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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9/28 13:33:01
Name kama
Subject 4강전을 보고 생각난 것들.
1. 얼라이마인으로 인한 경기는 무시하더라도 3:0의 스코어로 임요환 선수가 승리를 했죠. 네오 비프로스트에선 초반 속업도 안된 마인 벌처로 탱크를 잡아가며 난입하므로 끝을 냈고-이것도 뒷언덕 멀티를 하는 타이밍에-개마고원 재경기에선 선 앞마당 점검으로 일단 약간의 우위를 확보한 뒤에 연타공격을 막고 더 많은 멀티를 시도할 때 대규모 드랍쉽으로 멀티를 전부 박살내면서 승리를 따냈죠. 네오 포비든 존에서도 역시 초반 벌처 견제에 고생을 했지만 곧바로 골리앗 드랍으로 타격을 준 뒤, 역시나 순회공연으로 끝을 냈고요.

2. 뭐랄까......임 선수의 팬으로써 서지훈, 한웅렬, 변길섭이라는 현 최고 테란들을 꺽고 올라온 베르트랑 선수가 상대라서 매우 불안했습니다. 벨^^; 선수가 초반의 약한 고리를 워낙 잘 막아왔던 선수라서 임 선수의 초반 공략이 통할까도 걱정스러웠고.......하지만 시합이 끝난 직후에 기우였음을 알게됐습니다. 아, 벨 선수가 생각보다 허접이었다 이런 것이 아니라 뭐랄까......정말 지는 것을 모르는 것 같더군요. 첫 번째 시합부터 내내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상대의 약점을 찌르고 들어가 후비기까지 하는ㅡㅡ; 철저함과 상대가 자신의 특기를 사용해도 이미 알고 있었다라는듯 대응하면서 의지까지 꺽는 완벽함......어느 분이 써준 것처럼 황제의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완벽한 전투모드의 황제^^; 정말 그를 쓰러트릴 사람은 영웅 밖에 없다고 봅니다만 쉽지는 않을 듯 싶네요(그래서 저는 결국 황제를 믿고 응원하기 위해 서울로 가기로 했습니다~)

3. 벨 선수.......아쉽더군요. 뭐, 임 선수의 팬이라 3:0으로 마무리가 났을 때는 무지하게 좋아했지만ㅡㅡ; 이국땅으로 와서 생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죠. 그것도 성적으로 먹고사는 프로일을 한다는 것도. 게다가 상대는 황제 임요환. 실력으로도 대단하지만 역시 그 인기는 압도적이죠. 메가웹 스테이션은 단순한 타국의 다른 나라 사람들로 가득찬 것만이 아닌 임요환 선수의 팬으로 가득찼겠죠. 엄청난 긴장감을 가지고 시합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워크3 결승에서의 3연패, 이번 스타리그에서의 3연패. 상승세의 선수가 한 번 꺽이면 다시 부활하더라도 시간이 걸릴텐데 벨 선수가 현재 상황을 잘 타개하기를 바랍니다.

4. 무엇보다 온게임넷에 임요환 선수의 일격 테란, 박정석 선수의 압박 프로토스와 함께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베르트랑 선수의 처절 모드의 타개책이 나온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밑에 분이 적어주셨다시피 베르트랑의 막멀티를 조금이라고 따라가려고 하면 그의 멀티 능력과 생산 능력에 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제 1멀티, 앞마당 멀티가 벨 선수보다 빠르더라도 제 2멀티와 제 3멀티의 속도에서 차이가 나고 그 차이를 매꾸려 하다가는 오히려 점점 벌어진다는 것이죠. 서지훈 선수의 경우는 같이 멀티를 따라가면서 우세한 유닛으로 하나하나씩 없애가는 일반적인 방법을 구상했지만 결국 하나를 없애면 둘을 돌린다는 벨 선수의 특성에 결국 먹히고 말핬죠. 한웅렬 선수는 역으로 상대의 멀티 2을 없애고 자신의 멀티 2을 잃는듯한 상쇄작전에 말려들어고요. 하지만 임요환 선수는 자신은 최소한의 멀티, 최소한의 자원으로 쥐어짜서 병력차를 압도적으로 만들고 상대의 방어병력에 따라 산개 동시 공격을 한다던지 빠르게 순회공연을 한다는 식의 방법을 들고 나왔죠. 말하자면 저그의 확장을 막는 테란의 방법이라고나 할까요? 헝그리 테란이라고 할까요?^^; 물론 벨 선수도 자신의 전략에 이리저리 보완을 하고 수정을 할테니 그것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변 선수에게 사용했던 깜짝 투 스타 레이쓰같은 전술이 아쉽더군요.

5. 1.08 이전의 테테전이 레이쓰 싸움이었고, 1.08 초반의 테테전이 탱크와 배틀크루저의 싸움이었다면 1.08의 후반은 드랍쉽 싸움이겠죠(그래봤자 가스 싸움이라는 것은 변함 없지만) 그래서 겜비씨 플레이오프에서처럼 대규모의 드랍쉽 공수낙하같은 장관을 볼 수도 있었죠. 그런 의미에서 임요환 선수에게는 새로운 테테전의 황제가 될 지평이 열렸다고나 할까요. 뭐, 간단히 말하자면 드랍쉽의 이용과 사용 능력에서 요즘 테란 유저 중에 떨어지는 선수가 얼마나 있겠냐만은 그 스케일과 사용 능력으로는 아직까진 임요환 선수가 제일 인 것 같더군요. 드랍이라는 것이 지니고 있는 의의,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헛점 공격과 빠른 기동성을 이용한 치고 빠지기나 다발적 산재공격을 가장 잘 하는 선수일테니까요(적어도 테란 유저 중에선)

6. 얼라이 마인 사건이 아니었다면 게시판을 수놓았을 것들이 있습니다. 기록이죠. 임 선수는 벨 선수와의 5전 3선승 제에서 3연승을 거둠으로써 1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 기록을 2경기 차로 벌리는 기록이죠. 그리고 이로써 다승과 승률 부분에서 단독 1위의 자리에 서게됐습니다. 승률은 둘째치고 다승의 경우는 다음 시즌이 시작되도 왠만큼은 유지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 4번 진출이라는 역시 최다 결승전 진출의 기록도 이어갔으며 또한 시드로 인한 다음 시즌 출전이 확실하므로 탈락이 확정된 김정민 선수를 제치고-이건 마음이 아프군요ㅡㅡ;-최다 온게임넷 스타리그 진출 기록을 세웠습니다(이것은 확실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외에 자잘한 것을 보자면 현재까지 스카이2002대회 전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무패로 결승전에 올라가게 됩니다(이것도 최초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이미 1패 우승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결승을 원사이드하게 끝낼 경우 전승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게 됩니다(WCG에서 한 번 한 적이 있긴하죠. 그리고 온게임넷에서는 정인호 선수가 아트록스 리그 전승 우승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 문제^^;

7. 이렇든 저렇든 결국 양대리그 모두 결승전까지 왔습니다. 둘 다 박정석 선수가 올라와 있는 것이 우선 눈을 끌죠. 그리고 그 상대가 겜비씨에선 황태자 이윤열, 그리고 온게임넷에서는 황제 임요환이라는 것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만드네요. 어쩌면 같은 길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는 두 선수와 붙는 것도 매우 재밌습니다. 이윤열 선수는 똑같이 완성형 선수라는 것(올라운드 플레이어) 같이 자신의 종족의 수장과 같은 선수에게 배워서 성장해왔다는 점, 그리고 이제는 그 수장들을 능가하려는 것(박정석 선수는 이미 능가했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김동수 선수가 그리 녹녹한 선수가 아닌 것은 분명하죠^^;) 반면 임요환 선수와는 똑같이 자신의 종족의 어려움을 이기고 올라섰다는 것, 그리하여 그 종족의 상징처럼 되버렸다는 것 정도......아마 박정석 선수에겐 선수 인생의 최고 난관이자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한 주가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결국 결승, 마지막 싸움에선 황제와 영웅이 붙는군요. 한 때는 도전자로써 프로토스라는 종족에서 칼을 내밀었고, 그 승리로 제위를 따낸 황제와(물론 임요환 선수는 저그와 싸워서 우승을 했지만 전 대회들은 프로토스가 우승을 했었죠) 제 1차 하늘의 난과 같이 제위를 되찾기 위해 칼을 내민 프로토스의 영웅의 대결......얼라이 마인이던 뭐건 간에 모두 잊고 스타리그 역사에 남을 그 전투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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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9/28 13:37
수정 아이콘
잡설이지만....드랍하면..아트저그 삼지안저그 박경락 선수가..떠오르는..^^;;

말씀하신 것처럼 테란의 드랍하면 임요환 선수가 거의 독보적이지 않을까 하는...^^;;;

드랍의 제왕은 누구인가...-_-;;;
02/09/28 13:39
수정 아이콘
저도 원래는 그냥 모든 드랍이라고 썼습니다만 박경락 선수가 생각이 나서 테란 유저라는 말을 붙인 것입니다^^; 챌린지 리그에서의 드랍은 정말 대단하더군요(삼지안이란 말이 정말 어울리는 듯)
참잘했어요
02/09/28 13:40
수정 아이콘
박경락선수의 드랍은 정말 최고 ^_^=b
02/09/28 13:41
수정 아이콘
박경락 선수와 임요환 선수가 게임하는 모습은 한 번도 못 본 것 같네요..
두 선수가 게임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comeinatya
02/09/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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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승 정말 대단하죠..!!어제 얼마나 마음을 졸이고 보았는지...이제는 임요환 선수 결승전 올라간걸 축하하고 싶네요..여지껏 글들을 읽느라 축하멘트 하나도 날리지 못한..(뭐, 꼭 본인이 보라는 보장은 없지만요..-_-) 박정석 선수와 정말 빅 게임 했으면 좋겠습니다...
HappyTime
02/09/28 13:43
수정 아이콘
음.. 게시판은 얼라이 마인때문에 논쟁이 치열하지만.. 메가웹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습니다. 남자분들의 뜨거운;; 응원이 굉장히 인상깊었더랬습니다.(사실 조금 무서웠습니다.. 어느 한순간 압사당할 것도 같았다는.. ㅠㅠ;)
02/09/2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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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박정석선수의 그 엄청난 압박 속에서 임요환 선수가 틈을 발견해서 찌를 수 있을지.....너무 기대가 됩니다....^^
HappyTime
02/09/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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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락 선수와 임요환 선수의 경기는 itv 랭킹전에서 나왔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초반에; 허무하게 끝난...)
comeinatya
02/09/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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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소리가 방송에서도 조금나왔어요."***화이팅!!" 밖에 못들었지만..-_-
02/09/28 13:46
수정 아이콘
1번 경우.. 임요환 선수가 우승한다면..
박정석 선수 : 아무 것도 못 해보고 졌어요..
2번 경우.. 박정석 선수가 우승한다면..
임요환 선수 :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안 되더군요..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02/09/28 13:47
수정 아이콘
Tea님의 생각의 동의를....^^;;
hannibal
02/09/28 14:46
수정 아이콘
대 저그전 상대로 필승의 국면을 달리는 황재의 진정한 모습이다라는걸 보여준것 같습니다..저그상대로 초반압박으로 저그가 물량을 가질수 없게 하고 중반에 초반압박으로 인한 도박적인 멀티를 귀신같은 칼타이밍으로 견재를 해준 임요환 선수라면 베르트랑선수의 막멀티는 통하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결과는 역시나 더군요.. 수많은 획기전략으로 인한 임요환선수의 초반압박은 병력이 보이지 않더라도 상대로 하여금 언제 뭐가 올지 몰라하는 심리적인 압박에 시달리죠..지상맵이 였음도 불구하고 입구를 막지 못하고 배럭으로 정찰할수 밖에 없었던 베르트랑이 심리적으로 한수 접고 들어가지 않았나 싶습니다..엄재경 해설 말씀대로 결정적인 순간에 황재를 상대하기 위해선 자신의 스타일과 상관 없이 극을 달리는 전략을 가져 왔어야 되는건데 조금은 무난한 선택을 했던 베르트랑의 완패라고 생각되네요..
02/09/28 14:47
수정 아이콘
박경락선수는 구름다리 만들기도 특기중 하나죠 ^^
홍유민
02/09/28 15:48
수정 아이콘
만약 어제 경기가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이었다면 적어도 3:0의 무력한 결과는 안나왔을텐데 라고 생각되네요. 베르트랑도 이것저것 경험을 쌓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그가 홍진호,임요환 등과 같이 늘 우승권 언저리에서 노는 게이머로 성장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이지만) 어쨌든 임요환이란 게이머가 무서운건 노력과 실력에 더해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팝현보
02/09/29 05:00
수정 아이콘
하핫... 벨뜨랑선수는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으시죠. 연습을 많이 하는 유저 아닙니까... 벨뜨랑선수 실망마시고 앞으로 워크3 스타 모두 좋은 모습 보여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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