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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1/18 16:31:11
Name 제갈공명토스
Subject Good bye starcraft
1998년 12월.
저는 처음으로 스타크래프트 라는 게임을 봤습니다.
전 그때 서울 친척형의 집에 놀러가 우연히 친척형이 스타크래프트를 하더군요.
제 눈에 들어온것은 4:4 추억의 무한맵에서 프리포올로 게임을 하던 형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더군요.

저는 우연히 모니터에서 빛춰지는 그 생생한 전투장면을 보고서 감탄을 했습니다.
"우와 신기하게 생긴 기계다" "우와 저 여자는 누구야?" (당시 그 여자는 발키리 였습니다)

전 그 게임이 끝나고도 밤 새도록 스타크래프트만 생각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스타가 어찌나 신기하게 보였는지 모릅니다. 왜냐면 전 그때 게임이라고는 고작 오뎅토토(추억의 낚시게임)만 알고 있었거든요.

저는 그 다음날 바로 스타크래프트 시작했습니다. 치트키부터 일단 익히구요.
전 그때 영어하면 쥐약이었던 때였기 때문에 영어를 한글로 번역하여 그 치트키를 따로 인쇄해서 달달 외우던게 기억납니다.

전 처음에 테란을 주종족으로 했습니다. 특히 전 서플라이디폿에 반한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생긴게 멋져서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서플라이디픗을 클릭하면 나오는 그 특이한 사운드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테란에서 메딕을 보고서 한동안 메딕만 뽑은 기억이 납니다. 메딕이 일단 치료해 주는 유닛이 저는 신기했고, 여자라서 그랬던거 같습니다.

전 바로 아빠에게 졸랐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사줘라고 말이죠. 그때 당시에 스타 오리지날이 3만 3천원이었기 때문에 (그때 제 입장에서는 엄청 큰돈이었죠) 친척들이 돈 모아서 그 스타크래프트를 사준 기억도 나구요. 전 매장에서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날 케이스를 들고서 그렇게 좋아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새 장난감 보고 기뻐하는마냥으로요.

스타크래프트 게임은 저희 동네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1998년 그때 당시에는 인터넷이 한참 보급될 때 아닙니까. 그리고 제 동네에서 최초로 스타크래프트를 접한 사람은 저밖에 없을 정도로 그때 까지만해도 "전략게임"이라는 개념은 없었다고 봅니다.

제 친구들이 제 집에 삥 둘러앉아 제가 컴퓨터와 1:1 하는 모습을 신나게 바라보는듯 하기도 했고 신기해 어쩔줄 모르는듯 한 표정들이 교차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1998년 한해를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3년후. 2001년. 전 온게임넷을 처음으로 보게됩니다.
아마 코카콜라배 스타리그. 임요환 대 홍진호의 결승전 경기를 저는 지켜봤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환상 컨트롤에 저는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임요환 선수가 스타크래프트 계에서 제일 잘나간다고 저는 믿었고, 그때부터 임요환 선수의 팬이되었습니다.

전 2001년 이후로부터 pc방을 줄곳 다니게 됩니다. 베틀넷이라는 거대한 무대를 아직 저는 접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베틀넷 어떻게 들어가는지도 몰랐죠)
친구들, 동네 형들과 함께 1:1을 하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전 항상 테란만 했습니다.
지면 한숨을, 이기면 환호를 그게 저였습니다. 한때는 제가 하도 발전만 하는 테란이라서 "
발전 테란" (develop terran) 이라는 별명까지 생겼을 정도였습니다.

전 아직 그때가지는 싱글플레이의 무대를 절대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뒤인 2002년 전 드디어 베틀넷이라는 거대한 무대를 처음 접합니다.

막 다양한 사람들과 게임하는거다 보니 긴장도 되었고, 제 실력발휘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아시아 서버에서 죽어라 스타만 했습니다. 그래서 첫 100승의 감격까지 맛도 봤습니다.

전 2002년 한해 스타에 중독되다 시피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중 1때 성적이 좀 저조했던 기억도 납니다. 역시 전 2002년에도 그렇듯이 베틀넷 공방에서 1:1을 즐겨했던 그런 한 학생이었습니다.

2003년, 작년보다 확실히 손놀림도 빨라지고 실력과 전략적 측면에서도 눈에띄게 발전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저희 동네에서 제일 잘나가는 스타크래프트 유저가 됩니다. 항상 시험이 끝나면 학원에서 1시간 pc방 보내주는걸 아주 기다렸습니다. 항상 2:2 팀플을 줄곳 했는데 친구들은 저와 팀을 하고싶다고 아우성 치던 그때도 생각납니다.

그리고 2004년. 박성준 선수의 최초 저그 우승을 눈으로 보면서 저는 저그로 종족을 바꾸게 됩니다. 하지만 저그의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단순하기는 하지만 뭔지 모르게 어려웠습니다. 특히 일꾼관리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전 저그로 대 테란전이 11연패의 늪에 빠졌을 정도로 저그로 게임하기는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테란으로 다시 하게됩니다. 테란으로 하자마자 바로 15연승, 20연승까지 이루게 됩니다. 전 승이 하나씩 올라갈때마다 자신감과 만족감에 들떠있었습니다.
항상 시험기간에도 꼭 스타 한판씩 하는걸 주요 일과로 삼았습니다. 그래야 공부가 잘 될것 같아서 말이죠. 역시 그렇더군요. 스타하고서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2004년 당시 제가 중 3일때 저희반에서는 내노라 하는 스타크래프트 고수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에서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크게 인정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현재 2005년. 드디어 제가 깨달앗습니다.
제가 갈길은 공부밖에 없다. 전 딱 pc방에서 400승까지만 하고 그만둘 계획으로 pc방으로 걸어갔습니다. 결과는 단 한번의 패배도 없이 400승 금방 채웠습니다. (당시 394승)

전 pc방에서 나오면서 "이제 정말로 스타크래프트 접는것이다"하고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전 바로 제 pc에 깔려잇는 스타크래프트를 삭제하고 cd key와 cd도 모두 친구에게 빌려줘 버렸습니다. 이제 더이상 스타에 미련가지지 않을려고 말이죠.

pgr21의 경력도 이제 1년이 다되갑니다. 이제 저는 스타크래프트를 접지만, 스타크래프트를 접은만큼 얻는 성과도 있으리라 기대하고 스타크래프트를 접습니다.

전 pgr21 주로 눈팅만 해온탓에 write 버튼이 그저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제 글이 조금 보기 그렇다 할지라도 이해해 주시구요. 많은 꼬릿말 기다리겠습니다.

Good bye starc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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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공명토스
05/01/18 16:33
수정 아이콘
깨달 앗습니다 → 깨달 았습니다.
홍승식
05/01/18 16:35
수정 아이콘
힘겹게 내리신 결정이시니만큼 꼭 지켜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잡초토스
05/01/18 16:36
수정 아이콘
중3 겨울 방학에 스타를 끊으시다니.. 정말 빠르시네요..
제 주변엔 고3인데도 정신 못차리고 빠져있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아무쪼록 보람찬 공부의 길 성공적으로 걸으시길 바랍니다..
아무튼
05/01/18 16:37
수정 아이콘
전 초등학생때부터 스타해떠요.. 초2때 부터 -ㅁ- 생생히 기억이나요 당시 좋아했던 여자애가;; 가르쳐줘서 ~_~;; 지금은 중3..==;;
05/01/18 16:37
수정 아이콘
공부열심히 하세요^^;

여러분 : 그럼 당신은 공부 안하셈?
BluSkai : 할께요 ㅠ.ㅠ;
NaDa][SeNsE~☆
05/01/18 17:08
수정 아이콘
전 대학교 2학년때 스타가 처음 나왔는데...97년도에는 '디아블로'와
'C&C red alert' 에 미쳤었죠.
처음 시작할때 한번에 저글링이 2개 나오는것에 반해 저그종족을
선택했고 초기에 로템에서 상대방이 어떤 종족이건 2:2팀플에서
투저그로 어이 없는 9드론 믿기 힘드시겠지만 친구랑 이전략(?)
으로 무려 200승 이상 했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스포닝풀이 150원이 아니고 100원 이었음은 물론이고
현재도 모르게 9드론 당하면 잘 못막으시는 분들이 즐비하신데
그땐 설명 안하셔도 알겠죠?
군대 재대 후 임요환==>이윤열이 두선수에게 반해서 테란으로 전향
하게되고 배틀넷에서 무지하니 졌었죠.
저도 스타에 미쳐서 어느덧
현재 전적이 12420승7402패 100dis 정도 돼네요
성환이당
05/01/18 18:12
수정 아이콘
NaDa][SeNsE~☆//
지금 스포닝은 200이죠~
와룡선생
05/01/18 18:22
수정 아이콘
늦바람이 무섭다고 제대하고 스타를 배웠는데 지금도 끊기 힘들더군요.
제대할 당시 스타를 한 이유가 그당시 당구비가 10분에 1000원이었고 800원이었나..ㅡㅡ? 겜방은 한시간에 1000원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이 당구를 접고 pc방에 가더군요.. 이제 서른이 눈 앞이지만 아직도 친구들끼리 모이면 술마시고 겜방가서 신나게 스타하고 집에 가곤 합니다..
학생땐 스타를 안하는게 좋을듯 싶습니다..
스타나라
05/01/18 18:30
수정 아이콘
예전 스포닝은 150원이었죠^^

아비터도 패치 이전에는 가스만 500이었고-_-;;

뭐 접는다고 접히지도 않는 스타이거니와(수능 전날에도 스타를 했으니까요^^)

자신의 마음가짐이 공부하는데는 정말 중요합니다.

가끔씩은 스트레스를 풀어야할 구멍도 있어야 하니까요^^

모쪼록 원하시는 바 모두 이루시길 바랍니다^^
05/01/18 21:07
수정 아이콘
헉.. 아비터가 가스 500이나 되었나요??.. 상상이 안되네요..
NaDa][SeNsE~☆
05/01/18 22:45
수정 아이콘
실수 ^^
우울저그
05/01/18 23:02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시절의 스타는 큰 위안이고 생활의 활력소가 됩니다. 그걸 그만두신다니 쩝.. 잘 된결정이기 빕니다. 하지만 제게는 고등학교시절 스타가 참 좋은 친구였다고 봅니다
난폭토끼
05/01/19 00:10
수정 아이콘
그래서 중일때 성적이...

이 부분 정말 최고의 반전인듯...

나쁜뜻은 아니구요, 전 뭔가 비장함이 감도는것이 취업전선에 뛰어든다거나, 아니면 고3이 된다거나...뭐... 그런...

하여튼 하시는일 잘 이루세요,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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