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권심판(교체) vs 정권재창출

여론조사들을 종합하면 정권재창출은 35 ~ 40%, 정권심판은 50 ~ 55% 이 사이에서 움직이는거 같습니다.

KBS 정치합시다를 보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박성민 컨설턴트가 말하는 [35 vs 55 법칙](정권교체, 심판이 55%에 도달하면 구도가 선거를 지배한다)이 작용하는 구도입니다. 윤석열 후보 캠프의 선거구호, 전략도 여기에 맞춰져있고요.

이재명 캠프는 당연히 정권심판 구도로 가면 너무나 불리한 지형이기에 탈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정권교체] 대신에 [정치교체]를 내세우면서, 안철수 후보에게 [4년 중임제, 이원집정제 개헌카드]까지 꺼냈어요.
김종인, 윤여준 만나고, 이따금씩 박정희 이야기도 꺼내고 오늘은 심지어 유승민 한테도 추파를 던지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해도 박스권 탈출은 커녕,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만도 못한 여론조사가 나오니 오히려 [정권재창출]을 이용하는거 같네요.

지난주 윤석열 후보의 적폐수사 인터뷰에 민주당 의원들이 결사옹위를 다짐하고, 청와대가 이틀에 걸쳐서 강력한 공세를 보였던 때를 기점으로 이재명 후보도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합니다.

오늘 선거운동 기간 시작이라 후보들 포스터를 봤는데… 이재명 후보 포스터 어디서 본거 같지 않습니까?
[17년 대선 문재인 대통령 포스터와 아주 똑같이 만들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들을 보면 친문 지지층이 많은 연령대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급격히 상승했는데, 결집은 성공했다고 봐야겠죠.

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권교체 vs 정권재창출 구도로 가는건 여당에게 매우 매우 안좋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임기 후반 지지율은 역대급으로 좋고
민주당 지지율도 여전히 30퍼센트 유지하고


과거 정권교체가 일어날때 여당상황과 비교할수도 없이 좋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민주당은 심판을 당한적이 없어요]

정권재창출이 되려면 집권여당은 어떤식으로든 심판을 한번 당해야 합니다. 아니면, 최소 내부투쟁을 통해 주류는 확실히 교체되어야 해요
그런데 17년 이후에 민주당은 심판은 커녕 전국단위 선거에서 [야당복을 타고나서] 역대급 승리만 쟁취했습니다.

심판하고 싶은 욕구는 하나도 해소 안됐고, 민주당 주류는 여전히 건재하고…

작년 재보궐 선거? 의미야 있겠지만, 전국단위 선거도 아니고 임기 1년짜리 단체장 선거입니다.
심판을 내렸다기에는 여전히 부족하죠.

결국 대통령 임기 후반의 여러지표는 여당에게 있어서 더할나위없이 좋지만,
정권심판 욕구가 하나도 해소가 안됐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정권교체 욕구가 (반대 그룹에게는) 엄청 높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주 민주당과 청와대에서 보낸 시그널을 바탕으로 결집이 이뤄지면서 지지율 격차는 크게 줄긴 하겠지만,
구도가 확정됐고 반작용 결집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 캠프에게 좋은 일인지는 의문입니다.

이걸 끝내 벗어나려면 [정치교체] 프레임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정말 가능할지….?


2. 집토끼 경쟁


역대 선거에서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이번 선거만큼 보수정당, 진보정당 모두 열을 올린적은 없다 생각합니다.

이재명 캠프는 고향인 TK에서 30 ~ 40%, 몇년새 스윙지역화 된 PK에서 4~ 50%를 잡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윤석열 캠프는 열차를 빌리면서까지 호남을 훝고 있죠. 이준석 대표는 아예 섬 지역도 돌아다니고 있고요.


누군가는 보수정당은 호남에 신경쓰는거보다 인구가 훨씬 많은 영남의 집토끼를 지키는게 옳은 전략이라 하지만, 호남에 신경써야 [호남출신 수도권 유권자]들도 끌어당길수 있기에 지금의 전략은 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선거 구도가 정권심판 vs 정권재창출로 잡혔기에 이런 양당의 노력이 목표만큼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 살짝 듭니다.



3. 20대 여성

여론조사상에서 드러나는 핵심 균열은 이제 지역이 아니라 세대가 된지 오래입니다.
여기서 이준석 대표와 보수정당은 성별 균열도 찾아내어 20대 남성 유권자를 꽉 잡게 되었고, [여가부 폐지]와 같이 효능감을 채워줄 만한 공약을 내고 있습니다.

다만, 20대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대선 구도에서 소외되고 있죠.
이재명, 윤석열 캠프 모두 공약을 내지 않는건 아니지만, 막상 [여가부 폐지]와 같이 20대 여성들의 정치 효능감을 채워줄만한 공약도, 후보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제3후보]가 20대 여성들에게 의외로 지지를 좀 받았었는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심상정 후보가 20대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이 나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일수도…?


4. 네거티브 & 사건 사고


솔직히 3주 앞둔 시점에서 네거티브가 후보 지지율에 영향을 줄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혜경씨 녹취록이 터지든, 대장동 의혹이 또 터지든
윤석열 후보가 다리를 올리든, 장모 의혹이 또 터지든

선거가 이미 [정권심판 vs 정권재창출] 구도싸움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그리고 양 진영 모두 총결집의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지지성향에 영향은 없을거라 확신합니다.

저번 총선처럼 [차명진급 핵폭탄]이 터지지 않는 이상 크게 구도가 바뀌진 않을거에요


5. 야권 단일화?


4번과 마찬가지로 크게 영향은 없을거라 봅니다.
안철수 지지율에는 양 진영의 표가 혼재되어 있는데, 빠져나가면 나갔지 머무를 일은 없다 생각합니다.




그냥 대선이 3주 남았고 대충 생각나는데로 적어봤는데
이상한게 있더라도 뇌내망상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