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박근혜를 수사한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하고, 그 윤석열은 문재인과 각을 세우다가 자한당의 대선후보로 다음 대선에 출마하여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2017년 5월 10일 누군가 인터넷에 다음과 같은 짧은 글을 올렸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요? 미친 놈 소리를 들었거나 "윤석열 검사님 여기서 이러면 안 되십니다" 같은 소리를 들었겠죠? 윤석열 본인조차도 이런 시나리오는 꿈도 못 꾸고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이왜진. 이것이 정말 진짜가 되었습니다.
문민정부 이후 다음 대통령을 예상해볼 수 있었고, 그나마 맞출만한 경우는 김대중, 박근혜 이외에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지금 시점에서 5년 후 대선 후보를 예상하는 것은 맞을 가능성도 거의 없을거고, 별 의미도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재미 삼아 한 번 예상을 해보겠습니다. 혹시 모르죠, 이 중에서 조금이라도 맞는 것이 있을지, 그리고 댓글로 달아주신 의견 중에서 이후에 성지가 될만한 의견이 있을지 모르는 것입니다.

1. 더불어민주당

19대 대선이 끝날 때만 해도, 안희정, 박원순, 이재명, 김경수 등 강력한 차기대선 후보급 인재들을 거느린 것처럼 보이던 민주당은 그들 중 대부분이 나가리된 후 다음 대선을 노릴만한 인재도 상당히 부족해 보입니다.

1) 이재명
저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이 너무 무서워서 윤석열을 찍었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정말 뭔가를 할거 같다는 그 무서움. 그리고 이재명이 대선에서 떨어지면 다시는 정치인으로서는 재기할 수 없을거고, 대선은 꿈도 못 꿀거라 생각했지만, 그 무서움이 다시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재명이 대선 탈락 후 재기가 어려울거라 생각한 근거는 다음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대선후보가 된 후에도 경기도지사 시절 갑질 등 네거티브 요소가 여럿 터짐. 둘째는 윤석열 같은 보수 최약체 후보 상대로도 승리하기 어렵고, 대통령 지지율도 다 못 받아먹음.
그런데, 예상 외로 이재명이 다음 대선에도 나설 수 있을만한 근거도 두 가지가 생겼습니다. 첫째는 대선에서 예상 외로 높은 득표를 차지함. 둘째는 뜬금 없지만 대선 전에는 이재명이 좋아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이재명에게 투표를 하겠다던 층들이 스톡홀롬 신드롬이라도 생긴 것인지, 대선 후에도 이재명의 지지자로 남게 되었다는거. 거기다가 민주당 내에 다른 대선후보로 나올만한 인물도 마땅치 못 하다는걸 생각하면 이재명은 다음 대선에서도 민주당 후보로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그 전에 대장동 사건, 경기도지사 시절의 직권 남용과 같은 문제로 아예 피선거권이 박탈될 수도 있지만, 그 위기만 넘긴다면 여전히 무서운 후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재명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나오진 않을 것이고, 이후에 보궐선거나 2024년 총선을 통해 국회 입성을 노릴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재명에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합니다.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와 성남시장을 자기 편으로 채워넣어야,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의 잘못을 가릴 수 있을 것입니다. 성남시장은 측근이나 다를게 없는 은수미의 재선을 노려야 할 것이고, 경기도지사는 어떻게 될지 아직 예측이 되지 않습니다.

2) 이낙연
이낙연은 다음 대선에 나서기에는 지난 대선보다도 더 불리한 환경일거고, 직접 나서기는 거의 불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 나이가 벌써 69세로 대음 대선에는 70대 중반의 나이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으며, 민주당 내에서도 상당히 미운털이 박혔습니다. 당권을 놓고 이재명과 다시 한 번 부딪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거기서 이긴다면 혹시나 모르겠지만, 웬만해서는 다음 대선에 직접 나서긴 어렵고, 다른 인물을 지원해야 할 것 같은데, 이낙연계에 속하는 인물 중 대선후보가 될만한 인물은 없는 것 같습니다.

3) 그 외
그 외에는 마땅한 인물이 없습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떨어진 추미애가 대시 대권을 노리겠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안민석이 경기도지사를 노리는 것 같고 경기도지사가 된다면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경기도지사로 뽑히는 것부터 험란해 보입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었다면 이재명과 단일화한 김동연에게도 기회가 있었을지 모르나, 이재명이 떨어진 상황에서 김동연도 힘들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김동연도 보기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민주당으로서는 민주당판 윤석열이 나타나 주지 않는 이상은 또재명 말고는 대안이 없어보입니다. 그래서 위에서 이재명이 무섭다 적은 것입니다.

2. 국민의힘

19대 대선이 끝나고 20대 대선까지만 해도 윤석열 말고는 홍준표가 최고의 위치일 정도로 인재난에 시달리던 국힘이었지만, 다음 대선을 노리는 인재풀은 상당히 보강이 되었습니다.

1) 오세훈
오세훈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재선만 성공한다면 아마도 국힘 내 대선후보 1순위이고, 대음 대통령 후보로도 1순위가 될 수 있을거라 예상합니다. 무상급식 논란으로 런해버리고, 총선에서 연거푸 패할 때만 해도 끝난줄 알았던 오세훈이 박원순의 자살 덕분에 부활하여 이 정도 위치까지 다시 올라왔습니다.

2) 원희룡
지난 대선에서 MVP까지는 아니지만 윤석열을 옆에서 양호하게 도왔던 원희룡입니다. 아직 다음 역할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다음 대선의 유력 후보임은 확실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로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안철수가 들어옴에 따라 안철수와 역할 조율이 있을듯 합니다. 국무총리가 된다면 당연히 대선후보가 유력할 것이고, 경기도지사 후보가 된다면 웬만해서는 경기도지사 당선 후 다음 대선후보급으로 올라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홍준표
지난 국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나름 마지막까지 윤석열을 위협했고, 어제 새벽에 누구보다도 속이 쓰렸을 바로 그 분입니다. 나름 대권에 상당히 다가갔던 분이지만, 다음 대선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70대 대통령 불가능하진 않지만, 당장 지난 국힘 경선에서만 해도 5년 전에 비해 총기가 상당히 떨어진 모습을 보이던 홍준표가 5년 후에 대권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윤석열의 지원 요청에도 거의 요지부동이었던 점 또한 상당히 나쁜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4) 안철수
지금 국힘 소속은 아니지만, 합당이 예상되는 바 국힘 분류로 넣었습니다. 10년 간 정치하면서 정치적 자산을 까먹기만 하던 안철수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숙이고 들어가서 와신상담을 노리고 있습니다. 국무총리 등 행정가로서 면모를 보여준다면, 반등의 가능성이 있겠지만, 고질적인 정치력 부족으로 인해 당권을 잡기는 어려울 것 같고, 대선후보까지 가기에는 길이 매우 험란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국힘 대선후보가 되기보다는 그 전에 언제 국힘에서 때려치고 뛰쳐나갈 것인가에 더 기대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5) 그 외
종로 국회의원이 된 최재형, 미담 제조기였지만, 이미 지난 대선에 도전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비호감을 많이 쌓아버렸습니다. 대선에 다시 도전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경남도지사에 도전한 후 대선까지 도전할듯한 김태호, 하지만 이미 이명박 정부의 국무총리 후보 시절 너무 많은 결점을 드러내 보여서 도지사까지는 몰라도 그 후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 외에는 한동훈 등 윤석열의 검찰 측근 중에서 누군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