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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6 01:44:30
Name 내일은
Subject [일반] 안철수에 관한 단상
1. 안철수가 사퇴했다.

2. 안철수가 사퇴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다. 하지만 단일화에 관한 협상이 서로 날선 상태로 이뤄지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사퇴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3. 안철수가 사퇴하리라고 예상한 것은 다음과 같다. 일단 후보 등록일과 선거일이 너무 가까워 여론 조사외에는 마땅한 단일화 합의 방안을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여론 조사 결과는 지속적으로 안철수에게 불리하게 나오고 점점 더 나빠지고만 있었다. 지지도, 적합도는 오차 범위 이상 차이가 나고 10% 이상 문재인 후보가 더 나오는 조사도 적지 않았다. 그나마 마지막까지 이기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는 가상 대결조차 오차범위 내에 우위였고 그것도 점점 쫓기는 상황이었다. 단일화 합의만 이루어지면 패배는 명약관화했다. 그래서 단일화에 합의하고 여론조사 후 패배하던지 아니면 후보 간 담판 후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4. 안철수는 야권 지지자중 상당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 지지자들과 민주당 조직력에 대항하기 위해 '공론조사'를 들고나오면서 조사를 위한 패널 선발을 문재인 측은 (민주당 대통령 경선 때 문재인 후보가 절반의 지지를 얻지 못한) 민주당 대의원으로 안철수 측은 안철수에게 선거자금을 직접 기부한 펀드 후원자로 하자고 제의했다. 이런 비대칭한 패널 구성 제안은 고등학교 1학년 일반 사회만 공부한 사람이라도 상상도 못할 착상이었고, 사회과학이  수백년간 사회조사 분야에서 쌓아놓은 성과를 뿌리 째 무시하는 제안이었다. 아무리 문재인 측이 단일화 방안을 안철수 측에 일임한다고 해도 그건 상대의 '양심'에 맡긴다는 뜻일텐데, 그런 일임에 이런 제안을 한다는 것은 '양심'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런 무리한 제안을 전국민이 지켜보는 후보단일화를 위한 TV토론에서 후보가 다시 한번 하자고 제안하였다. 이런 '양심 없는'무리한 제안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본인도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보았다.

5. 더군다나 이런 무리한 제안에 대해 문재인 측이 다시 문재인 측이 유리한 적합도와 안철수 측이 유리한 가상대결을 50:50으로 혼합하자는 역제안을 하였는데, 안철수 측은 여기에 대해 '적합도' 대신 '지지도'를 넣어야 한다고 '최후 통첩'을 하였다. 결국 안철수 측의 이런 연속된 무리한 제안은 결국 인터넷에서 "양념 반, 간장 반" 제안이라는 희대의 드립과 조롱을 사게 되었다.

6. 그런데 이런 단일화에 대한 국민들의 조롱을 사고 불신을 만든 책임 소재에 대해서 안철수는 사퇴선언때 단일화 과정에서 문제는 자신의 책임으로 돌려 달라고 하였다. 과연 이 발언은 레토릭 일 뿐일까? 앞 4, 5에서 썼듯이 이런 연속적으로 무리한 제안이 나온 배경에는 안철수 캠프 협상 당사자의 일부의 무리수가 아니라 안철수 본인 자체가 어떻게든 승리하기 위해 직접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기자 회경 중에 문재인 후보에게 제대로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직격탄이나 후보 단일화 토론에서 본인이 직접 '무리한' 제안을 확인하는 모습 등으로 그렇게 추정한다.  

7. 결국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면서 말한  단일화 합의 과정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은 사실 안철수 캠프 측과 안철수 본인의 책임이 가장 컸다.

8. 안철수의 후보 사퇴는 사퇴 전에 문재인 후보와 상의 했다고는 하나 상대와 자신의 캠프 측가 지속적으로 협상하는 가운데 어떤 시그널도 주지 않고 전격적으로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급작스럽고 전격적인 사퇴일까? 후보 사퇴 선언 타이밍은 후보 등록일 전 일간신문이 마지막으로 발행되는 토요일 조간신문 마감과 각 방송사 8시, 9시 메인 뉴스 시간을 맞출 수 있는 금요일 저녁. 아무리 생각해도 무엇인가 중요한 선언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자 마지막 타이밍이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9. 어떤 의견에 의하면 안철수 후보는 처음부터 사퇴할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사퇴 선언 전날 박선숙 사무총장이 나와 '최후통첩'을 한 것도 그렇고 다시 '양념 반, 간장 반' 제안을 봐도 그렇고 안철수 측은 문재인 측을 지속적으로 압박하였다. 적어도 내일 사퇴할 사람들이 그렇게 욕먹을 할 짓을 한다는 것은 안철수의 지적능력을 무시하는 것이다. 반대로 앞서 썼듯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패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문재인 측을 압박함으로써 자신들의 무리한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아예 먼저 사퇴하기를 바라는 '치킨 게임'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리고 그 치킨게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점점 적어지자 다른 선택지 가운데 안철수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본다. (다음에도 썼지만 실제로 많이 얻었다)

10. 이 전격적인 사퇴를 통해 안철수가 얻은 것은 정말 많다.
A. 후보 단일화에 협력했다는 명분을 얻었다.
B. 후보 단일화를 했지만 여론 조사가 국민 경선 등 어떤 실제적인 겨룸 없이 사퇴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안철수는 지지 않은 상태에서 물러났다는 믿음-신화가 되었다. 안철수가 지지 않은 것은 확실히 사실이다.
C. 안철수는 문재인 민주당 캠프 측과 후보 단일화와 그 후속 대책에 대한 어떤 합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패배한 측은 승리한 측을 지원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협력해야 한다는 의무가 없다. 따라서 후보단일화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안철수의 본격적인 움직임을 얻어야 하는 문재인과 민주당은 '합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안철수에게 양보할 수 없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한다는 내외의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D. 지지 않았고 합의도 없었기 때문에 안철수는 문재인이 패배해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는다. 아니 아직 지지 않았기 때문에 안철수에 대한 야권의 기대는 5년 뒤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때까지 안철수가 할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뿐이다. 야권의 공주님이 되는 것이다.
E. 문재인과 민주당이 이겨도 정몽준처럼 막판에 배신하지 않는 한 자동적으로 차기 주자가 된다. 10-C에 썼듯이 선거과정 뿐만 아니라 선거 후에도 민주당은 안철수에게 어느정도 지분을 양보할 수 밖에 없다.

11. 결론적으로 안철수는 전격적인 후보 사퇴를 통해 단일화 합의와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은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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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그런데 이것으로 충분한가? 10에서 썼듯이 안철수는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본인이 약속한대로 정치를 계속한다면 선거 후에 여야 어디가 되든 간에 비중있는 정치인일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실제 출마한지 2개월에 구체적인 공약과 비전은 겨우 1-2주 전에 나왔기에 거기에 대한 어떤 검증을 할 시간이 없었다. 하다못해 공주님도 국회의원 경력이 15년쯤 되니 본인이 발안한 법안은 별로 없어도 어떤 법안을 지지헀는지 찾아보고 검증이 가능하다. 그런데 안철수는 그런 것도 없고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 한권에 담긴 약간의 비전과 출마 후에 나온 약간의 발언 밖에 없다. 다만 안철수 본인이 그렇게 말했고 안철수 지지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듯이 안철수의 말은 그의 속마음과 일치하다면 (겉과 속이 일치하다면)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안철수의 말로 그의 정치적 이념을 검증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이다.

13. 안철수의 정치개혁안을 보자면 새정치를 추구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새'라는 것은 기존 것과 다른 것이라는 거고 사실 모든 정치인이 언제나 말해온 것이다. 다만 그걸 몇달 전까지  정치인이 아니었던 안철수가 말하는 것이 새로왔을 뿐이다. 그나마 어느정도 구체적인 내용을 찾아 볼 수 있고, 후보단일화토론에서도 쟁점이 된 것들로 국회의원 정수 축소와 권한 축소 등  안철수의 정치개혁안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이나 그보다 왼쪽에 있는 개혁진보층이 보건데 뭔가 새롭기는 하지만 '개혁' '쇄신'안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손호철 "정치쇄신안, 문재인 B 박근혜 C 안철수 D학점"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1802136

일단 국회의원은 특권층이 아니다. 재벌이나 판검사등 사법엘리트, 행정엘리트 들과 달리 선거로 교체가 가능한 권력이다. 또한 그 권력은 개인의 능력이나 출신 떄문에 주어지는게 아니라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것이고 그 권력으로 재벌이나 사법엘리트, 행정 엘리트를 견제하라고 주어지는 것이다. (적어도 이론 상으로는 그렇다) 국회의원의 숫자를 줄이고 권한을 줄이자는 것은 다른 말로 국민의 대표 숫자를 줄이고 국민의 권한을 줄이자는 이야기다. 뭐 시중의 장삼이사가 보기에는 국회의원이나 재벌이나 다 권력자이기는 마찬가지 일 수 있다. 그런데 막강하고 거대한 권력을 가지는 대통령에 출마한다는 사람이 그깟 국회의원의 특권부터 줄이자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좀 이상하다. 적어도 대통령의 권한부터 이야기하는게 정상이 아닐까?

14. 안철수의 경제 개혁안은 애초 기업가 출신이기도 하고 장하성 교수가 책임진다고 할 때 부터 예상되었지만 기본적으로 재벌을 지금 상태에서 딱히 어떻게 개혁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보다 더 경제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는 정도이고, 출자총액제 등은 지금 비율 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영업자에 대한 간이과세와 기존 기업에 주어졌던 세제 혜택 등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금 정권과 그렇게 다른 정책을 펼 것 같지는 않다. 경제면에서는 차라리 국가독점자본주의 발전을 경험하고 배워왔던 박근혜 측이 더 급진적인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뭐 꼭 바꿔야 하나... 지금 현실도 불편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절반은 될텐데...

15. 외교 분야야 뭐 지금 MB정권과 똑같고.
문재인 "안철수 금강산 해법, MB와 같다"... 정말 그럴까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05587

16. 공약만 보면 대통령 후보 안철수는 개인적으로 지지하기에는 너무 오른쪽에 있는 후보 였다. 전체적으로 정책성향을 보자면 민주당 우파블록 (김진표 정도?)에서 더 오른쪽에 위치한 정치인이라고 보는게 맞다고 본다.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는 문재인 후보가 너무 급진적이어서 지지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반대로 안철수 후보는 (공주님 집권 저지라는 당면 과제 빼고 본다면) 민주당 좌파블록에서 왼쪽으로 진보블록쪽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보기에 정권교체라기 보다는 정권교대에 가까운 인물이기에 지지하기에 애매했던 인물이라고 본다.

17. 마지막으로 정치인이 된 인간 안철수에 대해 개인적인 평가는
A. 거짓말은 안한다. 정말 생각한 대로 솔직하게 말한다.
B. 본인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면 그 생각을 이루기 위해 엄청 노력한다.
C. 지는 것은 싫어한다.
D. (A, B,C 종합) 대개의 인간은 불행하게도 자기중심적이고 기회주의적이다. 그런데 안철수는 다르다. 안철수는 무엇인가 해야 할 것이 있다고 믿으면 그걸 이룰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지금 '새정치'가 필요한데 본인만 그걸 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애초 그걸 남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뛰어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새정치를 하기 위해 모든 주변 상황 판단을 거기에 맞춘다. 예를 들어 자신의 후원자들을 공론조사 패널에 넣는 구성 같은 다른 정치인 같으면 자기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남에게 미루고 직접은) 안 할  어처구니 없는 짓도 그게 (안철수 본인이 이겨) 새정치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도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걸 한다! 다시 말해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생각하고 그걸 실제로 한다. 겉과 속이 일치하는 것이다. 오해를 막기 위해서 다시 한번 쓰지만 이건 안철수라는 인간이 절대 자기중심적이어서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목적중심적이고(그 목적은 절대 자기에게 있지 않다. 단지 그 목적이 정말 다른 모든 것들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18. 여튼 정치인 안철수는 앞으로 두고두고 볼만한 흥미로운 인간이다.
18-1. 첨언해서 안철수가 다음 지방선거 때 경기도 지사에 출마하기를 바란다. (서울시장은 그냥 원순이 형이 몇번 더 하고) 서울대 융합대학원장으로 경기도에 연고를 주장할 수도 있고, 행정경험을 쌓으면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양분하고 있는 경기도 의회를 두고 구체적인 정치세력 없는 안철수의 새정치는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 시범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도지삽니다가 또 출마할지는 모르지만 안철수 상대로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고 경기도 정도의 넓이와 인구를 가진 지자체에서 선거 경험을 쌓는 것이 차후 국회의원 선거나 차차기 대선에서 경험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18-2. SBS 기사를 보고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21126130004452
이 기사를 봐도 역시 생각에는 변함없다. 문재인과 안철수 당사자간 대화에서도 안철수는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은 자신이 더 가지고 있다라는 것을 강조했는데, 대개의 정치인(그냥 대다수 사람들도 마찬가지) 저런 자리에서의 대화라면 아마 저런 노골적인 이야기는 안할 것이다. 보통 이념이나 정책 지향, 정당성을 같은 것을 이야기 할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는 노골적인 이야기를  한다. 왜? 단일화라는게 결국 박근혜를 이기기 위해서 하는건데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자신이 가장 크니까! 상대방이 어떤 이념이나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왜? 이길 수 있는 가능성보다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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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여기에 더해  지금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평가와 실천가능성을 보자면

박근혜: 뭔가 바꾼다고 해준다고 말은 잘하는데 당선되면 안바꾸고 안해줄 것이다.
안철수: 뭔가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은 하는데 당선되면 안바꿔도 될 것 같다고 할 것이다.
문재인: 뭔가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당선되면 바꿀려고 노력은 할텐데 잘 안될 것이다.
심상정: 뭔가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당선되면 뭔가 바꿀텐데 당선이 안 된다.

20. 결론: 우리는 안될꺼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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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리
12/11/26 01:54
수정 아이콘
공감이 되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홍승식
12/11/26 01:55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기에 이번 민주당의 공약이 너무 왼쪽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겠죠.
본문은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바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캠프도 안철수 캠프도 자신의 승리를 위해서 노력했는데 문재인은 끝까지 좋은 말만 했고, 안철수는 몽니를 부렸죠.
그런데 실제 협상에서도 양쪽 모두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대인배 코스프레를 했으면 끝까지 대인배 코스프레를 했어야 하는데 우리는 대인배인데 상대가 소인배라 같이 못하겠다가 되어버렸거든요.
방식을 일임한다고 대인배처럼 나왔으면 상대가 양심을 버렸어도 대인배처럼 받았어야죠.
그리고나서 사퇴하니까 진정성을 몰라서 미안하다.
그래도 중간에 잘못한건 잘못한거지.
씁쓸합니다.
단빵~♡
12/11/26 01:55
수정 아이콘
19 .마지막줄이랑 20번이 너무 슬프네요....... 그래도 대한민국은 작지만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란시느
12/11/26 02:00
수정 아이콘
좋아하는건 확실한데 어떻게 고백해야할지는 아직 미숙한 셈일라나요...
잭스 온 더 비
12/11/26 02:01
수정 아이콘
전 외교분야는 MB <- 철수 -> 문 이 정도라고 봤는데... 오히려 계속 MB랑 똑같은거 아니냐고 묻던 문이 거슬렸어요.
DarkSide
12/11/26 02:03
수정 아이콘
20번 결론에서 부정 못할 진리를 느꼈습니다 ....

결국 우리는 안될꺼야 .... 아마 .....
iAndroid
12/11/26 02:04
수정 아이콘
.
12/11/26 02:09
수정 아이콘
안은 명분을 얻고 박은 실리를 얻고, 문은 둘다 잃었다.. 라는 평론도 있더군요.
다만 윗분 말씀처럼 다이나믹 코리아에서는 5년은 커녕 5개월 후도 기약할 수 없습니다. 지금 얻은 (혹은 얻었다고 생갈할 수 있는) 명분이 후일 실리가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라카디마
12/11/26 02:43
수정 아이콘
17-D 항 때문에 결국 이렇게 됐다 생각합니다.
5년후 대선후보로 재등장 한다면 같은 이유로 안철수 발목을 잡을것 같군요.
다이달로스
12/11/26 03:18
수정 아이콘
13번 문제 관련해서 안철수 후보가 좀 더 많은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이른바 "정치개혁안"이 나오고 나서 며칠동안 시민사회나 정치학계로부터 많은 비판이 나왔었죠.
본문의 손호철 교수님 외에도 제가 기억하는 이름들만 최장집, 강원택, 임혁백, 박명림 교수님 등등...
캠프 내부의 정치학자들 조차 반대했었다는 기사도 나왔고...
그런데 이어진 안철수 후보의 첫 반응은 "기득권의 반발은 예상했다." ......;; 저도 기득권이었군요...;;
이때부터 안후보에 대한 기대를 조금씩 접게 된 것 같습니다.

"안철수, 대통령되면 광화문에서 깃발 들 건가?"
[긴급 좌담] 박상훈-이철희 "안철수 개혁안, 민주주의에 대한 오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2&aid=0001987474
읽어볼만한 기사인 것 같네요.
12/11/26 05:51
수정 아이콘
작은 딴지입니다.

10. 앞으로 얼마나 많은것을 얻었는지는 지켜봐야 확실해 지겠지만, 이런 논리의 이야기들을 볼때마다 느끼는 겁니다. ,
말씀대로 얻은게 많고 혹은 손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선택지였다면 사퇴전 온갖 예상과 전망들이 난무했을때 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느냐,
또 과거 정치인들중 아무도 그런식의 선택을 한 정치인이 왜 아무도 없었냐는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가장 큰이유는 단순합니다.
적어도 그 선택이 이루어지는 직전 시점에서는 정치인으로써는 너무나 큰 리스크를 짊어질 결심을 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감히 그런 위험을 감수하리라고 감히 생각치 않습니다. 그래서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죠.
여러 그 판단으로 인한 유불리를 따지는것은 사실 이 사안의 본질에서 꽤 멀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과거 그 정치인도 감히 감당하리라 생각못한 엄청난 모험을 한것이라는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
그 결과는 앞으로 지켜봐야하겠지만요.

13. 저는 국회의원수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저는 예단하고 싶지 않습니다. 국회의원 수가 가지는 사회적 맥락이나 의미에 확신을 가지기에는 제가 가진 내공이 너무 부족합니다. 돌이켜 보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은 늘 학문적 결론을 넘어서서 이루어졌으며 사회의 패러다임쉬프트를 일으키는 일들입니다. 역사적으로도 큰 변화는 늘 그렇게 일어났죠. 이 사안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좀더 지켜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말 생각할 필요도 없이 틀린생각인지는 아직 확신의 영역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이사안에 대해 걱정하지는 않는게 안철수는 상위의 가치와 하위의 가치, 묵적이되는 가치와 수단이 되는 가치의 계층화가 분명하게 되어있는 사람입니다. 국회의원수를 줄이는것은 어떤 수단이며 그 수단이 상위의 가치에 위배된다는걸 분명하게 인식하면 그걸 무시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권한부터 내려놓는게 아닐까라는 말씀은 글쓴 내일은 님께서 뭔가 착각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대통령 권한 축소즉, 권한의 핵심인 인사권을 내려놓겠다는것은 안철수가 가장 먼저 내세운 것입니다. 이것또한 수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어쨌던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주장과 내적정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 대통령의 권한, 국회의원의 권한이 축소되면, 관료집단을 견제할 방법이 없어진다는 비판은 꽤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선거국면에 간단한 예상을 하겠습니다.

민주당에 대한 지원은 소극적일거라 예상합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민주당식의 선거운동은 안철수의 체질과 맞지 않습니다. 전권을 가지지 않는이상 안철수가 민주당과 선거운동을 함께할수도 없을것이고 전권을 가진다면 민주당구성원이 안철수식 선거운동을 받아들이지 못할겁니다.
형식은 아직 잘모르겠지만 어쨌든 간접적인 지원을 할것이며 민주당을 언급하기보다는 정권교체에 방점을 찍을겁니다.
또한 안캠프 사람들의 거취는 자율에 맞길겁니다.

신당이나 정치세력을 만들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발언으로 보면 안철수는 국회의원 정수줄이는것을 비롯한 대대적인 국회개혁을 꿈꾸고 있을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성 정치조직과 유사한 형태의 세력을 만들면 그 세력이 짐이되서 자신의 구상을 이루지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때문에 신당창당이니 민주당 접수니 그런 형식의 것들은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국회의원숫자 줄이기가 아마도 가장 도드라지는 의제가 될것이며 그 자체의 실행보다는 자신과 함께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될것입니다. 즉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는것에 동의하는 국회의원이라야만 안철수와 함께할수 있을겁니다.. 동의하는 정치인들과 느슨한 형태의 연대를 유지하며 남는 5년을 보낼것으로 예상합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의 당선을 예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지난 9월 안철수 출마선언당시 했던 저의 3종세트 예상이 모두 맞아서 3판의 피자를 쏠겁니다.
여자같은이름
12/11/2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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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12/11/2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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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지지도 적합도 바뀌었구요.
안캠이 양보한 건 하나도 없다고 했는데 공론조사 완전히 빼고 여론조사 100%입니다.

덧붙이자면 잘 읽었습니다만 공감은 안갑니다.
가정과 사실의 적절한 조합글임에도 추측을 확신처럼 하시네요.
두둔발
12/11/26 08:57
수정 아이콘
논리적으로 단일화 과정 및 사퇴배경에 대하여 제가 가졌던 생각들을 잘 표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1984년도 이후 줄곧 야권지지자였던 저로서는 1년전쯤의 박근혜씨 대세론에 눌려 야권에 한줄기 빛도 안보이던 상황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지금처럼 박빙을 노려볼수 있는 여유가 행복하고 이번 선거의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씨는 정말 안타깝고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안철수씨는 정치판에 들어오지 않고 제 딸과 같은 젊은 청춘세대에게 암울한 현실속에서도 청량제와 같은 멘토로 계속 남아서 활동해주길 바랬는데 아마 이런 저의 생각때문였는지 정치가로서의 안철수씨를 아쉬워했고 비판 했었나봅니다 . 특히, 단일화의 마지막과정에서 안철수씨와 <진심캠프>에 계셨던 분들이 단일화를 열망하는 유권자들에게 진심과 양심에 따른 선택을 존중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후보를 위해 거짓진심과 역선택을 요구하는 가상대결방식을 주장하는 그 순간부터 제 마음속에 안철수씨에 대한 환상은 완전히 버리게 되는 계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 안철수씨 지지층들의 결집이 필요한 시기이므로 문측에서는 상당히 입조심들 하고 있지만 저는 안철수씨의 사퇴회견장에서의 모습을 잊기 힘들 것 같습니다. 어려워진 정치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수십번은 고치고 다듬었을듯한 그의 연설문 내용도 실망이었고 회견장에서 억울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울분에 젖는듯한 모습은 평소의 그의 인품을 생각했던 저로서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5년후 이맘쯤... 안철수씨가 야권후보로 출마하여 30여년동안 바꾸지 않았던 야권성향을 가진 저의 1표를 요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때 제가 방황하지 않도록, 지금의 안철수씨 모습이 잊혀질 수 있도록 열심히 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 봅니다.


내일은님의 좋은 분석글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메
12/11/26 09:01
수정 아이콘
글 내용도 상당히 동감이 되고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안철수: 결론적으로는 손해보지 않는 장사했다. 민주당이 잘되도 좋고 실패해도 내 입김은 살린다.
문재인: 내가 얻을 시너지는 못먹었으나 어쨋튼 단일화는 되었다. 평타...남은건 대선 준비 뿐
박근혜: 둘 간의 룰의 전쟁 덕에 내 이득은 챙겼다. 이회창도 내편이고 남은건 대통령 자리 뿐?

결론적으로는 3명 전부 위너가 되었다가 결론입니다. 그리고 심상정...동정의 여지는 있으나 어짜피 세력도 표도 없는 입장에서는 공약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진보에게 주어진 사명이기도 하고 소수 세력이니 가능한 입장이기도 합니다.
모 그렇다고 허경영의 공약도 가능하다라고 하면 할말 없지만...이건개가 없어졌으니 심상정이냐 이정희냐 누가 더 많이 먹냐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겠네요. 통진당의 당권/비당권파의 대결에서요.
마바라
12/11/26 09:03
수정 아이콘
5번에 잘못된 점을 약간 수정하자면..

적합도+가상대결을 시민사회가 제안했고 문후보측은 받아들였으나
안철수측은 그 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지지도+가상대결을 역제안했습니다. (박선숙의 최후통첩)

진중권이 이때 빡돌았죠. -_-;;
견우야
12/11/26 09:30
수정 아이콘
문재인후보는 아무리 봐도 잃은게 많은 듯..

결론은...

문재인 후보가 사퇴했어야 한다는 ... 흠...
설탕가루인형
12/11/26 09:3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매사끼
12/11/26 09:36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제가 생각하고 있던 내용을 깔끔하게 잘 정리해주시니 머리가 깨끗해지는 기분입니다.
12/11/26 09:5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Kemicion
12/11/26 10:02
수정 아이콘
사견이지만, 문재인 후보가 사퇴했다고 해도 양상은 비슷하게 전개됐을것 같습니다.
권력에 집착에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비판이 안철수 후보에게 집중됐을테고,
안철수 후보에게는 새 정치에 대한 기대치가 더 큰 만큼 지지층 이탈이 심했을 거에요.

이번 단일화 과정을 지켜보며 느꼈던 건, 안철수 후보의 진심만큼은 인정하지만, 정치인으로써,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치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야입니다. 때로는 타협해야하고, 때로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합니다.

안철수 후보 캠프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이긴 했지만, 타협의 모습의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금처럼 민심이 반MB로 크게 뭉쳐있을 때도 이런 모습이라면, 실제 국정운영기간에는 난리날 거 같습니다.
12/11/26 11:0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새정치에 대해서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안철수 스스로가 새정치의 그림을 온전하게 그리지 못했다는 부분에는 동의합니다. 저는 특히 요새 손호철 교수님의 내공에 새삼 감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철수가 그린 새정치의 이미지가 국회의원 정수 줄이기로 모아지는 건 안철수의 공약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안은 정말 국회의원 줄이기를 시도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는 한 말은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그런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실제로 현실화되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바로 그런 사태가 일어났겠죠. 하지만 여전히 그가 그리려던 새정치의 핵심은 국회의 기득권 내려놓기였고 그건 다시 얘기하자면 두 거대 정당의 기득권 내려놓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든 민주당에서 공천받으면 전남에선 국회의원이 될 수 밖에 없는 그 기득권 말입니다. 진보 정당의 후보들은 늘 선거에서 단일화 압박을 받고, 결국 그들에게 던지는 표는 사표가 될 뿐이라는 위협을 받게 되는 그 기득권 말입니다. 노무현은 지역 감정 타파를 그 핵심 고리라고 생각했다면 안철수는 정당 권한 해체, 결론적으로 양당 체제 해체를 그 핵심 고리라고 생각했던 거죠.

물론 저도 그가 제시했던 공약들이 정당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중심으로 잘 조직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그 행간만큼은 분명히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각론이 시선을 잡아끌고 그 때문에 다양한 오해가 생겼고 심지어는 독재와 뭐가 다르냐는 비아냥까지 나왔지만 그건 각론을 잘 못 제출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안철수가 궁극적으로 가고자 했던 그림이 상하 양원제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단초들을 보이기도 했었죠, 논거를 함부로 가져온다고 비난을 들었습니다만 사실 함부로 가져온 건 안철수의 논거가 아니라 언론사에서 가져온 맥락이 사라진 그의 정책이죠.) 그가 궁극적으로 향했던 방향은 분명히 제시되어 있었는데 과도한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만큼 우려스러운 각론이기는 했습니다만...

저는 이번 선거의 핵심 과제가 '정치 개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투표를 하지 않는 국민들을 탓할 게 아니라 정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그리고 그가 던진 표가 어떤 이유로도 '사표'가 되지 않는 제도로 개혁하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이 핵심적으로 풀어야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검찰 개혁이나 청년 일자리 창출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안철수의 이후 행보를 지켜볼 생각입니다. 이제는 자신의 직업을 정치인으로 정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슈퍼맨의 한발 한발이 주목할만 할 뿐 아니라 충분히 흥미로우리라 생각합니다. 레벨 업한 정치인 안철수를 기대합니다.
12/11/26 11:0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저야 주말에 참여하지를 못해서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환상적인 대선판에 끼지를 못했네요.
뭐라 그럴까 제가 다른 글에서 언급했던 작은 조각의 퍼즐이 맞춰진 느낌이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와 관련해서 본문에서도 언급했지만 안철수 후보는 정치혁신을 최우선의 과제로 두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를 위해서는 자신이 정치판에서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 노력했죠.
제가 왜 계속 악수를 두고 있을까에 대해서 뭔가 빠진 조각(즉 퍼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퍼즐은
목적중심적인 안철수의 생각과 맞닿아 있었다고 생각 됩니다.
실제로 안철수의 다음 행보는 이제부터 훨씬 예측이 쉬워졌습니다.
말한대로 움직인다는 안철수의 말은 실제가 되었고 그의 말은 말 그대로 받아드리면 되거든요.
백의종군 <== 이 말 뜻 그대로 입니다.
민주당과 문재인 측에 따로 요구하는 건 없을 겁니다. 물론 문재인측은 실제로 안철수 후보가 선대위에서 어떤 역할을
하던 관계없이 끊임없이 공을 들여야 하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백의종군으로서 민주당에서 어떤 직책을 맡고 역할을 하지는 않겠지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선을
도우리라 예상합니다. 그 실제적인 방법은 뭐 우리가 기존에 보던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하면 되겠구요.
이번 사퇴를 계기로 사실 사퇴를 계기로 보는게 아니라 안철수를 정치력 9단의 고수라고 생각했던 저로서는
어떤식으로든 살아남아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미치리라 생각했고 이번 사퇴를 보면서 확신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박근혜 후보는 이번 대선이 당선이 되던 안되던 마지막이 되겠지만(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갈 겁니다.)
안철후 후보의 정치는 이제부터입니다. 그가 빨리 당선되는 것보단 저는 좀 더 천천히 당선되길 바랍니다.
그가 바라는 정치 혁신은 사실 이제부터 준비이고 앞으로 20년을 보고 나아가야 하는 대과제이니까요.
물론 그가 바라보는 지향점이 저하고 완전히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정치를 하면서 좀 더 가다듬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큽니다.
일단 지금은 이번 대선에 눈을 돌려야겠습니다.
담배피는씨
12/11/26 11:41
수정 아이콘
이번 일로 안철수 전후보가 한가지 더 얻은게 있는 것 같습니다... 본인의 (권력)의지..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우리에게 양보라는 것을 보여줬다면.. 이번 대선 과정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 혹은 같이 일 할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본인의 의지를 보여 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퇴로 후일을 기약하며 현실에 벽에 부디쳐 억울하게 물러나는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 전 서울시장님께서 하고 싶은 포지션이였죠..) 이러한 과정들은 조직과 열성적 지지자의 응집력으로 연결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물러나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시키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좀 먼 예측을 오바해서 한다면 안철수 전후보는 이러한 판돈을 가지고 대선 이후 정계개편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아마도 대통령과 3김만이 가능했던.. 대선 결과에서 누가 이기든 어느쪽이든 혼란은 수습해야 하고 .. 안후보가 이번 대선의 선거 플랜을 가이드 라인으로 신당을 창당한다면.. 당내 권력 싸움에서 패한쪽 논공해아에서 소외된쪽 탈당에 면죄부를 쥐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눈 앞의 권력이 아닌 플랜과 목적을 달성 하기 위해서 안후보에게 간다라는,, 말이죠..
어쨋든 진흙탕 싸움에 뛰어 들었다가도.. 판세를 보고 툴툴 털고 나와버리는.. 안후보의 정치 감각은 정말.. 후덜덜 한 것 같습니다..
12/11/26 11:55
수정 아이콘
심상정도 뭔가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당선되면 뭔가 바꿀려고 노력은 할텐데 잘 안될것이다 또 당선이 안 된다.
12/11/26 12:47
수정 아이콘
안철수는 지지자들에겐 매트릭스의 '네오' 같은 존재가 되 버린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지자들 뿐 아니라 그게 본질일 지도 모르겠지만. 관측자인 제가 매트릭스 안에 있기때문에 본질을 알 수가 없네요..여튼 매트릭스 내부의 눈으로 해석을 할려니 자꾸 오해가 생기는 그런 모양새기도 하고, 사실 계속 (매트릭스 내부의 사람..혹은 비지지자 에겐) 해석을 필요로 하는 정치인이 된거지요. 문제는 안철수 지지층의 마음을 기성정치권이 못 얻는 것 만큼, 안철수도 기성정치 지지층의 마음을 열기에는 이번에는 확실히 시간이 너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혹은 기적? 이랄까). 개인적으로 선거이후에 정국이 어떻게 개편되던, 보궐선거 정도에 나가서 본인이라도 국회의원을 하는게 이 간극을 줄이는데 도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지층 만으로 현실정치를 하기엔 제일 모호해보이는게 사실이니깐요.
안철수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이번 사퇴 자체가 왠지 3부작의 1부 엔딩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릴로딩해서 화려하게 리저렉션을 보여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긴 있습니다.
12/11/26 13:06
수정 아이콘
우왕~ 저도 며칠전부터 계속 매트릭스와 안철수를 연계해 생각했거든요.
정확하게는 매트릭스의 스미스가 딱 안철수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치안에서 탄생하고 새로운것을 복제, 진화하지만 결국 그것에 의해 제거 당하는...
마바라
12/11/26 13:35
수정 아이콘
네오는 매트릭스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볼까요..
내가 구해줘야할 무지몽매하고 중생들이죠.. 내가 이끌고 구원해줘야할 불쌍한 사람들일 뿐입니다.
네오가 매트릭스에 갇힌 사람들 말을 경청하겠습니까. 그 말을 듣고 판단하겠습니까.

정치인은 초월자가 되어선 안됩니다. 정치인은 국민보다 한단계 높은 그 무언가가 되어선 안됩니다.
이미 우리 정치사에 그런 존재가 있습니다.

반인반신 박정희라고..
12/11/26 13:53
수정 아이콘
저도 사실 마바라님과 견해가 그리 크진 않습니다만, 주변의 안철수 지지자들이 많다 보니 이를 관찰하고 얻은 결론입니다.
그런데 박근혜가 됬던, 문재인이 됬던 이 매트릭스 자체가 깨지지는 않을거라고 확신합니다. 좀 더 좁혀 이야기하면 87체제이고, 크게 이야기 하면 대립과 반목의 5년은 누가되도 지속 될 겁니다. 박근혜는 이유가 없고, 문재인은 힘이 없을 겁니다. 반대도 말이 되고요.
12/11/26 14:18
수정 아이콘
공감가는 비유네요.
12/11/26 14:21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이신거 같습니다. 네오같은 존재...

안 후보지지자들은 대체로 "지지유세를 하건 말건 무슨 상관이겠는가?" 라는 스탠스를 취하시는 거 같은데 저는 그건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저와 같은 정권교체를 절대적인 가치인 사람들은 안후보가 지지유세를 하지 않는다면 안후보와는 담을 쌓을 거 같습니다.

아름다운 단일화를 혼자만의 사퇴로 치환한 이후 뭔가 암담하다는 느낌에 정치관련한 소식을 잘 보지 않습니다.
안 후보가 무엇을 희망하고 무엇을 바라는 사람인지 모르겠으나 이것이 장기적인 포석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길 바랍니다.
지금 죽이고 내가 살린다는 이론은 다음 대선에 통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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