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선거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2/03/07 11:48:37
Name StayAway
Subject [일반] 선거에 즈음하여..
2008년 6월에 개인적으로 하루 정도 광장에 나간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5월 말 쯤이었을 겁니다. 당시 수입산도 잘 먹던 저로서는 시위의 내용 자체에 그다지 동조하진 않았지만,
사람들이 경찰에게 맞고 연행당하는 모습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현장에 나갔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죠. '님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도 그 때 즈음 알았던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아저씨는 당시 40대 중반 정도로 보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민주화운동 경력을 이야기 자랑스럽게 언급하면서,
이번 시위가 성공하려면 '누군가의 피'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누구 하나가 정부에 의해 죽어나가면 그 때부터 파급력이 달라진다는 이야기였죠.
뭐 개인의 의견이고 민주화 열사들이 실제로 존재하던 시절이니까 그려러니 했습니다.

그런데 그 즈음부터 소위 '여고생 사망설'을 포함한 각종 루머들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출저 불명의 엠뷸런스 사진이 증거라고 돌아다니고, 정체가 불분명한 관계자들의 증언이 이어집니다.
'누군가가 원하던 사실'은 많은 '팩트'들로 포장되어서 실제 진실인 것마냥 돌아다녔습니다.  

같은 '팩트'를 두고도 해석은 천차 만별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선동으로, 누군가에게는 숨겨진 진실로 둔갑하기 시작했습니다.  

음모론에 혹하는 심정은 이해가 갑니다.
가리워진 진실과 불편한 현실 사이의 어딘가에 있겠죠.
음모론에 접근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진실을 알고 싶다'는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만큼은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그 숨겨진 진실이 '내가 원하는 혹은 내가 동의하는 진실이었으면 좋겠다.' 생각은 접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심에 '사심'이 들어가는 순간 평범한 '팩트'는 정황증거가 되고, 특정인은 '용의자'가 됩니다.


현실로 돌아와봅시다.

차후 사태가 더 심각해질 수 있고, 더 혼란속으로 빠질 수도 있지만
스쳐가는 마음이나마 '더 혼란해졌으면 좋겠다. 더 곤란해졌으면 좋겠다.' 라는 심정으로 사태를 바라보진 말았으면 합니다.
그 작은 사심이 우리를 진정한 '팩트'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만들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뜨거운 가슴보다 차가운 이성이 더욱 필요한 요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

대략 탄핵 정국이 시작될때 쯤 제가 쓴 글 인데..
많은 분들이 진영이나 입장이 바뀌었을지는 몰라도 현상 자체는 크게 달라진건 없어서 퍼와봅니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근간이고, 선거는 축제라고 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근데 이번 선거는 좀 아닌거 같긴합니다. 그 만큼 치열하다는 이야기겠죠.

민주주의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시끄러울지언정 평화롭게 정권교체가 가능하고
모두가 그걸 인정하는 혹은 인정 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축배를 또 누군가는 고배를 삼키겠지만,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누가 당선이 되건 결과에 승복하고 휴유증없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입니다.

선거에서 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되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심지어 미국도 오바마 다음에 트럼프라는 역풍이 불었지만 지금은 다시 바이든이 집권한 상태죠.
물론 이 과정에서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긴했습니다만, 미국은 자정작용을 잃지 않았죠.

최근의 부실 선거는 누가봐도 문제가 많습니다.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누군가는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길 바라진 않지만 혹시나 부정 선거의 증거가 나오면 이 또한 사법절차에 따라 엄중히 처리해야합니다.
하지만 확정적인 판결 전 까지는 결과에 승복하고, 음모론을 확대 재생산하지 않는게 민주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의무겠죠.

물론 세부적으로 파고 들어가면 호불호가 나뉘는 부분이 있겠지만.
이준석의 지지자는 아닌 제가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서 대체로 좋은 평가를 내리는 건
다른 것도 있지만 유튜브 찌라시들이 퍼나르던 총선 음모론 프레임에서 빠져나와서
새로 구도를 짜고 낡은 보수를 재편하고자하는 큰 그림에 상당히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반농 반진이겠지만 심지어 황교안이 나았다. 민경욱이 나았다. 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이런 흐름이 다시 퇴행하는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몇 자 적어봅니다.

매번 드리는 말씀이지만, 각자 지지하는 후보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데몬헌터
22/03/07 11:54
수정 아이콘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네요
고봉밥
22/03/07 11:57
수정 아이콘
황교안 밈은 딱 농담으로 끝날 때 아름답죠. 진심으로 믿으시는 분들은....

술 한잔 마셨습니다... 선거가 잘 안되도 좋습니다. 하지만 황교안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진심을 다해 전합니다. 선거가 별로 일수있습니다 밤낮으로 고민하고 부정선거 주장했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습니다 저의 진심이 느껴지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리얼월드
22/03/07 11:59
수정 아이콘
Life goes on...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749 [일반] 조우형, 윤석열 만난 적 없다 / 박영수, 검찰 청탁할 이유 없다 [46] 아이n7838 22/03/07 7838
5747 [일반] 이번 정권이 의도적으로 부동산, 집 값을 올린건가요?? [94] 원스8666 22/03/07 8666
5746 [일반] 송영길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놀라운 반응 [61] 이호철11630 22/03/07 11630
5745 [일반] 최근 여초 커뮤니티 여론반전 및 통합 움직임에 관해 [183] 선인장20105 22/03/07 20105
5744 [일반] 야 이제 피습까지 나오네요 [92] 아린어린이13524 22/03/07 13524
5743 [일반]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피습당했습니다 [85] 고봉밥12422 22/03/07 12422
5742 [일반] ‘한번도 경험해본적 없는 전 대통령’ 문재인 [44] 라면8163 22/03/07 8163
5741 [일반] 20대 대선 승자와 득표율차를 모두 예측해 봅시다. (PGR의 집단지성!!!) [107] 호가든6329 22/03/07 6329
5740 [일반] 기표 후 공개된 투표지, 서울/부산선 유효 대구선 무효 외 [45] 아이n6315 22/03/07 6315
5739 [일반] 선거에 즈음하여.. [3] StayAway4220 22/03/07 4220
5738 [일반] 엠팍 게시글 추천수 조작 사건 [93] 카루오스12237 22/03/07 12237
5737 [일반] 과거 유시민 발언을 되새겨봅니다. [81] 65C029202 22/03/07 9202
5736 [일반] '김만배 녹취파일 사건' 관련 디시발 드립, 사건 설명 모음 [97] Alan_Baxter9579 22/03/07 9579
5735 [일반] 개인은 조직을 이길수없다? [28] 제3지대8589 22/03/07 8589
5734 수정잠금 댓글잠금 [일반] 김만배 음성 파일 “박영수 통해 윤석열의 ‘대장동 대출’ 수사 무마했다” [515] 앙겔루스 노부스28937 22/03/06 28937
5733 [일반] 3일 남았네요 [93] 김홍기9088 22/03/06 9088
5732 [일반] 오늘자 김어준 유튜브 근황 [263] 삭제됨23194 22/03/06 23194
5730 [일반] "노정희선관위원장님"부터 "우려했던 그 일"까지... [51] 염천교의_시선9677 22/03/06 9677
5729 [일반] [단독] 사전투표 난리난 날 선관위원장 출근도 안했다 [19] 모두안녕7746 22/03/06 7746
5728 [일반] 사전투표 사무원 근무 정말 역대 최악이였습니다. [32] 넙이아니8349 22/03/06 8349
5727 [일반] 이준석의 선거이후에 대한 인터뷰 [21] Restar8872 22/03/06 8872
5726 [일반] 공무원 실수로 선거인명부 누락 -> 대선 투표권 박탈 [33] 아이n10753 22/03/06 10753
5725 [일반] 국회의원의 선관위 항의방문 결과입니다. [122] 염천교의_시선14441 22/03/06 1444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