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200404155005557
유승민 "문재인 정부, 코로나 주범이면서 포장에 능해“


유승민의 정치인으로서의 가치는 합리적 보수라는 이미지죠. 그를 합리적 보수라고 부를 수 있느냐를 놓고 따져본다면 여러 비판이 가능하겠지만, 그것과 별개로 그에게 가장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죠. 그렇다면 이런 재난 상황에서 합리적 보수는 어떤 모습일까요. 정답은 모르겠지만, 정부의 대응에 부족한 점을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해서 방역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조언을 하고, 함께 재난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내는 게 합리적 보수의 모습이 아닐까요.

그런데 합리적 보수라는 유승민이 겨우 이런 주장을 하니 공허하네요. 그간의 과격한 보수와도 차별화가 되지 않고요. 물론 선거국면이라서 다른 스탠스를 취하기는 쉽지 않겠죠. 그렇지 않아도 미통당에서 자리잡기가 어려운데 더 곤궁한 처지가 될 수 있죠. 또한 그가 황교안에게 무시를 당하면서도 지원에 나서는 걸 보면 정치인으로서의 야심은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니 미통당과 결을 같이 하려는 것도 이해못할 일은 아니고요. 그렇지만 그간 미통당에서 주장하던 것에서 일인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그저 상대를 깎아내리는 주장을 통해서는 합리적 보수라는 유승민의 가치를 보여주기 어렵죠.

더욱이 그런 주장에 동의하는 국민이 별로 없어요. 정부의 코로나 19 대응에 문제가 있다 해도 그동안 상당히 선방했고, 노력하고 있는 걸 정부를 비토하는 보수층의 일부와 중도층에서도 인정하고 있죠. 그렇다면 감정에 덜 치우치고 합리적인 제안을 하는 모습을 보여줄때 그가 소구력이 있다고 믿는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힐 수 있죠. 그래야 정치인 유승민의 호감도나 대안으로서의 가치도 올라갈테고요.

유승민은 기존의 보수와는 결이 다르고 무늬가 다른 모습이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정치적 위상이 올라간거죠. 물론 그것만으로는 확장력이 부족하겠지만, 그런 합리적 보수로서의 가치를 증명해야 합리성을 중시하는 젊은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죠. 그래야 원외에 있어도 당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요.

그는 지금이라도 합리적 판단을 해야죠. 정부를 칭찬하라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정치 선동에 휩쓸리지 말고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라는 거죠. 포지티브한 메시지를 통해서 대안으로서의 보수를 어필해야죠. 이렇게 합리적 보수의 얼굴은 흐릿해지고 얼룩만 묻히면 그의 정치적 여정은 더 암울해 질뿐이죠. 자신에게 그나마 남아있는 정치적 자산을 이런식으로 까먹게 되면, 결국은 보수 안에서도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잊혀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