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을 비롯해서 각종 커뮤니티에서 선거 관련 이슈로 들끓는 걸 보면 선거철이긴 한가 봅니다. pgr과 펨코 모두 애정하는 사람으로서 펨코에 대한 일방적인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게 아쉬워 글을 올립니다. 

1.펨코가 2030남자의 정치적 성향을 모두 대변하진 않는다
펨코 분위기는 반민주당ㅡ친이준석 성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만 여조를 뜯어보면 20대 남성 계층에서 지지후보가 없다,모른다가 가장 많고 이재명 지지율이 15프로 이상 꾸준히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 중 특정 정치 고관심층ㅡ친이준석계가 펨코에서 두드러지게 활동하는 것이지 친민주당 성향의 젊은 세대도 어느 정도 분명 존재할 겁니다. 당장 펨코에서 그렇게 밀었던 홍준표는 당내경선에서 윤석열에게 밀렸죠. 20대 여성은 정치적 스펙트럼이 펨코로 대표될 수 없다는 것도 너무 당연하고요. 펨코의 영향력은 전체 대세를 뒤바꿀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펨코의 의견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2.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고추가 맵다
무야홍 밈과 홍준표의 급부상, 이준석 신드롬, 언론의 인용 추세나 빈도 등을 봤을 때 마냥 무시할만한 여론은 아닙니다. 이재명과 김남국도 비추받고 쫓겨나긴 했지만 펨코에 직접 글을 올려서 소통 시도를 한 적이 있지요. 제도적 정치권에서 쟤네 그냥 미쳤다고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는 세력이라는 점에서 펨코는 일베와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봅니다.

3.암묵적인 선은 지킨다
적어도 세월호 희생자들을 어묵에 비유하는 너절하고 저급한 희화화 글은 제 기준으로는 못봤습니다. 표현하는 언어의 수준은 낮아도 일방적인 인신공격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의 선거윤리를 해치는 행위까지는 커트하는 자정 능력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펨코와 일베를 동급으로 보는 것을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4.펨코의 한계와 가능성
일부 일베와 동일시 취급하는 의견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한계도 있다는 걸 의미하겠지요. 좌절과 분노, 일방적 혐오를 지양하고 건전한 참여와 대안제시능력을 보여준다면 청년세대의 정치적 요구를 표상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봅니다.

5.마치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당선 이후에는 세대통합과 젠더갈등 해소에 신경을 많이 썼으면 좋겠어요. 펨코의 태동이 젠더와 세대갈등에서 시작되었거든요. 특히 젠더갈등의 경우 여가부, 할당제, 장병우대 등의 이슈와 모두 얽혀있어서 정말 신중히 다뤄야 할 겁니다. 펨코가 다시 본래 목적인 축구 커뮤니티로 돌아오길 기대하면서도, 갈 곳 없는 청년들이 현실적으로 목소리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라는 점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