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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3/04 08:19:01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단상] 김여정의 담화문, 어떤 의미일까? (수정됨)
김여정, 최고지도자의 여동생이 직접 청와대를 거론하는 담화를 내놓았습니다. 아마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분명 어떤 명확한 계산이 있어서 이런 담화문을 발표한 듯한데 그 속내를 가늠하기 무척 어렵습니다.

현재 북한은 제재를 돌파하고자 하고, 미국과의 협상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오직 미국만이 북한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남북정상회담 당시만 해도 남한을 통해 미국을 움직일 수 있다는 계산을 한 모양인데, 대한민국이 실제 미국에 대한 레버리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닫자 우리를 완전히 바이패스하고 무시합니다.

그런데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얻을 수단이 마땅히 없습니다.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실험을 레드라인으로 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현재 카드로 쓸 수 없습니다.
남한에 대한 기습공격(연평도나 천안함 같은)도 현재로서 명분이 너무 부족하고, 지금까지 한국과 쌓아온 관계가 있으니 카드로 쓰기에는 굉장히 위험합니다 (한국정부가 어떤 자극도 하지 않았음에도 무력을 행사하면 중국이나 러시아도 쉴드쳐줄 수 없음)

그래서 주구장창 쓸데없는 발사체만 쏘고 있는데, 영 효과가 없습니다.
그런데 거기다대고 우리가 우려한다 어쩐다 하니 북한으로서도 적지 않게 화가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불만을 표시하는 통로는 우리민족끼리도 있고 조선신보도 있고 또는 로동신문 논설도 있습니다. 북한은 사안에 따라서 굉장히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자기들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근데 왜 하필 지금 김여정인가? 
이 점이 영 이해되지 않는데, 전문가들의 합리적 추론을 한 번 기다려봐야겠습니다 (북한 관련 해외에서도 가장 많이 인용되는 전문가는 국내에서는 정성장, 비한국인으로서는 안드레이 란코프가 있고, 사람들이 친정부다 어쩐다 뭐다 하는데 실제로 가장 경험이 많은 사람은 정세현이기도 합니다. 박정희 정권 때부터 북한을 상대하던 사람.) 

그것과는 별론으로 김여정 담화문은 내용보다는 형식이 인상적입니다. 지금까지 봐왔던 상투적 표현과 어휘가 별로 들어가있지 않네요. 특히 마지막 문단 (아니 마침표 세개 문장이라니...) 은 무슨 페북 포스팅 느낌도 있습니다. 아니 사실 전반적 분위기가 페북 포스팅 느낌인거 같기도...

아래는 김여정 담화문 전문입니다. 
=============================================================================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담화-

불에 놀라면 부지깽이만 보아도 놀란다고 하였다. 어제 진행된 인민군전선포병들의 화력전투훈련에 대한 남조선 청와대의 반응이 그렇다.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을 한것이 아니다.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행동이다. 그런데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중단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수 없다.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가 아닐수 없다. 하기는 청와대나 국방부가 자동응답기처럼 늘 외워대던 소리이기는 하다. 남의 집에서 훈련을 하든 휴식을 하든 자기들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내뱉는가 하는것이다.

나는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편으로 알고있으며 첨단군사장비를 사오는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보기 싫은 놀음은 다하고있는것으로 안다. 몰래몰래 끌어다놓는 첨단전투기들이 어느때든 우리를 치자는데 목적이 있겠지 그것들로 농약이나 뿌리자고 끌어들여왔겠는가. 3월에 강행하려던 합동군사연습도 남조선에 창궐하는 신형코로나비루스가 연기시킨것이지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것이 아니라는것은 세상이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

우리가 남측더러 그렇게도 하고싶어하는 합동군사연습놀이를 조선반도의 긴장완화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중단할것을 요구한다면 청와대는 어떻게 대답해나올지 참으로 궁금하다. 전쟁연습놀이에 그리도 열중하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데 대해 가타부타하는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이다. 쥐여짜보면 결국 자기들은 군사적으로 준비되여야 하고 우리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인데 이런 강도적인 억지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누가 정상상대라고 대해주겠는가. 청와대의 이러한 비론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개별적인 누구를 떠나 남측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경멸만을 더 증폭시킬뿐이다. 우리는 군사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는 하면 안된다는 론리에 귀착된 청와대의 비론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것은 바로 우리이다.

이 말에 기분이 몹시 상하겠지만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강도적이고 억지부리기를 좋아하는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다. 동족보다 동맹을 더 중히 하며 붙어살았으니 닮아가는것이야 당연한 일일것이다. 우리와 맞서려면 억지를 떠나 좀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설수는 없을가.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립장표명이 아닌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것이다. 어떻게 내뱉는 한마디한마디,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가.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

주체109(2020)년 3월 3일
평 양(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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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타마 싯다르타
20/03/04 08: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중재자 외교라는 걸 제대로 한 건 맞긴 한 건가요?

하노이회담이 완전 노딜로 끝난 다는 걸 당일되어서야 안 거죠? 문재인정부는....

그전까지는 최소 종전선언이니 뭐니 했는데...

정세현이니 문정인이니 유시민 100명보다야 태영호 한 사람이 훨씬 낫을 듯요. 장밋빛 전망한 사람들 중에서, 하노이회담전까지 위시풀띵킹 돌려댄 사람들 중이서 태영호보다 정확하게 예측한 사람이 있기나 한가요?

그리고 개성공단, 금강산, 개별관광, 제재해제요청 모두 줄줄이 커팅당하고 있는데 해준게 없다는 말이 이해가 안 가요. 정확히는 해주고 싶어서 온몸을 뒤틀고 있는데 허락을 못 받는다겠죠.
aurelius
20/03/04 08:32
수정 아이콘
하노이까지는 나름 스무스하게 진행이 되었죠. 근데 하노이 때의 노딜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예상 못했던 듯합니다. 트럼프 정부 특유의 의사결정방식에 기인하는데, 어떤 각료 회의 통해 다 플랜을 짜놓고 하는 게 아니라 아주 즉흥적으로 결정합니다. 김정은과의 첫번째 만남도 즉흥적이었고, 노딜도 즉흥적이었어요. 최근 또 A Very Stable Genius라는 책이 발간되었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inner working을 강렬히 비판하는 책입니다.
20/03/04 08:45
수정 아이콘
하노이는 즉흥적이지 않았죠. 북한 예상과 다르게 미국쪽에서 북한 핵시설에 대한 정보를 훨신 더 상세히 갖고 있었고 볼튼의 가이던스를 받은 트럼프가 떠보는 식으로 자료를 던졌는데 김정은과 측근쪽 반응으로 인해 추가핵시설이 있음을 인정한 꼴이 됬지요. 그래서 다들 아는 결과가 나왔지요. 이건 숙제를 잘 해간 거지, "즉흥적"으로 기분 내키는데로 판을 엎은게 아닙니다.
aurelius
20/03/04 08:51
수정 아이콘
추가 핵시설이 있든 없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하노이 딜은 추후 협상을 위한 초석단계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며, 더군다나 미국의 전방위적 감시능력은 대부분의 국가가 아는 사실인데, 핵시설을 숨기고 협상장에 갔다? 어림없는 소리입니다. 첫번째 리스트에서 누락시킬 수 있으나, 미국을 작정하고 속이고 간다, 이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북한이 미국을 그런 식으로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굉장히 멍청한것이고요. 현재 미국 행정부의 의사결정이 뭔가 논리적이고 "다 계획이 있어서" 그런게 전혀 아닙니다.
고타마 싯다르타
20/03/04 08:53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는 영변정도만 포기하면 미국이 일부 제재해제나 남북경협은 허락해줄듯?? 하고 바람 넣은 게 문재인정부가 아닐까 싶어요.
20/03/04 09:02
수정 아이콘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고 계시나요.
2018년 싱가폴 회담때 3조 조항 보시면 "Reaffirming the April 27, 2018 Panumunjom Declaration, the DPRK commits to work toward complete denucler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이라는 초석을 만들었고 하노이때 complete denuclearization 을 어떻게 풀이하느냐를 쟁점으로 두고 만난 건데요? 추가 핵시설에 관한 논쟁이 있었고 따라서 불발 이후 인터뷰에서 미국식 셈법/우리식 (북한식) 셈법이라는 얘기가 나온 거지요.
뭘 알고나 쓰시는 건지요.
aurelius
20/03/04 09:20
수정 아이콘
하노이는 Complete Denuclearization에 commitment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협상하는 것이었고, 쟁점은 일괄타결 식의 완전한 비핵화 & 완전한 제재해제이냐 아니면 먼저 영변까지 할테니까 너네는 완전한 제제 해제가 아닌 일부 제재 해제냐였습니다. 협상결렬이 필연은 아니었습니다. 미국 측 전문가들 중에서도 스몰딜 형식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All or Nothing 의 협상을 북한이 수용할 리도 없었고, 이는 미국 측 전문가들도 대부분 알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났기 때문에 스몰딜 형식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예상이 있었던 것입니다.
20/03/04 18:17
수정 아이콘
뭔 자꾸 논점 흐리는 얘기를 하고 계신가요. 님 전 댓글에 트럼프가 즉흥적으로 딜을 한거고 추가 핵시설 여부가 애당초 하등 중요성이 없다면서요. 둘 다 전혀 아니죠. 심지어 빅딜이냐 스몰딜이냐를 논하는 데도 추가핵시설이 있냐 없느냐가 얼마나 중요한데요? 님이 회담이 파토나는 시나리오를 예상 못한것하고 트럼프의 즉흥성하고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얘기입니까? 무댓글보다 못한 댓글이군요.
여수낮바다
20/03/04 09:07
수정 아이콘
당시 몇달 후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협상 실무에 나선 사람들도 영변 외 추가핵시설이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았고, 그래서 미국 측에서 영변 외 핵시설을 언급하자 화들짝 놀랐다고 하죠
위 보도가 맞건 틀리건, 일부러 숨겼건, 협상용으로 추후 밝힐 생각이 있었건 간에, 북한이 처음 내놓은 안은 '영변 폐기'와 '모든 주요 UN제재 허물기' 였습니다.

그 제안을 그대로 받으면 정말 바보인거고, 다행이 미국은 바보가 아니었습니다
그럼 더 좋은 제안을 새로이 하는게 협상의 순리 아니냐, 할 수 있는데, 미국은 애초 협상장에 가는 길에 협상 파투를 예상했다고 하죠.

우리 정부에는 알리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에는 미리 결렬 가능성을 알려줬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308/94454514/1
NoGainNoPain
20/03/04 09:08
수정 아이콘
님의 추가 핵시설에 대한 생각은 중요한게 아니죠. 트럼프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그리고 그 트럼프는 추가 핵시설 때문에 하노이 딜을 파토냈구요.
20/03/04 10:42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문재인 잘못은 아니겠죠. 말씀하셨듯이 핵시설 때문에 파토낸 것이면요.
aurelius
20/03/04 08:42
수정 아이콘
정세균은 현재 국무총리이고요... 태영호의 서적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문제는 워킹플랜이 없다는 점입니다. 비판은 물론 쉽지만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익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게 선결과제이며, 이를 도출하기 위해 필요한 방안은 무엇인지, 맥시멈 프레셔가 왜 실패했는지, 우리가 제재한다고 해서 북한이 과연 흔들릴지, 북한이 흔들리게 되면 그들이 어떤 극단적 수단을 동원할지에 대해 계산해야 합니다.
독수리의습격
20/03/04 08:31
수정 아이콘
기존에 북한이 말 그대로 '싸지르던' 수준의 담화와는 확실히 다르긴 합니다. 표현부터가......뭐 보기에 따라선 저 정도도 싸지른다고 볼 수 있겠지만 수위나 표현방식이 좀 달라요.

'이 말에 기분이 몹시 상하겠지만',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이런 표현도 북한 담화에서는 거의 보기 힘들었던 어투인데, 이런걸 보면 지금까지 담화문을 썼던 누군가가 또 썼다기보단 진짜 김여정 본인이 빡쳐서 단독으로 확 질러버린건가라는 생각도 들고요.
콰트로치즈와퍼
20/03/04 08:39
수정 아이콘
그냥 이렇게 하는데 아무것도 안줘? 이거죠.
복타르
20/03/04 08:44
수정 아이콘
헤어진 애인이 밤에 '자니?', '뭐해?' 하고 문자 날리며 대화를 시도하는 것처럼,
북한의 대화 시작은 미사일 발사죠.
그래서, 미사일이 한두푼도 아니고 큰 맘 먹고 좀 쏴봤는데...
코로나땜에 전세계가 무관심하니 얼마나 삐져서 툴툴거리는걸까나요
20/03/04 08:56
수정 아이콘
관심가져달라는거죠
코로나때문에 아무것도 진행이 안되고 있으니까
늙은방랑자
20/03/04 08:56
수정 아이콘
마스크 좀 달라는 시그널이 아닐까요?
20/03/04 08:57
수정 아이콘
북한에서 수령이란 존재는 백전백승하는 존재이고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신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실패라는게 있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정책/외교 실패가 있으면 담당자가 책임을 지는 식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총살, 강제노역, 정치수용소행 등등의 형태로 말이지요.
일례로 다들 아시는 하노이 회담이 실패했을때 관계자들이 대거 숙청을 당했지요.
북한은 이런식으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수령이 아닌 누군가가 져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니까 경제적으로 심대히 어렵고 코로나 때문에 앞날이 캄캄해진 지금, 그 책임이라는게 누구한테 있냐면 문재인한테 있다는 얘기 정도로 풀이해 볼 수 있지요. 문재인 머리를 가르켜 삶은 소대가리라고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지요.
헤물렌
20/03/0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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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청와대보고 이제 반미를 노골적으로 하고 돈을 달라는 이야기죠.
엘롯기
20/03/04 10:34
수정 아이콘
삶은 소대가리 - 철면피 - 겁먹은 개
F.Nietzsche
20/03/04 10:53
수정 아이콘
딱 드는 느낌이 '일기는 일기장에...' 느낌이군요
20/03/04 16:08
수정 아이콘
그냥 이성적 대화 상대가 아니다 라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20/03/04 16:49
수정 아이콘
삐진썸녀 같네요
Euthanasia
20/03/04 16:53
수정 아이콘
농약 부분이 킬링파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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