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1/17 19:07:11
Name malicious
Subject [펌] 국수주의자, 계급주의자들은 가라
제가 자주가는 경제연구소인 21세기경제학연구소의 최용식 소장님이 올린 글입니다.
참 곱씹을 대목이 많이 있습니다.

-------------------------------------------------------------------------

우리나라 바둑은 세계 최강이다. 우리 기사들이 세계대회를 거의 싹쓸이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중국은 세계대회에서 한국을 꺾어보는 것이 국가적인 소망이란다. 바둑종주국을 자랑하던 일본조차 이제는 한국 기보를 연구한다. 일본이 많은 돈과 많은 시간을 들여 가꾸어 온 서양 바둑계도 일본보다는 한국의 바둑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실력이 뛰어나면 세상인심도 이렇게 변하는 법인가 보다. 그런데 대한민국 바둑이 이처럼 전성기를 맞은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 바둑이 세계에 명함을 내민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바둑은 한국바둑보다 1점 정도는 더 강하다고 그들 스스로 자부했고, 우리는 선으로 들어가면 승부를 해볼 만하다고 자위했었다. 잉창치대회가 처음 열렸던 때에는, 초청기사 16명중에 한국기사는 유일하게 조훈현만 끼었을 정도였다. 이 대회에서 조훈현은 단기필마로 우승을 차지해버렸지만, 그래도 일본과 중국 등 세계바둑계는 어쩌다 한번쯤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하거나, 조훈현도 일본이 길러낸 기사에 불과하다고 여겼다.

당시 일본과 중국은 그들만이 서로 겨룰 만하다고 하여, 두 나라가 정기적인 교류전을 펼치면서도 한국은 빼놓았었다. 이 교류전에서 중국바둑은 철의 수문장이라는 네웨이핑이 뛰어난 활약을 하면서 일본바둑과 대등한 지위로 올라섰고, 일본은 초일류 기사의 층이 두껍다는 점을 내세워 여전히 세계 최강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세 나라가 함께 겨루는 '진로배 세계대회'가 열리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 등 3국이 겨룬 단체전에서 아직 한번도 우승을 놓쳐본 적이 없다. 조훈현만 있는 줄 알았던 한국에는 순수 국산바둑인 서봉수와 유창혁 등도 있었던 것이다. 특히 서봉수는 국가대항 단체전에서 일본과 중국기사 9명을 차례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었다(지금 진행 중인 대회에서는 이창호 한 선수만 남아 모처럼 위기를 맞았다). 단체전뿐만 아니라 개인전에서도, 서봉수와 유창혁 등이 조훈현에 이어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해버리자, 그들의 눈빛은 경악으로 바뀌었다.

한국바둑을 세계최강으로 확고하게 다진 것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이창호였다. 도대체 이창호를 이겨낼 기사가 중국과 일본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창호를 '천년만에 한번쯤 나올 천재'라고 부르며 자위해야 했다. 그런 이창호를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자주 이겨내는 기사들이 나타났으니, 바로 한국의 신예기사들이다. 이세돌, 박영훈, 최철한, 원성진 등이 그들이다. 이제 이 무서운 아이들은 국내에 머물지 않고,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했거나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중이다. 이창호만 없으면, 자신들이 우승할 줄 알았던 중국과 일본 바둑계로서는 더욱 경악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말았다.

대한민국 바둑의 이런 눈부신 활약의 힘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무엇보다 먼저, 이 땅에 현대바둑을 소개하고 초석을 다진 조남철 선생의 공적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의 뒤를 이어 한국바둑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김인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일본에서 김죽림시대(김인, 大竹, 린하이펑)를 열 것으로 촉망받다가 귀국하여 한국바둑을 이끌었다. 세계대회 우승을 최초로 일군 조훈현은 두 말할 것도 없다. 그의 스승 후지사와는 60세를 넘은 나이에 일본 최대 기전의 타이틀을 지켰을 정도로 강인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술 한 병을 달랑 들고 그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을 정도로 조훈현은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밖에 이미 위에서 언급했거나 언급조차 하지 못한 많은 영웅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활약만이 한국바둑을 세계 최강으로 끌어올렸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일본과 중국에도 이들과 견줄 만한 기사들은 많았지만, 세계 최강의 자리를 우리나라에 양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에는 없는 무엇인가가 한국바둑계에 분명히 있다. 그게 과연 무엇일까? 나는 한국바둑계의 개방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그 무엇 중에서 첫번째로 꼽고 싶다.

오송생이란 중국기사가 있다. 그는 중국을 떠나 망명생활을 하던 중, 맨 먼저 활동무대로 삼은 것이 일본이었지만, 일본기원은 그에게 국내대회 출전자격을 부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호주와 미국을 전전하며 아마추어를 가르치는 것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때 '올인'이라는 티비극화의 주인공으로 더 잘 알려진 차민수가 그를 한국기원으로 오게 했고, 한국기원은 객원기사 자격을 부여하여 국내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런 열린 마음이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이 때까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루이9단이 한국에서 기사생활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열린 마음의 자세가 진가를 발휘했다. 그녀는 정치적인 망명생활을 하던 애인 장주주 9단을 따라 일본에 건너가서 결혼까지 했지만, 일본은 이번에도 이 부부에게 국내대회 출전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이 부부를 초청해서 바둑을 둘 수 있게 해준 곳은 한국이었다.

그런데 이 부부를 초청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하나 가로놓여 있었다. 당시 한국여류바둑계의 실력은 루이9단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으며, 한국여류바둑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그들의 초청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들은 한국 여류바둑계는 오히려 크게 반발하면서, 루이9단의 초청을 적극적으로 환영했다.

루이9단은 '철의 마녀'라는 별명에 걸맞게, 국내대회에 진출하자마자 맹활약을 했다. 국내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국수전에서 기라성 같은 남자 기사들을 모두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기사라면 누구나 되고 싶어하는 '국수'로 등극했으니,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녀의 실력을 충분히 짐작하고 남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그녀를 한국 여류기사들이 이겨내기 시작했다. 조혜연이 루이9단을 이기고 여류국수 타이틀을 빼앗은 것은 출발점에 불과했고, 다른 여류기사들도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제 한국 여자바둑도 드디어 세계최강의 대열로 올라선 것이다. 사실, 이것은 이미 예정된 것인지도 모른다. 한국 여류기사들이 루이9단의 입국을 환영할 때부터, '그녀와 싸워서 이겨야 세계 최강이 될 수 있고,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천명한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하게는, 한국 여류바둑계는 이런 열린 마음이 장기적인 발전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할 것인가를 진작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우리나라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낫다.

그런데 지금 일부 국수주의적인 국내 경제학자들은 어떤 짓을 하고 있는가? 영국계 스탠다드차터드뱅크가 제일은행을 매입한 것을 계기로, 우리 금융시장의 문을 닫아걸고 우리끼리 잘 살아보자고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떠들고 있지 않은가?!

물론 이런 그들의 목소리가 감성적으로는 대단한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민들의 말초적인 감정에 이처럼 뛰어난 호소력을 발휘할 것도 많지 않다고 해야 할 정도다. 참여정부 안에는 이런 감각적인 목소리에 취해서, 국가정책을 이런 방향으로 몰고 가려는 어리석은 최고위 정책당국자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국가경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우리 여자바둑계가 루이9단을 환영하여 세계최강 대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밖에, 우리나라 바둑계가 세계 최강으로 올라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이창호를 길러낸 안목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창호가 나타남으로써 우리 바둑계가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어렸을 적 이창호는 동네에서 바둑을 제법 잘 두는 어린이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창호의 천재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기사가 있었으니, 그가 전영선이었다. 잠시 이창호를 가르치던 전영선이 나서서 조훈현의 내제자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백년 만에 하나 나올 만한 천재기사'인 조훈현이 '천년 만에 하나 나올 만한 천재기사'인 이창호를 길러내게 한 것이다.

만약 당신 앞에 당신보다 뛰어난 천재가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그 천재의 싹을 미리 잘라버리려고 하는 것이 세상인심은 아닐까? 조훈현은 이창호가 머지않아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충분히 알았을 것이다. 그래도 조훈현은 이창호를 내제자로 받아들였고 가르쳤다. 이것은 얼마나 위대하고 통 큰 결단인가? 누구나 이런 결단을 하기는 쉽지 않다. 진짜 대인만이 이런 결단을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도 조훈현이 한국 땅에 태어났다는 것은 한국바둑계의 큰 행운이라고 해야 한다.

사실, 천리마는 세상에 널려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천리마를 감정할 백락(중국의 전설적인 말 감정사)이 없을 뿐이다. 내심으로는 천리마라고 감정하더라도, 내 집안 천리마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 새 천리마를 죽이는 일조차 흔하게 벌어지는 곳이 이 세상이다. 그러나, 성적이 뛰어난 제자를 키운 기사일수록 기사로서의 수명이 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조훈현의 칼이 아직도 녹슬지 않은 것은 이창호라는 걸출한 기사를 배출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 한국바둑을 세계 최강으로 끌어올린 변수로서 나는 '계급장을 떼어놓고 치르는 경쟁'을 들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기사 중에 박영훈이라는 기사가 있다. 원래 그는 한국기원 원생이었다. 말하자면, 바둑계의 사관학교 학생이었던 셈이다. 이 사관학교를 계속 다니면 프로기사 입문이 다른 어떤 방법보다 쉽다. 그러나 그는 이 쉬운 길을 버리고 고난의 길을 스스로 택했다. 사관학교를 그만둔 뒤, 그는 전국 아마추어대회를 전전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마추어 특유의 왕성한 전투력을 배웠다. 승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프로세계와는 달리, 아마추어 세계에서는 전투를 겁내는 일이 결코 없다. 승패가 생활의 수단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불굴의 투지와 무모한 용기가 불꽃을 튀기는 곳이 아마추어 세계인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투력을 연마한 박영훈은 결국 세계대회까지 제패했다.

만약 박영훈이 스스로 가시밭길을 걷지 않았더라면, 그 결과는 어땠을까? 세계대회 제패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내 판단이다. 한국기원 원생시절에는 그의 성적이 그렇게 뛰어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기원 원생시절에 박영훈보다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던 기사들도 지금은 큰 빛을 보지 못한 경우가 제법 있다.

내가 좋아하는 기사가 또 있는데, 최근 한 달 사이에 세계대회를 2개나 석권한 이세돌이 바로 그이다. 이세돌은 초등학교조차 중퇴했다. 정규 교육이 바둑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세돌을 두고 무식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는 바둑을 제외한 다른 공부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사는 일반적인 세상은 어떠한가? 정규 교육과정이 필요치 않은 분야에서도 학벌을 따지는 것이 보통이다. 전문분야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박사만이 자격이 있고, 능력이 있다고 본다. 설령 같이 경쟁하여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하더라도, 박사가 아니면 아예 승진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풍토 속에서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혁명적 발전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나라를 이끌고 가는 사람들은 이런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학벌이 판치는 분야가 아닌 곳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으로 올라섰다는 이 점을 말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낭만서생
05/01/17 19:20
수정 아이콘
바둑과 스타를 둘다 좋아하는 저로서는 바둑얘기는 언제나 재미있어요
05/01/17 19:24
수정 아이콘
으음;;;저도 바둑에서 느껴지는 스타와 같은 재미를 볼 수 있었으면..ㅠㅠ
(사실 어릴때 바둑 배우다가 계속 져가지고 바둑에 OTL한 추억이...ㅠㅠ)
...오랜만에 바둑이나 둘까;;;
다미아니
05/01/17 19:52
수정 아이콘
공감가는 좋은 글이네요.
사실 여류국수인 중국의 루이9단을 한국에서 받아주었든 기사를 보았을 때, 상당히 의외였죠.
보통의 한국사회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기에...
People's elbow
05/01/17 20:24
수정 아이콘
딴지는 아니지만.. 조훈현은 이창호를 제자로 받을 때 이창호가가 자기를 적어도 앞으로 10년은 못 이길줄 알았다고 했죠 ^^! 그리고 솔직히 그에게서 천재성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한 뒤 3년이 못되서 국내 타이틀을 거의 다 이창호에게 빼앗겼죠..~
Ever Free
05/01/17 20:31
수정 아이콘
마인드와 아트가 있는 분야라면, 이 글의 글쓴이와 같은 생각이 유효하지만, 전문적인 테크네를 필요로 하는 학문에서는 제 아무리 천재라도 갈고 닦은 기술이 필요합니다. 다만, 글쓴이가 지적하고 있는 점은 부조리한 학력 차별을 이야기하고 있으므로 공감이 가는군요. 우리나라처럼 S대, H대, K대 미대가 아니면 디자이너로 성공할 수 없다라는 사회와 영국의 세계적 디자이너 Paul Smith(그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죠)의 성공기를 보면 참 많이 비교가 됩니다.
WoongWoong
05/01/17 21:32
수정 아이콘
참 좋은 글이네요 ^^
덧붙여 malicious님 홈피도 들어가서 좋은 글 많이 읽고 갑니다..
행복하게 사시는 거 같아서 정말 부럽습니다...
피터팬
05/01/17 22:07
수정 아이콘
최용식의 글이 여기까지 왔네요.
이사람 서프에서 통계가지고 장난치면서 글쓰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들에게서 논리적으로 작살 나더니 지금은 소설 씁니다..
그리고 학력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는지 항상 마지막 끝나는 글은 비슷하죠. 좀 심한 말이지만 정말 이사람 글 보면 짜증납니다.
05/01/17 22:55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에는 신선하고 어려운 애기를 쉽게 쓰고 (제가 어느정도 알아볼정도니) 해서 좋아했는데..
요즘 서프분위기만큼이나....이분도 글에서 점점 편협함이 짙어져가는것 같습니다..
노무현지지자였지만 ..아직도 그렇지만..
이분글도 이젠...전 더이상 마음이 와닿지가 않네요..
05/01/17 22:57
수정 아이콘
/피터팬님

저두 그렇게 느끼는데.
저분도 좋게말하면 고집이 센거고 나쁘게 말하면 지나치게-_-;; 독선적이라고 저두 느낍니다.
소군과이교
05/01/18 00:43
수정 아이콘
저도 예전에 TV에서 본것이지만...(정확성은 떨어진다는 이야기죠^^;;;;)
조훈현은 이창호에게 지면 얼굴을 맞은것처럼 가슴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이에게 지면 칼로 찔리는것처럼 아프다고 했습니다.
지더라도 제자에게 지는것이 더 아프지않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코리아범
05/01/18 02:37
수정 아이콘
잼있는 글이군요..음 말그대로 그냥 단순히 재미있습니다. 사실 바둑을 몰라서 읽을까 말까 하다가 읽다보니 전공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나름대로 다행으로 여기고 있는데... 금융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바둑에 비유하다니.. 웃깁니다.
사실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것은 꽤 오래전부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한겨레 신문을 보는데요.. 그런 이야기가 많아서 같이 공부하는 선배님들이랑 이야기도 한 기억이 나는군요.. 제가 처음 이런 주제의 이야기를 접했을때는.. 저 글의 요지와 비슷한 인상을 받은게 사실이긴 합니다. 그런데 요새 뉴스들을 접하면서..

'어.. 설마..설마..'하고 있답니다.

외국의 금융자본. 필요합니다. 당연히 그렇지만 점점 비율이 높아짐을 느낄때마다 위기의식이 점점 커지더군요..
재미는 있지만 글이 좀 이상합니다. 국가경제의 위기를 느끼는 모든 사람을 국수주의자 취급을 하는것 같군요.. 사람의 눈이 두개지만 보는 시각은 단 두개가 되면 절대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마지막으로.. 학벌 얘기는 사실 굉장히 쌩뚱맞죠~!
05/01/18 05:01
수정 아이콘
금융시장에 대한 개방의 정도는 주장하시는 학자분들에 따라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그 중에 최용식님처럼 무한 경쟁, 완전 개방을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뭐, 글에는 이에 대한 논거가 잘 드러나 있진 않지만,
그렇게까지 얼토당토 않은 주장은 아닙니다.
malicious
05/01/18 09:13
수정 아이콘
최용식 소장의 경우 워낙 주관이 뚜렷해서 적도 많은 편입니다. 최 소장의 글을 읽어보면 가끔은 도가 지나치는 느낌도 받고, 자신의 현위치에 따른 반발감도 묻어나오는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다른 제도권 경제학자들처럼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놓고 말을 하지는 않죠... 기자들도 기사끝에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죠...
05/01/18 13:15
수정 아이콘
땅과자유님/ 바둑계와 금융시장을 비교..라기보다는 비유라고 하시는 편이 더 낫겠습니다.
이 글이 무슨 학술적인 논문 같은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쉽게 보는 칼럼에, 쉽게 이해하라고 바둑의 예를 든거지,
바둑=금융시장...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고 썼다고 보이진 않는군요.
학문적 비판을 하기엔 이 글은 가볍게 쓰여진 글입니다.
그리고, 사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국수주의 특성을 가지는 것도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오죽했으면, SERI에서 자본의 '순혈주의'라는 말까지 썼겠습니까?
05/01/18 18:11
수정 아이콘
땅과자유님/ 호오를 떠나서 님의 댓글만 가지고 이야기를 해도,
이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은 '국제경영학과 국제경제학에 대한 공부좀 다시해야겠군요'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아무 근거도 없고 황당한 주장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러한 주장이 현재의 경제학에서는 주류를 차지하고 있고,
꽤나 많은 근거들이 이미 제시되어 있는 일번적인 주장입니다.
게다가 동북아 금융허브라는 계획을 전제로 한다면,(물론 아직은 무리라고 봅니다만...)
우리로서는 금융시장을 계속 폐쇄적인 상태로 유지할 정당성이나 타당성을 갖기 힘듭니다.
님께서 다른 의견을 갖고 계시다면, 그 의견을 정당하게 개진해 주십시요.
글쓴이도 무작정 막무가내로만 쓴 글은 아닐 겁니다.
05/01/19 01:33
수정 아이콘
땅과자유님/ 경제학에서의 주류가 신보호주의라는 글을 보니, 전공이 경제가 아니신 듯 하군요.
신보호주의는 선진국의 이익을 위한 보호주의의 변형으로,
어떤 엄밀한 논리 체계위에 기반해 있기 보다는 자국내 산업체들의 로비나, 표를 얻기 위한 정치인들의 공약, 누적되는 무역적자에 즉흥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정책의 묶음일 뿐,
어떤 학문 체계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정작 주류 경제학자들은 꾸준히 신보호주의가 자국 전체적으로 오히려 손해임을 주장하지만,
유권자들의 표를 노리는 정치인들에게 안 먹히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신보호주의가 주류 경제학이라니요!?
저로써는 달리 님을 설득할 수가 없을 정도의 간극입니다.
그럼, 번잡스럽게 해드려 죄송합니다...이만..
05/01/20 03:47
수정 아이콘
땅과자유님/ 뒤늦게 댓글을 읽었습니다.
전 처음에 님의 댓글 중,
'국제 경제학을 더 배워오라'는 부분을 읽고,
지금 최용식님이 주장하는 내용이 그다지 파격적이거나 주류경제학에서 빗나간 내용이 아님을 말하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다시 말하면,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경제학과 관련된 내용의 타당성에 대해 논하고 싶었던 것이지,
이 글이 갖추고 있는 논리의 정합성에 대해 논하려고 했던 것이 아닙니다.
사실, 저는 글의 논리전개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별로 흥미도 없습니다.
님께서 논리적 정합성을 이야기하고 싶으셨으면,
애초부터 '논리학, 국어 공부 좀 더하고 오라..' 라는 이야기를 하셨으면,
그냥 전 아무 댓글 없이 납득했겠지요.
그래서 윗 댓글에서 '자기 중심적이고 논지가 맞지 않음을 비판'했다는 부분을 봤을때,
제가 끼어들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더 이상의 논의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제와 관련된 논의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만,
'의견 개진에 대한 논리구조'에 대해서는 제가 드릴 말씀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번잡스럽게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렸습니다.
부담스러운 댓글에 대해 오해가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을 올리는 시간이 새벽이다 보니, 아무래도 글을 다듬을 시간이 부족한 것이라고 이해를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p.s 그리고, 저도 최용식님의 글을 끝까지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427 Starcraft And My Life #2 [6] AttackDDang3680 05/01/18 3680 0
10426 등대지기 [12] 총알이 모자라.3479 05/01/18 3479 0
10424 파니깐 사는 데 뭐가 나쁩니까..? [51] Metal mania5302 05/01/18 5302 0
10423 Protoss : 영원한 투쟁 01~02 [4] edelweis_s3445 05/01/18 3445 0
10419 [TvsZ]로템서 저그 3배럭 방업 마린으로 앞마당 성큰 뚫기.. [64] 최용훈9738 04/12/21 9738 0
10418 [ZvsP] 로템에서 원게이트 상대로의 플레이 [9] 침묵의들개3584 05/01/09 3584 0
10416 [TvsP]다르게 생각해본 원팩 원스타.. [10] Ebimjireh4089 05/01/14 4089 0
10415 [P vs Z]초반 깜짝 전략으로 승부하기.. [8] 평균APM5143195 05/01/17 3195 0
10414 [PvsZ] 이카리토스 _ 2게이트 압박후 빠른 멀티 [12] IKARI--SHINJI3287 05/01/16 3287 0
10413 [3-2승] 청소년축구!! 박주영 헤트트릭 [23] 바벨탑문지기3236 05/01/18 3236 0
10412 20대의 잠못 이루는 밤 [5] People's elbow3241 05/01/18 3241 0
10410 블리자드 직원과 2:1 미팅 : WOW에 대한.. [83] 에버레스팅6223 05/01/17 6223 0
10409 첫사랑의 결혼식. [9] 미안하다, 사망3703 05/01/17 3703 0
10408 [연재]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Prologue & # 1회] [9] Port3874 05/01/17 3874 0
10407 [펌] 국수주의자, 계급주의자들은 가라 [17] malicious3211 05/01/17 3211 0
10404 [최종결과] MBC 게임 예선 전부 종료!! [87] Metal mania9106 05/01/17 9106 0
10403 프로게이머를 실제로 보게되다니 [16] 헐링이5521 05/01/17 5521 0
10400 StarCraft And My Life #1 [7] AttackDDang3308 05/01/17 3308 0
10396 [연재] 빙의(憑依) : 귀신들림(3) - 신(神)의 한 게임 [6] IntiFadA3921 05/01/17 3921 0
10394 권투 좋아하십니까? [18] in-extremis4259 05/01/17 4259 0
10393 pgr 옵저버 [18] 비롱투유4540 05/01/17 4540 0
10391 요즘 소수의 청소년들이 너무 막나가는군요.. [28] 치토스4631 05/01/17 4631 0
10390 Protoss : 영원한 투쟁 01 [6] edelweis_s3301 05/01/17 330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