 선포한 나다(nada)와 제로스(xellos)의 세력은 현재 이곳에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 안건들을 둘러보던 박서는 3세력에서 내건 안건들이 거의 일치(一致)하는 것을 느꼈다.

'나-제 전쟁에 관한 나머지 3세력의 앞으로의 행동에 대해!'

이번 대륙회의의 안건은 이것으로 결정되었다. 회의장 안에 있던 사람들은 박서의 발표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씽크(sync)였다.
씽크는 북쪽세력을 장악하고 있는 인물로 평소에는 말이 거의 없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한번 화가 나면 불같이 무서운 인물이었다. 그는 대륙전쟁 당시에 무패신화를 달리던 박서를 한차례 패퇴시킨 인물로 유명했다.

머.. 그 바로 다음에 박서에게 머큐리(mercury)전장에서 처참히 무너지긴 했지만 말이다....

''여기 있는 모두들은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사태를 초래한 것은 바로 제로스 입니다. 나다의 통신을 모두들 받아 봐서 아시겠지만 모든 정황은 이미 확연히 제로스의 잘못을 증명(證明)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사건의 주범인 제로스에게 죄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씽크는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며 제로스의 처벌을 주장했고 그의 주장은 타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클라우드(cloud)는 씽크에 비해 약간은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 놓았다.

''물론.. 나다의 통신만으로는 제로스가 확실히 모든 일을 벌인 듯하지만.. 제로스는 결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례로 군사기밀(軍事機密)이라고 볼 수도 있는 부대의 병력이동상황을 나타내는 장부를 보여주기까지 했지 않습니까?.. 전 제로스가 거짓을 말한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클라우드는 아직은 어려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이 어려운 자리에서도 정확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지금 평화회담에 나와 있는 각 세력대표들 중에서 나이가 젤 어리고 그 세력이 가장 약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한 세력의 대장군으로 올라선 그가 10년 전 대륙전쟁에서 거의 피해를 보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지형적인 조건 때문이었다.
테란 대륙 중에 유일하게 섬 지역 이라고 볼 수 있는 클로메스(clromes)지역이 중심 세력권이었기 때문에 단단한 수비로 버틴 그를 다른 세력에서 큰 피해를 입어가면서 먼저 차지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다 클로메스 지역이 박서의 지역과 가까운 곳이었고 대륙전쟁의 승자가 평화를 사랑하는(?) 박서였기 때문에 그는 대륙전쟁의 피바람을 거의 아무 피해를 입지 않고 지나온 유일한 세력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지형적인 조건이 좋다고는 하나 어린 나이로 동생과 함께 그 큰 세력을 장악하고 전쟁의 소용돌이를 피해 나갔다는 것은 누구나 그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하는 점이었다.

''그럼 자네는 나다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하는 건가? 그렇다면 중상을 입고 누워있는 프렌장군의 증언 역시 거짓이란 말인가?''

씽크는 자신의 말에 반박을 하고 있는 클라우드를 향해 소리쳤다.

''꼭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저는 제로스가 그런 일을 벌였다고는 믿기지 않는 다는 말입니다.''

클라우드는 씽크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씽크는 잠시간 클라우드를 노려본 뒤 고개를 박서에게로 돌렸다.

''박서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자네는 제로스에게 당연히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

씽크의 말을 들은 박서는 말했다.

''당연히 란.. 말은 조금 그렇군. 어쨌든 사건의 정황이 모두 제로스에게 향하고 있으니 그에 대한 처벌은 있어야 하겠지.. 허나, 그 처벌이 전쟁의 형태를 이루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네.. 분명 제로스의 말도 조금은 들어봐 주어야 하지 않겠나? 그가 저리도 결백을 주장하는데 말이야.. 나다는 지금 너무 흥분해있어..''

박서는 말을 하면서도 클라우드가 전쟁을 반대하는 듯한 모습을 취한 것을 속으로 굉장히 기뻐했다. 그와 씽크가 모두 제로스의 처벌을 강력히 주장했더라면 박서는 의장으로서 어쩔 수 없이 제로스의 처벌을 결정해야 할 뻔했으나 클라우드가 전쟁을 회피하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니 회의의 향방은 더욱 자신의 뜻대로 흘러갈 확률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서조차 이런 태도를 취하자 씽크는 더욱 열변을 토하며 제로스의 처벌을 주장했다. 그러나 얼마 후, 결국은 포기한 듯 물었다.

''허 참나.. 그렇다면 그대들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그대들도 분명 제로스의 잘못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대로 덮어버리자는 말인가?''

그때 박서가 말했다.

''물론 잘못을 덮어두는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 아닐 걸세.. 하지만 현재 제로스와 나다는 전쟁상태로 돌입했네.. 지금 상태에서 우리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조금만 더 그냥 이대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어떠한가들?''

박서의 말에 클라우드는 찬성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씽크는 투덜거리면서도 결국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말에 동의했다.


얼마 후, 의장인 박서가 단상 위로 올라가 회의의 결과를 발표했다.

''중립(中立)! 나-제 전쟁에 관한 우리 삼국은 중립적인 위치에서 그들을 바라보기를 결정한다. 쾅 쾅 쾅!''

이렇게 박서의 예상과는 달리 지루하게 이어졌던 대륙회의는 끝이 났다.





하지만 대륙회의의 발표를 들은 나다는 더욱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중립이라니!? 왜 그들은 증거가 분명한데도 제로스의 죄를 덮어주려고 하는 것일까? 혹시 그들이 모두 짜고서 나를 견제(牽制)하려는 것인가?'

나다는 애초부터 도움 따위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적어도 제로스의 잘못을 꾸짖어 주기만 했어도 좋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중립이라니?

이번 대륙회의의 결정으로 나다의 제로스에 대한 알 수 없는 분노만 더욱 커져갔다.



그리고 얼마 후, 고달병장이하 지난 드랍쉽 격추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성대한 장례식(葬禮式)이 막을 열었다. 그들의 가족들과 전우들은 모두 뜨거운 눈물을 토해냈다.

장례식이 모두 끝나갈 무렵, 나다가 단상위로 올라갔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 얼마 전까지 우리의 곁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전우이자 형제들이 이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길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동쪽 대륙의 모든 국민들에게 사죄를 올립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이 일을 벌인 이들을, 서쪽세력을 결단코 처벌하고야 말겠다고 말입니다!! 더 이상 그들의 악행(惡行)을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고 말입니다!!‘’

나다의 언설은 짧지만 너무나 강렬했다.
그리고 장례식의 비통한 분위기와 어울려 길고 긴 여운을 남기며 대중들의 마음속의 분노의 불씨를 활활 타 올렸다.

‘’와아아아!!!!! 복수(復讐)하자! ‘’

동쪽세력의 모든 이들은 서쪽세력에 대한 분노로 불타올랐다.

그리고 일주일 뒤, 나다는 마침내 전쟁을 위한 준비를 모두 끝내고 이제껏 자신이 다져온 군사력을 총동원해 제로스와의 전쟁을 시작한다...









별들의 전쟁 ☆Ⅰ부 - ◎ 7. 나다(Nada) 군의 괴력(怪力)



전쟁을 앞두고 대륙의 모든 사람들은 나다와 제로스의 전력을 비슷하게 보았다.
아니, 누구의 우세도 점칠 수 없었다고 보는 것이 나았다.
물론 따져보면 10년 전 대륙통일(大陸統一)을 눈앞에 두었었던 나다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는 이들도 있었지만 제로스 또한 그에 만만치 않는 명성으로 세인들의 예상은 어느 한 쪽으로 기울여지지 못하고 백중(伯仲)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다의 분노는 무서웠다.

모든 이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나다 군은 첫 교전에서부터 줄곧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더니 크고 작은 전투를 모두 합쳐 거의 10여 차례 이상 승리하며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제로스 군의 목을 조여 가고 있었다.

10여 년 전에도 강력했던 나다의 메카닉(mechanic) 부대들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탱크 배치와 아픈 곳만 찌르고 들어오는 벌쳐(vulture) 부대 그리고 드랍쉽(dropship)을 통해 뒤를 노리고 떨어지는 골리앗(goliath)들, 후반으로 가면 공중(空中)부대의 운용까지.. 모든 것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병력운용이었다.



그에 반해서 제로스 군은 무언가 엉켜진 실타래처럼 말끔한 병력운용이 되지 않고 있었다. 분명 자신의 세력권내인데도 방어에만 급급하다가 무너지거나 무리한 공격을 하는 사례가 많았다.
교전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로스 군이 아쉽게 운이 없어 패배한 적이나 몇 번의 싸움에서 기적(奇籍)같이 승리하긴 했지만 전세가 어느 정도.. 기울어 가고 있는 것을 모두들 짐작하고 있었다.

그것은 사실 제로스의 몸 상태가 지금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는 예전부터 심각한 지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것이 전쟁 시작과 동시에 극도로 악화되고 만 것이다. 그러니 그가 전장의 선두에서 직접 지휘하기에 무리가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장수인 미다스가 지휘를 한다고는 하나 이미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나다를 상대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만으로도 칭찬할 만한 일이었다. 결국 제로스가 빠진 전투는 거의 연전연패(連戰連敗)를 거듭했다.

지휘를 해야 할 장수가 없는데 어찌 그들이 예전처럼 퍼펙트한 부대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전장에서 몸 관리를 잘못한 장수가 그 누구를 탓할 것인가!?

제로스는 식은땀이 흐르는 아픈 몸을 이끌고 자신의 세력권 안 깊숙이 발을 들여놓고 있는 나다 군의 진영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우리 군의 병력소모가 너무 크다.. 이대로 간다면 얼마 버티지 못할 거야... 그렇다고 딱히 방도가 없으니... 후우.. 이대로 가다간 비프로스트(bifrost) 지역까지 밀리게 된다.. 그 곳을 빼앗기면 이미 세력의 절반을 나다에게 내주는 꼴이 되고 말아... 그래선 절대 안 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비프로스트는 꼭 사수(死守)하고 말 것이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다짐하는 제로스였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로는 딱히 방도가 없으니 하늘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결국 제로스의 몸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가고.. 며칠 뒤 나다 군의 파상공세(波狀攻勢)에 밀린 제로스 군은 비프로스트를 최후의 저지선(沮止線)으로 삼고 그곳에 모든 병력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한편 나다 군은 계속되는 연전연승(連戰連勝)에 모든 병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리고 나다 자신도 예상치 못하게 전쟁이 쉽게 풀려나가니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오늘은 제로스 군의 심장부(心臟部)인 비프로스트의 바로 앞까지 도달했으니 비프로스트만 빼앗는다면 전쟁은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즐거워했다.

''대장군님,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프렌장군님이 거의 완쾌하셨고 곧 퇴원해 전장으로 오신다는 소식입니다.''

나다는 또 하나의 즐거운 소식에 호쾌한 웃음을 터트린다.

''하하하!! 그거 잘됐다. 그가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나는 제로스 군의 심장부인 비프로스트지역을 손안에 넣고야 말겠다! 그리고 고생하고 돌아온 그에게 퇴원선물로 이 전쟁의 승리소식을 주어야겠다!! 하하하하!!''

나다는 정말로 기분이 좋았다.

'비프로스트다 비프로스트(bifrost)!!.. 제로스가 그의 ‘퍼펙트 맨’이라는 명성을 얻은 곳, 저곳만 장악한다면 전쟁은 끝이다.'



나다가 전쟁의 승리를 기정사실(旣定事實)화하고 있을 때쯤, 박서는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첩자들을 통해 지금 나제전쟁의 상황을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만큼 제로스가 처한 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후우.. 예상을 깨고 나다가 저리도 강하게 밀어붙일 줄이야... 제로스가 불운이야.. 하필 전쟁 중에 병이 심각해지다니.. 흐음.. 그나저나 비프로스트에서 밀려버리면 더 이상 제로스에게 미래는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대륙회의에서 중립선언을 해놓고 마음대로 전쟁에 끼어들어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거야 참...'

박서는 그 날 밤을 꼬박 새어가며 고민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그는 우브와 스미스를 불렀다. 투덜대며 집무실로 들어오던 우브는 박서의 초췌한 모습을 보고는 놀려대기 시작했다.

''머야 너? 크크크 요즘 밤이 외로워? 밤에 잠을 못 자냐? 응? 흐흐 이 형이 좋은데 많이 아는데 가르쳐 줄까? 크크''

농을 걸어오는 우브를 섬뜩한 눈빛한번으로 가볍게 제압한 박서가 말했다.

''지금 나제전쟁의 상황이 급격히 나다 쪽으로 기울고 있어.. 이렇게 가다간 제로스가 위험해.. 그리고 서쪽세력이 붕괴(崩壞)되고 말거야. 그래서 난 결단을 내렸어....... 더 늦기 전에 제로스를 도와야겠어!''

이 말을 들은 스미스는 놀라며 말했다.

''하지만 대륙회의에서 중립을 결정해놓고는 지금에 와서 그것을 번복할 수 는 없는 노릇이지 않나?''

''그건 그렇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해.. 대륙의 한쪽 축이 무너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어... 도와주되 아무도 모르게 해야만 되.. 우브 네가 좀 수고해 줘야겠어.''

박서는 우브를 돌아보며 말했다.

''좋아.. 근데 한 가지만 묻자.. 박서 넌 대체 왜 그렇게도 대륙의 균형과 평화에 목을 매는 거냐? 이번 일만 해도 그래. 대륙회의의 결정까지 번복해가면서 우리가 제로스를 도와야 할 이유는 없자나? 대체 뭐야? 나한테는 숨기고 네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있는 먼가를 말해보란 말이야!''

우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모습이었다.
박서는 친구의 이런 모습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좋으면서도 한편으로 그에게까지 숨겨야하는 비밀(秘密)의 아픔으로 마음속이 쓰라려왔다.

''하하하 너 전쟁터에 가기가 두려운 거야? 10년 간 평화롭게만 있다 보니 전쟁터가 무서워진 거냐? 후우..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전쟁터의 괴물(怪物)도 이젠 발톱이 다 빠져버린 거야? 그런 거야? 그럼 별수 없지. 내가 직접 가는 수밖에!''

약간은 오버성의 몸짓까지 섞어가며 말하는 박서를 보면서 우브는 약간 토라진 듯 퉁명스럽게 말했다.

''됐네 이 사람아! 오버 하는 거 눈에 다 보여! 말하기 싫으면 싫다고 하지 말 돌리긴 쯔쯔.. 뭐야? 내가 가서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그냥 나다 군이랑 싸우기만 하면 되는 거야?''

다시 풀어진 친구의 얼굴을 보며 박서는 스미스와 우브에게 각자 해야 할 일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서의 이 결정은 결국 머지않아 자신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을 그는 짐작조차 못하고 있었다........





다음 회에 계속...

                                                                                    written by Milky_way[K]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제 처음으로 올리고 곧바로 오늘 또 올리네요;;

아직 제대로 된 전쟁이 시작되지 않아 초반부가 조금 지루한데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다음회부터는 조금 더 재밌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원래 제 생각으로는 1부를 천천히 연재하면서 2부를 써나갈 계획이었는데...
마음을 바꾸고 어차피 1부 다 써놓은거 빠르게 올리고 간편한 마음으로 시간 넉넉히
잡고 2부 써볼 생각입니다. 소설의 전체적인 구상은 이미 다 끝이 난 상태이기 때문에
제가 시간내서 마음잡고 쓴다면 2부도 곧 완결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문제는 3부네요... 3부의 내용은 전쟁신이 굉장히 많아서,,ㅠ_ㅜ...

아! 그리고 소설 쓰면서 어려운 것 하나가 엑스트라로 극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짓는 건데요. 제가 워낙 재주가 없다보니 주변의 아시는 분들의 아이디로
엑스트라진을 메우고 있습니다. 혹시나 읽어주시는 분들 중, 아이디가 등장하시는 것을
원하시는 분들은 쪽지나 댓글로 원하시는 종족과 진영을 적어주세요.;;;)

앞으로도 관심 갖고 지켜봐 주세요^^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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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wave
05/01/21 13:14
수정 아이콘
잼있네요. 잘 쓰신 것 같아요. 소설 책 하나 내셔도 되겠어요~^^
나다/제로스의 싸움이 기대됩니다.
Milky_way[K]
05/01/21 14:39
수정 아이콘
blue wave님// 과분한 칭찬 감사드려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죠 ~@덩실덩실@~

ㅡ_ㅡ;; 죄송합니다; 잠시 주책을 휘리릭~~
오픈엔드
05/01/21 14:56
수정 아이콘
박서의 그 비밀이 무엇일까.. 궁금하네요..
그리고 제로스 캐릭터가 제일 매력적인 듯..

재밌게 잘 읽고있습니다.
다음장 빨리 읽어보고싶어요^^
비롱투유
05/01/21 15:08
수정 아이콘
와 정말로 재밌네요 +_+
제로스와 나다를 보면서 제갈공명과 주유가 생각이... 쿨럭
러브카이사
05/01/21 17:22
수정 아이콘
와잼있어요 ~!!빨리빨리 올려주세요 ㅠㅠ
궁금해서 미치겟네요. ㅠ-ㅠ
아이엠포유
05/01/21 18:05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__^
Milky_way[K]
05/01/22 08:59
수정 아이콘
아아;; 다들 너무 감사해요~ ㅠ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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