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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3/31 09:23:57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칼럼] 한국외교 : 흘려보낸 기회, 다가오는 위기 (수정됨)
https://news.joins.com/article/24024350?cloc=joongang-home-opinioncolumn

오늘 위성락 전 대사께서 중앙일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위성락 대사는 외교부 북미국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분입니다. 한국-소련 수교 당시 협상 실무팀이었고, 노무현 정부 당시 제2차 북핵위기가 발생했을 때 북핵문제를 지휘했습니다. 정부를 가리지 않고 요직에 중용되었으며 주러시아 대사를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은퇴했습니다. 그는 당파적 성향을 내비치는 분이 아니나, 요즘 대단한 위기의식을 갖고 칼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책도 한 권 쓰신 적 있죠. 대한민국의 외교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문정인 류의 책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무튼 본 칼럼으로 다시 돌아가서...

위성락 대사는 한미 2+2 장관회의를 흘려보낸 기회이며 향후 더욱 큰 위기가 다가올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가 요약한 문구를 가져오겠습니다. 

"한국은 2+2 회의에서 미국 주문 회피하고 미국도 한국에 호응 없어"
"일본은 모든 문제서 미국과 의견 일치하며 상호 신뢰 굳건히 해"
"북한 추가 도발 가능성 커지며 한미일 대북 압박 공조 강조될 듯"
"한국은 미중압박, 일본냉대, 북한도발의 삼각파도 휘말릴 수도"

전략적 모호성은 비용이 크고 이익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중국을 안심시키고 미국의 불신을 초래하는 전략인데, 문제는 한국은 미국과 공식적으로 동맹을 맺은 상태이며, 중국은 점점 미국의 적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중국이나 북한을 자극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반대로 미국을 자극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럼 이는 전략적 모호성이 아니라, 상대를 짜증나게 하는 도발이 됩니다. 특히 한미 2+2 장관회의 직후 중국의 환구시보가 한국을 칭찬하고, 또 어제 이광재 의원이 주최한 한중외교포럼에서 중국공산당 소속 관료가 다시 또 한 번 한미 2+2 장관회의 관련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칭찬했는데 (https://www.hankyung.com/politics/article/202103295642Y) , 이러한 행위가 미국 측에게 어떤 시그널을 주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미국은 중국과 알래스카 회담을 살벌한 분위기에서 마친 직후 EU와 NATO와 조율한 끝에 중국 어젠다와 인도태평양 어젠다를 관철시켰습니다. 그리고 서방세계의 전방위적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또한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이란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과 김정은이 친서를 교환한 것은 중국이 북한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또 북한은 중국을 지랫대로 한국과 미국에 대해 어떤 자세를 보일 것인지 예고하는 것입니다.  

이 와중에 러시아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하여 서울에서 뜬금포로 미국을 비판했고, 우리나라는 코로나가 안정되는대로 푸틴대통령의 조속한 방한을 고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말 한국 외교부장관 정의용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중국은 환구시보를 통해 대놓고 미국의 동맹구축 전략의 약한고리는 한국이라고 지적했는데, 한국은 딱 중국이 말한대로 행동하는 모양새입니다.

현재 청와대 머리속에 오직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이것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나오는 행보인데, 여기에는 국제정세에 대한 객관적 분석도 판단도 없으며, 여기에 저항하지 않고 순응하는 고위 관료들은 아주 비겁한 사람들입니다. 

위성락 대사는 칼럼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정세 전망은 어둡다. 물론 이는 오래전부터 예상되던 것이므로 피할 대안을 고심했어야 한다. 적어도 바이든 정부를 상대로 국면을 바꿀 새로운 접근을 치열하게 시도했어야 한다. 한·미 2+2 협의는 그럴 기회였다. 그런데도 이를 흘려보냈다. 잘된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제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현란한 견인에 방향타 없이 휘둘리고, 일본의 냉대에 시달리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초조해야 하는 삼각 파도에 휘말리는 상황으로 밀려가고 있다."

참고로 다담주 일본의 스가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여 바이든 정부 첫 대면 정상회의가 열리게 됩니다. 양측은 미일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을 명기하는 것을 조율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그제 42년만에 처음으로 현직 미국대사가 대만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본 외무대신과 방위대신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하여 일본-인도네시아 2+2 회의를 진행하고 서플라이체인 다변화 및 군수품 수출에 합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자민당 내부에서 대만 관련 특위를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본-대만 2+2 회의의 정례화도 검토 중에 있습니다. 물론 일본이 파이브아이즈에 가입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영국 측에서 이를 바라고 있는데, 아직 결론난 건 없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아주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고, 대만은 특히 자국의 생존이 걸린 사활적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정부 측 인사들은 우리의 레버리지를 모두 버리는 것이 "자립외교"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미동맹을 경시하고 중국 측 의도에 순응하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자립외교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비극적인 일이며, 돌이킬 수 없는 순간까지 이렇게 방향타 없이 항해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PS. 방금 또 정의용 장관의 중국 방문 관련 속보가 들어왔군요. 한겨레 길윤형 기자가 쓴 글입니다. 

"이번 중국 방문은 정 장관이 취임한 뒤 처음 이뤄지는 해외 방문이고, 한국 외교장관의 방중으로는 2017년 11월 이후 3년4개월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회담 장소가 첨예하게 고조된 미-중 갈등의 최전선인 대만을 마주보는 샤먼이어서, 중국이 이번 회담을 자신들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선전하는 무대로 활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 외교장관의 방중이 중국의 선전도구로 활용된다면 정말 아주 큰 문제일 것입니다.
박근혜의 전승절 참석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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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31 09:35
수정 아이콘
머릿속이 꽃밭이라고밖에...
21/03/31 09:40
수정 아이콘
한국이 현재의 국제외교전에서 손을 놓고있는건 분명해보입니다.
바이든 체재 이후로 미-중이 각자 외교전을 치열하게 전개하면서 동맹들을 모으는 형국인데, 한국은 그걸 신경쓰지 않아요.
그놈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 하나만을 보고 달리는 모양세인데, 북한문제는 한국에서나 중요하지 세계의 관심사에서 이미 멀어져있다는걸 눈치채지 못하는듯 하네요.
카라카스
21/03/31 09:41
수정 아이콘
청와대 머리속에 있는건 한반도 평화 이런게 아닙니다.
중국 북한과 친하게 지내며 그 정치체계를 옮겨오고 싶은거죠.
훈수둘팔자
21/03/31 09:46
수정 아이콘
저도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헛소리는 이제 좀 갖다 치워야 한다고 그렇게도 얘기했는데...하..
일반인이 머리속이 꽃밭인 거야 뭐라 할 바 아니지만, 정치인 및 외교 인사가 저러는 건 그냥 죄악입니다.
이번 21년이 미중대립 기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지 않을텐데, 이번 1년을 이렇게 날린다는 것 자체가 한숨만 나오네요.
21/03/31 09:49
수정 아이콘
이대로 가다가 정말 미중간에 전쟁이 발발하고 우리가 박쥐취급 받게 된다면 100년 뒤 현 정권의 평가는 지금의 우리가 고종에게 하는 평가와 같은 수준이 되겠죠. 다른 대안도 있는 상황에서 괴상한 코인 탔다가 나라 운명 거덜내는 거 말입니다.

지금은 미중간 무력충돌이 미국 전문가들 예상대로 2025년 이후에나 벌어지길 바랄 수 밖에 없네요. 진짜 내년 대선이 더 중요하게 되어가요.
DownTeamisDown
21/03/31 09:52
수정 아이콘
당장 중국이나 미국이나 지금당장 전쟁할준비가 안되어서 어느정도의 시간은 있을겁니다.
그래서 다음대통령이 어떻게 하냐가 중요하겠네요.
내배는굉장해
21/03/31 10:06
수정 아이콘
지금 정부의 외교 정책은 지난 시간 동안 이미 보여줬잖아요? 달라 질 리 없습니다. 어떻게 되든 간에 다음 정권이 수습해야겠죠.
21/03/31 10:10
수정 아이콘
오늘 뉴스보니 김여정이 "미국산 앵무새"라며 또 막말했더군요.

그렇게 북한에 매달려놓고 , 저런 취급이나 받는게 현주소입니다.
Cookinie
21/03/3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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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5000시간 플레이한 사람도 저것보단 잘하겠다.
어서오고
21/03/3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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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냥 미국 스탠스도 그렇고 다음 정권 기다리는거 같아요. 뭐 얼마나 심각하다 위험하다 이런소리가 반복되봤자 공허한거죠. 미국도 아예 한국을 버릴 이유는 없고 그냥 한국의 발언이나 중요성이 축소되는 수순이죠. 근데 뭐 애초에 대단히 높다고 보기도 어려웠으니...중요도가 높다고 한들 니들 반도체 사업 보호해줄게 이럴거같지도 않고...이제 미국이 제대로 반도체 굴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 tsmc 수준의 비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가진것도 아닌데...
21/03/31 11:25
수정 아이콘
머지않아... 미국의 인내가 돌아올 수 없는 변곡점에 다다를 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만을 둘러싼 남중국해 긴장 상황도 어떻게 흘러갈지...
중국 중시, 북한 짝사랑으로 일관하는 정부...다가올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이 아닐 겁니다.

별개로..지금 서울거주 중국인 유권자들이 결집하고 있다는군요.
만약 사실이라면...정말 나라꼴 우찌 이리 돌아갈 수 있습니까.
민주당 너네들..증말!!!!
덴드로븀
21/03/31 11:49
수정 아이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12296820&isYeonhapFlash=Y&rc=N
[[속보] 백악관 "한미일 안보실장 4월 2일 미국서 3자 협의"]

이런 속보가 떴네요. 흐으으음.... 한미일이라...
Scavenging Hyena
21/03/31 12:15
수정 아이콘
문재인씨의 패악질은 셀수도 없지만 그중에 원탑이 외교참사라고 봅니다.
북한 중국만 바라보다가 사방을 다 적으로 만들어 버렸죠. 물론 북한한테도 개무시 당하고 있고...
쓰레기 같은 운동권 적폐들 빨리 갈아 치워야 됩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3/31 16:54
수정 아이콘
진짜 이해가 안가는게 다 이해가 가도 진짜 이해가 안가는게 대체 북한은 왤케 문재인 욕하는거에요? ;;;
아리쑤리랑
21/03/31 17:22
수정 아이콘
크게 어려울게 없죠.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안가지만 북한 입장에서 보자면 이거 해준다 저거 해준다 공수표는 남발했는데, 정작 미국 때문에, 국제 제재때문에 등등을 이유로 실질적으로 진짜 해주는건 없고 정치잇속만 챙기니 이용만 한다고 생각을 할테니까요. 김정은이 원하는건 민족, 화합, 평화, 우애, 동포 이런 허울좋은 말이 아니라 달러뭉치니까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3/31 19:15
수정 아이콘
흠.. 국정원 특활비 늘리고 등등해서 어느정도 성의표시는 하지 않았나요? 최소한 박근혜보다는 낫지 않나 싶은데. 쩝. 딱히 문재인이 북한에 harsh 하게 한게 없는거 같은데 왤케 욕하는지.. 제가 문재인을 싫어하는거와는 별도로 북한이 문재인한테 원색적인 욕하는게 매우 기분이가 상합니다.
아리쑤리랑
21/03/31 22:46
수정 아이콘
그런것보단 기대한거 대비 안준다는것만 생각하는거죠. 북한은 특히 자기는 최고의 국가라고 자기 세뇌하는 동네인데 미국이랑 맞서는 자신들에게 미국에 막혀 아무것도 못하는 존재가 이렇게 했다하면 납득이 되죠.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3/31 22:59
수정 아이콘
흠.. 여튼.. .. 최소한 다른건 몰라도 북한과의 관계는 조금이나마 진전되지 않겠나...

최소한 개성공단 과 금강산 관광은 재개되지 않겠나...

이산가족 마지막 상봉이라도 좀 하지 않겠나..

거기서 좀만 나가면... 러시아쪽 철도 / 중국쪽 철도 ( 서울에서 북경까지 1천km 밖에 안됩니다. 케텍스로 5시간이면 갈수 있... ) 연결하지 않겠나..

이정도는 합리적으로 기대했는데...

너무 북한이 야속하고 밉습니다.. 정권 초반에 유시민이 김정은 계몽군주라고 뭐라할때는 뭔가 희망적이었는데... 지금보면 유시민은 걍 뇌피셜 전문가인듯..
아리쑤리랑
21/03/31 23:00
수정 아이콘
계몽군주는 18세기에 성행하던 개념인데 18세기 사람을 21세기에 가져다 놓으면 그렇게 되겠죠.
Normal one
21/03/31 13: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미국이 현 정부에는 큰 기대를 안할거라 봅니다. 물론 이번 정부가 남은 기간 동안 계속 똥을 싸기 때문에 실점이 누적되긴 하겠지만 미국도 우리 입장에서도 본게임은 차기 정부가 되겠죠.
박근혜가 중국을 움직여 북한 코인 타려고 전승절 갔다가 개피보고 , 문재인 또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하나만 보고 달려가는데 둘다 현상파악 못하고 정권 교체가 유력해 보이는 상황이니 , 내치에서나 외치에서나 시대착오적인 정권들이였죠.

이래나 저래나 다음 정권이 정말 정말 중요하고 얘네가 박근혜 , 문재인 처럼 행동하면 진짜 나락가는거죠.
단비아빠
21/03/31 15:53
수정 아이콘
현 정부의 외교 노선이 적어도 정권 초에는 그렇게까지 욕먹을 정도 수준의 것은 아니었을겁니다.
다만 너무 빠르게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어서 문제겠지요.
본문처럼 현 정부의 줄타기 노선은 결국 미국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정책이죠.
우리가 정말로 마지막의 마지막에 중국을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라면 구지 지금 미국 기분을 거슬러서
좋을게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21/03/31 16:06
수정 아이콘
전략적 모호성 = 명목상 미국의 동맹이지만, 실질적으론 중국의 동맹처럼 행동해서 모호한듯 시그널을 보내기
21/03/31 16:20
수정 아이콘
기대하지 않으니까 해도 된다는 말은 어딘가 좀 웃프기도 하네요.
대만 맞은편에서 한중회담 하는걸 보니
그만큼 중국의 압력이 강하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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